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오늘은 나름 계획이 있었다. 계속 미루고만 있던 일을 마무리도 좀 하고, 어제부터 쌓아놓았던 설거지도 하고, 지인이 파가 너무 싸서 많이 샀다며 잔뜩 준 파로 파김치도 좀 담그고, 발 디딜 틈없이 너저분한 집도 좀 치우고 등등
생각만하는게 아니라 진짜로 하려고 했다구!
일하기전에 일단 먹어야하니까. 전부터 사고 싶었는데 너무 무지막지하게 커서 사지못했던 나초치즈를 지난번 세일이라 사온게 생각나서 꺼내 캔을 열었다. 남은건 다른통에 넣어 냉장고에 넣어두면 된다고 써있길래 일단 통으로 옮기는데...
이게 처음부터 윗 뚜껑을 완전히 떼어냈어야하는데 그냥 참치캔때 하듯 조금 붙어있고 입열린 모습으로 하고 한손으로 들고 한손에 밥주먹으로 긁어내다가...앗 하는 순간 캔이 손에서 미끄러지면서 캔 뚜껑이 엄지손가락에 낙하했는데 순식간에 깊게 찍히면서 정말 피가 철철 났다. 흑. 한참 동안 피가 계속 나서 강아지 발톱자르다 피나면 피멎게 하는데 쓰는 약을 나한테 서야하나 잠깐 고민을 할정도로.
아 이런 이렇게 다쳤으니 어쩔수없이 집안일은 할 수 없겠네. 컴퓨터도 못쓰고. 모처럼 일 좀 하려 했더니만 난 역시....
승환오빠님 콘서트 이야기도 서재에 쓰려했는데 손가락이 아파서 오늘은 이만.
그 와중에 나초는 너무 맛있다. 맛있어서 손가락 아픈거 까먹고 즐거웠다. 나는 왜이렇게 단순한걸까. 오늘 모든 계획은 나의 의지에 반하여 이룰 수없고 어쩔수없이 하루종일 먹으면서 누워 책이나 읽는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