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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쿠다 미츠요 지음, 양수현 옮김, 마쓰오 다이코 그림 / 문학동네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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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쿠타 미쓰요의 따뜻한 '선물'같은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나'를 추억할 수 있어서 좋았다.

한 여성이 태어나서 처음으로 처음으로 받는 선물부터 마지막 순간에 받는 선물까지를 잔잔하게 물 흐르듯이 들려주고 있다.

부모님으로부터 처음 받게 되는 선물 <이름>을 읽으면서 많은 공감을 했었고 주인공 하루코의 마음을 100% 이해할 수 있었다. 어렸을 적 이름이 싫어서 친구들에게 다른 이름으로 부르게 한 적도 있었고(그당시에는 예쁘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너무나 평범한 이름) 그래서 잠깐동안 동네 친구들은 내 이름이 그 이름인줄 알았던 적도 있었다. 그만큼 부모님이 지어주신 이름이 싫었는데, 지금은 흔한 이름은 아니어서 그나마 조금 좋아졌다.

하지만 지금도 기억한다.

초등학교 1학년때 예쁘게 생긴 내 짝꿍이름이 '현주'였을 때 받은 놀라운 충격을...

어찌나 그 이름이 탐나고 부럽던지 그 아이가 하는 행동은 다 예뻐보일 정도였다.

이렇듯 작가는 그 나이, 시기때마다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이끌어내고 있다.

 

<책가방>에서는 초등학교 입학선물로 받은 빨간 책가방을 소재로 어릴 적 힘들다고 느낄 때면 빨간 책가방에 전재산을 담아 도망가자 했었던 모든 일에 어리숙했던 아이가 어른으로 자라 그 순간을 회상한다.

<첫키스>에서는 그 아이너머로 보이던 푸른 하늘빛을...

<냄비 세트>에서는 처음으로 독립하게 된 대학 신입초년생의 엄마로부터 받게 되는 냄비 세트에 담긴 마음을 이야기하고, < 성게 전병>에서는 쪼잔하기만 한 현재의 남자친구와 반대인 모든면에서 멋진 남자를 만나게 되면서 갈등하게 되고 결국 편안한 옷 같은 그의 전화를 받고. <비상 열쇠>에서는 팔년을 사귄 남자친구에게 차인 후 아직까지도 갖고 있던 그의 집 열쇠를 소재로 가슴아픔을 보여준다.

그밖에 <베일>에서는 여자친구들간의 우정을, <기억>에서는 외도한 남편과의 여행에서 새로운 관계를 꿈꾸고, <그림>에서는 너무나 바빠 점점 더 아이에게 잔소리꾼으로 변해가는 자신의 모습과 아이가 가족을 주제로 그린 신발들이 가득한 그림에서 다시금 삶을 부여잡고, <요리>에서는 감기에 걸려 고열에 시달리면서 나를 위해 아무도 죽도 사과도 안 깍아주는 구나하는 회한에 젖어 아프면서 속이 상한 채 깨었을 때 서툰 남편의 솜씨인 죽이, 깍아 놓아 색이 변한 사과를 챙겨놓은 선머슴같은 딸아이의 마음에서, 아픈 엄마의 모습을 우스꽝스럽게 그려놓은 아들의 그림에서 사랑을 느끼고, <곰 인형> 딸아이의 결혼식만 끝내면 각자의 삶을 살기로 한 부부의 회한의 삼십년을 식장에서의 눈물과 함께 이어지고, 마직막 장인 <눈물>에서는 한 아름다운 여성의 마직막 순간을 따뜻하고 포근한 가족의 눈물선물로 끝을 맺는다.

 열두편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의 모습이 그녀들의 모습에 투영되는 것 같아 많은 공감을 할 수있었다.

 어린시절을, 사랑했던 시절을 추억할 수 있었으면 '선물'의 의미를 마음 깊이 되새겨 볼 수 있었다.

'선물' 같은 이야기를 듬뿍받아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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