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 자?

누나, 자? ㅣ 키다리 그림책 32
임율이 글, 박영은 그림, 박종채 기획 및 채색 / 키다리 / 2013년 5월

 

오오~ 진심 이런 동화 애정해 줄테닷.  너무 너무 재밌고, 아이의 상상력과 매치되면서 내용도 기발하고, 그렇다고 뭔가 새로운 시도라기 보다 생활밀착형에서 얻어지는 동화.  그러면서도 내용이 너무 재밌어서 읽고 또 읽었다.

 

사실, 처음 제목에서 이미 내용이 뻔히 보이는 동화책이다.

근데, 왜 누나일까? 라고 곰곰 생각해 보기도 했다.  엄마, 자?  아빠, 자? 이건 왜 안됐을까? 하다가 조금 자란 아이가 이제 혼자 잠들기전, 아니 누나와 각각의 침대에서 잠들기 전 누나와 주고 받는 대화를 상상하니 아하, 하면서 이해가 된다.

그리고, 막 킬킬대며 웃었다.

물론, 아이는 무지 심각하지만 말이다.

 

어릴적 우리들은 피곤하지 않는 이상 잠들기전 무수한 무서운 상상들을 한다.  어른이 된 지금도 간혹 그럴지경이니 어릴적엔 정말 어떠했으랴.

이에 이 책의 아이도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은 상상들을 한다.

<누나 무서운 괴물이 나타나면 어쩌지?> <누나 공룡이 나타나면 어쩌지?> 등등 누나를 잠들지 못하게 괴롭히며(?) 자꾸만 무서운 상상을 한다.  그럴때마다 누나는 참 지혜롭게 아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대답을 만들어내고 아이는 <아하~>라며 안심한다.  하지만, 또 다른 무서운 상상을 반복하고 누나는 끊임없이 아이의 불안을 해소해준다.

마치, 하늘이 무너지면 어쩌지? 라고 걱정하는 아이의 모습과 그런 아이를 야단치기보다는 지혜롭게 헤쳐나갈 수 있도록 다정하게 이끌어주는 엄마처럼 누나는 아이를 달랜다.

 

책을 읽으면서 아이의 상상력에 웃음이 나서 킥킥댔고, 누나의 다정스런 대답에 웃음이 나서 또 킥킥댔다.

우리 꼬맹이는 아직 이런 상상을 안하지만 간혹 귀신이 어쩌고 하면서 무섭다고 어두운 곳에 잘 못가는데, 나중에 좀 더 자라면 이런 쓸데없는(?) 상상을 하지 않을까?

 

하긴, 이 책을 들춰 보던 초등학교 조카가 <우아, 저랑 상상하는게 비슷해요.  저도 이런 상상 많이 하거든요.  저녁에 혼자 잘때 무서워서요.>라고 한다.

역시 아이들은 다 비슷한가 보다.  그럴때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아이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가를 다시한번 되새기게 된 동화이기도 하다.  내용이 평범하지만 기발했고, 누나의 대답이 또한 기발해서 아주 재미났던 동화책이다.

이런 동화책은 두고두고 애정해 줘야 한다.

 

너는 어떤 씨앗이니?

너는 어떤 씨앗이니? ㅣ 그림책이 참 좋아 11
최숙희 글.그림 / 책읽는곰 / 2013년 5월

오오오~ 최숙희씨의 신간이로 구나.  <괜찮아> 이후로 좋아하게 된 작가.

그때 유일하게 내가 동화작가중 이름을 외웠다고 해야하나, 관심을 가졌다고 해야하나? 암튼, <괜찮아>라는 책이 그림체도 너무 좋고, 내용도 좋아서 기억한다.  우리 꼬맹이도 초반 그 책에 빠져서 계속 읽어달라고 했었는데, 요즘은 책이 여기저기 마구 흩어져 있다보니 아무래도 그 책을 못 찾아 내고 있는 듯 하다.

아, 표지 그림 완전 귀엽다.  내 스타일인 거다.  꼬맹이가 좋아해야 하는데 내가 막 보면서 늘 흐뭇해 하는 최숙희 작가의 그림.

캐릭터 자체도 빛나고 그림책 속의 그림들도 빛나며, 내용도 메세지가 있어서 뭔가 깊은 울림이 느껴지기도 한다.

이번에는 씨앗을 주제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제목 그대로 <넌 어떤 씨앗이니?> 라고 묻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책속의 아이들, 즉 씨앗들이 대답한다.

<나는 연꽃의 씨앗이야.>등등

그 하나하나 씨앗들이 생명체로 탄생되어 지는 기쁨이 책 속 사랑스런 그림체로 고스란히 살아나고 있다.

씨앗들의 아이들이 어쩜 그리도 하나 같이 귀엽단 말인가.

최숙희 작가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엄마미소 절로 나온다.

그리고, 늘 우리 꼬맹이들을 위한 희망과 용기의 메세지를 마지막엔 던져준다.

<너는 어떤 씨앗이니?> 그 질문하나에 우리 아이들은 자신만의 색깔을 가진 이쁜 씨앗을 이야기한다.

그게 최숙희 작가의 그림이고, 메세지다.

아, 정말 그림체 완전 이뻐.  완전 사랑해 줄테닷.

여우의 식탁

여우의 식탁
오웬 데이비 글.그림, 글맛 옮김 / 키즈엠 / 2011년 11월

이번엔 꼬맹이가 글밥이 적으면서도 그림체도 맘에 든 <여우의 식탁>이라는 책을 들고 왔다.  엄마에게 읽어달라고 해놓고 정작 또 본인은 딴짓을 해주시는 센쓰~ ㅡㅡ^

우리 꼬맹이 어쩔껴.  정말 엄마 읽어 주는 동화 듣기는 하는게냐?

그래도, 뭐 어차피 요즘은 동화 읽기 맛에 빠진 내가 더 재밌으니 읽어보기로 했다.

개인적으로 그림체가 맘에 들었다.  물론, 읽고 나서 내용은 거참, 좀 부실할쎄~ 라고 느꼈지만 .......

대체로 "여우의 식탁"이라 함은 우리 꼬맹이가 엄청 좋아하는 토끼도 꼴깍(?) 하는 그런 부류건만 동화속에 나오는 여우는 엄청 영악하거나 아니면 또 엄청 순하고 착하게 나온다.

이번책에 나오는 여우는 순하디 순해서 어떻든 자기의 맛난 식탁을 준비하기 위해 재료들을 모으는데.......

산속, 바다속, 강속 등등 하루 먹을 식탁을 준비하느라 분주하고 바쁘다.

그리고, 그렇게 거~하게 준비한 음식들을 온 숲속 친구들을 불러내 같이 만찬을 즐긴다.

참 현실에선 역시나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아이들의 동화이기에 가능한 일이리라.

그걸 보며 함께 막 즐거워 하는 여우.

원래는 요물이지만 말이다.  무서운..뭐 그런..

암튼, 아이와 동화 읽기가 끝나고 인상깊었던 장면을 그리라고 했는데, 역시나 아이는 건성으로 들었던게다.

뭘 그려야할지 모른다.

결국, 책을 펼쳐주며 물고기 그리기를 강요(?)해야했다.  숙제는 해가야 했으니.....;;;;

아직 그림으로 뭘 나타내기 어린 우리 꼬맹이는 줄 하나 그어놓고 물고기란다.

그래, 그럼 그걸 물고기로 하자.  그게 우리 꼬맹이 생각엔 물고기라는데 뭔 토를 달겠는가.

뭐, 암튼 그림체는 나쁘지 歌�, 내용도 나쁘지 않은데, 그냥 스토리 자체가 좀 부실한(?) 느낌이 드는 동화쎄 그려.

블랙에코

블랙 에코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1 ㅣ RHK 형사 해리 보슈 시리즈 1
마이클 코넬리 지음, 김승욱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6월

내가 애정해마지 않는 코넬리옹.  아직 출간된 책에 비해 내가 읽은 책의 권수는 미미하다.  하지만, 사서 쟁이기는 무던히도 해서 나름 몇권을 제외하곤 가지고 있는데, 워낙 해리보슈시리즈가 유명한지라 그 유명한 경찰을 한번 만나보기로 했다.

일단, 시리즈물이므로 나름 순서를 가지고 읽고 싶어 이웃분께 여쭸더니 <블랙에코>가 해리보슈의 첫등장이라고 한다.

사실 내심 첫등장이므로 뭔가 쏴악~ 바람한번 불어주면서 바바리 코트를 휘날리며 입에는 시가 하나쯤 물고 등장할꺼라 생각했지만, (그러고보니 그건 賦捻맨環�?) 그닥 그의 등장에서 새로운 인물 어쩌고 하는 부분도 없고, 그저 이제껏 존재했던 인물쯤으로 묘사되며 등장하고 있어서 자연스러우면서도 약간은 응? 하는 맛이 있었다.

어쩌면 첫 등장이기에 그에 대한 상세한 프로필이 좌라라락~~~ 읊어질거라고 착각했는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첫 등장에서 부터 나름 마초의 냄새를 풍겨주시는데 어쩐지 개인적으론, 이 경찰 아저씨..... 그닥 매력적이진 않다.  대체로 마초냄새를 풍기는 사람들은 똥고집에 안하무인의 수사모습으로 주변 여러사람 힘들게도 하지만, 나름의 매력이 있어서 또 그 이름 모를 매력에 주의사람들이 암말 못하게 되는데, 물론, 해리보슈도 그런부류의 한사람임은 분명하지만, 크게 팍~ 와 닿는 치명적(?) 매력은 없어서 처음 그와의 대면은 사실 이 책을 다 읽은 지금도 데면데면이다.

하지만, 어쨌거나 코넬리옹이 아니던가? 그 스릴넘치는 긴박감.  그리고 정체를 알 수 없는 범인들.

게다가 두통수 치는 반전...

특히나, 이제까지 코넬리옹의 필력을 믿으며 그의 책을 애정해 마지 않았던 그 실력이 여실히 드러난다.

다만, 아쉬운점은...... 뭐랄까.  일전에 <시인>에서 범인이 전혀 생각지도 못했거나 하는 경우가 왕왕 있어와서 처음부터 어쩌면 '이사람이?' 라는 의심을 갖고 시작했었는데, 결론은... 진짜 그 사람이었다는 점....

물론, 또다른 범인은 전혀 예상 못하긴 했었고, 전개되는 과정에서도 역시 뒤통수 치는 부분이 많아서 재미지게 읽긴 했지만 말이다.

엄청난 두께임에도 불구하고 사실 그 두께를 실감할 수 없을만큼 코넬리옹은 자신의 필력을 과감없이 드러낸다.

마치 실제 인물이 존재한듯하고, 실제 일어난 사건처럼.

세세하고 긴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로 글을 만들어내는 솜씨는 탁월하다.

엄지손가락 번쩍 들 만큼. 

근데, 이번엔 사실 쬐끔 지루했다.  재미는 있으나, 해리보슈의 첫 시작이다보니 그의 주변이야기를 소재로 한건 무척이나 인상적이었지만 얽히고 설킨 인간관계가 쬐끔 지루하게 만들었다.  게다가 그 어줍쟎은 러브라인은 미국식 스릴러의 전형을 보여주는거 같아서 특히나 싫었다고 할까?  그래서, 별 다섯중에 하나 뺀 별 넷.

그래도, 뭐 역시 믿고 볼 수 있는 작가임으로 해리보슈 다음편을 곧 만나고 싶은 강렬한 욕구 발산중.

문제는 다음 작품 <블랙아이스>가 우리집 방 어디에 있는지 찾을 수가 없는 점~ ㅠㅠ

뽀뽀는 이제 그만

뽀뽀는 이제 그만 ㅣ 읽기의 즐거움 13
토마 고르네 지음, 오로르 프티 그림, 이정주 옮김 / 개암나무 / 2013년 4월

아이가 커 가다보면 이제 웬만큼 자신은 자랐다는 착각을 하게 된다.  나역시도 그런 부류였고, 나 스스로 자란줄 알고 잘난척 하던때가 분명 있다.  그게 어릴적 객기인지 뭔지 그런건 잘 모르겠는데, 아무튼 자신을 나이보다 더 어른스럽다고 생각하는 착각.

늘상 요즘 같으면 피터팬처럼 아이이고 싶고, 아직도 어린감정을 품고 있는것 같은 역반응을 하지만, 어릴때는 또 어찌나 어른같아 지고 싶은지..... 아니, 이미 어른이 되었다고 생각하는 거다.

여기 이제 9살난 꼬맹이도 자신은 이제 다 자랐으므로 뽀뽀 따위는 아이들이나 하는 전유물로 생각하게 된다.

엄마, 아빠가 자신에게 툭하면 하는 뽀뽀도 싫고, 정신이 오락가락 하신 할아버지가 자신의 온 얼굴에 침을 묻혀가며 뽀뽀하는 것도 싫고, 친척들이 돌아가며 하는 뽀뽀도 싫다.

그래서, 이제는 뽀뽀와 그만 졸업을 하려한다.

그리고, 자신의 9번째 생일날 선언한다.  더이상 뽀뽀는 그만이라고.......

그 순간 쌩~해지는 친척들의 분위기.  하지만, 꼬맹이는 속이 시원했다.  이제는 뽀뽀따위와는 졸업할 수 있으니까.

약간은 말썽쟁이지만, 그래도 그저 그런 평범함을 살아온 꼬맹이의 그런 선언은 가족들에게 큰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이 책에서는 부모님의 심정에 대한 묘사는 별로 나오지 않치만, 부모님이 아이와 대화를 시도하고 아무렇치도 않고 그 부분을 넘어가려고 일부러 연극을 하는등 애를 쓰는 모습이 역력히 보인다.

나라면 어땠을까? 

지금도 꼬맹이의 볼을 쪽쪽대는 나는 그 볼이 귀여워 죽겠는데, 어느날 뽀뽀를 그만 하라고 한다면?

하긴, 우리 꼬맹이는 어릴적부터 "뽀뽀싫어."를 외쳐서 웬만큼 단련이 돼 있긴 하지만, 그래도 그 심정이야..... 참 뭔가 안타깝고 아쉬울거 같다.

이야기의 마무리는 친구의 도움(?)으로 훈훈하게 마무리 돼 지지만, 아이의 마음도 어느정도 이해되고, 부모된 마음에서 또 부모의 맘이 더 이해가 돼서 읽는내내 어릴적 생각을 하면서 나도 울 엄마에게 제대로 한 게 있나 라는 반성도 해보게 됐다.

아이의 동화책을 읽으면서 요즘 꽤 많은 것을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