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스탄트 가드너
페르난도 메이렐레스 감독, 랄프 파인즈 외 출연 / 대경DVD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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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에서 '콘스탄트 가드너' 가 하길 손 꼽아 기다리다가
너무 기다렸다는 생각이 드는 찰나, 언제나 처럼 깨닫게  되었지요.

'일반 극장에서는 애초 개봉 계획이 없었군...'

해서 놓친고기가 더 큰 아쉬움에 ㅠㅠ 하면서 한 동안 시간이 흐른 즈음
우연히 비됴가게에서 이 영화 비디오를
보게 되었습니다.
얼마나 반가웠던지...

떨리는 마음으로 영화를 보았고.... 영화는 저의 생각보다 훨씬 좋았습니다.
아프리카에 대한 따뜻한 사랑이 영화 전반의 화면에서 찡하게 흘렀습니다.
가난과 굶주림과 질병의 온상이기는 하지만...

그속에서도 삶의 낙천성을 잃지 않음을 대변하는듯 배경으로 흐른 아프리카 음악들은
흥겹고도 아름다웠습니다.

그리고


랄프파인즈가 '잉글리쉬 페이션트' 이후로는 그 본래의 매력을 발산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래서 아쉬웠는데 이 영화에서 깔금하게 만회해주었습니다.^^
잘난배우하면 톰크루즈나 브래드피트과만 있는 줄 알다가 어느날 잉글리쉬 페이션트를 보고

랄프파인즈에게 찡~ 감전이 되었었지요.
'아니, 저런 배우를 나는 왜 이제야 알게 되었지? 보게 되었지?'

역시 뒤늦게 '쉰들러리스트'를 보고는 그의 악마성에 진저리를 쳤고.. '레드 드레곤'을 보고는
어찌 조연을 마다하지 않았을까하는 안쓰러움이... '사랑과 슬픔의 여로'에서는
너무도 심술을 부려 오히려 연적 남성(여 주인공의 남편)을 더 빛나게해주기도 했었고
'폭풍의 언덕'에서는 그 황량한 들판 만큼이나 황량한 마음의 소유자로 분했지만....

뭐니뭐니해도 랄프의 매력을 제일 합당하게 밝혀준 것은 역시 잉글리쉬 페이션트였었고
잉글리쉬 페이션트에서와 같은 랄프 파인즈를 다시 꼭 보고 싶었는데
콘스탄트 가드너가 그 원을 풀어주었습니다.^^

잉글리쉬~에서 사막의 황금빛을 배경으로 깔고 랄프의 회색 눈빛이 케서린을 응시하던 모습이 너무도 아름다웠었는데
콘스탄트~에서도 그의 순수한 모습과 아프리카의 구리빛 자연색이 따사롭게 어우러졌습니다.

이 영화를 만든 감독이 '시티 오브 갓'을 만들었다는데... 진즉에 시티오브갓을 봐 두는건데
시티~ 역시 동성 아트홀에서 놓친 작품이었습니다. ^^

하여간 이 영화를 보고나면 뉴욕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시덥잖은 사랑놀음이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벌이는 영화들이 다 개뿔같이 느껴집니다.
아프리카인들을 생체실험대상으로 삼는 선진국 제약회사를 상대로 싸우는 여주인공을 보면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바로 저런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튼 이 영화 강추입니다.^^

(랄프 파인즈와 세익스피어인러브의 조셉파인즈가 형제라는 것을 알았을때,
워매, 랄프의 엄니는 하나도 아니고 아들 둘을 선남으로 낳은 것도 모자라 명배우 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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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젤 워싱턴에 대한 매력에서 좀처럼 헤어나올수 없는 찰나, 그의 영화를 두루두루 보다가

하나 특이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그는 많은 영화에 출연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원서원한 키스신이랄까 좀더 나아가 베드신이랄까를

좀처럼 보여주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거참 일부러 찾아서라도 함보고 싶네'



그리고 덴젤 워싱턴은 최고의 배우임에도 그의 상대여성들은 대부분 흑인배우더군요.

아니면 남미계로 보이는 약간 노란 배우이고요.

물론 이들과는 입술접촉사건이 별 필요없는 영화들이거나 있어도

자연스러웠습니다.



그에 반해 안젤리나 졸리와 나온 '본 콜렉터'나 줄리아 로버츠와 나온'펠리칸 브리프'에서는

입술 접촉사건이 한번쯤 일어나도 무방할텐데

아니, 오히려 한번쯤 일어나야 영화의 클라이막스가 자연스러울텐데 그럴생각이 전혀 없더군요.



'본 콜렉터'에서는 졸리가 덴젤워싱턴에 대한 사랑의 감정을 ,덴젤의 손가락을 자기손으로

한번 훝는 것으로 그치더군요.

덴젤은 전신을 움직일수 없는, 사고로 입만 살아있는 경찰로 누워서 말로만 지시하는 졸리의

상사였는데 범인을 잡고 난다음 이제 남은 것은 사랑의 동작을 보여주는 일만 남았는데

졸리가 잠자는 덴젤의 손가락을 한번 스치기만 하더군요.



그러자 덴젤은

'장애인 성폭행하면 안돼쥐~'하면서 마음을 표현 했고요.

백인과 백인이었다면 흑인과 흑인이었다면 아마 그렇게 단순하게 처리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펠리칸 브리프에서도 마지막에 둘이 포옹을 하면서 끝나는데 그부분도 그랬습니다.

아마 덴젤이 아니고 여타 백인 남자가 출연을 했더라면 그 마지막 장면만이 아니라

그전에도 난리가 났을 것입니다.ㅋㅋㅋ



헐리웃 영화들을 보면 백과 백 사이의 키스신은 너무 과다해서 오히려 설득력이 없음에 반해

백인남자와 흑인여자

흑인남자와 백인여자사이에는 좀처럼 일이 벌어지지 안더군요.

백인남자와 흑인여자의 경우도 과거 노예제도 시절, 백인남자가 흑인여자노예를 강간하는

장면같은 경우(로저우드를 보면) 일반적 짐승들의 체위를 보여줄뿐



백인남자들이 흑인여자 입술에 접촉하는 일은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



아, 미션임파서블 2에서 톰이 텐디뉴튼과 일을 벌이기는 합니다만 텐디는

완전한 흑인은 아니지요. 그나마 보여준것도 파격이라 해야 할지...



일반인들이 그렇게 구분해서 산다면 영화의 세계는 좀더 자유로우니 영화상으로는 얼마든지

흑과 백이 만나도 될텐데 그걸 받아들이기 힘들어한다는게 좀 이해가 안갔습니다.



웨슬리 스나입스와 나타샤 킨스키의 '원나잇 스탠드'의 경우 제목만 요란했지

너무 건전했습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기전에 나타샤는 독일여성이니 그러한 편견으로

부터 자유롭나 했는데 영화를 보니 좋치도 않으면서 간신히 시늉만 내는 쪽이었습니다.

그것도 때로는 웨슬리 스나입스쪽의 화면은 어둡게 처리해서  잘 보이지도 않더군요.



이러한 백인들의 유색인종에 대한 '접촉공포감'에 흥미를 가지니 백과 백이 짝이 아니고

백과 흑 혹은 백과 황의 경우 어떻게 사랑의 행위를 묘사할까 예의 주시하게 되었습니다.^^

때문에 '마이애미 바이스'를 볼때도

'두고 보자 , 이 양반 들은 또 어떻게 나가나..'



마이애미에서 공리와 콜린파렐은 연인이었는데 이런, 역시나 그렇더군요.

하는척 시늉만 하지 , 그리고 어쩌다 한번 어설프게 접촉했나 싶으면 이내 떨어지더군요.

그러한 것을 보면서 뭔가 '가증'스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럴거면 강렬한척하는

러브신을 아예빼든가..

공리가 거부했을수도 있겠지만, 글쎄요...



그런 의미에서 흑과 백이, 백과 백처럼 완벽한 키스신을 선 보이는

영화가 만들어 지면 아마 대박나지 않을까...

수많은 영화 감독들이 있는데 그것 시도하는 감독하나 없다니... 다들 생각이 우물안

개구리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몇년전 우리나라 드라마에서 한중합작, 한일합작 드라마가 있었지요.

공교롭게도 남녀 주인공중 남자는 다 한국쪽이었습니다.



한중합작은 김재원씨였었고

한일합작의 경우, 조현제씨와 이동건씨가 떠오르는 군요.

그당시 어떤 글을 읽으니 우리나라 국민 정서가 외국 여자들이 한국남자 좋아하는 것은 용인이 되나

한국여자가 외국(중, 일)남자 좋아서 죽고 못사는 설정은 국민정서상 할수가 없다는 것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그러면 여주인공을 내준 그 두 쪽은 바보입니까? 그들은 그런저런 생각이 없이 그냥

드라마에만 충실했을 것이지만 우린 사소한 것에 존심을 세운것은 아닌지...

그래서 내심 이번에는 한국측은 여배우를 중, 일쪽은 남배우를 설정한 드라마가

나오지 않을까 상상했는데 제가 못본건지 그런드라마가 아직 안 나왔는지....





마무리 보너스....



2002년인가 '트레이닝 데이'로 덴젤이 아카데미 남우상을 탔는데

그때 남우상 수여자가 줄리아 로버츠였다더군요.



즐리아 로버츠는 '펠리칸 브리프'에서 덴젤과 호흡을 맞춘 적이 있기에 무척반가워서

(아마, 많이는 제가 덴젤을 멋있어하는 것처럼 줄리아 로버츠도 덴젤이 멋있어서

예전에 같이 영화찍었다는 우정을 핑계대며 )

덴젤에게 축하의 키스를 했는데.....



덴젤이 답례의 키스를 해야되는데 그냥 어물쩡 지나치고 말았다더군요.

그 찰나의 순간, 줄리아 로버츠는 어쩔줄을 몰라 당황했다던데....



백인여자가 그렇게 성의를 표하면 뭔가 황송하다는 분위기를 연출하던가 답례의 키스를 보내야 되는데

그러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그것은 웃자는 얘기인지는 몰라도

흑인측에서,

'백인 여배우 너거들이 아무리  덴젤과 키스하고 싶어해도 이제는

우리들이 덴젤을 내 줄수 없다. 꿈깨라.' 이런 정서를 가지고 있다더군요.



하여간 , 흑과 백이 영화에서 자연스럽게 사랑을 나눈다면 현실에서 또한 그만큼

가까운 사이들이 되겠지요.



그나저나, 덴젤 워싱턴은 나이 오십줄인데 어쩜 저리도 청년같은 이미지 인지... 우씨! 똑같은 오십줄의 저희 오빠는 삶의 무게에 치여 어깨가 천근 만근 내려 않은듯 쇠잔한데....ㅠㅠ



마지막으로 궁금증하나, 아지매 답지 않게 헐리웃 연예비사, 머 이런 것들에 대해

관심을 같기도 하는데... 덴젤 워싱턴의 비사는 좀처럼 만날수가 없어 궁금합니다.

누구 아시는분 있으면 댓글좀...ㅋㅋㅋ...



결혼은 했는지?

마눌은 있는지?

스캔들은 뭐였는지?

결혼을 했다면 자식은 있는지?

취미는 뭔지?

어디서 사는지?

주 관심사는 뭔지?

그를 좋아한 여배우들은?

그를 좋아하는 남 배우들은?

봉사활동은 좀 하는지?

.

.

.

.

너무 궁금합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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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7-11-06 2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혼은 한걸로 아는데 슬하에 자식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대단한 바람둥이다 라는 소문정도가 있습니다.
워낙에 사생활이 꼭꼭 감춰진 배우 중에 하나이다 보니 웹서핑을 해도 찾아보긴 힘드실지도 모릅니다.^^

폭설 2007-11-07 0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차라리 바람둥이라도 되면 좋겠네요.^^ 근데 부는 여자들이 없는 걸로 봐서 그림의 떡이 아닐런지... 이런 사람의 일상은 오히려 더 쓸쓸하다고나 할까요. 나이 오십넘었으면
숨겨둔 자식이 나와도 흉이 안 될 텐데.. ㅋㅋ
 
내일의 기억 (2disc)
츠츠미 유키히코 감독, 와타나베 켄 외 출연 / 팬텀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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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재미없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으나 주인공 남자의 카리스마로 볼때 혹시나 해서
보았습니다. 역시나는 아니었구요. 그런대로 괜찮은 영화였습니다.

치매에 관한 얘기라는 것은 다들 아실터..
너무 너무 잘나가던 광고쟁이가 알츠하이머에 걸려 직장도 관두고
무료하고 기억안나는 일상과 싸우며 도자기도 배우고 산책도 하며 그날그날을 떼우는 얘기인데요.

그날그날을 떼우는 남편도 힘들고
그런 남편 바라지 하며 뒤늦게 생활전선에 뛰어던 마눌도 힘들고....
그런 상황이 닥치면 어떻게 해야 하나...영화에 나온 요양원은 아주 좋더군요.
아주 풍경이 좋다못해 '자비'롭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그런 요양원 많이 지어서 실비로 입원하게 하고 가족들과는 가끔만나서 외박하는게
정답이라는 생각이 들었....물론 세금은 우리들이 내고 말이지요.
공공의 행복을 위하여 세금내는것 아까워하지 않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이 연사 힘차게, 힘차게
외칩니다!!(머쓱)


와따나베 켄 아자씨의 열연이 돋보였습니다.
그런데 부수적인 것입니다만 이 분들의 인사가 도무지 맘에 들지 않았습니다.
즉 기억을 잃은 주인공은 회의시간도 잊어버리고
약속장소도 어딘지 몰라 헤매다가 다 늦어 도착하여 백배사죄하는데 이때의 그 인사법이
심각해야 되는데 너무 희화적이었습니다.

울나라에서는 어깨씨들이나 하는 그 팔까지 늘어뜨리고
'형님 죄송합니다'식으로 90도로 숙이는 인사를 주인공이 하니 영 이상했습니다.
너무 죄송하기 때문에 그런지 몰라도 어떨땐 90도보다 더 내려가 100도는 되게 숙이더군요.
그냥 한 45도만 숙여도 충분히 죄송할텐데 왜들그리 인심이 후한지..ㅋㅋ

주인공이 퇴사하고 갈때도 회사밖 광장으로 나온 직원들 어찌나 넉넉하게 허리를 굽히는지...
한명도 아니고 여러명이 그러니... 더더욱 조폭스러버..

일본사람들이 인사 하나는 끝내주게 하지만 영화는 자기들만 보는 국내용이 아니니
좀 자중들 하시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에 비하면 ,주인공의 돌아오는 전철안에서
주인공 앞에 앉는 두 여학생은 아조~ 속이 후련했습니다.
즉, 위는 여름 상의 교복에, 밑에는 초록색 체육복을 둥둥 무릎까지 걷어올려셔 입고는
헤헤 입벌리고 자고 있었습니다.
체육을 너무 열심히 해서 힘들어 죽겠다는 듯이..

일본 영화를 보면 특히 여자들의 옷매무새며 조심스럽고 가지른한 태도가 보기좋음의 정도를 넘어
저는 숨이 막힙니다. 보이지 않는 사회적 억압의 틀이 몸에 베여 있는듯 해서 말이지요.

물론 위의 여학생들 처럼 딸로나온 분은 젊은 세대를 반영하는듯 호탕하게 나와서 괜찮았습니다.
(문제는 그의 남자친구였는데 이 인간은 왜 또 그리 여성편향적으로 쩔쩔 매던지..그 역시 일본 현대남성상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건지...ㅉㅉ.. 그렇다면 주인공 마눌님의 태도 만큼이나 속이 터지는 일이겠습니다.)

쓰고보니 영화는 안보고 꼬투리만 잡은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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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VCD]
이창동 감독, 송강호 외 출연 / 대경DVD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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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천에는 똥이 많다' 와 갑자기 생각나지 않는 그의 또다른 소설집을 80년대 말에 읽었을때는 그 묘미를 잘 몰랐는데... (분단을 이야기 하고 있구나. 혹은 그의 글에는 힘들게 살아가는 밑바닥 삶이 있구나등등)

이분이 감독이 되고나서, 2002년 대선 앞둔 '백토'에서 노대통령 지지토론자로 나와

'나는 왜 노무현을 지지하느냐? '그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하는데 ,
글 잘쓰는 사람 말 잘 못한다는 선입견을 유시민 다음으로 깨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아니, 글 쓰는 사람이 어찌 저리 말을 잘하지?'

그러고 보니 스크린 쿼터 축소반대 집회할때 구호외치고 토론하는 것은 다른 영화인들 몫이고
시종 조용히 지켜보다가 결론적으로 축소를 반대해야 하는 이유를 아주 적절하고 명확한 문장으로 정리해내는 사람은 이창동 이분이라는 얘기를 읽는 적이 있습니다.
'아하, 그런 일이 있었군..'

그가 문화부 장관이 되고나서, 그것이 너무 놀라워 예전에는 도서관에서 빌려보았다면
이번에는 직접 사서 그의 책을 다시 읽었습니다. 아, 이제 생각이 나는군요.<소지>였습니다.
<소지>와 <녹천에는....>를 다시 읽었는데 워매, 워매, 이분이 이런 사람이었는지 새삼 알게 되었습니다.

눈이 번쩍 뜨이는 기분. 진짜 괄목하고 보게 되었습니다.
각 소설들의 구성과 문장과 하고자 하는 야그들이 얼마나 탄탄한지 한치의 흠도 발견할수 없는 주옥같은 소설집이었습니다.

논리적 사고가 간절하고
글 잘쓰고픈 욕구가 있는 사람이라면 이분의 소설집을 배껴써보라고 권해보고 싶습니다.^^

<초록물고기>는 보지 못했고, <박하사탕> 보고는 어째 뭔가 시원하지 않았고( 생각없이 건성으로 보면 가해자에게 면죄부를 주는 듯해서, 가해자도 괴로웠다는..)<오아시스> 보고는 그의 따사로운 시선과 문소리에게 그런 열연을,
도저히 불가능할것 같은 그런 열연을 해내게 만든 감독의 힘에 압도되었습니다.

때문에 장관 그만두고 감독으로 돌아왔다고 했을때 무척 기뻤습니다.
그리고 차기작은 어떤 작품일까 무척 궁금했습니다.
<밀양>이라... 저에게 밀양은 마라톤이 생각나는 동네입니다.^^ (10킬로 마라톤을 거기서 했거든요.ㅋㅋ...)

보통 조조로 보면  혼자보거나 많아야 20명 정도인데 깐느에서의 낭보때문인지 예매를 하지 않았다면
구석자리에서 봐야 될만큼 자리가 꽉 찼었습니다.
중간자리에 앉아서 뒤를 한번 둘러보니 다들 까만 눈을 두개씩 달고 초롱초롱.... 너무 뿌듯하고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렇게 <밀양>은 일단 관객수로 기선 제압을 했고, 본론으로 들어가서는 더더욱 우리들을 사로잡았습니다.
전도연씨와 유괴범과 송강호씨 빼고는 모두들
영화인지
현실인지
구분이 가지 않았습니다.

약사부부의 진지함, 옷가게 아지매와 시장 아줌마들의 수다, 유괴범에게 줄 돈다발을 하천변 쓰레기통에 넣을때
효과음처럼 들리던 아저씨들의 음담패설, 교회의 예배풍경...등등등  모두가 경상도에서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일의 한단면들을 옮겨 놓은듯 했습니다.

공감을 한 나머지 영화가 끝날때까지 한 열다섯번(?)은  저절로 이구동성으로 웃음을 터트리곤
했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나 송강호씨의 말들 속에서.

송강호씨의 경상도 사투리가 주는 묘미는 정말 백미였습니다. 전도연씨의 '강호선배가 아니었다면, 이창동 감독이 아니었다면..'.이라고 했던말이 정말 빈말이 아님을 느낄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남들에게는 그냥 지나가는 한 부분이었을지 모르나 저에게는 더할수 없이 강렬했던 부분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종찬씨가 자기네 '행님 '집인지 어딘지에서
형수님네 식구들과 함께 왕년에 피아니스트가 될뻔했다던 현직 피아노원장 신애의
연주를 듣는 대목이었습니다.

왼손 오른손 곱하기로 엇가르며 종횡무진 전 건반을 휩쓰는데...아, 그것은 오래된 기억저편의 한때 너무도 전율했던 곡이었습니다.
그것은 리스트의 연습곡중 하나인 '탄식'이었습니다.

음악을 좋아하기 시작하던 옛날, '리스트'는 또 어떤 사람일까 하며 두장 합본인 음반을 하나 샀고 무심코 듣다가 다른 것들도 괜찮았지만 이 '탄식'에서 가장 머리를 조아렸었었는데...
얼마전에는 듣고 싶어서 오늘내일 들어야지 하는 사이, 큰애가 고만 바늘을 부르트려 버리는 바람에 못 듣게 되었지요.

그런데 세상에 그곡을 '밀양'에서 들을 줄이야! 잠시 였지만 아주 '혈관'을 파고 들었고
당장 컴퓨터에서 찾았습니다.
그런데 이곡이 '이대근 이댁은'이라는 영화에 삽입되었나 보더군요. 그러자 이곡을 선곡한 전상윤이라는 음악가는 물론 '이대근 이댁은'이라는 영화도 필히 한번 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연주스타일은 밀양과 좀 다른듯 합니다만 그래도 좋습니다.
(어째 옆길로..)

아무튼, 밀양은 대단한 영화였습니다. 이창동 감독의 저력이 가장 유감없이 발휘된 작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 그는 가장 나중 작품에서 가장 실력을 발휘하는 감독이 아닐런지....그의 가장 나중 작품은 물론 앞으로 계속 이어지겠지요.

어쩌면 10년후의 그는, 파리에서건, 런던에서건 홍콩에서건 이름만 대면 딱 떠오르는 그런 세계적 감독으로 자리매김 하지 않을까요?

(저만 김칫국 마십니까?  김칫국이 아니라는 것에 10만원 겁니다.ㅋㅋ....)

마틴 스콜세지의 영화를 보면 왠지 '인간적인'무엇이 느껴지는데 이창동 감독의 '밀양'에서도 그랬습니다. 뭔가 한없이 따사로운 그 무엇인가가 영화전반에 그림자처럼 녹아있는, 스며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잡설이 길었군요.^^ 아직, 밀양을 보시지 않았다면 꼭 보시길 강력 추천합니다.^^
이창동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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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mmit 2007-11-10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송강호 씨는 경남 김해 출신으로 알고 있는데요^^

폭설 2007-11-11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summit님.........옛날에 어느분이 지적을 해 주었었는데 제가 수정을 못했군요.^^
지적 고맙습니다.^^
 
대한민국을 눈물로 씁니다
박홍규 지음 / 실천문학사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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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홍. 규.' 교수. 이분의 책을 사 봐야지 하면서도 마음만 먹고 책 제목들만 기억할 때는 세상에 이보다 낭만적이고 행복한 분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음악, 미술, 철학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그의 저작들의 제목만으로도 세상 행복 다 가진 분으로 느껴졌다.


그리고 한 사람의 철학자, 음악가, 사상가 또는 화가의 이름을 제목으로 해서 책을 쓴다는 것은 그 사람에 대한 전 방위적 지식과 통찰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 일터. 전공인 법학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벅찰 텐데 언제 베토벤에 대해 그리 잘 알고, 몽테뉴, 빈센트, 간디 등에 대해서도 그럴 수 없는 조예를 가질 수가 있는지 경이로웠다.


그런데 그 모든 것에는 다 그만한 수고로움이 있었다. 아니, 수고라기보다 정열이 있었다. 그 정열이라는 것도 한두 해 정열이 아니라 어릴 적부터 계속 되어온 열정이었다. 저자는 초등시절부터 시작한 그림을 지금까지 그리고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어려서부터 듣던 고전음악을 지금껏 듣고 있으며, 역시 어려서부터 읽던 다방면의 책을 지금도 여전히 읽고 있었다.


때문에 저자의 나이 쉰 즈음에는 그런 천착에 대한 사랑에 ‘방점’을 찍을 필요가 있었고 자연스레 ‘출판’으로 이어진 것이었다.


대한민국의 문제점에 대한 총체적 지적

 
그런데 박홍규 교수의 최근작 <대한민국을 눈물로 씁니다>(실천문학사)는 철학과 예술의 숲을 거닐던 행복한 이전의 책들과는 달리 우리 사회의 문제점들을 아프게 조명한 책이다.


이 책은 저자가 우리 사회의 문제점에 대해 평소 느끼던 바를 아무런 지적 조미료 없이 사실 그대로 술술 풀어쓴 책이다. '물욕에 오염되고, 돈으로 분단되고, 힘으로 왜곡되고, 공공이 상실되고, 인조(성형)로 추악하고, 획일'로 숨이 막히는 현실을 ‘눈물’로 쓴 글이다.


저자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성장이 아니라 변화"라고 하였다. 맞는 말이다. 우리에겐 돈이 더 필요한 것이 아니라 마음을, 삶의 자세를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 저자의 말대로라면 "지성의 결여, 도덕적 퇴폐, 감성의 저속"에서 우리는 한시바삐 탈출하여야 한다.


우리 사회가 지성의 결여가 아닌 충만, 도덕적 퇴폐가 아닌 성찰, 감성의 저속이 아닌 세련미를 가진 사회라면 얼마나 좋을까. 저자는 우리 사회의 문제점들에 대해 문제제기만이 아닌 몸소 실천하는 삶을 살고 있었다.


거처만 해도 저자가 근무하는 학교 인근의 작은 시골에서 자전거로 출퇴근하는가 하면 학연, 지연, 혈연 이런 일련의 것을 멀리함은 물론 관혼상제라는 이름의 돗떼기 시장에 불려가는 일도 철저히 외면하였다. 직장생활 하는 사람들은 다 알리라. 소위 모두가 참여하는 '회식'자리에 한두 번만 빠져봐라, 당장 사회부적응자로 의심받을 것이다.


그런데 회식자리보다 더한 ‘관혼상제’를 무시하고 ‘연줄’을 무시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쉽지 않지만 누군가는 앞장을 서야 할 일이다. 옛날엔 상부상조가 꼭 필요하던 시절이니 그러했다 치더라도 지금은 식자층부터 그것을 삼가야할 시점이다.


대다수의 많은 사람들이 이 '허례허식'과 '패거리 문화'의 폐해를 알고 있으면서도 관성과 자신의 이익에 의해 감히 멈추질 못하는데 저자는 갖은 욕을 얻어먹으며 소위 왕따를 당하며 그것을 외면하고 있었다. 교수사회가 제대로 된 사회라면 이런 저자의 실천에 ‘옳소’하며 동조하는 사람이 많아야 할 텐데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아무튼, 이 책은 우리 사회의 치부와 문제를 가감 없이 보여준다. 빈부 격차와 분단, 교육문제, 공공선의 상실 문제, 획일화 등 읽어보면 누구나 저자가 제기하는 문제의식에 공감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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