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통했던 개미의 허리가 지금처럼 잘록해진 까닭을 재미난 이야기로 들려주는 작품으로 '옛날옛적에' 시리즈 여섯 번째 그림책. 특이한 외모를 지닌 동물, 곤충들이 그런 외모를 지니게 된 사연을 그럴싸한 이야기로 만든 유래담은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 속에 깃든 해학과 재치가 재미와 유쾌함을 선사한다. 작가(허은미) 이름이 낯익다 싶어 찾아보니 <우리 몸의 구멍>이라는 그림책의 작가이다. 맑은 수채화 그림도 이야기의 맛을 잘 살려주고 있는데 특히 개미들의 표정이 풍부하면서도 다양하며 익살스러움이 배여 있다. 개미들이 땅이 아니라 토끼 등에 달라 붙어 피를 빨아 먹고 살 적에는 허리도 잘록하지 않고, 부지런하지도 않았단다. 자기 피를 빨아 먹으며 놀기만 하는 개미들이 얄미웠던 토끼는 이들을 쫓아낼 궁리를 하다 좋은 생각이 떠오른다. 토끼가 개미들을 유혹하기 위해 내민 것은 구수한 냄새가 솔솔 풍겨오는 밥 덩이! 토끼 몸에서 뽈뽈뽈~ 기어 내려 온 개미들은 뒷걸음질 치는 토끼를 따라 나선다. 떨어진 밥알 하나를 먹고 그 구수하고 단 맛에 매료된 개미들은 달아나버린 토끼가 돌아오길 마냥 손 놓고 기다리다 배가 등에 달라붙을 지경이 되는데... 이 책은 이야기를 시작하는 도입부도 "옛날 옛적 갓날 갓적에 나무 접시 소년 적에... "라는 식으로 길게 추임새를 넣어 옛이야기를 듣는 재미를 배가시키고 있다. 그리고 개미 허리가 가늘어진 까닭 뿐만 아니라 부지런한 습성, 땅 속에 굴을 파고 먹이를 보관하는 습성까지 이야기 속에 포함시켜 놓았다. 배가 통통한 개미들이 토끼 등에서 여유로운 삶을 즐기는 모습이며, 굶주린 모습, 부지런히 먹이를 나르는 모습 등 그림 보는 재미도 솔솔한 옛이야기 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