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투명 인간이다 아이앤북 문학나눔 3
박성철 지음, 정진희 그림 / 아이앤북(I&BOOK) / 201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초등학교시절 나는 왕따를 시켜보기도 하고, 당해보기도 했다.  하지만, 그때만해도 우리에게 왕따란 단어는 없었고, 그저 "따돌리기", 아니면 "버릇고치기" 정도의 이름을 걸고 한동안 친한 친구와 말을 섞지 않는 정도였고, 가끔은 파(?)가 나뉘어 이쪽 친구와 놀다가 저쪽친구와 놀다가 결국 또 뒤에가면 서로 서로 친해지고 하는 정도가 다 였다.
그리고 중고등학교땐 정말 정말 지저분한 친구가 있어서 반친구들이 그 친구를 약간 멀리했었던 기억이 난다.  그러고보면 그게 왕따였던거 같다.  초등학교때는 그저 멋모르고 이리저리 서로 미워했다 좋아했다를 반복했다면 중,고등학교때 그 친구들을 멀리했던건 정말로 왕따였던거 같아서 지금 생각해도 맘이 좀 그렇다.  
 
그래도 어쨌거나 우리때는 정이라고 해야할지, 뭐 암튼 그런게 있어서 완전히 왕따를 시키거나 그런건 아니었다.  그 친구에게 말도하고, 놀이가 있으면 같이 하기도 했으니까.  그런데, 요즘 티비에서 왕따문제로 자살을 하거나, 괴롭힘을 당하거나 하는 뉴스를 볼때마다 '어허, 이거 정말 세상말세로세' 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학교다닐적하고 달라도 너무 달라진 분위기가 감지되기 때문이다.
 
그만큼 왕따문제가 심각하고, 점점 더 독해지고 강해지는 느낌이 드는것이 어른인 나도 왠지 두렵다는 느낌이 드니, 어린 아이들이야 오죽하겠는가?  이제는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고 보면 앞으로 아이가 학교를 입학하고 겪어야할 문제들이 벌써부터 두렵기까지 하다.  "너만 잘하면 돼." 가 아닌 문제니까.  그저 이유없는 왕따도 있고, 질투로 인한 왕따도 있으니까...... 그리고 그런 왕따에 비위를 맞추기란 정말 얼마나 힘든일이라는걸 어느정도는 짐작하니까.  사실 나도 어릴적 그때 따돌림을 당했을때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막막했었다.  뭐 죽고싶다느니 하는 마음까지는 아니지만, 정말 투명인간이 된 느낌이 있었거덩.
 
책 주인공 토이는 부산에서 서울로 전학을 왔다.  그러고보면 나도 중학교때 시골에서 부산으로 전학을 왔는데 다행히도 친구들이 무시하지는 않아서 좋았던거 같다.  사투리를 써도 웃기는 했지만 놀리지도 않았고, 그저 원래 같이 지냈던 친구처럼 대해줬으니 어찌보면 지금 그 친구들이 참 고맙고도 고맙다.  단지, 같이 공부할 수 있었던 시간이 겨우 6개월에 불과해 별로 깊이 친해지진 못했지만 말이다.  아무튼 부산에서 전학온 토이는 운동도 잘하고 씩씩하고 친구들과도 꽤 친하게 지내는 성격의 아이였다.  그런데, 어느순간 토이가 질투의 대상이 된거다.  물론, 거기엔 왕따를 주도한 친구가 있다.  사실, 남자들의 세계는 잘 모르겠지만, 여자들의 세계는 대체적으로 자신보다 잘난 모습을 보이거나, 내가 좋아하는 아이의 사랑을 받거나 하면 미움을 사게되고 뭔가 모를 여자들만의 묘한 적대적 심리를 겪어야한다.  그래서, 뭐 난 이성친구가 좀 편한지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너무 현실적으로 이책은 왕따문제를 다루고 있어서, 읽는내내 공감이 참 많이 갔다.  내가 전학왔었던 기억을 되살려 읽으니 더 그런기분이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비록 왕따는 없었지만, 적응하기 힘들고 외로웠던 마음이 생각보다 깊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자신이 왕따를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모에게도 선생님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주인공 토이의 모습이 안타까우면서 '왜? 왜? 말하면 돼잖아?' 라고 소리치고 싶었지만, 그게 또 생각처럼 쉽게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 또한 뭣보다 잘 안다.  부모님과 선생님이 제일 가깝고 의지할 수 있는 분들이지만 의외로 대화를 하려하면 더 어렵고 어떻게 풀어나가야할지 막막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뭔가 쑥스러움과 더불어 정말 내가 원하던 대답이 나오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불안함까지 더해져 결국 입을 다물어 버리게 되고 만다.
 
이책에서는 사실 현실적인 대안을 확실하게 내놓치는 못했지만, 그래도 왕따문제를 풀어가려는 토이의 모습과 왕따를 시킨 아이들의 모습이 현실적이어서 좋았던거 같다.  하루아침에 지옥같은 학교가 천국같은 학교로 변하진 않을테니까.  그게 현실이니까.  그래도 어쩌면 지금 왕따를 당하고 있는 아이들이 읽어 조금이라도 힘을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힘들지만 부모님과 선생님, 누구든 자신에게 힘이 되어줄 수 있는 사람들에게 털어놓고 뭔가 도움을 청하거나 조언을 구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혼자 힘으로 견뎌나가기엔 너무 힘든 문제이므로........  자, 우리모두 힘내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