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아 #찌니주의보정지아가 돌아왔다. 웬일로 전자책도 있어서 클릭클릭. 구성진 전라도 사투리의 향연으로 읽는 내내 키득키득. 레지가 아니라 레즈라네. 라는 문구만 보고 호기심이 동해서 클릭했더니 손에 놓지 않고 쭈욱 읽게 만드는 매력. 소설은 성진혜진 커플을 가리키는 ‘찐이’의 정체가 드러나면서 일어나는 한바탕의 소동을 다루고 있다. 다이내믹 버전의 전원일기를 보는 것처럼 캐릭터들이 저마다 살아있다. 황석영 작가의 추천사에 나왔듯이 참으로 ‘글로컬’해 시종일관 웃을 수밖에. 재밌는 이야기 많이 많이 써주시길~~
#시간의감촉 #은희경은희경이 신간으로 돌아왔다. 새의 선물에서는 열광했었지만 세월이 흘러감에 따라 작가도 나이가 들고 나도 나이가 들고 점점 멀어지게 됐다. 그래서 이번 신간 소식에도 읽어볼 생각을 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이혼한 전남편이 ‘경선’에게 경선 이름으로 된 통장을 남겼다는 줄거리를 읽고 호기심이 일었다. 어? 이거 나이든 여자의 로망인가 싶었다. 젊은 여자들에게 백마 탄 왕자님에 대한 로망 더 어린 나이에는 키다리 아저씨에 대한 로망이 있다면 나이든 여자에게는 이혼한 남편이 정말 뼈저리게 싫고 원한이 맺혔더라도 죽어서 돈벼락이라도 맞게 해주길 바라는 것이 로망인가 싶었다. 왜냐하면 이혼한 전남편은 절대 그런 일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내는 이혼 후의 남편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지만 남편들은 절대 아내를 걱정하지 않는다고 아니 아내라는 존재 자체를 고려하지 않는다고 들었다. 그러니 외도를 하고 이혼도 하고 했겠지만. 남녀 성향 차이도 있겠고. 하지만 실제로 읽어보니 전남편의 유산 대목은 매우 짧게 처리되어 있었고 (나는 이 부분이 매우 궁금했는데 아쉽다. 예상 빗나감) 주로 육십대 여인들의 노화 이야기, 자신들의 삶을 되돌아보는 이야기, 자녀나 손주에 대한 이야기였다. 덕분에 가방끈이 짧던 옛할머니들 이야기가 아닌 대졸 할머니들의 소회를 엿볼 수 있었다. 586? 386? 이런 말을 지세대들은 모른다고 하지만 암튼 그들의 이야기다. 아니 이제 그들은 686이 되었나. 박완서 박경리 작가 이후 활발히 활동하는 여성 작가들이 드물게 느껴졌는데 그런 면에서 단비같은 작품이다.
#구보미스미 #한심한나는하늘을보았다구보 미스미 데뷔작이 실린 단편모음집. 한국에서는 절판되었으나 도서관에서 대출 가능. 19세 미만 구독불가라는 빨간 표시가 책 표지 앞뒷면에 커다랗게 쓰여있다. 주위 사람이 신경쓰이는 내용이라던 다른 작품과 유사한 특성. 그런 그가 왜 최근작과 같은 건전한 작품을 쓰게 되었나 그 변화의 계기가 궁금했으나 그 뿌리는 이 책에 있었다. 동전의 양면과 같이 반대되는 두 속성을 모두 지니고 있는 삶에 대한 긍정이 후반부로 갈수록 짙어졌다. 첫 작품과 연결되는 일련의 작품들이 너무나 일본적이고 외설적이고 선정적이었으나 점점 빠져들게 되는 매력이 있다. 작가는 능수능란하게 타쿠미가 되었다가 안즈가 되었다가 료타가 되었다가 나나가 되었다가 타쿠미 엄마가 되기도 한다. 필력이 매우 우수한 작가!! 구보 미스미에 빠져 산 며칠 행복했다.
#밤하늘에별을뿌리다 #구보미스미 #나오키상 아주 오래 전 나오키상 수상작을 챙겨보곤 했었는데 타향살이를 하던 때부터 그만두게 되었다가 귀국 후에는 일본 소설과 멀어져 챙겨읽지 못하게 되었었다. 그러니 실로 오랜만에 읽은 나오키상 수상작. 초등 남자아이가 되었다가 이혼남이 되었다가 고등 남자아이가 되었다가 쌍둥이 자매를 잃은 젊은 여자가 되었다가 괴롭힘을 당하는 초등 여학생이 되었다가. 어찌 그리 변신을 잘 하시는지. 이들의 공통점은 다양한 스펙트럼이 있지만 각자의 상실을 경험한다는 것. 그래도 살아만 있다면 좋은 일이 있을 거라는 희망으로 우리는 살아낸다. 살아남는다. 일요일 밤 전자책으로 구매해 휘리릭 읽었다. 남궁인 신간을 통해 알게 된 작가 구보 미스미. 그의 책들을 다 뒤져 읽게 될 듯. 꼬꼬무독서~~
그래도 아무리 괴로워도 살아 있으면 좋은 일이 생길 거란다. - P1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