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지배하는 0.1퍼센트의 인문고전 독서법]이라는 부제가 달린 <리딩으로 리드하라>를 최근에 구입하였다. 작년에 한창 베스트셀러로 떠 있을 때 평이 좋아 눈여겨 봐두긴 했는데 그 시점-막내 어린이집 다니기 전-에 구입한들 책장에 꽂아 두고 금방 읽을 것 같지 않아 구입 보류. 최근에 보니 리딩 인문 플래너를 제공하는 이벤트가 구간 적용되어서도 지속되길래 냉큼 구입했다. ^^

 

 책 온 날 플래너에 관심을 보이는 큰 아이에게 책도 읽어보라고 주었더니 호오, 자기도 고전을 읽겠다며 책을 사달란다. 어떤 책을 사줄까 하니 원문이 실린 <논어>와 <발해고>를 읽어보고 싶다고-리딩으로...에 원문을 읽어보라고 권하나 싶어 읽어보니 그런 내용이 있다.- 해서 그 두 권에 더 해 <소크라테스의 변명>까지 세 권을 주문했다. 스스로 고전을 읽겠다 하니 참 기특하구나 하였는데 하루 지나고 보니 고전보다 웹툰을 찾아 보는 시간이 더 긴 것 같다. 우잇, 기특한 마음 취소해야 할까 보다.

 

- 이 글 쓰고 좀 지난 뒤에 사 준 책들 다 읽지도 않았을텐데 <택리지>를 사달라 한다고 구입해 준 건 짬짬이 시간 날 때, 언젠가는 다 읽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감의 작용.... 부모에게는 충족되지 못할 자식에 대한 기대함이 너무 많은 것 같다. -.-

 

 

 

 

 

 

 

 

 

 

 

 

 

 

 

 

 

 일전에 작은 아이가 <사기>를 읽겠노라고 도서실에서 두툼한 책을 대출해 왔다. 고전을 읽겠다는 큰 아이의 영향은 절대~ 아니고 아마도 작년처럼 학교 독서골든벨 대회 지정 도서 목록에 올라간 모양이다. 재미있는 소설도 아닌 마당에 일주일 내로 다 읽지도 못할 것이 뻔해 보이는 데다가 고전 사재기(^^*)에 돌입한 참이지 않은가! 큰 아이도 다시 읽어보고 싶다고 해서 추리소설 사고 싶은 마음은 꾹꾹 눌러두고 과감하게 <사기 본기>와 <사기 열전> 1,2권을 구입했다. 금방이라도 읽을 것 같이 말하던 두 아이 다 그닥 관심을 보이지 않는 통에 현재까지 책장에 얌전하게 꽂혀 있다. -.-;;;

 

- 집에 추리소설만 있는 것 같아 요즘 사는 걸 자제하고 있었더니 큰 아이가 도서실에서 신간 들어오면 읽어보라고 종종 빌려다 준다.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완전 범죄에 고양이는 몇 마리.. >, <방과 후는 미스터리..> 등과 이랑 <바람을 뿌리는 자>에 이어 아이가 정군님 블로그의 리뷰 글 보고 빌렸다는 <부호 형사>도 읽었다.

 

<런던 자연사 박물관>은 기억의 집님 페이퍼 보고 (반값 할인이라는 조건에 혹하기도 했고) 구입해서 틈날 때마다 읽고 있다. 처음부터 읽기 시작했다가 지금은 아무 쪽이나 펼쳐서 읽곤 한다. 읽는 재미도 솔솔하고, 이름 들어본 과학자들 나오면 반갑고, 생물학과를 다니면서 나비랑 식물 표본 만들며 고생했던 일들이 새록새록 떠올라 공감대가 형성되기도 한다.

 

- 이 책에 나오는 것처럼 식물의 특징이 잘 드러나도록 종이테이프를 붙여가며 식물의 모양을 잡은 후에 표본이 썩지 않고 보존되도록 간지(신문지) 갈아주었더랬다. 이 과정이 번거롭긴 했으나 나에게 제일 힘들었던 건 식물을 채집하기 위해 큰 비닐 봉투를 들고 (야산이나 들판 등) 몇 시간이나 걸어다녀야 했던 것이다. 스무 살 넘은 처자가 나비 채집하려고 커다란 포충망 들고 눈썹이 휘날리게 쫓아 다니다 앞의 장애물을 못 보고 남들 앞에서 넘어진 적도 종종 있고..

 

 

 


댓글(6)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icaru 2012-06-21 1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지성의 책 보면서 "고전, 고전, 고전"을 읽고 아이들에게도 읽히라는데, 딱히 고전이라고 떠오르는 책이 없는거예요. 제가 고전이라고 최근 읽었던 생각나는 유일한 책은 장자 평전인데, 이 또한 늠 어려워서 "코에 걸면, 코걸이요~ 귀에 걸면 귀걸이다." 그 이상을 뛰어넘질 못하는 형국.
근데,,, 이런 책들이 자고로~~~ 고전이군요. 흠..
이렇게 보면, 아이들이 자람에 따라 엄마도 성장하는 게 맞나봐요~~! ㅎㅎ 포충망 들고, 눈썹 휘날리게 뛰어다니셨다니,,, 마치 동심으로 돌아가셨던 거 같아~ 흐뭇해보여요!!! 넘어지시는 아픔을 겪긴 하셨지만 이 또한~ 아이들이 선사해주는 추억쯤ㅋ

아영엄마 2012-06-21 23:01   좋아요 0 | URL
고전이라 칭해지는 저서들 이름이야 들어봤어도 저 자신이 독파한 적이 없는 터라 아이들에게 강요하기는 어렵네요. (^^)>
- 대학생 때 제가 들고 쫓아다닌 포충망이 작기라도 했으면 별 티가 안 났을텐데, 아마도 지름이 어른 팔길이 정도 되어서 눈에 확 띠었을 거예요. 사람 많은 데서 넘어지면 아픈 것보다 민망함, 창피함이 앞서지요. ㅋ~ -.-;;

기억의집 2012-06-21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휴, 저는 고전에 딱히 끌리지 않아서(가슴을 쓸어내리며) 다행이에요. 고전에 끌리면 또 얼마나 사 제꼈을까요. 전자책으로 몇 권 사긴 했지만. 열린책들하고 펭귄은 전자책으로 제법 나오고 있는데,,, 전자책은 어떠세요?

저의 큰애도 책 읽은 시간보다 웹툰 보며 낄낄거리는 시간이 많은 것 같아요. 머리 한대 쥐어 박고 싶지만... 여튼, 얄미워요.

아영엄마 2012-06-21 23:05   좋아요 0 | URL
아이들이 텍스트 파일로 판타지 소설 같은 거 읽기도 하니 전자책으로 보는 것도 괜찮을 듯 싶네요. 저야 종이책이 더 좋지만요~. ^^
저도 만화 참 좋아하고 많이 보며 컸지만 날마다 웹툰 찾아서 보는 모습 보면 답답해요. 차라리 책 나오면 사주겠다고 하는데도(<신과 함께> 저승편 3권 샀잖아요) 못참고 찾아서 보네요. -.-

책읽는나무 2012-06-21 1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제가 몇 달 전..리딩책 읽고 필이 꽂혀 일단 저지르자 싶어 몇 권 사모았어요.
정말 사다가 모아놨어요.ㅋㅋ
일리아스 읽다가 음~~ 삼분의 일 정도 읽었나?
오우~ 머리가 복잡해서 말입니다.
신들의 이름이랑 사람들의 이름이랑 짬짬이 읽어서 더 머리가 어지러웠다는~ㅠ
신랑도 리딩책 읽더니 맨날 고전,고전 타령 하더니 점점 조용해지고 있다죠.ㅋㅋ
그래도 책을 좀 읽어야겠다고 변화된 모습 보면 뭔가 달라지긴 했어요.
뭐..우리 신랑이 달라졌어요~ 에요.^^

쁜이들이 바쁘군요.자기들도 책 읽으랴~ 엄마한테 책도 추천해주랴~ 이쁜 것들!^^


아영엄마 2012-06-21 23:08   좋아요 0 | URL
아하~ 님도 그 책 읽으셨구나. 저는 엄두가 안 납니다. 하다못해 추리소설도 등장인물이며 지명 많이 나오면 헛갈려서 몇 번씩 반복해서 읽어봐야 하니... 두뇌 회전이 안되다 보니 가독성이 점점 떨어지네요. 요즘 이런저런 상황에 치여 답답한 심사로 살아가는 울 남편에게도 마음 다스리는 차원에서 고전 좀 읽어보라고 권할까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