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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밥상 - 농장에서 식탁까지, 그 길고 잔인한 여정에 대한 논쟁적 탐험
피터 싱어.짐 메이슨 지음, 함규진 옮김 / 산책자 / 2008년 4월
평점 :
완전 잡식주의자인 나는 '죽음의 밥상'을 읽으면서 새삼 놀라기도 했고 조금은 알고 있었지만 결단코 믿고 싶지 않았던 소, 돼지, 닭 등의 사육현장과 도살과정을 알게 되었다. 채식보다는 육식을 즐기는 편이고 그런 점에 대해서도 거림낄 게 없었고 지금 이 책을 다 읽었다고해서 바로 베건이 될 수 도 없는 것은 사실이고 현실이다. 하지만 예전에는 미처 거기까지 생각해보지 못했던 문제점들에 대해서는 알게 되었고 음식물을 구입할 때 좀 더 신중을 기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아직까지 주도적으로 장을 본 적이 없는지라 유기농 음식과 육류, 생선류에 대해서 얼마만큼 깊은 인식과 그것이 구매로까지 이어지는 지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지만 되도록이면 환경을 덜 해치고 덜 상처를 준 음식물을 먹고 싶다는 열망이 생겼다.
그러나 핑계일지 모르겠지만 유기농 농산물과 윤리적 기준을 잘 지키고 도살된 육류들을 구입하기에는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래도 주거지에서 가장 가까운 대형마트를 지나치기는 쉽지가 않다. 저자는 이야기한다. 유기농 제품이 비싸다고 생각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한다. 싼 값에 공장 식 제품을 내놓을 때는 그만큼을 부당하게 짐을 지게 되는 사람들이 있고, 그만큼의 국민세금으로 충당하게 된다는 것이다. 만약 2, 3배가 비싸지만 유기농 제품을 구입했을 경우 비교적 가장 안전한 먹 거리와 육류, 생선을 제공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 이해가 되고 이제부터라도 유기농 제품으로 구입하고 산지에서 구입할 수 있는 음식물들을 최대한 구입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게 결코 쉽지가 않다는 점이다. 각 대형마트마다 유기농 제품코너가 있지만 의외로 피부로 와 닿는 가격차이는 오래된 식품구매습관을 바꾸기에는 너무 높다는 생각이 가장 우선적으로 들게 된다. 여기서 이 부분에서 우리는, 나는 선택할 수 있어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그 벽이 높다고 느껴 몇몇 유제품과 채소 등만을 구입하고 돌아서게 된다. 그나마 최근에 살고 있는 시에서만 판매되는 육류를 다루는 정육점을 알게 되어 그 곳을 이용하려고 한다. 결국 이 책을 다 읽고도 난 육류를 포기하지 못했고 이용하고 있는 그 정육점에서 판매하고 육류가 행복한 삶을 살다가 비교적 고통 없이 삶을 마감했는지에 대해서는 알 길이 없었다.
하지만 낙담하지 않으려 한다. 전에는 전혀 의식하지 못했고 그저 당연히 인간에게 제공되는 음식이라고만 생각했었던 점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고 유치하게도 영화, 애니메이션주인공들로 나오는 귀여운 동물(같은 동물들인 돼지, 소, 닭 등)하고는 내가 즐겨먹는 육류들하고는 무관하다고 믿고 싶어 했다 점이 우습게 느껴졌고 여러 먹을 거리에 대해서 그저 먹는 것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우리, 나의 선택에 의해 먹을거리는 더 넓게는 세계 환경이 바뀔 수 있겠구나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는 점에서 이 책은 분명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