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거리는 여인
미시마 유키오 지음, 송태욱 옮김 / 서커스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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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미시마 유키오의 '비틀거리는 여인'은 공상적인 연애를 꿈꾸는 여인 세쓰코이다.

그녀는 가정교육이 엄한 집에서 자란 조신한 여자답게 부모님이 정해주신 남자와 결혼을 했고 그사이에 아들도 한명 두었다.

겉모습에서 보여지는 평온한 주부의 모습과는 달리 그녀는 공상 속에서는 자유로움을 느끼며, 공상적인 연애가 주는 달콤함에 빠져들게 된다.

그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몸만 허락하지 않으면 되는 것이라는 믿음아래 9년전 첫키스를 나누었던 동갑내기 쓰치야에게 전화를 하게 되고 그녀가 원하는 도덕적인 연애, 공상 속의 연애가 본격화되기 시작한다.

무던하고 잠자기를 좋아하는 남편과는 달리, 동갑인 쓰치야는 소년같은 면모를 지닌 청년이다. 그러한 점에 매력을 느낀 세쓰코는 점차 그와 몸까지 허락하는 관계로 발전하게 되면서 마음 속으로 갈등하고 고민하는 이야기이다.

 

너무나 진부해진 유뷰녀의 일탈이야기를 미시마 유키오는 때론 담담하게 세쓰코가 즐기는 공상적인 연애와 그의 애인 쓰치야의 모습을 담담하게 보여주고, 때론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철이 없어보이는 세쓰코의 내면의 감정을 읽는 이로 하여금 공감과 함께 헛웃음을 짓게 만들어주고 있다.

어쩌면 그녀는 실제의 쓰치야와의 사랑보다는 공상 속에서의 키워낸 쓰치야를 더 사랑하지 않았나 싶다.

그를 만나러 가기 전에 느끼는 흥분을 즐기고 그 즐거움에 슬퍼지는 세쓰코의 모습은여자의 심리적인 허영심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공상 속에서 만들어 낸 상황과 실제의 상황이 다르게 전개되면 세쓰코가 느끼는 심리적 좌절감이 공감을 불러낸다.

또한 공들여 준비한 비련의 여주인공같은 상황을 꿈꾸었던 그녀에게 그녀가 통보한 이별을 취소할까봐 전전긍긍하던 쓰치야의 모습에서 웃음이 나옴을 막을 수 없었다.

읽는 동안 나역시 체홉의 '귀여운 여인'을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었는데, 그녀들의 유치하지만 솔직한 이야기 속에 빠져들게 됨은 어쩔 수가 없는 것 같다.

 미시마 유키오의 화려한 경력과 스캔들에만 치중해서 이 책을 만나게 된다면 조금은 의아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극단적인 면을 보여준 그가 써내려간 '비틀거리는 여인'은 여인의 내밀한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작품들도 궁금해지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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