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은 로맨틱 코미디
노라 에프런 지음, 박산호 옮김 / 브리즈(토네이도)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노라 에프런의 로맨틱 코미디작품들을 좋아하기에 그녀의 이야기에도 관심이 갔다.

사실 제목만 보고는 로맨스 소설인 줄 알았다. 그래서 내심 햇살이 가득한 봄날과는 상관없이 봄 우울을 살포시 겪고 있는 나에게 활력소가 되지않을까하고 기대했었다.

화려한 드레스를 입은 여인이 양산을 받쳐들고 있는 책표지는 과연 로맨틱했고, 책을 열어보니 노라 에프런의 로맨틱한 인생을 꿈꾸고 실천해 온 이야기가 가득했다.

사실 나도 노라 에프런처럼 '나이들수록 인생은 아름다워져요. 내면이 풍부해졌다고나 할까요.' 하는 식의 글을 보면 완전 공감은 절대로 못하는 편인지라 노라의 이야기는 가려운 데를 긁어 주듯이 시원시원하면서 100% 로 공감이 되었다.

우선 첫장에 나오는 목이야기를 침대에 누워 온갖 게으름을 피우며 읽다가, 슬며시 일어나 세수하고 스킨, 아이크림, 크림 순으로 얼굴과 목에 정성껏 발라주었다.

나 역시 어찌나 피부의 노화에 대해서 무지했었는지, 썬크림 바르고 다닌지도 얼마 안되었고 햇살 받기를 어찌나 좋아했었는지 모른다. 어느 날 거울을 들여다보니, 피부는 착색이 되어있고, 목은 예전의 탄력에 비해 나른해보였다고나 할까...

아무튼 슬퍼졌다. 그런데 노라 에프런도 같은 고민을 했었고 아마도 20대를 지난 여성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이야기일 것이다.

아무리 내면이 아름다워야 한다는 사실을 100%으로 공감한다해도 나보다 어려보이는 동갑내지 연상을 보았을 때 상대적으로 내가 받는 상처는 실로 어마하다.

여성이 나이 들어가면서 겪게 되는 외모이야기, 결혼이야기, 이혼이야기, 자녀양육, 죽음을 준비하는 이야기가 노라의 재치만점인 입담으로 속 시원하게 풀어내주고 있다.

요즘처럼 동시에 바쁘게 여러가지 일을 하면서 살아가는 결혼한 여성들과 점차 늘어만가는 싱글여성들이 친구들하고 고민하는 문제들과 앞으로 어떻게 준비하면서 살아가야할지를 65세가 된 현재의 노라 애프런이 유쾌하고 영리한 지침서를 알려준다고 보면 된다. 나이를 거꾸로 돌릴 수는 없지만, 남은 인생 쿨하고 멋지게는 아니더라도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여성, 자신을 가꿀 줄 아는 여성(외면, 내면)이 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들어 부쩍 드는 생각이 있다.

세상이... 너무 거창하다.

다시 사회가...(조금 거창) 바라는 나이대로 살아가야만 할까라는 생각말이다.

이정도의 나이가 되었으면 이러이러한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야하고 더이상은 철없는 행동은 삼가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하고 잠시 생각해본 적이 있다.

하지만 그 생각은 잠시 든 생각이고 난 여전히 철없고 노라의 작품 속에 나오는 여주인공들처럼 하루하루를 로맨틱한 삶을 꿈꾸고 있다. 남들이 철없다고 하든지 말든지 말이다.

누구에게나 죽음은 정해진 것이고 피할 수 없다면 최대한 하고 싶은 대로 살다가 맞이하고 싶다.

검은 색 터틀넥 스웨터를 하나씩 구입하고 일기를 쓰며 사진도 많이 찍고 책도 많이 읽으며 친구들과 수다도 열심히 떨면서 그렇게 보내고 싶다.

60대, 70대가 되어서도 소녀같은 눈을 간직하고 싶다라고 한다면 너무 거창한 꿈일까...

암튼 난 소망한다. 노년에도 로맨틱한 삶을 꿈꿀 수 있기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