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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 - 안개의 성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현주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5년 11월
평점 :
품절
미야베 미유키의 작품은 오년전에 읽었던 '인생을 훔친 여자'가 처음이었고 그당시 꽤나 충격적이었던 작품이어서 다른 작품에도 관심을 갖고 있었기에 기대를 갖고 읽기 시작했다.
'이코 - 안개의 성'은 유명한 게임을 원작으로 만들어졌다고 하여 원작인 게임을 아는 분들은 조금은 실망스럽다고들 하시는데, 나처럼 원작의 게임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접한 소설 '이코 - 안개의 성'은 그나름으로 충분히 매력적인 책이었다.
<언제인지 모르는 시대의, 어디인지 모르는 곳에서의 이야기>
에서 시작되는 이코의 사명과 모험에 대해 이야기한다.
머리에 뿔을 갖고 태어나 제물로 바쳐질 아이 이코와 모든 신관과 마을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공포의 대상인 안개의 성의 대결을 500여페이지에 걸쳐 흥미진진하게 보여준다.
제물로 들어가게 된 안개의 성에서 하얀 옷을 입은 정령같은 소녀 요르다를 만나면서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환영과 사연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새벽까지 다 읽은 후 생각하게 된 것은 진짜 공포는 악마도 아니고 뿔을 갖고 태어나 제물로 키워진 아이도 아닌, 인간의 어두운 본성이 아닐까 생각했다.
집단을 위해서 소수를 무참히 희생시키는 행위를 그럴듯하게 포장하여 보여주는 인간들의 행태가 아닐까 싶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믿을 수 있는 것은 인간의 마음인것을 아이러니하게 보여준다.
또한 모든 신화의 원형에서 보여주듯이 꼬마 영웅은 알 수없는 수많은 시련을 이겨내고 합심하고 마음의 공포를 이겨내는 순간 진정한 영웅으로 우뚝서게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래서 이코가 흔들릴 때면 마음 속으로 응원하게 되고 인간의 의지를 굳건히 보여줄 때는 박수를 보내주고 싶었다.
게임을 원작으로 했다는 정보를 안고 읽어서인지 조금은 만화적인 요소가 보이기도 하고 미로처럼 꼬이고 꼬인 안개 성을 헤매일 때에는 게임을 하고 있는 것 같기도 했었다.
아무튼 긴 장정을 마친 이코와 요르다가 새롭게 만들어가는 세계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