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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뒤흔든 16가지 발견
구드룬 슈리 지음, 김미선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08년 3월
평점 :
품절
'세계사를 뒤흔든 16가지 발견'은 우연에서 깊은 관심과 관찰력으로 의외의 결과물을 발견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쾰른 대성당의 사라진 설계도를 찾아가는 과정, 5000년 만에 잠에서 깨어난 아이스맨, 베니스의 공동묘지에서 하인의 공을 가로챈 괴테 등 세계사에서 흥미로울 수있는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특히 관심이 갔던 장은 5000년 만에 잠에서 깨어난 아이스 맨이 이야기였다. 알프스 등산을 갔던 부부가 우연히 발견한 냉동된 시체가 고고학적 연구결과 5000만 년 전의 선사시대 인류를 밝혀지는 과정도 흥미진진했고 이 아이스맨의 소유권을 두고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에서 측량기술자들까지 동원해서 결국 이탈리아에서 발견된 것으로 판명되었다. 그러나 아이스맨의 시신은 오스트리아에서 조사를 하고 함께 발견 된 물건들은 독일의 게르만 중앙박물관에서 연구를 하게 되었다는 사실에 놀랍기도 했고 국가간의 이익에 따라 이리저리 갈라지게 되는 상황이 우습기도 했다. 오스트리아에서 발견된 5000년 만에 깨어난 아이스맨은 선사시대 인류의 모습을 이러저러할 것이다라고 예상만 할 수 있었던 점을 구체적으로 우리 인류가 선사시대에 어떠한 일상을 살아왔는지 보여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같이 발견된 화살, 화살촉, 주머니, 씨앗의 잔재등은 그(외치라고 불림)의 삶을 충분히 유추해볼 수 있었다고 한다. 더구나 그의 사인은 살해당한 쪽으로 기울면서 관심은 더 증폭되었다. 나 역시 흥미진진하고 읽어가고 있던 중에 케이블에서 역사탐험시간에 마침 '외치'의 삶을 다룬 다큐 방송을 했다. 이 책과 마찬가지로 그가 발견된 장소에서부터 사인의 원인, 물건들의 용도를 다양하게 추적해가며 외치의 삶을 다루고 있었던 방송이라 책과 함께 더불어 더 실감나게 볼 수 있었다. 책과 다큐방송에 의하면 외치가 갖고 있던 화살, 화살촉, 칼, 외투, 베낭은 매우 실용적이고 잘 만들어진 물건들이라고 한다. 실험고고학자가 외치가 사용하던 화살을 유사하게 직접 만들어서 시범을 보여주었는데, 지금 현대에 사용해도 치명적인 무기가 될 것이라 전했다.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인지, 책을 통해서 외치를 알게 되고 다큐를 통해서 더 확실히 알 수 있었다.
그밖에 예술사에 획을 그은 라오콘 논쟁, 세 가지 우연이 만들어 낸 최고의 항생제 페니실린의 이야기, 사후 표절의혹을 받았던 '롤리타'의 작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이야기도 관심이 갔다. 이 책의 장점은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으며, 관심이 가는 분야만을 찾아서 읽어도 무방하게 배치되어 있다는 것이다. 다만 '세계사를 뒤흔든 16가지 발견'이 그리 신선하지만은 않았다는 데 있다. 이미 너무 알려진 사실들을 나열한 느낌도 들었고 독일작가라 그런지 독일 쪽에 치우친 부분도 살짝 거슬리는 부분이었다. 그런 점을 감안해서 읽는다면 가까이 두고 관심 있는 분야를 펼쳐보는 즐거움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