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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는 재투성이다 - 발도르프 선생님이 들려주는 진짜 독일 동화 이야기 2
이양호 지음 / 글숲산책 / 2009년 10월
평점 :
품절
어린시절엔 무조건 동화책의 내용을 받아들이고 그다지 깊은 생각을 하지 않게된다. 그래서, 신데렐라니, 백설공주니, 인어공주니 하는 이야기들을 아무 사심없이 받아들였다. 그러나, 조금씩 커가면서 공주시리즈에서 오는 여자들의 허황된 꿈을 꼬집는 말들이 많아지고, 왕자를 기다리는 여자들에 대해 비판하는 소리들이 높아졌다. 특히, 어디선가 백마탄 왕자들을 기다리는 백설공주, 신데렐라, 잠자는 숲속의 미녀등은 그야말로 어린시절 우리에게 좋은 영향보다는 깊이 생각하면 엉뚱한 꿈만 꾸게 한 동화들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예전에 12시에는 꼭 집에 들어가야하는 나에게 친구들은 "신데렐라 콤플렉스"가 있다고 했다. 12시전에 집에 들어가지 않으면 뭔가 불안하고, 무슨 일이 일어날것만 같은 나에겐 적절한 비유가 아닌가 싶다. 이렇듯 요즘은 고전 동화들을 좋게 보기보다는 여성들을 비하하거나 생각없음을 나무랄때 쓰기도하는거 보니, 다시한번 되새겨 볼 필요가 있는게 아닌가 싶다.
이책은 신데렐라가 지금 우리에게 번역되어진 그대로의 이야기이기 보다는 올바르지 못한 다른 내용으로 번역되었음에도 우리나라 국민 모두가 잘 못 되어진 번역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있다고 꼬집고 있다. 번역자의 오류 그대로를 다른 번역자들 역시 받아들이고 있는 형국이다. 일단 신데렐라는 재투성이라는 의미를 영어로 옮긴 것으로 왕자가 여는 무도회는 결혼잔치로 바꿔 불러야 한다는 대목이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는 이야기와는 다르게, 신데렐라의 이복언니들은 유리구두가 맞지않자, 발가락을 자르고, 발 뒤꿈치를 자르는등 잔인한 장면들이 그대로 번역되어졌다. 하지만, 우리나라 동화에서도 간혹 그런 잔인스런 장면들이 상상적인 면 없이 이야기 그대로 받아들여지듯 그 마지막 장면도 인과응보에 의한 동화속의 이야기로 받아들이면 그렇게 잔인한 장면이 아니라, 이야기속에서의 교훈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그외에도 재투성이 신데렐라 속의 새들이 의미하는 바나, 신발이 의미하는 이야기들을 자세히 파헤쳐 얘기하고 있었다.
어디선가 선녀가 나타나 요술지팡이를 움직여주는것이 아니라 버드나무 가지를 엄마의 무덤위에 심어 그 나무에 나타난 새들에게 더 도움을 많이 받는다는 얘기는 비슷하면서도 어딘가 틀린점을 얘기해 준다. 조금은 살벌한 듯도 하지만, 신데렐라의 깊은 의미를 하나씩 알아갈수 있었던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 그런데, 좀 어려운건지 어떤건지, 읽고나서 그다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솔직히 상징의 의미를 파헤친 진실의 얘기보다 지식이 짧고 얕은 나는 예전부터 알아오던 동화속 그대로의 신데렐라 이야기가 더 좋다. 진실이 무조건 좋은 것만 아니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었다고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