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집 연대기 - 일생에 한번 자기만의 삶의 리듬을 찾는 경이로운 시간
박찬용 지음 / 웨일북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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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용 기자의 신간 소식을 듣고 역시나 구간을 찾아 읽었다. ‘첫집연대기‘의 경험이 있었기에 이번 신간을 출간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는 다 계획이 있었던 건 아니었던 것 같고 이런 취향을 가진 그의 당연한 귀결이 이번 신간 같았다. 곧 신간도 읽어봐야지..

이 책은 본인이 에필로그에 남겼듯이 ‘저성장시대의 취향 추구‘라고 할 수 있겠다. 물건에 애착이 없어 구매도 좋아하지 않아 필요한 것만 간신히 아무거나 구매해 버리는 나로서는 실로 신세계를 경험하는 듯한 독서였다. 내 엠비티아이를 보면 필요한 것도 안 사는 스타일이라고 나와 너무나 정확해 빵 터졌던 기억이 있는데 저자의 엠비티아이가 실로 궁금하다.

낡은 단독주택 2층을 일곱달을 월세를 내어가며 바닥, 벽지, 전기, 타일에 이르기까지 좌충우돌 인테리어 경험을 쏟아놓는데... 잡지 기자라 명품 시계와 가격을 비교한다든가 하면서 가격에 대한 현실감이 떨어졌을 때의 경험담이 제일 재미있었고 이해도 잘 되었다. 그렇지..뭐랑 비교하는 가가 중요하지. 누구나 가성비를 추구하지는 않지. 개인취향은 이렇게 다양하지..그의 녹록치 않은 경험담에 울고 웃으며 읽었는데 이런 경험치로 결국 그는 연희동 15평 아파트에 입주하며, 이 책에 담겨있던 그 경험들을 토대로 한 발짝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어내 이번 책을 만들어냈을 것이라는 짐작을 하게 되어 이번 신간이 더 기다려진다. 신간으로 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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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우정 - 살아 있는 한 우리는 모두 노인이 된다
김달님 지음 / 수오서재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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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 밀착 취재기라고 할까. 노년에 대한 관심으로 노인을 취재한 기록이라고 할 수 있겠다. 부제처럼 ‘살아있는 한 우리는 모두 노인이 되‘지만 노인이 되고 나서도 어느 정도의 나이까지는 본인도 노인임을 자각하지 못하는 것이 노년이라는 개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들 마음만은 청춘이라고, 내 나이가 제일 믿기지 않는다고들 하지만 체력만 문제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나이가 많아도 본인이 노인임을 인정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인 것 같다.

나를 키워주신 할머니가 백세 넘게 사셨지만 오랜 타지 생활로 마지막을 할머니와 함께 하지 못한 것이 마음에 남아있기도 하고, 나도 점점 나이를 먹어가기도 하고, 한국 사회는 65세 이상 인구가 총인구의 20퍼센트를 넘었다고 하는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노년에 대한 관심이 커져 노년 관련 책을 찾아 읽고 있다. 최근 들어 노년 관련 책들이 전보다 많이 발간되는 것 같아 반가운 마음이다.

의미심장한 구절들이 많았는데 특히나 자신이 좋아하는 것으로 시간을 보낼 줄 알아야 하는 언급이 가장 유의미하다고 여겨졌고 (노년에는 넘쳐나는 시간을 보내는 것이 가장 큰 과제인 것 같다.) 노인 관련 여러 정보도 얻을 수 있어 뜻깊은 독서였다. 구체적인 노인의 삶을 알 수 있기도 했고 현재 노년 관련 국가 정책이 어떤 식으로 운영되는지도 조금 알게 되었다. 저자는 주변에 노인이 없어 봉사활동을 통해 노인들에게 다가갈 수 있었다고 하는데 정말 긍정적이고 바람직한 접근인 것 같았다. 소위 윈윈 전략. 생활지원사라는 직업도 있고 자원봉사로 복지관에서 전화상담봉사를 할 수도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책을 읽고보니 누구나 노인이 되는데 노인관련 지식이거의 전무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65세에 자전거를 배운 할머니도 인상적이었다. 이제는 80이 넘어 다리에 힘이 없어 더이상 자전거를 탈 수 없게 되었지만 15년 정도는 자전거 타는 맛을 경험했으니 그 얼마나 대단한가. 공식적으로 노인으로 인정받는 나이에 자전거를 배우다니 대단할 뿐이고 본받을 만한 자세이다. 다치면 그 여파가 큰 고령의 나이에 자전거를 배울 용기와 실천력은 최강이라고 봐도 될 것 같다.

최근 들어 세대 갈등과 더불어 노인 혐오가 문제가 되고 있는데 혐오는 무지에서 기인하는 것이라고들 한다. 우리가 노년에 대해 무지하기 때문에, 소위 몰라서 혐오가 생기는 것일 수 있으니 내 일이라고, 내 가족 일이라 생각하고 노년을 공부해 나가야겠다.

알차고 마음결이 고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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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이 마중하는 세계에서 - 병원 밖의 환자들이 내게 가르쳐준 것들
양창모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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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창모 #아픔이마중하는세상에서

양창모 왕진의사 에세이. 이런 의사도 있구나 싶었다. 대부분의 의사들이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할 테지만 돈만 밝히는 의사들 이야기가 넘쳐나는데 이런 의사도 있다니. 자신의 기득권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고 늘 부끄러워하며 관계 속에서 보람을 찾고 이 사회의 변화를 위해서 행동하는 아니 왕진하는 의사 양창모.

연봉을 반도 못 받는데도 일을 한다는 것이 알려지면 그제서야 대단하다고 추켜세운다는 이야기가 십분 이해되었다. 손해를 감수해서 지방왕진의사직을 수행해야 그것을 대단하게 여기는 씁쓸한 현실. 나도 그를 대단하다고 추켜세우지만 막상 나보고 선택을 하라고 하면 그와 같은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새로운 세상은 행동‘이라는 외침, 지역의사제도 도입, 가족을 간병하지 않을 권리 등에 대한 그의 입장과 태도 모두 매우 인상적이었다. 공공의료 확립이 고령화 시대 대한민국의 큰 화두 중 하나인 것은 너무나 명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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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이 마중하는 세계에서 - 병원 밖의 환자들이 내게 가르쳐준 것들
양창모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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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세상이란 장소가 아니라 행동이다. - P29

사람의 땀방울을 돈으로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한 사회의 비극이 시작된다. - P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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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마트 일을 시작하게 됐어요? - 일하는 나와 글 쓰는 나 사이 꼭꼭 숨은 내 자리 찾기
하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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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현은 띵 시리즈 아이스크림 편으로 알게 된 작가이다. ‘어느 맑은 날 약속이 취소되는 기쁨에 대하여‘도 읽었던 것 같고. 그런데 이 책을 통해 그의 삶의 이면을 들여다본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 그 이면은 비단 하현 작가의 이면만은 아니었을 것 같아 더 마음아팠다. 소위 작가로서의 삶은 상태에 가깝다는 언급에서 씁쓸함을 느꼈다. 예술인을 위한 최저 생계비가 지원되어야 하는 것인가. 그는 작가로서의 삶을 유지하기 위해 마트 일을 하면서 우리 나라와 같은 직업의 귀천이 명확한 나라에서 당신이 왜 여기에 있냐, 이런 일 하지 말고 얼른 다른 일을 알아보라는 사람들의 멸시를 받으며 꿋꿋이 작가로서의 삶을 지켜낸 것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이 책을 마무리할 때 쯤에는 이제 마트 일을 드디어 그만두고 새출발을 해본다고 했는데 잘 되었을지.

중년여성들이 더이상 할 수 있는 일이 없을 때 가는 곳이 마트라는 인식은 언제쯤 바뀌게 될까, 바뀌기는 할까 그런 생각들이 들었다. 직업관, 직업의 귀천, 작가로서의 삶, 여성노동자로서의 삶, 긱 이코노미 등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대리운전 일을 하며 책을 썼던 김민섭 작가가 떠올랐다. 그도 ‘나는 지방시다‘ 에서 대학 강사보다 맥도날드의 복지가 더 좋았다고 했고 하현 작가도 메이저 마트가 아니면 가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 그도 고학력자이면서 작가의 상태를 유지하면서 대리운전을 한 경험을 토대로 한국 사회를 진단하는 책을 썼고, 하현 작가도 고학력자이면서 작가의 상태를 유지하면서 마트에서 행사일을 한 경험을 토대로 마트일에 대한 중년 여성의 노동을 우리 사회에서 어느 정도 인정해주고 있는지에 대한 생생한 현장 경험을 알려준다.

다양한 고용 상태가 이루어지는 노동 환경에서 작가로서의 삶을 영위하기 위해 일의 일부를 또는 일의 여파를 집으로 가지고 오지 않아도 되는 삶이 필요해서 마트인으로서의 삶을 오래 살 수 밖에 없었던 작가. 쉽게 고용되고 쉽게 해고되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는 점점 커지는 현재와 미래의 노동환경에서 상태로서의 작가의 삶은 과연 어디에서 ,무엇을 통해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인가. 착잡할 뿐이다.

하지만 그의 글은 착잡하지 않고 발랄하고 깊이가 있다. 역시 여러 형태의 생활과 직업을 경험한 작가의 두터운 경험 덕분일 것이다.

그의 건투를 빌고, 그의 글을 계속 읽고 싶다. 생생하게 살아 있는 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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