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부터 일이 있어서 아침부터 서둘러 다녀오는 길에 내가 탄 버스와 승용차가 충돌을 했다. 정거장을 막 지난 상태였는데, 정말 순식간에 일이 벌어졌다. 직진하는 버스앞을 좌회전을 시도하던 승용차가 앞을 가로 질러 가려다 충돌이 난 것이다. 어찌나 기사 아저씨가 급하게 급정거를 했는지 앞으로 확 쏠렸다가 뒤로 몸이 제껴지는데 그게 바로 아주 짧은 시간이었고 충돌하는 그 순간과 그 뒤의 짧은 시간이 마치 멈춰졌던 것 같은 시간이었다. 아무런 대비를 안한 상태에서 일어난 일이라 버스 안 사람들이 다들 놀라서 비명을 지르고 했는데, 다들 가벼운 타박상정도를 입은 것 같다. 아주 다행히 정거장에서 출발한지 얼마 안되었던 지점이었기에 큰 사고로 번지지 않았다. 승용차 운전자도 괜찮은 것 같고...
기사아저씨가 신고를 하니, 곧바로 경찰이 왔고 다친 사람들은 연락처를 적으라고, 지금 아니면 치료와 보상을 받을 수 없다고 했다.
다들 크게 다친 분들은 없어서(정말 다행으로 버스에 사람들이 많았다. 아마도 서로가 서로에게 쿠션역할을 해주지 않았을까 싶다.) 다른 버스로 이동을 했다. 몇명 아주머니들이 멍이 들고 팔이 아프다고 연락처를 적으시고...
아무튼 난 어제 생전 처음으로 교통사고를 경험했고 지금 온몸이 쑤시는 것 같다.  허리고 아픈 것 같고 왼쪽 무릎도 아픈 것 같고...^^;;
그 일이 있은 후 내내 머릿 속에 떠나지 않는 것은 바로 그 '찰나의 순간'이라는 것이다. 시간이 멈춰진 듯했고 사고에 대한 아무런 예감이나 예시도 없었기에 전혀 대비가 없었고 그야말로 몸이 인형처럼 휘청했다가 돌아왔는데, 기분이 이상하고 무력하게 느껴졌다.
비약일지는 모르지만 운명이라는 게 정해져 있다면 아무런 대비도 없이 이렇게 맞이해야 하는 걸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것을 운명으로 돌리기에는 억지가 있지만 어제의 그 짧았던 사고를 겪었던 당시부터 지금까지 나를 사로잡는 생각이다.

그 사건이 있은 후에도 씩씩하게 오후에 있던 모임장소를 갔고 저녁에 맥주를 좀 마셨다. 평소와 같은 주량으로 마셨는데, 어제 컨디션이 내가 의식하지는 못했지만 안좋았었던 것 같다. 아주 제대로 속병이 생겨 지금까지 속도 우울하고 겉도 우울하다.
당분간은 술하고 절교를 해야 할 판이다. 말이 말을 낳고 말이 후회를 하게 만든다. 이런... 정말 그만 마셔야지....속버리고 사람 이상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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