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노스케 이야기 오늘의 일본문학 7
요시다 슈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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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처음 "동경만경"이라는 책으로 요시다슈이치를 처음 만났다.  너무도 정적인 그 책을 읽으면서 동적인 소설을 좋아하는 나는 조금 실망을 했었던 기억이 난다.  아무것도 말할수 없는 갑갑함이 일었다고나 할까?  그리고, "최후의 아들" 역시 내용은 다르지만 느낌은 조금 비슷했었다.  그래서, 요시다슈이치는 나와는 그다지 맞지 않는가부다 했었다.  그런데, 얼마전 "열대여"라는 소설로 다시 만나고 이번이 네번째 작품이다.  "열대어"에서 느낌이 꽤 괜찮더니 이번 "요노스케이야기"에서는 최고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로 재미와 감동이 와 닿았다.  점점 요시다슈이치만의 매력을 알아간다고나 할까.

사실 표지도 무시 못하는 성격인지라 이번 책의 표지는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한 젊은 청춘의 뛰어감.  얼굴도 보이지 않치만, 활기차게 앞을 보고 뛰어가는 모습이 나쁘진 않았지만 표지로는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런데, 책을 다 읽은 지금 이순간, '와, 이 표지 정말 딱이다.' 하는 생각이 든다.  책을 다 읽고 나니 표지가 와 닿는 기분이다.

여기 요노스케라는 젊은 청춘이 있다.  이제 갓 18살을 넘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도쿄 대학을 진학한 어딘가 조금 비어보이지만, 밝아서 주위 분위기를 밝혀주는 청년.
4월 대학에 입학하면서 요노스케는 구라모치와 유이라는 새로운 친구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들의 만남으로 뜻하지 않게 삼바동아리까지 가입을 하게되고, 선배의 소개로 아르바이트까지 하며 바쁜 나날들을 보낸다.  젊은 청춘의 시작인 것이다.  게다가 엉뚱한 쇼코라는 부잣집 딸이 요노스케를 좋아하게 되고, 그런 그들의 만남이 재밌게 펼치친다.  줄거리로 표현하자면 간단한 젊은 청춘들의 이야기라고 하지만, 읽다보면 요노스케의 밝음에 폭 빠져버려서 시간가는 줄 모르게 된다.  뭔가 빈듯하지만 우리를 웃게 만드는 요노스케는 그래서 더더욱 매력적이다.  요노스케를 모른다고 해서 세상이 어둡거나, 자신들의 삶이 새롭게 변하진 않지만, 웬지 요노스케를 만나지 못하고 지나친다면 뭔가 허전할거 같은 기분.  요노스케라는 젊은 청춘을 알았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세상의 밝음이 전해진다는 그 기분, 책을 읽어내면서 알거 같았다.  나는 요노스케라는 청춘을 글로 나마 만났으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할까?  세상에 대한 도전이 있고, 헤쳐가는 젊은 청춘이 있으니, 세상이 밝고 재밌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1년간의 요노스케 이야기를 써내고 있는 이책은 그전에 만나보지 못한 요시다슈이치의 모습이 엿보인다.  정적인 면이 강했었는데, 요노스케 이야기에서는 동적인 면이 강하고 오히려 젊음이 역동적이게한다. 뭣보다 요시다슈이치가 창조한 요노스케라는 인물이 실존인물 일것만 같은 착각이들 정도다.  어디선가 있을거 같은 요노스케를 만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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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북
F. E. 히긴스 지음, 김정민 옮김, 이관용 그림 / 살림Friends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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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청소년 책에 관심이 무척 많다.  일반 소설들과는 달리 상상력이 풍부하고, 그 상상력 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내용들은 읽는 내내 책속으로 묻혀들게 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소재들도 많아서 그만큼 읽을때마다 새로운 기분을 느끼게 한다.

"블랙북" 제목에서 뿜어내는 포스가 만만찮았다.  그야말로 어두운 책.  뭔가 저의가 숨어 있을것만 같은 제목을 지닌책이었다.  겉 표지에 비밀을 산다는 건 또다른 호기심을 동하게 만들었다.  과연 무슨 비밀을 산다는 말인가.  게다가 비밀을 산다는 자체가 말이 되는가 말이다.  그러나, 블랙북이라는 책은 존재했고, 정말 비밀을 사는 책이었다.

러들로 피치는 술주정뱅이 엄마, 아빠로 인해 이가 전부 뽑혀서 팔리기 직전에 정신을 차린다.  어려서부터 자신에게 소매치기만을 가르친 부모가 이제는 자신의 아이 이까지 전부 뽑아서 팔려는 정신없는 짓을 하는 것이다.  겁을 집어먹은 러들로는 부모를 밀치고 도망친다.  부모님에게 잡히기 직전 도시를 벗어나는 제레미아의 마차를 발견하고 그곳에 몰래 오르게된다.  아무도 찾지 않을것만 같은 우울한 마을에 도착한 러들로는 그곳에서 자신처럼 그날 도착한 조자비두 아저씨를 만나게 된다.  조자비두 아저씨는 전당포를 하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 전당포가 특이한것이 아무 물건이나 받아주는것은 물론이려니와 밤늦게 아저씨를 찾아온 마을 사람들의 비밀을 사고 돈을 지불하는 것이었다.  말이 되는가?  비밀을 사고 값을 쳐준다는게 말이다.  마을 사람들은 누구나 한가지쯤 비밀을 가지고 있었고, 그 비밀들은 마을의 악덕지주 제레미아와 연관되어 있었다.  제레미아를 욕하지 않는 사람들이 없었고, 조자비두는 그 사람들의 비밀을 들어주고 돈을 지불했으며 러들로는 조수역으로 그들의 비밀을 하나도 빠짐없이 블랙북에 기입하는 일이었다.  점점 비밀이 늘어갈수록 제레미아는 조자비두를 쫓아내기위해 안간힘을 썼고, 그 비밀이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해 애를 썼다.  마을사람들은 조자비두를 영웅처럼 생각하며 그가 제레미아를 어떻게든 처리해주기를 바라지만 조 아저씨는 그저 기다리는 말만 한다.  점점 얘기는 흥미로워지고 비밀은 깊어져만 가는 것이다.

책을 읽어갈수록 비밀이 늘어갈수록 얘기의 끝이 어떻게 되는건지, 조 자비두라는 인물은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웬지 비밀투성이인 아저씨는 러들로에게조차 전부 얘기 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사람들은 비밀을 폭로함으로서 그동안 끙끙앓고 있던 마음의 짐들을 벗어버리고 편안한 잠을 청할수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착각을 하게 된다.  웬지 조 자비두라는 사람이 제레미아를 몰아내고 뭐든 해줄것만 같은 것이다.  자신들이 얼마나 힘들게 생활했는지를 잊어버리고 더 편안함을 찾고 자신이 믿는대로 들었다고 착각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인간의 욕심이란 과연 어디가 끝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조 자비두 말하지도 않은 사실들을 마치 말한양, 자신들이 생각한대로 들은것처럼 할때는 사람들의 착각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깨닫기도 했다.  그러나, 그런 깨달음과 깊이 있는 앎을 알기에 앞서 책 내용이 너무도 재밌어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비밀을 사고 돈을 지불하는 색다른 세상.  지금 현재 세상에는 과연 존재하지 않을까?  나 역시도 숨기는 비밀을 전부 토해내 버리고 싶은데 말이다.  게다가 돈까지 지불한다니 금상첨화가 아닌가.  현실세계에도 존재한다면 나는 어떤 비밀을 풀어놓을까 궁금해지면서도 조금은 두려운 생각도 든다.  아무튼 기대이상으로 재밌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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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을 부탁해
이시다 이라 지음, 박승애 옮김 / 노블마인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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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다이라의 책은 "빅머니"를 읽은게 다였다.  그런데, 그때도 흔하디 흔한 사랑이야기의 소재가 아니라 돈에 관련된 소재로 새롭게 다가갔는데 그게 그렇게 지루하다거나 이해하기 어렵다거나 하는게 아니라 우리가 즐겨읽는 소설처럼 가벼우면서도 재밌게 읽을수 있었다.  이번 "스무살을 부탁해" 역시도 다 읽고 나서 웬지 '역시 이시다 이라의 작품이구나.' 싶은 느낌이 들었다.  고작 두권의 책만 읽고 웬지 이시다 이라만의 색채를 느껴버린것 처럼 말하는것이 건방지긴 하지만, 느낌이 그렇게 전해온다.  

제목만 보고 청춘들의 좌충우돌 이야기일거라고 생각했다.  뭐 그렇게 크게 틀린건 아니지만 좌충우돌보다는 젊은 청춘들의 직업찾아 삼만리 고군분투기라고나 할까?  어쩌면 이런소재로 글을 쓸수도 있구나 싶은 생각들이 들 정도로 전혀 소설로서 글이 나오지 않을것만 같은 이야기를 재밌게 써 놔서 읽는내내 소설의 소재의 한계는 없는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곱청춘남녀가 대학3학년을 맞아 취업준비를 위한 모임을 발족시킨다.  "전원합격"을 목표로 대체로 언론이나 방송국의 진출을 중심으로 하는 그들의 직업구하기 작전이 시작된다.  면접보는 방법, 자기소개서 쓰는 방법, 토의하는 방법등을 서로간의 의견을 구하면서 그들은 점점 변해간다.  특히 이책의 주인공 치하루는 밝은 성격으로 자신만의 씩씩함을 면접관들에게 여지없이 보여준다.  비록 외모나 성적이 에리코라는 엘리트 친구에게 뒤질지라도 자신만의 색깔을 뽐내며 취직을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러나, 취직을 준비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일만은 아니다.  밝은 치하루 조차도 밤새 울기도 하고 긴장감으로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는 날들도 있다.  결국 일곱명중에 히로시라는 친구는 그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고 은둔형외톨이가 되어버린다.  그외 친구들도 취업스트레스가 그야말로 장난이 아니다.

이책을 읽다보면 취직전쟁이라는 말이 어울릴정도로 치열하다.  인사하는법, 미소를 잃치 않는 법은 물론이려니와 선배들을 찾아가서 미리 얼굴을 익히고 취업에 대한 정보를 얻는 방법들은 취직을 준비하는 준비생들에겐 좋은 지침이 들 정도로 소설로서의 매력뿐만 아니라 취업지침서로도 꽤 괜찮은 느낌을 주는 책이었다.  요즘의 일자리는 그야말로 직업이라는 한가지로 끝나는게 아니라 자신의 인생전체를 좌지우지 함으로 무척이나 중요하지 않을수가 없다.  그런의미에서 이책은 꽤 중요한 사실을 소설로 엮어내므로 소재의 다양성과 재미를 동시에 느끼게 해주는 책이었다.  이시다 이라 다운 책.  그야말로 새로운 재미를 느끼게 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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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처럼 나비처럼 2
야설록 지음 / 형설라이프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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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어내려가면 갈수록 영화속의 주인공인 조승우와 수애와 겹쳐진다.  표지에도 그들의 모습이 있기에 책속 주인공 무명과 민자영의 모습이 자꾸만 겹쳐지는 것이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아직 영화를 보지 않은 터라서 그들의 모습은 상상될 뿐 그들이 하나하나 이루어내는 연기는 그대로 흡수가 되지 않으니 고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인듯하다. 

1권에서는 우연히 만난 민자영에게 반한 무명의 모습과 초반 무명의 어린시절이 주였다면, 2권에서는 횡보스님에게서 살아돌아온 무명이 민자영의 곁을 지키는 수비대로서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내금위 대장이 되어 그녀가 가는 곳 어디든 그림자처럼 따라다니고, 한사람을 위해서라면 목숨 또한 아깝지 않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리고 대원군과 민자영의 대립각과 그로인해 대원군 수하로 있는 이뇌전이라는 사내가 다시금 무명을 죽이는 순간이 오고, 민자영의 곁에서 점괘를 짚어주던 함선이라는 무당은 그런 무명을 거둬들여 죽을뻔한 그를 다시 살려낸다.  여기서는 함선의 사랑도 눈물겹다.  민자영을 향한 무명의 마음이 깊어질수록 그를 바라보는 함선의 마음은 더더욱 미어오는 것이다.  결국 대원군과 민자영이 벌이는 싸움에서 외세를 끌어들여 일본군이 "여우사냥"을 시작하고 그 사실을 알게된 무명은 자신을 지키는 함선의 사랑을 뒤로한채 민자영, 명성황후를 지키기위해 대궐로 향한다.

그들의 사랑은 용서될수 없지만 책을 읽다보면 결국 그들은 마음속 깊이 나눈 사랑의 마음으로 세상을 헤치며 살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특히나 무명은 민자영이라는 여인 하나만으로 숨쉴수 있는 이유가 있었고 목숨바쳐 살아갈 이유가 있었다.  오로지 한 여인을 위해 그렇게 변해버린것이다.  완전 허구속 얘기지만 웬지 있을법한 이야기다.  우리가 모르는 은혜하는 은인이 있을수 있고, 우리가 알지 못하는 만남이 있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남모르는 사랑에 대한 것이 아니라, 끝이 없도록 한사람을 위해 서로가 서로에게 베푸는 사랑으로 살아가는 아름다운 연인이 있음을 보여주는 느낌이 드는 책이었다.

비록 역사적인 사실보다는 그들의 사랑과 무명이라는 한 젊은이에 관한 내용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그의 검을 다루는 모습이 사실적으로 묘사돼 있어서 읽은 내내 영화를 보지 않아도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검이 등장하다보니 조금은 잔인한 면들이 그대로 속속들이 묘사되어 있었지만 그 만큼 사실적인 책이라는 표현이 맞을 거 같다.  그러나, 1권과 마찬가지로 조금은 지루했으며, 끊임없이 싸우는 이뇌전과 이무명의 싸움은 조금은 식상해 지는 느낌이었다.  게다가 무명은 늘 죽어도 죽지않고 불사신의 모습으로 살아나니 현실감이 좀 떨어진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민자영이라는 인물에게 이무명이라는 새로운 사람을 심어주는 독특한 발상은 무척이나 특이했고, 새로웠다.  그들은 과연 존재했던 사랑일까?  픽션인데도 웬지 그런일이 있었을듯한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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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겐 남자가 필요해
한경혜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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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우리나라 대중가요를 많이 작사한 작사가라고도 했다.  아니나 다를까 책 속에 보너스로 끼여있는 씨디에는 작가가 만든 노래들이 수두룩하게 들어있었고, 거의 대부분이 내가 알고있는 대중가요였다.  그래서 였을까?  그녀에 대한 이 책에 무척이나 관심이 많이 갔고, 기대감이 컸었다.  짧게 축약된 아름다운 작사를 해 내는 작가라면 웬지 책 속의 내용이 좀더 멋질거 같은 기대감이라고 해야할거 같다.  게다가 "엄마에겐 남자가 필요해"라는 다소 놀라운 제목을 가진터라 더더욱 그랬는지도 모른다.  남편도 제목을 보더니, 웬지 도발적이라고 놀라기까지 했다.  그리고 결국 하는 얘기는 "이런책은 안 좋아. 읽지말어." 라는 다소 우스운 결론을 내리기까지 했다.  제목에서부터 우리의 관심을 끌었다는 얘기다.

그러나, 책을 읽어가면서 나의 그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고, 몇몇 공감가는 부분이 제법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책장이 잘 넘어가질 않아서 애를 좀 먹었다.  지루한 느낌은 없는듯하면서도 웬지 읽으면 지겹다는 느낌이 조금 드는것이 작가의 글 탓인지, 아니면 내가 너무 과한 기대를 했기때문에 거기서 오는 실망감 때문인지 알수가 없었다.  단지, 읽는내내 얼른 다른 책을 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뿐.

만나서 사랑하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그 아이가 10살의 의젓한 남자아이로 변해갈 무렵 부부는 이혼을 한다.  본가와 분가해서 편안하게 살자고 하는 아내와 그럴수는 없다고 못박은 남편은 어느순간 대립이 되고 결국은 그렇게 다가갈수 없는 끝까지 다달아 버린것이다.  좀더 우리만의 가족을 꿈꿨던 아내의 욕심이었다고 하기엔 너무 자신들만의 공간이 없었던 탓이 컸다.  이책은 그런 아내와 아들이 둘만의 가족을 이루어 살면서 살아가는 내용들이 담겨있다.  형식은 아들의 일기 한편과 엄마의 일기 한편이 번갈아 가면서 씌여진 일기지만 소설인 내용이다.  영화 시나리오 검토를 하는 직업을 가진 그녀는 이혼에 대한 후회는 없다.  단지, 아이에게 미안할뿐.  그러나 아이도 그들의 작은 공간에서의 생활에 익숙해진다.  이제 막 풋풋한 첫사랑에 마음아파 하기도 하고, 엄마가 혹여나 아빠처럼 재혼을 할까봐 전전긍긍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엄마에게 남자친구쯤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어른스럽지만 아이다움을 잃지 않는 귀여운 사내아이다.  그리고, 어느순간 정말 엄마에게 남자친구가 생겼을때 바랬던 일이건만 웬지 모를 가슴시림이 느껴진다.  엄마 또한 사랑이라는 감정이 다시 오지 않을것처럼 생각되어지더니, 어느순간 새로운 사랑이 자라고 있었다.  그러나, 그 사랑이 늘 결혼이라는 결론을 이끌어 내는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그녀에게 남자친구는 그저 사랑만 하자고 한다.  이미 실패한 결혼생활을 두번다시 하고 싶지 않다고 하는것이다.  서로 가치간의 차이로 그들의 사랑은 웬지 불안스럽기만 하다.  아이는 아이대로 새엄마와의 사이로 상처를 받고 한달에 한번 가는 아빠집에 가기를 싫어한다.  점점 아빠와 사이가 멀어지는 것이다.

어린 초등학생의 사랑과, 이혼녀의 사랑, 그리고 사랑이 우습게 여겨졌던 엄마친구가 지독히도 목숨을 던질 만큼 깊이 하는 사랑등등 많은 사랑이야기들이 책속에 담겨있다.  그러나, 그 어떤 사랑도 가볍거나 우습지 않다.  아이는 아이대로 깊은 고민과 번뇌를 하고 엄마는 엄마대로 두려움이 커져 어떤 선택도 하지 못하는 사랑을 한다.  어떤 사랑에도 답은 없고 어떻게 사랑하더라도 사랑은 사랑인 이들의 얘기가 일상적인 얘기와 함께 잔잔하게 묻어나는 책이었다.  엄마에겐 남자가 필요하고 그 필요한 사랑으로 인해 행복해지지만 결국 또 다른 선택의 기로와 또다른 아픔이 다가오는 것이 사랑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어쩌랴 우리모두 또다른 사랑을 찾아 나서고, 결국 사랑이 없다면 인간이 존재할 이유조차 없는것을...... 아프지만, 늘 사랑을 하고 살아야하는 것이 우리들의 이야기가 아닌가 싶은 생각을 던져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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