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카페의 노래 열림원 이삭줍기 12
카슨 매컬러스 지음, 장영희 옮김 / 열림원 / 2005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슬픈 카페의 노래'를 다 읽은 후, 잠시동안 멍하니 있었다.

흔히 사람들이 아름답다고 믿는 사랑이야기에서 빗겨 나간 듯한 기괴하다고 말할 수 있는 세명의 인물이 등장하여 슬픈 카페를 이끌어 나간다.

가장 중심인물인 우리의 아밀리아는 6척에 가까운 장신에 거구의 몸을 가진 억센 여자이며 사팔뜨기이다.

외모에서 보여 주듯이 아밀리아는 호락호락한 여자가 결코 아니다.

허나 사랑 앞에서는 한 없이 약하고 그 사랑때문에 삶 자체가 무너져 내리는 여인이다.

아밀리아의 전폭적인 사랑을 받는 인물은 떠돌이면서 아밀리아의 먼 친척으로 우겨대는 비열함이 몸에 배여 있는 꼽추 라이먼이다.

그는 아밀리아의 사랑을 맘껏 이용할 줄 아는 뻔뻔함으로 무장되어 있으며, 사람들과 쉽게 친해지는 장점 또한 가지고 있다.

황량하기 그지 없던 마을에 아밀리아로 하여금 '카페'라는 것을 열게 하고, 마을 사람들에게 편안한 안식처이자 자부심이 깃든 공간을 만들어 주었기 때문이다.

마빈 메이시는 아밀리아의 단 열흘동안의 남편이었던 인물로 장신에 매력적인 외모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잔혹성때문에 교도소에서 장기복역을 하고 출소한 인물이다.

그가 마을로 돌아와 아밀리아와 라이먼의 인생의 전환점을 맞게 된다.

 

이렇듯 주인물 자체부터가 다른 소설과 많이 다름을 알 수 있다.

작가 카슨 매컬러스는 윌리엄 포크너 뒤를 잇는 남부 작가로 알려져 있고, 그의 영향을 많이 받은 듯하다.

사실 중반부터는 윌리엄 포크너의 '에밀리를 위한 장미'를 많이 연상시켰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슨 메컬러스는 담담하게 아밀리아의 사랑과 슬픔을, 꼽추 라이먼이 마빈을 향한 사랑의 몸짓을, 마빈 메이시가 보여주는 사랑의 잔혹성을 너무나 사실적으로 잘 표현해주고 있다.

짧은 분량의 소설이지만 그 여운의 무게만큼은 오래 갈 듯하다.

기억에 남는 문장들은 너무 많지만 직접 찾아보시길 바라며, 한 구절을 적는다.

슬픈 카페로의 초대장을 보낸다.

아주 이상하고 기이한 사람도 누군가의 마음에 사랑을 불지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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