미스 페티그루의 어느 특별한 하루 - 봄날 클래식 1
위니프레드 왓슨 지음, 유향란 옮김 / 블로그북봄날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오오!' 페티그루기 행복에 겨우하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꿈에서 깨어나기 전에 오늘 밤 죽어버렸으면 좋겠네.'  -253쪽-

꼭 그런 날이 있다. 이상하리만큼 일이 꼬이고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삐걱거림을 느끼는 날, 정말 세상이 나를 버리구나 싶은 엄살이 목소리가 되어 내뱉어지는 날 말이다. 그런 날에는 만사 다 재쳐두고 행복했던 지난 날과 잘 나갔던 순간들을 떠올리며 침대에서 하루종일 뒹굴고 싶어진다. 때론 자책을 때론 푸념을 하면서 나에게도 특별한 하루가 있었으면 하면서 공상을 하게 된다.

가난한 노처녀 미스 페티그루는 하루하루가 불확실한 삶을 살아가는 입주가정교사이다. 평생 연애 한번 못해 본 고지식하고 단조로운 삶을 살아가던 미스 페티그루는 직업소개소의 실수로 화려하고 개방적인 삶을 사는 아름다운 아가씨 라포스 집에 가게 되면서 우연하게 라포스의 연애사건에 휘말리게 되고 순진함과 능청스러움으로 미스 페티그루 본인조차 알지 못했던 기지를 발휘하여 라포스와 그녀의 친구 뒤바리를 위기에서 구해주게 된다. 이로 인해 얼떨결에 두 여성의 보호자가 되어 작은 사건들이 일어날 때마다 해결사 노릇을 하면서 페티그루의 멋진 하루는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1938년도에 출간된 작품을 재출간한 작품이라고 한다. 1900년도에 태어난 작가 위니프레드 왓슨이 바라보는 여성에 대한 시각과 마초적인 분위기를 가진 남성들을 대하는 태도가 재치 있고 능청스럽게 다가온다. '미스 페티그루의 특별한 하루'는 아침 9시15분에 라포스 집 현관 앞에서 가슴을 두근거리며 마지막 희망을 안고 문을 두들겼던 미스 페티그루의 손짓에서 다음 날 새벽 3시47분으로 이어지는 시간까지의 숨이 가뿐 특별한 하루를 선사한다. 단순히 미스 페티그루에게 던져진 행운의 날이 아니라 그 속에서 미스 페티그루는 자신에게 온 또 한 번의 삶의 순간들을 멋지게 요리(?)할 수 있었기 때문에 더욱 특별한 하루가 만들어진 것이다. 그녀가 전혀 몰랐고 개발할 수 없었던 능력을 새로운 사회그룹 속에서 빛을 발하며 그녀의 삶은 변해가기 시작한다. 항상 움추린 고지식한 도덕적인 삶을 강요받았던 미스 페티그루는 라포스와 그녀의 친구들에 의해 활짝 핀 꽃처럼 자신의 삶을 스스로 만들어 갈 수 있게 된다.

여성들의 마음을 소녀의 감성으로 자극하게 만드는 핑크색 표지가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내 삶의 특별한 하루와 순간을 꿈꾸게 하고 떠올리게 한다. 그러한 특별한 하루에 대한 기억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삶이 고달프고 힘들어도  삶 속에서 빛났던 그 순간의 기억으로 남은 삶을 꿋꿋하게 살 수 있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만약 그러한 특별한 기억이 없다면 지금부터라도 하루하루가 특별한 날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져보며 오늘을, 내일을 맞이하는 것은 어떨까 싶다. 그러한 특별하고 행복한 하루가 시작된다면 미스 페티그루처럼 과감하게 자신의 삶을 당당하게 손에 쥘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행복한 순간을 놓치지 않게 꼭 쥐고 있어야 한다. 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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