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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공원 억새축제에 다녀왔다.
평소에도 하늘공원을 좋아하고 자주 다니는데 하늘공원은 평소에 저녁때는 출입이 금지된다.
그런데 이번 억새축제 기간에는 야간에 개장을 한다고 하여 평일 저녁에 하늘공원을 찾았다.
밤에 하늘공원을 오르는 길은 참 특별했다.
어두운 공원길을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오르는 기분은 낮과는 또 달랐다.
축제에는 꼭 쇼가 빠질 수 없는 건지, 정상에 오르니 가수의 노랫소리가 확성기를 통해 울린다.
좀 조용해도 좋으련만 아무래도 축제하면 흥청거려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는 듯 하다.
무대를 피해 어두운 억새속을 걸었다.
발밑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의 어둠속에 낭만보다는 억새밭속에서 뭔가 확 튀어나오지 않을까 싶어 작은 소리에도 가슴이 두근거린다. 어쩔 수 없는 도시사람이다.
둥근 달 아래 어두운 억새밭을 보고 있자니 괜히 맘이 외로워졌다.
밤에 보는 하늘공원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축제 기간이라 색색깔의 조명을 억새밭에 비춰주었는데, 바람따라 물결치는 모습도 그럴싸했다.
2시간 정도 머물고 걷다 춥기도 하고 지치기도 하여 집으로 향했다.
그 때도 사람들이 막 올라오고 있는데 손에 손에 맥주며, 치킨이며 먹을 것이 한 아름이다.
그 추운 야외에서도 먹을 것 하나는 제대로 챙기는 사람들, 참 대단하다.
하늘공원의 새로운 모습을 경험하여 좋았지만, 집에 가니 녹초다. 다리가 너무 아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