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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들에게 희망을 ㅣ 하서명작선 28
트리나 폴러스 지음, 김미정 옮김 / (주)하서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제목이 참 좋다. "꽃들에게 희망을"
출판된지 오래된 책이라 제목을 여러번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는데, 막상 책으로 대하는게 의외로 시간이 오래걸렸다. 마음먹고 잘 구입하게 되지 않는 이유도 있지만, 사놓고도 금방 읽어낼수 있는 내용인데도 손이 제대로 안 갔다. 이유는 제대로 모르겠지만 말이다.
표지에 나비가 있고, 꽃이있고, 게다가 제목 또한 꽃이 들어가기에, 솔직히 나는 꽃에 대한 이야긴가 했었다. 그런데, 알고보니 꽃이 아니라 나비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 애벌레의 이야기였다. 제목과 내용이 매치안된다고 투덜거리고 나니, 리뷰를 쓰는 이제서야 '아하~'하고 이해가 되는 이 돌머리의 한계란...
말 그대로 꽃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 아닌가. 이세상 곤충중에 꽃이 꽃으로 존재할수 있게 해주는 곤충은 벌과 나비일 것이다. (개미도 그런가?) 이들이 꽃과 꽃사이를 날아다니며, 꽃가루를 묻혀주면 다시 새로운 꽃들이 졌다가 피고 하는일상적인 일들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곤충들이 없다면 꽃이 제대로 꽃으로 존재할수 없는게 아닌가. 꽃이 되어보지도 못하고 스르르 사그라져 버리는 생물에 불과할 것이다.
그런 곤충들 중 나비가 되려는 애벌레의 이야기를 동화로 나타내고 있었다.
줄무늬 애벌레는 길을 가다 우연히 애벌레들의 기둥을 만나게 된다. 저 먼 구름낀 하늘로 향해 위로 위로 향해가는 애벌레들. 줄무늬 애벌레도 그게 뭔지도 모른체, 높은곳에 뭔가가 있을 거라는 기대감을 안고 다른 애벌레들을 짓밟으며 위로 위로 올라간다. 물론, 올라가면서 자신이 왜 이렇게 해야하는지 줄곧 고민을 한다. 그러던중 노랑애벌레를 만나게 되고, 그 애벌레의 눈을 본 순간, 위로 올라간다는 것이 무의미하게 생각되어진다. 그들은 아래로 내려와서 애벌레만의 삶으로 돌아가 사랑도하고, 잎도 따먹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그러나, 줄무늬 애벌레는 시간이 흐르자, 애벌레들의 기둥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 꼭 그 하늘위엔 무언가가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것만 같다. 그래서, 그는 다시 기둥을 타고 다른 애벌레들을 짓밟으며 위로 위로 올라간다. 한편, 남겨진 노랑애벌레는 고치에 든 다른 애벌레를 발견하고 나비가 되는 방법을 알게된다. 그리고, 나비가 되어 다른 동료들을 밟고 올라간 줄무늬 애벌레를 찾아낸다. 위로 올라왔으나, 아무것도 눈에 보이지 않는 현실에 줄무늬 애벌레는 허무함을 느낀다. 그리고, 자신을 찾아온 나비를 보고 깨닫게 된 줄무늬애벌레는 다시 바닥으로 내려와 그야말로 멋드러진 나비가 되기에 이른다.
애벌레에서 나비가 되어가는 과정을 감동적이게 그려내고 있었다. 두마리의 애벌레를 통해 본능적으로 위로 향하는 다른 애벌레들과 비교해 자신의 삶을 뒤늦게 깨닫고 나비로서 새로태어나는 과정을 그린것을 보며, 허상을 좇아봤자 결국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사실, 모든 애벌레들이 일반적인 과정을 거치며, 고치로 둘러싸여있다 나비로 아름답게 태어나는줄 알았더니, 애벌레의 기둥을 타고 위로 위로 올라간다는 경우도 있다는것을 새로 알게 됐다고나 할까. 허망하게 죽음을 맞는 애벌레들이 조금은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우리사회속에서 위로위로 올라가 좀더 새로움을 추구하며, 좀더 멋진 삶이 있을거라는 허황됨만을 쫓는 우리의 모습을 보는듯해서 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는지도 모른다. 어째꺼나, 자신의 미래 모습을 알고 자신의 길을 걸어간 두마리의 애벌레들이 무엇보다 고귀하고 숭고하게 보였던 이야기다. 본분을 잃지 않고 나비로서의 삶으로 태어나는 그들이 있기에 꽃들에겐 아직 희망이 있다. 그리고, 그속에서 우리도 작은 희망을 발견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