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화석을 발견한 소녀 - 매리 애닝 이야기 인문 그림책 4
캐서린 브라이턴 지음, 이선오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6년 2월
평점 :
절판


 지구상에서 멸종된, 그래서 화석으로만 접할 수 있는 공룡을 아이들은 어찌 그리 신기해하고 관심을 가지고 좋아하는지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남자아이들만 그런가 싶었는데 딸아이 또한 유치원에 다닐 때 공룡에 대해 배우면서 요상한 발음의 그 긴 이름을 외우고, 그림을 그려보고 하는지라 공룡 관련 책을 사준 적도 있다. 그 후로 몇 년이 흘러 초등학교 3학년이 된 지금까지도 공룡에 대한 관심은 여전한지 '공룡'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책이 눈에 띄면 얼른 가져가서 보곤 한다. 이 그림책도 함께 도착한 다른 책들을 제치고 아이가 가장 먼저 펼쳐 보았는데, 실은 나 역시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매리 애닝'이라는 인물과, 그녀가 공룡 발견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인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이야기의 배경은 '공룡'이라는 말이 만들어지기 30여 년 전인 1810년으로, 영국의 라임 레기스 라는 마을에 살고 있던 매리 애닝과 오빠가 '신기한 돌'을 캐러 바닷가로 나가는 장면부터 시작되고 있다. 그녀는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오누이가 바닷가에서 신기한 돌을 주워와 파는 것으로 생계를 유지하는데 어느 날 바닷가에서 처음 보는 아주 커다란 생물의 흔적(화석)을 발견하게 된다. 그녀가 발견한 것은 수백만 년 전에 바다에서 살았던 '이크티오사우루스'라는 어룡의 화석으로 매리 애닝 자신도, 마을 사람 누구도 이것이 어떤 동물의 흔적인지 알지 못한 채 신기한 구경거리로만 생각한다. 그러다 헨레이 경이라는 사람이 찾아와 어룡의 이름을 알려주고 화석을 사가면서 점차 그녀의 이름이 알려진다.

 그림책은 이 부분까지를 만화 형식의 간결한 그림으로 담고 있으며 마지막 장에 매리 애닝의 삶을 짧게 요약한 글을 싣고 있다. 그 후로도 매리 애닝은 중요한 화석을 많이 발견하였지만 소위 유식하고 학식이 높다고 자부하던 사람(과학자)들은 그녀가 발견한 화석으로 연구를 하면서 정작 그녀의 업적은 인정해 주지 않았다고 한다. 단지 그녀가 가난하고, 배우지 못했으며, 여성이라는 이유 때문에... 어쩌면 그녀가 생계를 이어나가기 위한 수단으로 화석 채집을 한 것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러한 예가 또 하나 있는데, 각고의 노력 끝에 해상시계를 발명하여 항해의 역사를 바꾸어 놓았던 ' 존 해리슨'의 경우에도 그가 시골의 평범한 목수이자 시계공이었기에 소위 명망있는 경도심사국 위원들은 편견을 가지고 그의 진가를 알아주지 않았다. 그래도 존 해리슨은 살아 생전에 그 업적을 인정받았다.

 실제로 해 본적은 없으나 TV를 통해서 보면 화석에 손상이 가지 않게 캐내는 일이 쉽지 않은 작업임을 알 수 있었다. 화석의 흔적을 발견하는 안목과 세심한 손길이 있어야 가능했을 화석 채집 능력이 매리 애닝에게 있었기에 많은 과학자들이 손상되지 않은 화석 표본을 얻어 연구를 할 수 있었지 않겠는가. 그러나 불행하게도 매리 애닝이 정식 화석연구자로 인정받은 것은 사망 후 많은 시간이 지난 뒤였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지 않은가... 이 그림책을 보며 매리 애닝이 커다란 화석을 캐낸 것이 대단하다는 아이에게 이 다음에 어떤 사람이 되고 싶으냐고 물으니 원래는 과학자가 꿈인데 화석을 연구하는 과학자가 되고 싶다고 하여 살짝 웃었다.

 자라는 동안 아이의 꿈은 수십 번 바뀔 텐데 그런 아이들에게 어렵고 힘들지만 이런 저런 분야에서 애쓰고 업적을 이룬 사람이 있었다는 것을 알려 주고, 아이가 자신의 꿈과 장래희망에 대해 생각해 볼 여지를 만들어주기 위해 이런 책들을 접해주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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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6-02-24 0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늘 궁금해요. 그 못생긴 공룡을 아이들이 왜 그렇게 좋아하는지.... 우리집 애들도 크면 그럴까요?
그래도 이 위인전은 괜찮은 책일것 같네요. 아이가 보고 자신의 꿈을 얘기할 수 있다니 말예요. 전 사실 대부분의 위인전에 보이는 그 초인적인 고난과 노력과 뭐 이런것들이 좀 싫던데....

Mephistopheles 2006-02-24 0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들이 보는 바니 라는 어린이 프로가 생각나는 군요..
육식공룡인과 초식공룡이 한데 모여 어린애들이랑 즐겁게 놀더군요..
애들프로지만 참으로 아이러니 하더군요..^^

하늘바람 2006-02-24 0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화석전문가 아주 특이하고 전문적이면서 호기심이 확 당기는데요

mong 2006-02-24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렇게 크고 다이나믹한 녀석들이 지구를 살다가
어느 순간 사라졌다는 것이 엄청 신기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