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큰아이에게서 카톡이 왔다.

'엄마 Crying in H Mart 읽었어요? 나 시작부터 울었어요.'

평소 영어로 카톡 하는 녀석인데 이번에는 웬일로 이렇게 한글로 썼다.


한국에 계신 분들은 잘 모르시겠지만 H 마트는 한아름이라는 수퍼마켓 체인으로 한국식품 뿐 아니라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안 식품을 주로 파는 곳이다. 미전역에 체인이 있고 보통 그 안에 푸드코트가 같이 있는 경우가 많다. 


H 마트에서 울다니 이거 뭐지? 하고 찾아봤다. 저자인 Michelle Zauner는 Japanese Breakfast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인디 록 뮤지션이다. 한국인이었던 어머니가 암으로 세상을 떠난 뒤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담아 자신의 성장 과정과 한국 음식 그리고 정체성을 찾아가는 모습을 그린 회고록이다. 책이 나오자마자 많은 매체로부터 찬사를 받았고 베스트셀러에 올랐다고 한다.


도서관에 접속해서 종이책, 전자책, 큰 글자 책 모두 다 홀드를 했다. 줄이 엄청 길더라고. 언젠가 차례가 오겠지 했는데 지난 일요일 마더스 데이에 큰 아이의 선물로 도착했다. (아니 좀 더 자세히 말한다면 큰아이가 보낸 선물을 둘째가 예쁘게 포장해서 일요일에 나에게 주었다)


(엔양이 마더스 데이라고 사 준 티 찬조 출연. 저 보바집 이름이 코리안 로즈다. (보바티는 원래 대만 거인데 코리안이랑 무슨 상관일까?) 나는 무궁화를 영어로 Hibiscus 또는 Rose of Sharon 이라고 부르는 줄 알았는데 Korean Rose 라고도 부르나보다)


 dedication page에 For mom이 아니라 For 엄마라고 쓰여있는 걸 본 순간 벌써 눈물이 글썽.


솔직히 말하면 

나의 엄마를 생각하기보다는 나의 아이들을 생각하면서, 엄마인 나의 모습을 돌아보면서 조금씩 읽는 중이다. 


이 책이 궁금하신 분을 위해 2018년에 New Yorker에 실렸던 동명의 에세이 링크입니다.

(책의 첫 부분이기도 합니다)

https://www.newyorker.com/culture/culture-desk/crying-in-h-m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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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12 09: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5-14 05: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5-12 10: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5-14 05: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mini74 2021-05-12 13:5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ㅠㅠ 전 이런 글만 봐도 눈물이 나요. 엄마 좋아한다고 양파링 하나 덜렁 사 온 우리 아이를 생각하며. 초딩때는 제가 무심결에 어 수세미가 다 낡았네. 네 맞습니다 저 어버이날 리본 묶인 수세미 받았습니다 ㅎㅎ

han22598 2021-05-13 06:34   좋아요 2 | URL
수세미 선물 귀여워요 ^^

psyche 2021-05-14 05:17   좋아요 2 | URL
엄마가 한 말을 기억하고 선물을 사는 아들이라니! 와 감동이에요!!!

잠자냥 2021-05-12 14:0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전 사실 점심 먹으면서 보다가 손수건으로 눈물 닦음;;

psyche 2021-05-14 05:19   좋아요 1 | URL
첫 부분부터 눈물이...ㅜㅜ

JYOH 2021-05-12 20:4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2018년에 뉴요커로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기대되네요.

psyche 2021-05-14 05:21   좋아요 1 | URL
2018년에 벌써 읽으셨군요! 저는 이번에 처음 알았어요. 조금씩 아껴서 읽는 중입니다~

scott 2021-05-12 20:5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우와 전 뉴요커 수년째 정기 구독자 인데
이 칼럼 읽고도 무념 무상
반성 합니다.
MOM이라는 영문 단어 보다
엄마 라는 한글이 품고 있는 사랑!
프쉬케님은 아이들에게 💖 받고 계시는 마미 ^^

psyche 2021-05-14 05:23   좋아요 2 | URL
그거야 사람마다 느끼는 게 다르니까 그렇죠.
저희 딸은 작가랑 자신을 동일시 하면서 읽으니 눈물 났을테고요
저는 제가 죽은 뒤에 아이들의 모습을 생각하니 좀 울컥했고 뭐 그랬습니다.

난티나무 2021-05-13 00: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만 눈물이 찡... 아이들에게 읽힐 책으로 찜입니다.

psyche 2021-05-14 05:24   좋아요 1 | URL
엄마와 딸 이야기는 항상 눈물이... 한글로 번역판도 곧 나온다고 하네요

han22598 2021-05-13 06: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프쉬케님 Crying in H Mart 읽으셨어요? 전 읽기도 전에 이미 다 울어버릴지도..ㅠㅠ‘

책과 보바티. 언제나 좋은 조합!

psyche 2021-05-14 05:26   좋아요 1 | URL
하루에 한 두 편씩 천천히 읽고 있어요. 읽으면서 옆에 있는 둘째한테 엄마는 안 이렇지? 하면서 ㅎㅎㅎㅎ
보바티 좋아합니다만.... 코로나 이후 배가 너무 너무 나와서 이제 보바티를 좀 줄여야 하지 않을까 심각하게 고민중이에요 ㅎㅎ

서니데이 2021-05-15 19: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무궁화를 코리안로즈 라고도 하는 거군요. Hibiscus이나 Rose of Sharon도 처음 들었을 때는 다른 꽃 같았는데, 코리안로즈도 그런 것 같아요.
사진 속의 For 엄마도 조금 특별한 느낌이 들어요.
psyche님, 잘 읽었습니다. 좋은 주말 보내세요.^^

psyche 2021-05-18 00:17   좋아요 2 | URL
저도 처음 알았어요. 정식 이름은 아니지만 그렇게 부르기도 하나봐요.
미국 책에 For 엄마 라고 써있으니 기분이 좀 다르죠?
벌써 주말이 지나고 한국은 화요일이 시작되었네요. 서니데이님 좋은 하루 되세요~

blanca 2021-11-12 10: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꼭 읽어볼게요. 눈물 터질듯...저는 뜬금 없이 트레이더 죠가 그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