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길영 #시대예보 #수고인류의시간시대예보가 매년 한 권씩 나올 때마다 사보는 일인. 역시나 매우 의미심장하게 읽었다. ‘수고인류‘는 인공지능 전환으로 인해 기업에서 떠밀려 나갈 수많은 구성원들을 위한 지침인 동시에, 직접 숙련하고 실행하지 않고는 어떤 성취도 하기 어려운 지능화 시대에 대한 발견을 함축하는 단어라고 한다. 핵개인의 시대 다음에 오는 인간형이라는데 이전 개념들보다 탁 와닿는 맛은 떨어지는 듯. 명시지와 반대되는 암묵지가 인공지능 이후의 시대에 키워드가 되었으나 이제는 암묵지도 인공지능이 많이 흡수한 상태인데 인간은 인간만의 어떠한 수고를 쌓아 나가야 하는 것일까. ‘원본인간‘은 자신의 판단과 이름으로 무언가를 손수 만들어내는 사람 이라는데 정재승의 ‘서늘한 대화‘에서는 인공지능의 보고서에 인간이 사인만 해서 책임만 지워지는 경향이 언급되기도 한다. 무엇이 자신의 판단인지, 그 판단은 어떠한 과정과 근거를 거쳐 이루어졌는지를 투명하게 하는 것이 관건인 것 같다. ‘자신만의 무엇을 정하고 난 후에는 혼자서 만들어야 합니다. 만들어낸 그것을 혼자 안고 있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습니다. 그 결과를 발행함으로써 자신이 역량을 검증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그의 정체성을 공인받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경계할 것은 누군가의 글을 필사하거나 사적인 일기를 매일 써서 올리는 챌린지와 같이, 자신의 정체성과 고민을 담지 않고 온라인에 게재하는 것이 ‘발행‘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70, 73쪽) 정체성.정체성을 살려서 혼자서 만들어야 한단다. 정체성이란 무엇인가. 일본의 스키마바이트가 틈새 일자리 찾기로 각광을 받았다고 한다. 최소 근무 시간 단위 1시간에 당일 급여 정산이라는 장점을 내세워 노령층의 사회참여까지 돕고 있다는데 (85쪽) 긱 이코노미가 이렇게 장점으로 활용될 수도 있구나 싶은 사례라 새로웠다. 더욱 발전하는 AI는 도제 시스템을 거쳐 얻은 기예까지도 모사하고 대행할 수 있습니다....이제 ‘전수자‘를 넘어 ‘창시자‘로 거듭나야 합니다. ...단순히 스승에게 배운 것을 지키기보다 계속해서 배우면서 발전하는 자, 스스로 창시자가 되어 자신만의 것을 만들어나가는 자가 될 것입니다. 102쪽이렇게 선언은 할 수 있는데 앞서 언급했듯이 암묵지가 점점 작아져가서 무엇을 어떻게 창시하는가가 참 어려운 문제가 되었다. 계속해서 배우고 실패하는 인간의 영역으로 남는 것..이것이 인류의 미래인 듯하다. 맞나?뒷부분으로 갈수록 뒷심이 아쉬웠다. 그래도 또 내년에는 어떤 소식이???
#아메리칸학원 #이민진이민진의 신작 아메리칸 학원을 예약구매해 바로 보았다. 원서도 구입. 원서는 600쪽이 넘지만 한 권이던데 번역을 하니 분량이 두 배로 늘어났다. 9년 간 이런 장편을 쓸 수 있는 창작 환경이 작가가 아님에도 매우 부러웠다. 물론 작가는 두 곳의 창작 기금과 여러 도움을 받았다고 했지만 말이다. 1200쪽에 해당하는 장대한 대 서사시. 작가는 인간에 대한, 가족에 대한 끈끈한 정에 초점을 맞추어 미국과 호주, 서울을 넘나드는 한국 가정의 이야기를 멋지게 담아내었다. 이렇게 장대한 대서사시를 이렇게밖에 표현하지 못하면서 리뷰는 뭐하러 남기나 싶다. ㅠㅠ처음에는 내 예상과 달랐었다. 코리안 학원이 아니라 아메리칸 학원이니 당연한가 싶기도 했는데..읽으면 읽을수록 작가가 작심하고 썼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심금을 울렸다. 헬렌이 스러져 갈때, 1200여쪽의 이야기가 막바지에 달할 때 눈물을 참기 어려웠다. 미도네 가족의 건투를 빈다. 작가는 한국 교육에 대해서 비판을 하고 ‘이상적인 학원‘아니 ‘초현실적인 학원‘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나보다. 미국 유학 미화라고 비난할 사람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넓은 세상에서 공부해보는 경험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미도네와 그 이웃들의 이야기에 웃고 울었는데 갑자기 일상으로 돌아가려니 어색하다. 계속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 이 작품도 드라마로 만들어지려나.
#우케쓰 #이상한지도이상한 집에 이어 이상한 지도!! 이상한 집 2는 아직 못 읽었으나 이상한 지도가 궁금해서 일단 지도 먼저 보는 걸로. 일본판 셜록 홈즈인가. 척척척 비밀을 알아낸다. 읽으며 들으며 하는데 특히나 지도나 그림이 나와 듣더라도 읽기 버전을 확인해야 하는 것이 오히려 더 재미있다. 다른 책들 좀 보다가 심심해지면 다시 이상한 집 2도 찾아봐야 할 듯~~
#이윤리 #자연의것들은그저자란다원서와 번역본을 모두 구매했는데 번역본을 먼저 읽었다. 원문이 훨씬 아름다울 것 같다. 번역된 문장을 읽으며 원래의 문장을 상상했다. 두 아이를 떠나보내고 어머니로서 ‘제자리걸음을 하며 심연에 빠져‘ 살면서도 이윤 리가 삶을 살아내는 이유는 그것이 ‘자식을 계속 사랑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서 그렇다고 한다. 세상에는 겪어보지 않고는 절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있는데 이윤 리의 경험은 겪어도 이해하지 못할 것 같다. 고통을 잘 알고 고통을 잘 글로 쓰면서 왜 나를 낳았냐고 물었던 다섯 살 때의 큰아들이라니..이윤 리 자신도 두 번 자살 시도를 했음에도 ‘실제로 도움이 되는 일을 하라‘는 행동치료 지침 개념을 떠올린다. ‘세상에 고통을 보여줘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끼지 마세요. 당신의 눈물을 볼 자격이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어요.‘ 작가에게 전했다던 위로의 말 중 공감이 가는 말..자식을 잃고 울다 바위가 된 니오베는 죽은 게 아니라 돌덩이로 살아가는 것이다. -신형철삶의 가혹함을 품위 있게 견뎌내는 방식에 대해 영감을 주는 책-옮긴이 삶이란 제자리걸음을 하며 견뎌내는 것.-이윤 리절창이다. 먹먹하다.+자식을 떠나보낸 부모의 심정을 절절히 담은 책으로는 ‘안간힘(유병록)‘이 기억나는데 결이 정말 많이 다르다. 부모로서 최대의 비극은 자식을 먼저 보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