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시스터 레이먼드 챈들러 선집 5
레이먼드 챈들러 지음, 박현주 옮김 / 북하우스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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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이라기에 주말에 시간이나 때우자 싶어 덥석 집어들었던 책인데,

읽어도 읽어도 한없이 이어지는 이야기 때문에 결국 이주일동안 읽었다 말았다를 반복하다 겨우 끝을 보았다.

탐정과 살인사건이 있으면 추리소설이라고 말한다면 이 책도 추리소설일 수 있겠다. 하지만  사건이 발생하고 탐정이 사건해결을 해가는 과정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지며 범인이 밝혀질 때까지 궁금증으로 책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그런게 추리소설이라고 생각한 나로서는 도저히 이 책을 추리소설이라 여길 수가 없었다. 이 책은 범인을 추리해 가는 과정은 뒷전이고 읽으면서 누가 범인인지 궁금하지조차 않으며 다 읽고 나서도 대체 누가 누굴 왜 죽였다는 건지 알 수 없어 헛고생했다는 느낌마저 갖게 한다. 한마디로 클라이맥스까지 질질 끌어다 놓고 힘들게 거기까지 갔는데도 일말의 시원한 해소라는게 없단 말이다. 성질난다.

작가가 시나리오도 썼다고 하더니 난 읽는 내내 부정적 느낌의 남성성을 흘리는 탐정이 엄청나게 폼잡고 잘난척하며 냉소를 뿌리고 다니는 흑백영화의 장면들을 생각했다. 곳곳에 남성중심의 표현이 넘쳐난다. 그 중에서도 잊을 수 없는 것. 루비같이 딱딱한 유두. 참내.

하지만, 이 한편의 작품으로 작가를 폄하할 수는 없다. 미국내에서는 굉장히 유명한 작가였고, 특히 필립말로라는 인물은 영화속에서도 많이 등장한 모양이다. 그의 다른 작품들도 읽어봐야 그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겠지만, 하필이면 요 재미없는 책으로 작가를 만나게 된게 안타깝다. 첫인상이 영 별로였으니까.

참말로 지루하게 읽은 추리소설. 다 읽었다는 것 외에는 별 다른 성취감없는 책. 추리소설의 대가를 몰라본 무식쟁이라고 누가 말할는지 몰라도 리뷰는 어차피 내가 쓰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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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6-30 1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필립 말로가 그런 전형적인 우상 탐정이고 챈들러 작품이 꼭 추리소설적 기법을 구사하는게 아니니 좀 그럴만도 하십니다. 차라리 호수의 여인을 보시거나 빅슬립부터 보셨으면 좋았을텐데요...

생각하는 너부리 2005-07-01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후.. 역시 무식했던거지요? 그런거 같긴 했어요. 아무것도 아닌 사람의 책이 그렇게 유명해질리가 없으니까요. 안그래도 빅슬립 볼까 생각중이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