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속 왕국 ㅣ 동화는 내 친구 51
조안 에이킨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얀 피엔코프스키 그림 / 논장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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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동유럽에 전해지는 신화와 민담을 바탕으로 창조한 이야기 11편을 담은 동화로 환상적인 마법의 세계를 작품 속에 다룬다는 조앤 에이킨의 작품. <빗방울 목걸이>를 읽어 나서 이 작가의 작품을 더 읽어보고 싶었는데, <바다 속 왕국>은 멋진 그림자 그림과 어우러져 더욱 환상적인 느낌으로 다가온다. 검은색만으로도 섬세함과 역동적인 느낌을 잘 살린 얀 피엔코프스키의 그림자 그림은 몇 번을 봐도 질리지 않고 다시 보고 싶게 만드는 매력을 지녔다. 1972년 케이트 그린어웨이상 수상작. 

 표제작인 '바다 속 왕국'은 진정한 삶의 기쁨과 행복을 몰랐던 한 어부의 이야기다. 어부는 여신이 보내 준 아내와 그 후 태어난 아이에게도 만족하지 못하고 용궁으로 가지만 그 곳에서 자신의 아들을 보자 보물에 대한 동경과 환상이 사라진다. 어떤 이야기는 동서양의 전래 이야기와 비슷한 부분들이 등장한다. 여우 누이에서 오빠가 물병을 던질 때마다 장애물이 나타나 여우의 앞을 가로 막는 것처럼 '바바야가의 딸'을 보면 주인공인 바실리사가 무엇인가를 던질 때마다 장애물이 바바 야가의 앞을 가로 막는다. 하느님이 되는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님을 알려주는 '거위 치는 소녀'도 웃음을 짓게 하고, '동물들에게 전쟁을 선포한 왕'이나 자신의 신부를 찾아 길을 떠나는 '갈대 소녀' 등도 재미있었다.

 옛이야기에 관해 쓴 책을 보면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이나 물건 등에 특별한 의미나 상징성이 내포되어 있다고 한다. '옮긴이의 말'에 언급되어 있는 작품에 등장하는 대상의 상징성에 관한 설명을 읽어보면 이 이야기들 속에 깃들어 있는 동슬라브(우크라이나 지역) 사람들의 눈에 비친 세계, 자연 현상-새벽의 여신은 오로라를 신격화 한 것이라는 등-, 운명에 대한 시각을 엿볼 수 있다. 

 같은 행동을 세 번 반복하는 형식도 종종 등장하고 삼형제, 삼 년, 세 할머니 등 '3'이라는 숫자가 옛이야기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아이들이 책을 볼 때는 이런 점들을 따져서 보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가 주는 재미 그 자체로 읽는 즐거움을 느낀다. 다른 나라의 옛이야기를 접하고 재미있게 읽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리라.
 
- 20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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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 2010-04-01 1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건 예스에서 못 본 거 같은데....^^
겉표지가 인상적이에요. 가만보면 옛 이야기들은 서로 비슷비슷한 거 같아요.
멀리 떨어져 있어도 어찌 그리 닮았는지.
 
아이들을 사랑한 유대인의 영웅 - 유대인 대학살과 야누시 코르착 이야기 ㅣ 인문 그림책 7
데이빗 A.아들러 지음, 임후성 옮김, 빌 판즈워스 그림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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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예루살엠의 야드 바셈 홀로코스트 박물관에 가면 "코르착과 게토의 아이들"이라는 동상이 있다고 한다. 아이 10여명을 끌어 안고 있는 어른이 바로 폴란드에서 태어나 존경 받는 지도자이자 어두운 역사를 헤쳐 나간 '야누시 코르착'이라는 인물이다. 이 작품은 독일인이 자신을 알아본 덕분에 목숨을 구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들과 함께 죽음의 길에 동행한 코르착의 일대기를 담은 그림책이다. 

 코르착의 삶과 그의 일기의 한 부분, 독일군의 침략으로 폴란드가 무너지고, 유대인들이 강제수용소로 보내지게 되는 등의 유대인들이 겪은 고통의 역사도 담겨 있다. 한 인간의 비뚤어진 생각과 그를 따르는 인간들의 주도 하에 얼마나 많은 유대인들이 희생되었던가. 이 책에 의하면 유대인 대학살이 자행되는 사이에 150만 명의 아이들이 희생되었다고 한다. 두려움과 불안에 떨며 굶주림과 질병으로 절망적인 나날을 보내다 죽어간 사람들을 고통을 생각해 보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대학에서 의학을 공부하여 어린이 병원에서 근무하기도 한 코르착은 유대인 고아원 원장이 되어 아이들을 돌보며 동화도 쓰고 라디오 프로그램을 맡아 유명해진다. 나치 점령하에 게토 안에서도 아이들을 돌보며 지내는데 나중에 나치 사령관이 그를 알아보고 풀어주려고 하지만 코르착은 이를 거부하고 아이들과 기차에 오른다. 아이들을 사랑한 '대머리 의사 할아버지'는 무슨 일이 일어나든 언제나 아이들 곁에 있겠다고 한 말을 끝까지 지킨 것이다. 
 
 마지막 장면에서 기차의 문 판자 사이로 작게 보이는 아이의 붉은 색의 옷은 영화 <쉰들러 리스트>에 등장하는 한 장면-흑백 영상 속에 유난히 도드라져 보였던 붉은 색 원피스를 입은 한 여자아이-을 떠올리게 한다. 실은 코르착이 많은 아이들의 목숨을 구했다는 식의 결말이 아니어서 조금은 실망했다. 그러나 비록 그가 쉰들러처럼 많은 목숨을 구한 슈퍼 히어로는 아니었지만 아이들을 자신의 목숨보다 더 소중히 여기며 사랑하고 돌본 삶 또한 숭고하게 다가온다. 본문 뒤 속지 부분에 코르착과 아이들이 끌려가는 장면을 본 한 목격자의 기록은 이 책을 덮는 마지막 순간까지 가슴을 아프게 한다. 

- 20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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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허리 ㅣ 옛날옛적에 6
허은미 글, 이종미 그림 / 국민서관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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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통했던 개미의 허리가 지금처럼 잘록해진 까닭을 재미난 이야기로 들려주는 작품으로 '옛날옛적에' 시리즈 여섯 번째 그림책. 특이한 외모를 지닌 동물, 곤충들이 그런 외모를 지니게 된 사연을 그럴싸한 이야기로 만든 유래담은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 속에 깃든 해학과 재치가 재미와 유쾌함을 선사한다.  작가(허은미) 이름이 낯익다 싶어 찾아보니 <우리 몸의 구멍>이라는 그림책의 작가이다. 맑은 수채화 그림도 이야기의 맛을 잘 살려주고 있는데 특히 개미들의 표정이 풍부하면서도 다양하며 익살스러움이 배여 있다.
 
 개미들이 땅이 아니라 토끼 등에 달라 붙어 피를 빨아 먹고 살 적에는 허리도 잘록하지 않고, 부지런하지도 않았단다. 자기 피를 빨아 먹으며 놀기만 하는 개미들이 얄미웠던 토끼는 이들을 쫓아낼 궁리를 하다 좋은 생각이 떠오른다. 토끼가 개미들을 유혹하기 위해 내민 것은 구수한 냄새가 솔솔 풍겨오는 밥 덩이! 토끼 몸에서 뽈뽈뽈~ 기어 내려 온 개미들은 뒷걸음질 치는 토끼를 따라 나선다. 떨어진 밥알 하나를 먹고 그 구수하고 단 맛에 매료된 개미들은 달아나버린 토끼가 돌아오길 마냥 손 놓고 기다리다 배가 등에 달라붙을 지경이 되는데...  

 이 책은 이야기를 시작하는 도입부도 "옛날 옛적 갓날 갓적에 나무 접시 소년 적에... "라는 식으로 길게 추임새를 넣어 옛이야기를 듣는 재미를 배가시키고 있다. 그리고 개미 허리가 가늘어진 까닭 뿐만 아니라 부지런한 습성, 땅 속에 굴을 파고 먹이를 보관하는 습성까지 이야기 속에 포함시켜 놓았다. 배가 통통한 개미들이 토끼 등에서 여유로운 삶을 즐기는 모습이며, 굶주린 모습, 부지런히 먹이를 나르는 모습 등 그림 보는 재미도 솔솔한 옛이야기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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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이 큰 개구리 ㅣ 하하! 호호! 입체북
조나단 램버트 그림, 키스 포크너 글, 정채민 옮김 / 미세기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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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 큰 개구리>는 각 장면마다 동물들의 입체적인 모습(구체적으로 부리나 주둥이)을 볼 수 있으며 동물의 먹이 습성도 엿볼 수 있는, 유아들이 한 눈에 반할만한 입체그림책이다. 동물들이 나오는 부분에서 책장을 펼쳤다 오무렸다를 반복하면 동물들이 입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 책을 읽어줄 때 이런 묘미를 느끼게 해주면서 읽어주면 다음에 아이가 혼자서 책을 볼 때도 책의 즐거움을 만끽하며 볼 수 있다.  여러 동물들을 만나볼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분량이 너무 짧은 것이 아쉽게 여겨진다.

 아주 아주 입이 큰 개구리가 등장해 "저는 입이 큰 개구리예요. 저는 파리를 먹고 산답니다."라며 자신을 소개한다. 개구리는 폴짝폴짝~ 뛰어다니며 다른 동물들-깃털이 파란 새, 털이 복슬복슬한 갈색 들쥐, 무지무지하게 큰 초록색 악어-을 만나 무엇을 먹고 사는지 질문한다. 그런데 무시무시하게 큰 악어가 "입이 큰 개구리"를 먹고 산다는 대답에 입 큰 개구리는 기함을 하고 마는데...

 개구리가 그 커다랗던 입이 조그맣게 오므려져 말하는 것을 보면 절로 웃음이 나오고 만다. 책을 읽어줄 때 이 장면에서 엄마가 개구리처럼 입을 오므려 조그맣게 읽어주면 아이들이 깔깔거리며 넘어가곤 한다. 책의 내용과 비슷한 이야기를 예전에 들어 본 적이 있어서인지 더 재미있게 느껴진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책장을 활~짝 펼치면 개구리가 연못 속으로 풍덩~ 뛰어드는 장면을 커다랗게 감상할 수 있다. 

 책장을 넘겨 펼칠 때마다 입체적인 그림이 튀어나오는 입체북의 매력은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는 매력을 지녔다. 어떤 입체북(가령 로버트 사부다의 오즈의 마법사,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등)은 책장을 넘길 때마다 모습을 드러내는 입체적인 모습으로 놀라움과 탄성을 자아내며 절로 입이 벌어지게 만든다.(비싼 가격의 입체북을 혹여 아이가 망가트릴까봐 노심초사게 되는 부작용도 있지만...) 아이들도 입체북의 재미를 알게 되면 이런 책들을 계속 사달라고 조르게 된다. 입체북은 일반 책에 비해 가격 부담이 크긴 하지만 보고 즐길 수 있는 책들을 통해 아이들이 책에 빠져들게 되면 그 값을 충분히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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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 2010-04-01 1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요. 전 이제 팝업북 안 사려고요. 몇권의 책은 거의 너덜너덜해져서.. 보고만 있어도 속상해요. 윽, 그렇다고 안 볼 수도 없고 흑흑. 이 책은 전 사지 않았지만 선물은 해 주었어요. 아이들이 좋아했다고 하더라구요.
 
태진아 팬클럽 회장님 ㅣ 책읽는 가족 54
이용포 지음, 한지선 그림 / 푸른책들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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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식들이 장성하여 떠난 후 혼자 사는 노인들의 외로움, 노년에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모습 등 노인을 주제로 한 동화 5편을 만날 수 있는 책. 제 3회 푸른문학상 '새로운 작가상'을 수상한 이용포 작가의 작품집이다. 핵가족이 보편화되어 자식들과 떨어져 사는 노인들이 많이 늘었는데, 집안의 어른으로 대접 받던 노인들이 언젠가부터 사회로부터, 가족으로부터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게 되었다. 작가는 다섯 편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노인들의 외로운 삶을 조명하고, 나이 든 노인이라 할지라도 사랑과 열정을 지닌 한 인간임을 일깨워주고 있다.

 <버럭 할배 입 속엔 악어가 산다>는 혼자 사는 노인의 적적함과 사람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버럭 할배의 입말이 살아 있는 사투리가 작품에 활력을 주어 읽는 맛을 더해준다. 할배의 틀니를 악어라고 생각하는 동생을 놀린 주인공이 악어가 나타나는 무서운 꿈을 꾸는 장면에 슬며시 웃음이 나온다. 돌아가신 친정아버지도 그렇고, 시아버님도 종종 버럭 할배처럼 호통을 치시거나 겁을 주거나 놀리는 말투를 쓰셔서 아이들을 울먹거리게 만들곤 하신다.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 들여 속상해 하고 할아버지를 무서워하는 아이들이 이 작품을 통해 애정 표현에 서툰 할아버지의 속정을 조금이나마 깨달았으면 좋겠다. 

  <태진아 팬클럽 회장님>에서는 노년의 나이에도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해나가는 할머니를 만날 수 있다. 요즘 남은 삶을 자신을 위해 살고 싶다며 손자 봐주는 것을 꺼려하시는 분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하긴 평생을 가족들 뒷바라지를 하고 살았는데 나이 들어서도 손자들 뒤치다꺼리를 하며 보내기에는 남은 인생이 너무 아깝지 않겠는가. 자신은 아이돌 스타에게 열광하면서 '태진아 오빠~'를 외치는 할머니의 모습을 '주책'으로 여기던 손녀가 인라인스케이트와 운전 등을 배우는 할머니의 변화된 모습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맛깔스럽게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우리 할머니 시집간대요>에서는 할머니가 이웃의 할아버지와 새로운 삶을 살고자 하면서 생긴 가족과의 충돌을 그린 작품이다. 나이 들었다고 해서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이 바닥나는 것은 아닐 터, 늦은 나이에도 새로운 사람을 만나 애정을 느낀다면 함께 보내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겠는가. 그러나 노년의 사랑을 인정해주어야 한다고 말하는 한편으로는 막상 내 가정에 이런 상황이 생긴다면 내가 작품 속의 고모처럼 행동하지 않으리란 장담을 못하겠다. 이런 작품을 읽고 자란 우리 아이들을 다르게 생각하고 마음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개구리 이마에도 뿔이 날까?>는 치매에 걸린 할머니를 냉대하는 자식들 때문에 속상한 마음에 한강을 찾는 노인 부부의 이야기로, 온전하지 않은 정신이면서도 보자기(스카프)를 애지중지 할머니를 통해 자식의 작은 애정 표현도 소중히 간직하는 부모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수제비>는 혼자 살며 자식들을 기다리는 할머니의 모습을 절절하게 그려내고 있는 작품이다. 할머니 귀에만 들리는 전화벨 소리, 대문을 열어 놓고 서 있는 뒷모습, 식구들 먹일 요량으로 수제비를 한 솥 끓였다가 제정신으로 돌아와 당황하는 모습 등이 가슴을 아리게 한다.
 
시어머님은 노인대학이나 문화센터에 가서 컴퓨터나 기체조도 배우고, 여기저기 유람도 다니시며 한 주를 바쁘게 보내고 계신다. 나이 들어서도 열정을 가지고 그 모습이 참 보기 좋은지라 나도 나이 들어서라도 이것저것 배우러 다니고 취미 생활도 즐기며 살아야지 싶은 마음이 든다. 나이 들수록 무엇을 새롭게 시작하거나 배우는 것이 어렵게 여겨지는데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고 하지 않던가. 아이들이 이 책을 통해 자식 손자의 목소리라도 듣고 싶어 매일 전화하시는 할아버지나 더 나이 들기 전에 다양한 것들을 배워보려는 할머니의 열정을 헤아릴 수 있기를 바란다. 

- 200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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