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모차를 사랑한 남자 - 인간 존재의 수수께끼를 푸는 심리학 탐험 16장면
조프 롤스 지음, 박윤정 옮김, 이은경 감수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인간이란 존재는 알면 알수록 복잡하고 다양한 모습을 갖추고 있는 알 수 없는 존재인 것 같다. 내 안의 나를 어찌할 수 없어 마음이 아프기도 하고 치졸한 질투의 감정에 휩싸여 몸과 마음을 상하게 만들기도 한다. 보통 사람들도 이러한 과정을 살면서 수없이 걸치고 때론 이겨내기도 하고 또 때론 아픈 마음에 지기도 한다. 여기에 소개된 16가지의 심리사례는 인간의 존재는 무엇일까? 인간은 어디서부터 인간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하는 근본적인 문제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럼 16가지의 사례중 몇가지를 알아보도록 하자.

첫 장에 소개되는 유년의 순수를 잃어버린 소녀 열세 살 지니는 13년 동안 부모에 의해 방치와 고립과 학대 끝에 세상에 발견된 지니를 소개한다. 햇빛도 들지 않은 방 안 의자에 묶어 놓고 학대를 해온 끝에 지니는 열세 살임에도 예닐곱 살쯤 되는 체구에 한쪽  다리는 절고 사람들과 시선을 못 맞추며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였다. 세상은 경악했고 많은 심리학자들이 다투어 지니를 돌보면서 연구하고자 욕심을 부리기 시작했고 그로 인해 지니는 또 한 번 상처를 받게 된다. 지니를 통해 심리학자들은 언어는 타고나는 것인가, 학습되어지는 것인가에 대한 상반된 주장을 펼치게 되고 그 와중에 지니는 혼란을 겪게 된다. 심리학자 커티스에 의해 수없이 반복을 하여 간단한 단어와 짧은 문장을 말할 수 있었지만 결코 응용하지는 못한 지니는 결국 요양소에서 또 다시 쓸쓸하게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살게 된다. 

또 다른 사례는 손 씻기를 멈출 수 없었던 강박충동장애아 찰스 이야기이다. 평범한 삶을 살고 화학에 소질 있던 찰스는 어느 순간부터 손 씻기를 멈출 수 없었고 최소한 욕실에서 세 시간은 씻어야만 했다. 당연히 찰스의 행동은 그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고 되고 일상적인 삶을 살 수 없게 되었고 처음에는 아들의 이 이상한 씻기 의식을 뜯어 말리던 엄마도 집안에서 아들을 '오염'시킬 만한 물건들을 강박적으로 닦아내기 시작했고 '병원균'을 옮길지 모르는 다른 사람들의 출입을 금하기 시작했다. 반면에 찰스의 아버지는 이러한 모든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고 외면하기 시작했다. 심리학자 래포포트는 강박충동장애아 찰스를 치료하기 시작했고 다행히 찰스는 치료에 적극적이고 낫고 싶어 하는 의지가 큰 아이였고 약물치료와 행동치료를 겸해서 점차 좋아지기 시작했다. 레포포트의 사례연구 발표로 자신들의 병이 무엇인지 몰랐던 많은 강박충동장애자들이 전처럼 병을 숨기지 않고 적극적인 치료를 찾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마지막 사례로 소개된 이브의 세 얼굴 크리스이야기는 수많은 영화와 소설 속 소재로 사용되고 있는 해리성정정체장애라고 불리는 다중인격장애를 다루고 있다. 정신과의사인 코벳 식펜은 당시 '정신을 잃게 만들 정도의 심각한 두통'으로 찾아 온 스물다섯 살의 기혼여성 이브는 식펜에게 당혹스런 편지를 보낸 후 상담을 시작한 후 가상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며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기 시작했다. 그러나 곧 그녀는 소심하고 조심스러웠던 이브 화이트와는 전혀 다른 생기 넘치는 여인으로 변해서 자신을 '이브 블랙'이라고 소개했다. 이브 블랙이라고 소개한 그녀는 자신은 이브화이트를 다 알고 있지만 이브 화이트는 자신을 모른다고 하면서 자신이 행했던 수많은 기행들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후 약 8개월동안 정신과를 치료를 받으면서 이브 화이트는 두통도 없어지고 의식도 잃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곧 두통은 시작되었고 두통과 의식 상실이 재발되었고 이브 블랙은 자신이 그에 대해 일절 모른다고 잡아뗐다.  그러던 어느 날 치료 시간에 어린 시절을 이야기하던 그녀는 두 눈을 감고 침묵 속으로 빠져들었다가 전혀 새로운 여성으로  심리학자들을 놀라게 만든다. 세번째 인격이 등장한 것이다. 그녀는 자신을 제인이라고 불렀고 앞의 두 인격 이브와 블랙보다는 이성적이고 차분한 성격을 가진 여성이었다. 두 심리학자 식펜과 클레클리는 다른 두 인격을 희생시키고 이성적인 제인의 인격을 증진시키고자 고심을 했다. 그런데 모성애가 없던 제인은 딸을 생각하는 마음에 자신을 희생시키고자하는 이브의 마음을 알고 이브 화이트가 남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 후 오랜 세월동안 치료를 받은 이브의 실제인물인 크리스 시이즈모어는 '나는 이브'를 책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도 했고 식펜과 클레클리의 사례연구를 보고 영화로 만들어져 세상 사람들에게 해리성정체장애(혹은 다중인격장애)가 알려지게 되었고 많은 관심을 가지게 만들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해리성정체장애가 진짜인지, 심리학자들에 의해 심어진 암시에 의해 행동인지에 대해서는 상반된 주장과 의견이 많고 앞으로 연구가 더 진행되어야 한다고 한다.

그밖에 38명의 이웃들에 앞에서 죽어간 여자, 시력을 얻고 행복을 잃은 사람, 유모차를 사랑한 남자 등 다양한 흥미로운 사례가 가득하다. 인간이 인간답게 살기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 인간만이 가지는 알 수 없는 미지의 세계를 알게 된 것 같아 마음이 흡족하기도 하고 살짝 두렵다는 생각도 들게 한다. 도대체 인간의 본 모습은 무엇일까, 인간의 정신세계는 어디까지 일까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