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 고리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4
제롬 들라포스 지음, 이승재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2002년 심해 탐사 도중 사고를 당한 한 남자가 노르웨이 병원에서 의식을 되찾고 깨어난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누군인지, 무슨 일 때문에 사고를 당했는지에 대한 기억을 송두리째 잊어버린 채 깨어나게 되고 자신을 찾고자 끊임 없이 망각된 기억 속을 헤매이게 된다. 거울 속의 비친 자신의 모습이 낯설기만 하고 신분증을 들여다보아도 자신임이 실감되지 않은 상황 속에서 병원에서의 답답한 상황은 계속된다. 그러던 중 정체불명의 정신과 의사와 이야기를 나누게 되면서 자신의 과거에 대한 의혹이 생기기 시작한다. 그는 '나탕'이라는 신분증을 토대로 자신을 찾고자 병원에서의 탈출을 시도하게 되는데, 정체모를 괴한들에 의해 습격을 받게 되고 자신도 모르던 전사와 같은 자신의 육체적 공격성과 민첩성을 발견하게 되고 더욱 더 자신의 과거가 의심스러워지기 시작한다.

프랑스의 텅 빈 아파트에 도착한 나탕은 이탈리아의 체세나에 위치한 도서관 애실리 우즈에게서 나탕이 맡긴 엘리아스 필사본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는 메시지가 도착해있음을 알게 되고 즉시 그를 만나러 이탈리아로 떠나게 되면서 본격적인 망각 속에 감추어진 '자신'의 본 모습을 찾아 떠나는 길고 긴 여정을 시작한다. 과거를 찾아가면서 망각하고 싶었던 그 모든 사건들의 중심에 있었음을 알게 되고 자신만의 그 피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는 점을 깨닫고 고군분투하게 된다. 자신의 본 모습을 찾아가는 과정과 동시에 악령 같은 과거를 정면으로 마주하게 되는 나탕의 모습이 비장함을 느끼게 한다.

'피의 고리'는 신종 바이러스 실험, 추악한 비밀을 숨기고자 했던 과거의 망령들, 광신적인 믿음으로 인한 피의 고리들의 현실감 있게 전개된다. 그러기에 방대한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순식간에 읽히고 한 편의 멋진 영화를 보는 듯하다.  한 문장, 한 문장을 읽을 때마다 시각, 청각이 다 열리는 기분이 들게 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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