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트의 역사 - 마음과 심장의 문화사
올레 회스타 지음, 안기순 옮김 / 도솔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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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트의 역사'는 5천년이 넘는 마음의 역사이며 인류의 문화사와 함께하고 있다. 시대마다 각기 다른 마음(하트)의 역사가 존재해왔고 때로는 현대인의 시각으로 이해하기에는 벅찬 심장이야기가 있고 때론 현대인들의 사고와 그리 많이 다르지 않은 하트의 역사를 만날 수 있다.
고대 수메르, 바빌로니아의<길가메시 서사시>부터 시작하여 이집트, 그리스, 그리스도교의 심장, 이슬람의 심장, 아스텍인의 냉혹한 심장, 노르웨이 신화에 나타난 심장, 아시아의 심장과 마음을 제 1부로 다양한 문화사에 남긴 심장(마음)이 어떻게 그 시대에 인식되어왔고 전해져 오고 있는지를 설명해주고 있다. 모든 심장문화사가 흥미로웠는데, 그중 특히 그리스인들의 심장에 대한 생각과 아즈텍인의 냉혹한 인신공양으로의 심장이야기가 시선을 끈다.
그리스인들은 심장(마음)을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결정체로 보았고 그 신체 대부분을 나와 분리시켜서 대화를 하기를 좋아했다고 한다.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에 나오는 장면에 오디세우스는 고향으로 돌아와보니, 뻔뻔한 구혼자들에게 둘러싸인 정숙한 아내의 처지를 보면서 마음의 분노에 들끓게 된다. 그 장면을 옮겨보면,
'하지만 그는 자기 가슴을 치면서 심장을 호되게 꾸짖는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한다. "참아라, 심장아, 너는 이보다 더 기막힌 일도 참지 않았느냐." 그래서 그는 가슴 속에 있는 심장을 꾸짖고, 그의 심장을 계속 벌렁거리면서도 굳건히 참았다.'
(오디세이아 20편,17~22행)
그리스인들의 심장에 대한 생각을 엿볼 수 있고 현대인의 눈으로 보기에는 어리둥절하지만 이원론을 믿었던 그들에게는 가능한 일이었다.
아즈텍인은 태양중심의 우주관을 바탕으로 생리적, 종교적 관점에서 심장을 인간으리 중심으로 보았다. 그들은 인신공양이 없다면 나라와 백성모두가 멸망하리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신과 인간 모두가 희생을 치러야만 세상이 돌아간다고 생각했다. 그러므로 그들이 악에 물든 사람들이 아니라(스페인정복자들의 눈에 비친) 인간의 가장 중요한 심장을 희생을 함으로 구원받고 싶었던 것이다.
아시아의 심장과 마음은 서양인들의 냉혹한 심장이 아닌 마음의 평정을 위해서 많은 수행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준다.
제 2부에서는 다시 태어난 하트 라는 제목아래 중세기사도 문화저변에 깔린 낭만주의와 데카르트의 이원론(영혼과 심장분리), 몽테뉴의 정신이 깃든 심장, 신에서 인간으로 인식의 전환점을 맞게 되는 르네상스시대의 심장과 셰익스피어와 조셉콘래드, 루소, 헤르더, 괴테, 니체와 푸코에 이어 현대인들에게 마음(하트)가 밸런타인데이의 상업적 물결로 빠져버리게 된 하트의 이야기로 마무리한다.
플라톤, 소크라테스로 시작하여 데카르트의 이원론(영혼과 심장)에 이르기까지 영혼은 고귀하고 그 영혼을 담고 있는 육체는 보잘 것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고 그 생각은 그리스도교들에 의해 더 확고해진다. 그래서 심장(마음)의 역사도 초기의 하트의 생각에서 변화를 갖게 되고 자연스러웠던 육체적인 사랑은 경시되고 비밀스러워지기 시작한다. 그러다 중세기사도 문화와 낭만주의가 결합되면서 하트는 다시금 재조명을 받게 되고 르네상스를 걸쳐 괴테, 니체에 이르러 영혼과 심장을 담고 있는 육체가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하트(심장)은 제자리를 찾을 수 있게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하트의 역사'는 문화, 철학, 종교를 아우르며 심장(마음)의 역사의 여정을 담고 있다. 현대의학이 발달하면서 심장이 아닌 뇌에서 모든 감정을 주관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해도 우리는 여전히 심장을 소중한 감정의 원천으로 인식하고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증후로 본다. 인간은 육체와 영혼, 정신, 이성의 총체를 이룬 존재이므로 심장의 역사는 앞으로도 변화하고 발전하게 될 것이다.


'하트의 역사'는 나에게 철학, 종교, 문화사를 아우르고 있기에 읽기에 만만한 책이 아니었음을 고백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씩 여러 문화의 하트(마음)의 역사를 엿볼 수 있었고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더구나 자신의 관심도에 따라 1, 2부로 나뉜 글을 읽어도 좋고 각 나라의 문화사만을 읽어도 좋은 책읽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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