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카나, 달콤한 내 인생 - 투명한 햇살, 올리브나무, 키안티 와인 반 병, 파스타...
필 도란 지음, 노진선 옮김 / 푸른숲 / 2006년 11월
평점 :
절판


'서재 결혼시키기'의 작가 앤 패디먼은 누구나 자신만의 서재 중에서 자투리 공간 즉, 자신만이 특별히 즐기는 코너가 있다고 했다. 그 글을 읽으면서 큰 공감을 했었는데, 나 역시 그런 공간이 있다. 일명 읽으면 행복해지는 책들로 구성된 공간이다. 살다보면 지치고 매번 나만 깨지는 기분이 들 때 찾아 읽게 되는 공간이고 그 용도로 구입하게 되는 책들이다. 읽다보면 따뜻한 햇살과 향기로운 바람이 가득한 곳에 나를 데려다 주기도 하고, 때론 내가 가진 불안감이 결코 나 혼자만 겪고 있는 것이 아니라고 이야기 해주는 책들 말이다. 그러한 책들은 나를 위로해주고 다독거려준다. 이번에 읽은 '토스카나, 달콤한 내 인생' 도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토스카나, 달콤한 내 인생'은 유명 방송작가였던 필 도란이 50대 중반에 들어 지금까지 살아왔던 방식을 버리고 새롭게 삶을 시작할 수 있었던 이탈리아 토스카나 정착기 이야기이다. 점차 할리우드 방송계에서 자신의 자리가 위태로워지고 불안한 마음으로 점차 마음의 병이 시작이 되었을 때 대리석 조각가로 이탈리아에서 활동하고 있던 아내로부터 전화 한통이 걸려온다. 이탈리아 토스카나 작은 마을에 250년 된 오래된 집을 샀다고, 어서 와서 보라고 연락이 온다. 필 도란은 화가나고 어이가 없으면서도 할리우드에서의 답답한 마음에 토스카나로 떠나게 된다.

그러나 막상 힘겹게 도착한 토스카나의 작은 마을에 있는 집은 만만치 않은 문제점을 잔뜩 안고 있는 다 부서져가는 집이었고 빠르게만 돌아가던 할리우드 생활에 익숙해있던 필 도란은 매사에 느긋하고 한 번에 일이 제대로 진행이 안 되는 이탈리아 사람들의 태도에 화가 치민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을 알아가게 되면서 그들의 생활방식과 태도에서 진정 사람다운 삶에 대해서 배우게 되고 점차 토스카나 사람이 되어가는 자신을 느끼게 된다. 오래된 집을 고치고 서류를 만들고 사람들과 어울리며 새로운 인생을 투명한 햇살, 올리브나무, 키안티 와인, 파스타, 따뜻한 정이 있는 곳에서 다시 한번 새롭게 시작할 기회를 갖게 된다.

필 도란의 좌충우돌 토스카나 정착기는 읽는 동안 투명한 햇살과 올리브가 익어가는 토스카나의 작은 마을을 상상하게 한다. 250년 된 농가, 길도 나지 않아 새로이 길을 만들어야 했던 그 곳은 어떤 곳일까, 한 사람, 한 사람을 다 알고 가족처럼 지내는 곳은 어떤 곳일까 하는 부러운 궁금증이 생긴다. 풍성하게 차려진 음식과 넘쳐나는 와인과 떠들썩한 웃음과 소동이 있는 곳을 하루종일 비가 오는 2008년 9월 1일 창밖을 보면서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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