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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상처 ㅣ 스토리콜렉터 13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2년 11월
평점 :
아...... 넬레아줌마, 이러면 곤란해요 곤란해. 나 당신 버리기로 했었다우. 맘에 안 들었다구. 그니까 그게 다들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는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이 난 맘에 안들었다고. 아줌마 너무 말 많으심. 이럼서 당최 등장인물이 몇명이냐며, 도대체 어떻게 이런 많은 사람들을 나에게 외우라는 거냐며 막 짜증냈었고, 읽고도 머리 쥐내렸었다우. 그런데, 어? 이상하게 <바람을 뿌리는자>는 또 맘에 들대? 그래서, 이 아줌마 왜이래? 이럼서 또 좋아해야하나? 갈등했었는데, 또다시 위기가 오니 그건 <사랑받지 못한 여자> 아, 완전 실망해서 '그래, 결심했어. 이 아줌마는 이제 버리는 거야.' 라고 맘 굳게 먹고, 아줌마 책도 안 모을꺼라고 이러고 있었다우......
그런데, 그런데 이게 뭐냐고. 아줌마 이책 완전 대박일쎄. 큰일이로고, 나 아줌마 버릴려고 나머지 책 나눔할려고 했었는데 도로 책장에 고이 모셔뒀다는거 아니우. 게다가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은 내책도 아닌 남의 책 빌려읽어서 이젠 그 책마져 구입해야하고 <너무친한친구들>도 실망이라고 하는데 나 그책 사야것수. 아, 빠져버렸어. 아줌마에게 빠져버렸어. 이럴줄 몰랐다고, 난 아줌마에게 빠질 줄 정녕 몰랐던거라고.......
사실 이번책은 제목에서 그다지 크게 "야, 너 범인이야."라고 지목을 안해주니까, 어? 어? 누굴까나? 여기 등장인물에서 상처받은 인물이 누굴까나? 당최 감이 안 잡히더라고. 사실 또 그게 내가 추리빨"이 워낙 딸리는것도 사실이지만, 그래도 뭐 대충 원래 보면 아무도 생각못한 인물이 "짠" 하고 범인으로 등장하는게 추리의 매력이고 하다보니 이번참엔 진짜 번외사람을 찍었는데, 진짜 진짜 넬레아줌마, 당신 뒷통수 제대로 쳐 주신다는....... 결국 또 범인 놓치고 말았다우. 난 역시 뭐 범인잡고 이런직업 안 가지길 잘했다고 깊이 깊이 생각하는 바이우. 안그랬음 맨날 범인 놓치고 징계먹고, 시말서 쓰고 앉아있었을거 같거덩.
일단 그렇게 제목에서 범인을 지목해 주지 않으니 그게 너무 좋았고, 그다음은 독일의 전범이랄지, 나치랄지 아무튼 역사적인 문제를 파고 들어간 (물론, 깊이까진 아니지만) 얘기 코드가 우아~하게 만들었다는 거 아니우. 그 아픔의 역사를 이리도 절묘하게 추리와 섞어서 이야기를 만들어 내다니....... 사실 말이우. 나 그전까진 아줌마 우습게 본것도 사실이우. 뭐 나보고 그런글 써내라하면 못써내겠지만 그래도 책을 읽는 독자로서 아줌마 너무 세설이 길고, 나오는 사람들 이름 죄다 외워야하고, 누가 누군지 눈 핑핑 돌아가고...... 그래서, 그냥 난 아줌마는 좀 수다스런 아줌마. 그렇게 낙인찍었던게 사실이우. 그런데, 이번 참의 글을 보면서 '아, 나 이제 이 아줌마 글에 적응됐구나.'라는걸 느꼈다는거 아니우. 글 읽는데 등장인물이 많은데도 하나도 안 헷갈립디다? 오히려 어? 이 사람은 왜 나왔나? 뭔 짓을 저지를건가? 하는 호기심에 책장이 덮어지지도 않고, 그 어렵던 이름도 눈에 팍팍 들어오니 아줌마 글에 이제 적응력 100프로 띠링~
그랬수. 그래서, 난 이제 아줌마글에 쪼끔 맛들렸고, 적응됐고, 게다가 이번 타우누스 시리즈는 엄지손가락 바짝 치켜들만큼 좋았다 칭찬해주고 싶수. 좋습디다. 이책에 대입해 내가 아닌 다른사람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가면을 하나하나 벗겨보면서 우리나라 일제시대가 끝나고 제대로 청산안된 매국노들이 주요요직을 차지하는 모습이 같이 겹쳐지기도 하고, 그들이 오히려 떵떵거리며 살아가는 모습이 당연한듯 인식되듯 나치들도 그렇다는 모습에서 안타까움이 팍팍 느껴지더구려.
아, 아줌마 정말 감탄했다우. 정말 정말 이런글 좋았다우. 역사인식에다 그들의 아픔까지 보듬어 줄 수 있는 이런글. 완전 짱이었다우. 그래서, 나 당신 팬 하기로 했수. 그래서, 그동안 안 좋았다고 나랑 안 맞았다고 생각하는 시리즈들 다시 읽어보기로 했수. 와~ 이거 정말 대단한거 아니우?
게다가 피아랑 보덴슈타인의 조합. 보덴슈타인 이번엔 그래도 징징거리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좋습디다. 사생활적인 면이 더 안 비춰지는게 오히려 낫습디다. 괜스레 말이우. 보덴슈타인 개인 운운 하면서 여려터진 반장모습 안 보이니 난 그게 좋습니다. 물론, 아줌마의 특성상 영~ 그부분을 없애지는 못했지만 말이우. 나, 아줌마 타우누스 시리즈중에서 이책에 짱주고 싶수.
<백.공>보다 낫고, 내가 좋아하는 <바람을 뿌리는 자>보다도 훨 낫습디다. 아줌마, 인제 아줌마한테 완전 홀릭한 팬 여기 한명 추가요~!
세설이 여전히 길긴 하지만 이번만큼은 최고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