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틱한 초상
이갑재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로맨틱한 초상'은 13년만에 재출간되는 소설이기도 하고 고인이 된 작가의 마지막 작품이라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작가는 어린시절 경련발작에 시달린 적이 있어 작품 전반에 극적이고 대규모적인 대발작의 생생한 장면을 실감나게 표현하고 있다. 미술과 음악, 성서, 의학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작품 속에 주인공의 육체적, 심리적인 상태와 연쇄살인사건 전체를 설명하듯이 들려준다. 잔인하게 죽음을 당한 젊은 여성들의 시체가 연이어 발견되고 극악무도한 살인사건임을 간파한 수사반장과 형사들, 범인을 상담했던 정신과 의사들을 중심으로 이단 성서의 깊은 관심을 가지고 발작증세를 앓고 있는 범인의 이야기가 교차되며 전개된다.
살인사건의 일어나는 곳에는 항상 침울한 매력이 있는 재즈 '로맨틱 초상'이 흐르고 사건은 점점 더 잔인한 모습으로 발견된다.

13년전에 쓰여진 추리소설이라 그런지, 이미 초반부에 범인이 누군인지 알수가 있어서 긴박감이나 누가 범인일까하는 궁금증은 일찌감치 사라진다는 점이 아쉽게 느껴진다. 그저 불우한 어린시절을 지낸 범인이 간질로 인한 발작증세를 보이고 그 와중에 색채감이 눈에 보이는 환각증세를 앓게되고 황홀경에 빠지면서 제물에 대한 소명의식으로 인한 연쇄살인 사건을 일으킨다는 전개가 조금 아쉽게 느껴진다. 아마도 너무 이미 익숙한 스토리 전개이지않나 싶다.
그러나 생의 마지막을 '로맨틱한 초상'에 전념을 했을 작가의 노력과 정신의학, 조각, 음악에 대한 방대한 지식을 소설 속 인물들과 치밀하게 엮은 점은 놀랍다.
오랜만에 접해 본 한국 추리소설이기도 했고 그래서 기대도 컸던 작품이었다. 아쉬운 부분도 있고 식상한 부분도 있었지만 한국 추리소설의 다른 작품들도 다시 읽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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