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째 열대야로 잠을 설치고 나니 오전에도 책 몇 줄 읽다가 졸게 되는군요. 젊을 때는 추운 게 싫더니만 나이 들어갈수록 더위가 싫고 무서워집니다. 지금보다 더 더워지면 어찌 견디어 낼지.. 어제는 인터넷으로 주문해서 받은 옥수수 30개를 두 번에 나누어 삶았어요. 덕분에 이날 저는 옥수수와 함께 폭폭 잘 익어버렸답니다. ㅎㅎ 뭐~ 김이 솔솔 오르는 따끈따끈한 옥수수를 매일 먹을 수 있다면야 하루에 한 100개 정도도 삶아 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며칠 전에 큰 아이가 작성해서 학교에 제출해야 할  방학 계획서를 꺼내 놓고 국어 과목은 "독서"로 적어 놓고는 어떤 책을 읽으면 좋을지 고민하며 조언을 구하더군요. 그래서 참고하라고 파란여우님의 <깐깐한 독서 본능>을 꺼내 주었습니다. 그 책에 실린 "파란여우의 책을 내 것으로 만드는 서평 쓰기"란 보면 이런 구절이 있는데 공감이 가서 옮겨 적어봅니다. (요즘 왜 서평 안 쓰냐고 물어보신 분이 계셔서...  머리도 굳어버리고 한 번 손 놓아버리니 이제 서평 쓰는 거 어려워서 못하겠더이다..^^*)

 

 - 쓰고 또 쓰는 방법 외에는 정도가 없다. 계속 쓰는 놈한테는 못 당한다. 어떤 사람은 논문처럼 서평을 쓰기도 한다. 또 감각적인 언어로 인문사회 도서도 부드럽게 순화하는 재능 있는 서평꾼도 있다. 책을 내 것으로 만드는 서평 쓰기는 찬찬히 곱씹고 요리조리 돌려 씹고 뒤집어 씹으면서 자기 마음대로 책을 씹는 행위다. 글이란 씹을 수록 맛있다. 그런데 요즘처럼 인터넷 서평꾼들이 글 잘 쓰기 경쟁이라도 하듯 서평 쓰는 일에 집착하다 보면 서평 쓰는 일이 고역이 된다. 서평 쓰는 일이 힘들어지면 서평을 안 쓰게 되고 읽은 책을 기억하는 유효기간도 짧아진다."

 

 

올해 책을 조금씩 읽기 시작했는데 서평도, 독서 기록도 쓰지 않고 보니 무슨 책들을 읽었는지 기억나질 않더군요. 기억력 감퇴가 진행되고 있는 나이로 접어든 마당에 귀찮더라도 수첩이나 페이퍼에 감흥이나 마음에 와 닿는 구절이라도 좀 적어둘껄... 더위가 물러나고 나면 도서 구매 영수증 보고 읽은 책 목록이라도 작성해 봐야지 하고, 슬쩍 더위 핑계로 또 미뤄 놓고 있습니다. (^^)>

 

아이들의 근황~ ▼

 

큰 아이는 방학식이 오늘인데  체험신청서 내고-그래서 성적표 구경은 다음주에나 가능할 듯. ^^;.- 어제부터 2박 3일의 일정으로 근처 대학(관악구 사는 덕에~)의 공학 캠프에 참가하러 가서 내일 온답니다. 낯 가리고 말 없는 성격에 처음 보는 조원들이랑 일정을 잘 해나갈지 걱정인데 무심한 지집애, 늘 그렇듯 소식 전하는 문자 한 통도 안 넣어주는군요. -.-

 

열공 모드에 불타오르기는 커녕 이제는 낮잠에 늦잠까지 쌍으로 곁들여 제 속을 보글보글 끓여주고 있는 둘째! 오전에 2학기 수학 문제집이랑 영어 문법집(이벤트 상품: 락앤락 도마 받으려고 몰아서 주문~ ^^*) 이 도착했는데 함께 도착한 만화책만 홀랑 보고는 어제부터 홀릭한 "땡땡의 모험" 시리즈 꺼내다 낄낄 거리며 보느라 오전 시간 다 보내버렸어요. 이번 방학하면 피아노 다시 배우고 싶대서 조금 아까 피아노 학원에 가서 등록해주고 돌아왔어요. 

 

주말에 열감기가 다시 온 막내는 월요일 하루 쉬고 나니 나아져서 다시 어린이집 생활에 복귀했습니다. 이번 주는 물놀이 주간이라 물총도 쏘고 물놀이도 하고, 하루 하루가 신나는 모양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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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2-07-26 14: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영엄마님, 정말 폭폭 찌는 날이에요.
아이들이랑 방학 보내기 덥고 힘들지요. 여기도 그래요.^^
막내는 열감기 걸렸었군요. 그래도 나아서 물놀이 할 수 있게 됐으니 다행이에요.
건강해요, 우리^^

아영엄마 2012-08-02 18:17   좋아요 0 | URL
살면서 올해 처럼 더운 적이 있었던가 싶을 정도네요.
나이들수록 건강의 중요성을 절감하게 되더라구요. 우리 모두 건강하게 살아가요~~.

하늘바람 2012-07-27 0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깐깐한 독서본능 읽어보고 프네요 알라디너 맞는지 아직 못 읽었다는~
참 공감되는 이야기예요.
세 아이를 멋지게 키우시는 아영엄마님
신림동 살때 가까운듯해서 님댁에 놀러갈려고 했었는데 맘만 굴뚝
그예 못가고 광명으로 이사왔네요

책읽는나무 2012-07-27 07:40   좋아요 0 | URL
앗!
동시간에 댓글쓰고 있었군요.
잘 주무셨나요?
이사 벌써 하셨네요?^^

아영엄마 2012-08-02 18:19   좋아요 0 | URL
에고, 멋지게는 아니고 늘 허덕이며 키우고 있는 걸요. ^^*

책읽는나무 2012-07-27 0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며칠 옥수수 삶았어요.냄비가 작아서.ㅠ
그래도 님은 30개를 두 번에 오케이 하셨군요.ㅋㅋ
전 친정에서 얻어온 것들이 모양은 좀 빠져도(군데 군데 이가 빠진 옥수수는 이갈이 하는 옥수수 같아요.ㅋ)
갯수가 좀 많아 삶아서 바로 냉동실에 넣었어요.그래서 먹을때 꺼내서 살짝 찌거나 데워서 먹음 괜찮다고 하더라구요.
더우니 맨날 샤워하고,빨래하고,애들 도시락 싸야하고..딱 죽겠네요.ㅠ

서평은 정말 맞는말 같아요.안쓰니까 무슨책을 읽었는지 기억도 안나고,글이란 것이 참 희한한 것이 안쓰면 못쓰게 되는 것같아요.칼도 갈아야 쓰기 편한 것처럼 글도 그런 것같아요.안쓰면 무뎌지는??
그렇다고 많이 쓴다고 느는 것도 아닌 것같으면서..ㅠ
전 기억 되살리기 위한 방편으로 그냥 기록만 하는 수준이에요.ㅋ
파란 여우님의 책을 보니 또 의무감으로 다가오네요.꼭 한 번 완독하고픈 책인데..ㅡ.ㅡ;;

아이들의 일상을 보니 이더운 여름에도 아이들은 정말 쌩쌩 한 것같단 생각을 또 해봅니다.^^
다들 자기들만의 방식으로 잘 보내고 있군요.
근데 락앤락 도마는 받으셨어요?
전 지난번 중간고사때인가? 선물 받고 싶어 큰애 문제집 신청했다가 미역국 먹었어요.ㅠ
선물 정말 탐나던데...ㅋ
암튼..제일 부러운 아이는 그래도 막내 연우네요.
무더운날 물총놀이도 하고..물놀이도 하고..^^
둥이들도 수영장 소풍 가기전부터 수영복 입고 싶어 얼마나 목을 매고 기다렸는지 가서 신나게 잘놀고 와서 감기 좀 했죠.ㅋㅋ 그래도 수영장의 기억은 애들에겐 완전 대박인가봐요.ㅋㅋ
여름엔 애들은 신난데 어른들만 비실비실이네요.ㅠ
저도 며칠전 더위먹고 좀 누웠다가 이제 좀 살 것같아요.^^

아영엄마 2012-08-02 18:16   좋아요 0 | URL
올해는 큰 냄비가 생겨서 두 번에 나눠삶았지, 그전에는 다섯 번으로 나눠 삶았더랬어요. @@
아이들 도시락 매일 살려면 정말 힘드시겠어요.
서평은 시동을 걸어봐야 할텐데 -알라딘은 특히나 더 잘 쓴 서평이 넘쳐나는 동네라 더- 엄두가 안 나서 쓰다 말다 해버리길 반복 중입니다.
락앤락 도마 받아 놓았는데 아직 써먹진 않았어요.
요리도 잘 안하는 사람이라 써도 아주 가끔일 텐데 그래도 괜히 욕심이 나더라구요~.^^

휴가 때도 어디 안가고 방콕했으면 하는 마음이 굴뚝같지만-큰 애들 둘도 마찬가지 마음~-
감기로 어린이집에서 간 수영장 물놀이도 못 간 막내를 위해 물놀이 한 번 정도는 다녀와야 할 것 같아
올 여름 휴가는 시동생네가 있는 여수로 다녀올 예정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