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년세세 - 황정은 연작소설
황정은 지음 / 창비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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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어.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면, 잊어. 그것이 정말 비결이면 어쩌지.- P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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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다 미리에 빠져서 되는 대로 읽어놓고 뭘 읽었는지 찾아보니 대충 이렇다. 근데 다 비슷비슷해 보여서 읽은 건지 안 읽은 건지 긴가민가 하기도 한다. 처음에는 미스다 마리인 줄 알기도 했다. 


그의 만화는 눈에 띄지 않고 이야기도 특별하지 않다. 오히려 그림은 소박하고 이야기는 소소하기 때문에 부담없이 읽히는 것 같다. 독신생활을 그려서 그것때문에 주목을 받았다는데 내가 읽은 것은 대부분 그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었던 것 같다. 아버지의 죽음을 경험하고 쓴 이야기들을 먼저 읽고 아버지와 어머니에 대한 책을 나중에 읽어서 왠지 마음이 아팠다. 마스다 미리. 곧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엄청 슬퍼할 텐데 하고 말이다. '아빠라는 남자'라는 책을 쓰고 아빠는 안 좋아하실 것이라고 했지만 내가 보기에는 아니 나라면 좋았을 것 같다. 좋은 아빠, 나쁜 아빠 이런 것이 아니고 그냥 있는 그대로의 아빠를 아이의 관점에서 어른의 관점에서 보고 책에 써주다니. 그런 자식이 있으면 참 기쁠 것 같은데. 작가를 자녀로 둔 부모만의 특권이라고 작가에게 말해주고 싶다. 그리고 그를 위로해 주고 싶다. 마스다 미리의 깨알같은 그 소소한 일상들이 우리를 위로해 주는 것처럼. 언뜻 언뜻 내비쳐지는 그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보면 넉넉하지는 못 했어도 참 잘 자랐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어렸을 때의 기억을 아주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기도 하고. 그 뒤에는 버럭하지만 잘 놀아주셨던 아니 함께 놀았던 아버지와 느긋하신 어머니가 있어서 가능한 것이었겠지. 


마스다 미리의 번역서만 찾아봐도 세트 포함 81권이 검색된다. 재출간과 세트를 뺀다고 해도 꽤 되는 분량이다. 꾸준히 찾아 읽어서 완독하고 싶다. 그녀의 섬세함이 좋다. 의외로 솔직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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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말콤 글래드웰이 한국에서 인기있는 이유는 뭘까. 지역도서관에도 학교도서관에도 가장 눈이 띄는 영어원서는 단연 말콤 글래드웰 작품이다. 특히나 베스트셀러 픽션 이외의 분야에서는 압도적으로. 왤까. 이런 의문을 품으면서도 나도 어쩔 수 없이 말콤 글래드웰의 책을 골라들었다. 그나마 대출할 수 있는 원서니까. (한국 원서 값은 매우 비싸다. 이래서 전자책을 선호하는 것이다. 특히 최신간 영어 원서는 전자책이 최고. 모르는 단어도 하나도 안 놓칠 수 있고. 물론 독서에 방해되기도 하지만.)


지난 주말에 갔던 광화문 교보문고에서도 말콤 글래드웰과 유발 하라리 판매 대전(?)을 하고 있었다. 유발 하라리 작품은 많지 않지만, 말콤 글래드웰은 저서가 꽤 많은데 예전 것까지 다 모아서 프로모션을 하고 있었다. 왤까. 


얼마 전 같은 그 이유-가장 구하기 쉬운 논픽션 영어원서- 로 그의 책 '블링크'를 읽었었다. 2005년 작품이라서 시대차가 있지만 그런대로 괜찮았다. 왠지 역주행 느낌도 나고. 그런데 이 책은 2000년작. 말콤 글래드웰 글의 특징은 당대 나름 트렌디한 예시들을 제시해서 자신의 주장에 대한 논거로 삼는다는 것. 그래서 그의 작품은 최대한 빨리 사보는 것이 좋다. 시류를 잘 파악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예시들의 맹점은 아무래도 시간이 흐르면 그 예시가 빛을 잃는다는 것. 1990년대의 예를 2020년에 읽자니 좀 한숨이 나왔다. 게다가 팬데믹 시대에 'The Three Rules of Epidemic'이라니. 에피데믹이니 판데믹이니 하는 말들을 너무 쉽게 쓰는 것 아닌가 싶어 끔찍했다. 20년 전에 앞으로 진정한 에피데믹이 올 것을 예상하지 못한 저자를 탓할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유발 하라리는 그런 면에서 시대를 견디는 작품을 쓴 것 같다. 오랜 역사에서 예를 찾고 있으니. 지금이 언제인데 새서미 스트리트, 블루즈 클루라니. 허쉬 퍼피의 예나 소문을 내주는 몇몇 사람들로 인해 갑자기 티핑 포인트를 찾게 되는 이야기들은 정말 오래 되어 보였다. 그런 와중에 얼마 전에 읽은 '포노사피엔스'가 떠올랐다. 현대 마케팅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를 이야기해 주는 이 책의 관점에서 보자면 가장 낡은 책이 바로 티핑 포인트가 아닌가 한다. 입소문을 내주는 몇몇 때문에 갑자기 판매고가 오르는 것을 거칠게 비유하자면, sns를 타고, 인스타를 타고 넘나드는 소문과,  스토리가 스토리를 낳아 먹고 먹히는 유통 시장의 판이 바뀌는 지금의 상황. 방법이 달라졌지 그 바탕의 개념은 유사하지 않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시대를 뛰어넘어 뭔가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끝까지 읽어내려 갔으나 끝까지 그 뭔가는 없었다. 


왠지 기억에 남는 것은 쓸데없이 지엽적인 것이었다. 아이들은 부모보다는 친구들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는 것, 좋은 동네에서 덜 좋은 부모 밑에서 자라는 것이 나쁜 동네에서 좋은 부모 밑에서 자라는 것보다 더 낫다는 것 등이었다. (A child is better off in a good neighborhood and a troubled family than he or she is in a troubled neighborhood and a good family. p.167, What it is saying is that whatever that environmental influence is, it doesn't have a lot to do with parents. It's something else, and what Judith Harris argues is that that something else is the influence of peers.p. 41) 그럼 좋은 동네에서 좋은 친구들을 사귀게 해주면 부모가 좀 잘 못 해도 되는 건가 좀 신경을 덜 써도 되는 건가 하는 엉뚱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다시 첫 질문으로 돌아가서 왜 한국에서 유독 말콤 글래드웰이 인기일까. 마치 논픽션계의 베르나르 베르베르 같다. 한국어판 독자들에게 따로 인사를 전하는 그 베르나르말이다. 어휘는 말콤 글래드웰이 유발 하라리보다 쉽다. 유발 하라리의 영어 문체는 한국인에게 익숙하다. 문체나 어휘 면에서는 특이점이 없고 단연 특이하고 놀라운 예들을 종횡무진한다는 것이 말콤 글래드웰 작품의 특성인데 아쉽게도 이 점이 시대를 견디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개인적으로는 말콤 글래드웰보다는 빌 브라이슨을 더 좋아한다. 미국에서는 두 저자들이 신간을 내면 비슷하게 읽히는 것 같은데 그래도 말콤 글래드웰이 조금 인지도가 높은가. 모르겠다. 하지만 시대를 견딘다는 점에서는 빌 브라이슨이 단연 앞선다. 그는 시대를 읽는 데는 관심이 일도 없다. 그렇다고 시대를 놓치고 있지도 않고. 문체도 정말 재미있고. 그래서 빌 브라이슨과 유발 하라리의 작품들을 나란히 놓고 프로모션을 벌이는 장면을 혼자 상상하고 웃었다. 물론 영역이 좀 다르긴 하다. 뭔가 시대를 읽으려 한다는 점에서 말콤과 유발을 함께 묶은 것이겠지. 


이렇게 말콤이 약간 과대포장되어있다는 사실을 못 마땅해 하면서도 역시나 같은 이유로 대출한 또 다른 그의 책이 집에 있다. ㅠㅠ 바로 아웃라이어. 그래도 이 책은 2008년 책이니 그나마 낫겠지. 그런데 읽어야 하나. 읽을 수 있을까. 워낙 말콤이 한국에서 많이 인용되어서 더이상 그가 하는 이야기가 새롭지 않게 여겨져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 그래서 오히려 번역되기 전에 그의 최신간(타인의 해석)을 읽었을 때가 제일 재미있었던 듯하다. 물론 예시들도 최첨단이고 말이다. 


한국 와서 말콤 책만 읽다보니 빌 브라이슨이 더 그리워진다. 빌도 말콤만큼 자주 책을 내 주면 좋을 텐데..빌 브라이슨의 'The body'도 정말 좋은 책인데. 그의 넘치는 위트가 새삼 그립다. 그러고보니 한국인들은 시대를 읽고 싶은 것인가 싶기도 하다. 장강명 작가 말로는 한국에서 논픽션을 쓰기도 어렵고 어렵사리 써도 잘 팔리지도 않는다는데, 그러한 이유로 한국에 논픽션 작가들이 많이 없어서 몇 안 되는 외국 저작들을 읽을 수 밖에 없어서 말콤이 인기인 것 같기도 하다. 


투덜투덜 대도 말콤이 신작을 내면 또 샘플북을 보다가 바로 구매해서 쭉 이어서 읽어버릴 것이라는 걸 안다. 그래도 늘 말콤의 미로에 들어가 그가 말하는 진짜같은 궤변, 궤변같은 진짜에 솔깃하다가 다 읽고나서는 '그래서 뭐?' 하게 된다. 그래서 말콤의 작품을 읽으면 아. 개운하다. 이래서 이렇구나, 이러면 되는 거구나 하는 것이 없이 '그래서 뭐 어쩌라는 거지. 쳇. '하는 찝찝함이 남고 한바탕 회오리 바람에 휩쓸리다 만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서 혹자는 그의 작품을 'brimming with new theories on the science of manipulation'이라고 했나보다. 그렇다. manipulation 바로 그 느낌이다. 또 그런데 이 느낌 때문에 욕하면서도 읽는 것 같기도 하다. 안 읽고 욕하는 것보다는 읽고 욕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면서. 


다시 논픽션의 바다에서 빠져나와 픽션의 세계로 몸을 빠뜨릴 시기인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스릴러 작가의 신간이 두 권이나 기다리고 있는데 읽을 책은 많고 시간은 늘 모자라고 체력은 쉽게 고갈된다. 그래도 책 속의 바다에 있는 것이 좋다. 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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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작가 중 한 사람인 장강명의 신작이 나왔다는 걸 지난 주 금요일에 알았다. (바빠서 도서 검색을 소홀히 한 결과.)인터넷주문을 검색하니 다음 주 월요일에나 배송이 가능하다고 해서(당일 배송, 총알 배송은 없어진 것인가.ㅜㅜ) 한숨을 쉬고 포기, 토요일에 광화문 교보에 갈 일이 있으니 거기서 사면 되겠구나 싶었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 동네 서점에 가서 사지도 않고 바로 주저앉아 읽고 싶은 정도였다. 장강명의 샘플북은 재미있다. 이미 '밀리의 서재'에 연재한 것이라지만 나는 밀리의 서재를 이용하지 않으므로 샘플북만으로는 너무 감질났다. 하지만 일주일 아니 이번 달에 쌓인 과로가 장강명의 신작을 이겨서 하루를 기다렸다. 그리고 토요일날 광화문 교보를 십년 만에 가보았다. 그런데 장강명의 신작이 없었다. 더불어 더 갈망했던 황정은의 신작도. 황정은의 신작이야 인터넷 판매는 시작됐지만 출간일이 아직 남아있어서 그렇다 쳐도 장강명의 신작이 광화문 교보에 없다는 것은 좀 충격적이었다.(장강명 작가님. 축하합니다. 이제 인세가 함박눈처럼 펑펑 쏟아지시겠는걸요. ) 시대가 변해도 유분수지..그 자리에서 결국 인터넷 배송을 신청하고 주말을 버텼다. (그냥 동네 서점에 갔어야 했다. )하지만 월요일에도 오지 않고 배송추적과 고객센터 문의를 거쳐 화요일 저녁에 책을 받아보고 이렇게 수요일에 리뷰라는 것을 쓰고 있는 것이다.  그 와중에 일은 엄청 바빴고 피로는 쌓여갔지만 짬짬히 읽어서 완독.

 

장강명의 글발이야 자타가 공인하는 것이고, 나는 그의 책을 대부분(몇 권은 다 못 읽었다.) 읽었지만 그 중에서 가벼운 축에 속하는 작품들 - 한국이 싫어서, 5년만의 신혼여행-을 가장 좋아하기 때문에 이번 책도 마음에 들었다. 장강명 작가의 작품으로서는 나름 말랑말랑한, 가벼운 축에 속하기 때문이다.

 

재기 발랄한 소제목이 눈에 띄었고 그가 던져준 생각할 거리들에 문득문득 생각에 잠기면서도 쭉쭉쭉 책은 읽혀졌다.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전자책 사랑에 대한 부분이다. '안타인지 파울인지 애매한 타구와 비 오는 날 반납해야 하는 책'( pp.108-113) 부분. 나도 책을 좋아하지만 종이책에 대한 집착은 없고 전자책을 선호하는 편이다. 다만 노안으로 스크린을 오래 보면 눈이 아파져서 당분간은 자제하는 중이지만 전자책이라는 '내 손 안의 도서관'을 포기할 수는 없다. 이는 늘 책을 들고 다니는 것이 불편하기 때문이기도, 가져간 책을 다 읽었을 때 읽을 것이 없어지면 난감해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가장 주된 이유는 여기저기 떠돌며 생활했기 때문이다. 처음 몇 년은 좋아하는 책을 고르고 골라 이고지고 다니지만 결국은 나중에 다 버리게 되고 남는 것은 내 전화 안에 있는 아니면 내 아이패드에 있는 아니 내 계정에 있는 전자책만 남게 되는 것이다. 결정적으로 이번에 배송이 느려서 기다리는데 힘겨웠다. 전자책은 클릭클릭만 하면 바로 볼 수 있는데 동시 출간이 대부분인 미국과 달리 한국은 전자책을 내는 작가의 작품이라고 하더라도(아직 출간 안 하는 유명 작가도 많다. 이해 안 감) 시차라는 것이 있다. 다행히 내가 한국에 있어 이 시차를 기다리지 않아도 되었지만 배송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점은 있었다. 그냥 출간 사실을 알자마자 동네 서점으로 달려가야 했으나 역시 나는 클릭클릭, 다운로드, 폭풍 독서를 훨씬 더 선호한다. 각설..장강명 작가님 다음에는 전자책 시차 없이 동시 출간 부탁드립니다. 물론 이것이 작가님의 의지로 되는 일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두번째로 폭풍 공감되는 내용은 '이라크 공군 조종사를 회유하는 작전과 아카데미상 수상자 자레드 레토'에 나오는 부분이다. 타인을 판단(?)할 때 과연 그의 비언어적 표현(말투, 외모 등등)이 얼마나 신뢰성에 영향을 주는가, 그것이 정말 그렇게 믿을 만한 것인가 등에 관한 내용인데 이 내용은 말콤 글래드웰의 최신작 '타인의 해석'에 방대한 분량의 예가 제시된다. 장강명은 이에 대한 언급을 하지는 않았지만 말콤 글래드웰의 이야기가 오버랩되면서 그의 견해에 공감이 갔다. 실제로 면대면으로 직접 보지 않고 객관적 자료만을 보고 판단하는 것이 더 정확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런데 여기에 장강명은 말과 글에 대한 부분에 특히 초점을 맞추고 있어서 최근에 읽은 김하나 작가의 '말하기를 말하기'가 떠오르기도 했다. 김하나는 말하기의 긍정적인 면을, 장강명은 부정적(?)인 면에 더 집중하는 느낌이었다고 하면 좀 너무 거칠까. 워낙 문자가 천대받는(?) 시절이라 그런지 작가는 '말과 글' 대한 갈등을 많이 하는 것 같았다. 

 

우울증을 많이 앓았나보던데 독자로서는 안타까운 일이다. 그의 쾌차를 빈다. 그가 너무 자신을 다그치지 않고도 좋은 글을 많이 쓸 수 있기를 바래 본다. (너무 비현실적인 기대인가.)

 

+ 이 책을 손에 넣고자 아둥바둥하던 찰나에 내게 영문모를 적립금이 생긴 것을 알았다. 급하니 일단 주문부터 해놓고 웬 적립금 하면서 찾아보았더니 페이퍼 때문 아니 덕분이었다. 결국 그 적립금으로 내가 사랑하는 두 작가 - 황정은과 장강명의 작품을 손에 넣을 수 있게 되었다. 알라딘에 감사! 황정은 작품은 뭔가 몸가짐을 단정히 하고 봐야할 것 같아 뜸을 들이고 있다. 너무 설렌다고나 할까. 오롯이 황정은 작품만을 위한 시간을 통으로 내야 하는 데 그 틈을 노리고 있다. 사람은 역시 어디에 살든 다 비슷하게 살고, 예나 지금이나 여기서나 저기서나 그저 좋아하는 작가의 신간이 내 주된 사는 낙이 됨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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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 책이 내가 손에 넣을 수 있는 김하나 작가의 다른 작품이었다. 


갈지자로 그의 책들을 읽어보니 2017년 '힘빼기의 기술'로 전기와 후기로 구분되지 않을까 싶다. 그 전에는 소위 광고쟁이로서의 김하나가 더 승했고 그 이후에는  진정한 글쟁이로 거듭나는 김하나라가 읽혔다. 


'당신과~'는 2013년, '내가~2015년 작품인데 '당신과~'가 바로 그가 말한 힘이 덜 빠진, 아니 힘이 빡 들어간 작품이었던 듯하다. ('15도'가 아니었다.) 뭔가 내용을 많이 담으려한 것이 역력한데 대화 형식으로 글을 전개해 나가는데 있어서 좀 무리가 있었던 것 같다. 대화 형식이나 인터뷰 형식 등등은 이렇게 많은 분량을 이어나가기에는 무리가 따르는 것 같다. 하지만 뭔가 성인보다는 고등학생들에게 읽어보라고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청소년 교양도서라고 할까. '내가~'는 카피라이터로서의 김하나가 전면에 나선다. 이 형태를 '15'도에서 압축해 보여주었던 것 같다. 역시 후자가 더 힘이 빠졌다. 


본인이 '힘빼기'의 효과가 강력함을 몸소 보여주고 있다. 작품들로. 


그래도 힘빼기 전이나 후나 김하나의 작품이 좋다. 20년 넘게 지속되어왔던 그의 노력들이 결실을 맺어가는 것 같아 기쁘다. 그녀의 활약이 지속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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