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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 하이트 맥주공장 견학을 했다.
먼저 하이트 맥주에 대한 홍보 비디오를 보고, 안내를 받아 유리창 너머로 공장 내부를 구경했다.
거대한 통에서 이루어지는 발효공정, 재활용된 병을 씻어내는 과정, 병에 맥주를 담는 과정 모두가 대규모였고 전자동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공장하면 공장에서 일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생각나기 마련이지만 그 거대한 규모의 공장안에 사람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오직 차가운 금속들로 정연하게 이루어진 공장 내부가 왠지 두렵게 느껴졌다. 추상적인 자본주의라는 개념이 구체적인 모습으로 시연되고 있다는 느낌.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병에 맥주를 담고 나서 맥주속의 이물질을 검사하는 모습. 먼저 기계로 이물질을 검사하고 나서 최종적으로 사람이 검사를 하는데 밝은 형광등이 켜져있는 벽을 컨베이어 벨트위의 맥주병들이 재빠르게 지나가면 그 형광등 벽앞에 앉아있는 근로자가 맥주병을 노려보다가 어느 순간 재빨리 병하나를 낚아챈다. 그 과정이 얼마나 빠르고 기계적인지 이상하게 섬뜩하게 느껴졌다. 그 근로자는 꿈속에서도 컨베이어 벨트위의 번쩍이며 지나가는 병들이 보이는건 아닐까.
견학과정 내내 안내원의 설명과 곳곳에 설치된 비주얼장치를 통해 하이트라는 말을 수없이 반복해서 듣고 나니 나도 모르게 하이트 맥주가 간절히 마시고 싶어진다. 하이트 맥주를 마시고 싶다는 욕구가 극에 달할 쯤에 견학이 끝나면 사람들이 기다리던 시음이 이루어진다. 500ml생맥주 잔에 담긴 맥주를 원하는 대로 마실 수 있는데 드디어 맥주를 마시며 갈증을 풀어내면 하이트 맥주 세뇌공정이 완벽히 이루어진다. 1시간 내내 하이트라는 말을 반복해서 듣고 보고나서 마시는 맥주가 얼마나 시원한지. 영원히는 아니더라도 한동안은 하이트 맥주에 대한 무의식적인 갈증을 갖게 될듯하다.
맥주도 맥주지만 맥주 마시는 라운지의 경관이 끝내준다. 바로 옆에 홍천강이 흐르는데, 홍천강을 바라보며 마시는 맥주는 또 얼마나 색다른지. 정말 하이트 홍보팀들 하이트 세뇌 프로그램 완벽하게 구상했다.
버스타고 집에 가는 길에 화장실에 가고 싶어질까봐 한잔이상 마시지 못한게 조금 아쉽지만, 견학기념 생맥주 잔까지 챙겨들고 집에 올 수 있어 나름 괜찮은 견학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