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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손길 - 어린이 성폭력 예방을 돕는 이야기 ㅣ 내인생의책 그림책 2
샌디 클레븐 지음, 조디 버그스마 그림, 이승숙 옮김 / 내인생의책 / 2006년 1월
평점 :
절판
일전의 대전 연쇄 성폭행범 검거에 이어 오늘 아침 TV에서 용인의 연쇄 성폭행 용의자가 체포된 뉴스를 접하였다. 무엇보다 범행 대상이 초등학교 저학년이었다는 소식을 접하자니 딸 가진 엄마 입장에서 기가 막힐 수밖에 없었고, 아이가 끌려간 것이 아니라 용의자의 뒤를 따라 가더라는 어느 분의 증언을 들으니 또 한 번 겁이 덜컥 날 수 밖에 없었다. 사랑스러운 우리 아이들을 쓰다듬는 손길이 모두 다정한 손길이라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러나 이 사회에는 여린 꽃잎 같은 아이들을 자신의 욕망의 대상으로 보고 손길을 뻗치는 병균 같은 이들이 존재한다. 정신적으로 병든 그들로 인해 한 아이의 삶이 내내 어둡게 얼룩질 수 있다는 것에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끼게 된다.
이 책은 성폭력을 예방하는 방법을 가르치는데 도움이 되는 그림책으로, 엄마가 남자 아이(지미)에게 여러 가지 예를 들며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으로 설명하고 그런 상황이 닥쳤을 때 어떻게 해야 할지를 연습하게 해주고 있다. 우선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기 전에 본문 앞에 실린 <부모님과 선생님께 드리는 글>을 부모님이 꼭 읽어보도록 하자. 엄마가 지미에게 들려 준 이야기 중 고양이 새끼를 보여 준다는 말에 이웃 아저씨의 집에 간 여자 아이의 예처럼 어린이 성폭행범의 80% 정도가 가족이 아는 사람이라고 한다. 아이도 생판 모르는 사람이라면 경계를 하겠지만 이웃이나 친척이라면 마음을 놓고 믿기 때문에 아무 의심 없이 그 사람의 말을 따르게 될 수 있음을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러니 이제 아이에게 "낯선 사람을 조심하라"는 말보다는 누구든 간에 자신의 몸의 소중한 곳을 함부로 만지려 하면 큰 소리를 거부하도록 가르쳐야 할 것이다. 그 사람이 엄마나 아빠일지라 하더라도 말이다... 특히 아이들이 그런 상황에 처했을 때 겁에 질려 당황해서 속수무책으로 당하지 않도록 평소에도 큰소리로 "안돼요!" "싫어요!'라고 말하는 연습이나 훈련을 시켜야 한다. 딸을 둘 둔 엄마인 나 역시 아이에게 가해질 수 있는 성추행이나 성폭행을 염려하여 종종 아이들에게 이에 관해 언급하며 경각심을 일깨워주곤 하는데 이 책을 보면서 한 번 더 큰소리로 말하는 연습을 시켰다.-그랬더니 작은 아이가 장난처럼 웃으면서 말하는지라 무서운!! 얼굴로 말하고 누누이~~ 강조했다. @@
그 외에 일이 생겼을 때도 숨기지 않고 말해야 한다는 것을 비롯하여 그 일이 아이의 잘못이 아님을 인식시켜야 한다는 내용도 나오며, 참고가 되도록 <해바라기 아동센터>, <한국성폭력상담소>, <중앙아동학대예방센터>의 홈페이지 주소와 전화번호가 실어 놓았다. 아, 표지 뒷면에 여러 감정을 표현한 다양한 얼굴 모습을 그려 놓았는데 이를 보고 아이와 함께 직접 표현을 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