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통이 돌아가고 나온 <한겨레 21>(제 762호). 읽을 경황이 없어 표지부터 설렁설렁 보다가 ' 아니 노통얘기는 어디있는거야?' 찾아야 했다. 주간지 표지는 나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특별 증보판' 이 유일한 설명이었으나  그에 대한 내용은 처음도 아니고 중간에 불청객처럼 끼여 있었다. 한참을 넘겨서 노통의 기사를 발견하고.... 긍께, 이것이 이분들의 정체성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겨레에 대해선 항상 마음의 빚을 느꼈고 지인들에게도 그 옛날 돌멩이 한번 못 든 죄로 죽을때 까지 봐 줘야 되는게 아닌가 했었는데..... 지금의 한겨레를 보면 선배들의 덕을 까먹으며 산다는 생각이 든다. 그 부모의 덕을 생각해서 망나니 자식을 용서해 주듯...  어떤날은 확~ 전화해 버려 하다가도 '이 신문이 어떻게 탄생한건데..' 하면서 수화기를 들었다 놓은게 한두번이 아니었다.

물론 시기적으로 영결식도 되기전 급하게 나오느라 그리했을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만리재 편집장의 글을 보면 깬다 깨. 물론 그 다음호(763호)는 다를수도... 그걸 사보고 이런말 해야 되는데 아직 안사보고 토를 달아 다소 죄송. 이번주 안으로 사 보기는 하겠...

그러나 이젠 때가 온것도 같다.(물론 그래도 당분간은 전화를 못할지도 모르겠다. 미운정이 들어서...아니다. 모르겠다. 아니다. 모르겠....)

아무튼 이런 상태였기에 '기자들은 다 한 통속이겠지' 생각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시사인> '이숙이'기자는 다를꺼야, '정희상' 기자도 다를꺼야' 조금은 기대를 하며 기다렸다. 또, 그러함에도 막상 우편함에서 시사인을 뽑아들고서는 바로 뜯어보지 않았다. '마찬가지일꺼야.' 이숙이 정희상도 그냥 다른 기자들보다 조금 더 불쌍하게 써줄 뿐일꺼야....ㅉㅉ 상상했다.

그러다, 좀 이르게 밥솥에 전원을 넣고, <시사인> 비닐을 뜯었다. 표지는 뭐 예상한 대로 노무현이었다.

그러나....

노통의 얘기가 어디까지인가 싶어 계속 넘겼는데 넘겨도 넘겨도 끝이 없었다. 83쪽 까지가 노무현 얘기고 나머지 뒤의 95쪽 까지가 삼성무죄판결, 이건희 그룹승계, 그리고 북핵얘기등 이었다. (마지막 96쪽도 노무현 )

특별 기획 제 1부  노무현이 꿈꾼 세상
특별 기획 제 2부 누가 노무현을 죽였나
특별 기획 제 3부 노무현의 유산

그렇지!

그의 죽음을 슬퍼한 조문객이 500백만에다, 영결식에 그렇게 떼거리로 모이고, 티비앞에서 울고불고 한 사람들이 부지기수 일진대, 명색이 기자들이라면 이정도는 '기획'해야 기획다운 기획이라 할수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죽고나도 노무현을 싫어하는 사람들 눈에는 민망한 노비어천가로 폄하될수도 있겠지만 내눈에는 이보다 더 최선일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방위 각도로 보고 해석하고 가까이 모신 지인들의 고백은 물론 시민들의 애도도 각각의 사연으로 소개하는등 ....
이런 기사 쓰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 우리같은 사람들이야 특히 나같은 사람은 영결식 핑계대며 상경하여 10년도 더 되어 보는 지기들을 만나기도 하고 친구와 함께 대화도 조근조근 나눠가며 영결식을 보았는데 ....

이 기자들은 맘껏 애도할 새도 없이 팔자가 기자라 촌각을 다투며, 눈땡이 밤땡이 된 상주들 눈치보며 취재를 하려니 얼마나 힘들었을까. 평소 기사를 볼때면, 내용도 내용이지만 문장의 논리성도 보고 설득력이 있는가, 쉽게 썼는가 등도 보는데......(그렇게 보다가 땡기면 그 기자 이름을 기억해둔다. 부러워 하면서... 다음에는 어떤 기사쓸까 미리 궁금해도 하면서..)

이번 시사인의 노무현 특별기획 기사들의 경우, 모든 기자들에게서 진심이 느껴졌다. 참 마음이 느껴졌다. 평소 글이 까칠해 보여 비호감(?)으로 묶어둔 어느 기자의 글도 한편의 시처럼 읽혀졌다. 해서 평소보다 더 많이 형광팬으로 색칠해가며 읽었다.

시민들의 추모글중 기사에 채택이 된것은 단 두장이지만 그 두장을 뽑아내려면 얼마나 많은 조문록을 읽었을까이?
노통의 말을 인용한 글, 회한과 반성을 담은글, 의지를 담은글,존경과 그리움을 담은글, 원망의 글, 아쉬움의 글, 서글픔이 시가 된 글등... 수 많은 추모 글들을 뒤진 시사인 기자는 어떤 심정이었을까...


"남몰래 사랑하는 우리 사이에, 우리 몰래 이별이 올 줄은 몰랐다."

(이 시같은 추모글은 누가 썼을까? 기자는 어느 길, 어느 분향소에서 이 글을 찾았을까?)

.......

아무튼, 이번주 90호 <시사인> 대박나길 빈다. 추모인파가 500백만이 넘는다면 1가구 5인이라 상정하면 한 100만부쯤 팔려나갔으면 좋겠다. 단돈 3000원. 단돈 3000원으로 노무현 대통령을 오롯이 추억할수 있고, 추모할수 있다.
그리고 기사내용, 인터뷰 내용 속에서 참 진보는 무엇이고 진정 사람사는 세상은 어찌해야 되는지 생각해볼수도 있고 또, 삶과 죽음에 대해서도 한번쯤 생각해볼 시간을 가질수도 있을 것이다.

기사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한다. 말하자면 영화처럼 스포일러가 될수도 있기에.
직접 읽고 확인하시길~~그러면 기쁨 두배, 세배, 백배....^^

(시사인 기자님들, 살짝 고백하자면 저는 시사인을 볼때 '편집국장의 편지' 옆에 있는  시사인 식구들 이름을 처음부터 맨 밑까지  먼저 읽어내려 갑니다. 보면서 한분 한분 별과 같은 존재라 생각 한답니다.^^ 아부가 넘 심했나요. ㅋㅋ 이번 일 기획 취재하시느라 수고하셨고, 고맙습니다. 특히 저번 조희팔 사건을 다룬 정희상기자님의 어느 분석 글은 넘 명문이라 감사의 쪽지하나 보내야지 하다 차일피일 하였는데 이번에 보냅니다.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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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09-06-04 14: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래도 책소개랑 문화소개란이 빠진 건 아쉬웠습니다.

아, 한겨레 위기라면서 자꾸 받아달라고 전화오는데, 컨텐츠가 마음에 들어야 할게 아닙니까 --;;

폭설 2009-06-05 09:48   좋아요 0 | URL
책 소개는 그곳 아니라도,
멀리 갈것없이 이곳에서도 충분하지 않을는지요?^^

2009-06-04 19: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6-05 09: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르샤빠 2009-06-05 1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시사인 관계자입니다.고맙습니다.

폭설 2009-06-06 17:26   좋아요 0 | URL
제가 더 감사해요.^^
 

2009-06-03   [마이리뷰] 노무현 대통령의 인생여정이 궁금하다면...   +70   0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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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28   [마이리뷰] 노무현 대통령의 인생여정이 궁금하다면...   +70   0   70
 
2009-05-28   [마이리뷰] 노무현 대통령의 인생여정이 궁금하다면...   +70   0   70

원래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천수를 누리신후 자연으로 돌아가실때 그 마지막길 나도  

꼭 참석해야지 다짐했었다. 그랬는데... 한참을 멀었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엘 

먼저 가게 될 줄이야...

7시 30분 집에서 출발, 

서울역 도착 10시 30분. 

케이티엑쑤는 빨라서 좋아라.  

.... 원래, 뻑적지근한 결혼식도 싫어하고 장례식도 싫어했는데 이 경우는 예외라. 

세월이 흘러도 2009,5,29의 서울역,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이래저래 며칠 만에 알라딘에 들어왔는데 세상에,  

노통의 책을 산 사람들이 추천을 줄줄이..... 워매, 나 부자 되겄소.  

이렇게 부자를 맹글어 주시면 더 미안 하잖아요. 흑흑...ㅠ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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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균 2009-06-04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저는 진보신당 경기동부지역 가입 당원 입니다
웹 서핑 중에 님이 쓴 글중에 대한민국 사실은 이라는 책에 관해서 올리신 글을 보았는데요
작가에 대해서 좀알고 싶은데 알려 주실수있는지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날씨가 좋네요 감기 조심하세요

폭설 2009-06-04 11:02   좋아요 0 | URL
작가는 이른바 핵심요약의 달인인데(ㅎㅎ) 책을 사시면 출판사 전화번호가 있을것이고 작가랑도 통화되지 않을까 싶네요.^^

예전엔 인터넷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셨는데 요즘은.... 아니면 '서프라이즈' 등에 문의해 보시면...
우좌간 그분의 쉬운 요약 재주는 썩히기 아깝죠.^^
 

<노무현 대통령의 유서 전문>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신세를 졌다.
나로 말미암아 여러사람이 받은 고통이 너무 크다.
앞으로 받을 고통도 헤아릴 수가 없다.
여생도 남에게 짐이 될 일밖에 없다.
건강이 좋지 않아서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책을 읽을 수도 글을 쓸수도 없다.


너무 슬퍼하지 마라.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이 아니겠는가.
미안해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

화장해라.
그리고 집가까운 곳에서 아주 작은 비석하나만 남겨라.
오래된 생각이다."



2009년 5월 23일 오전 8시 21분

이시각 나의 일상은 지극히 평화로웠다. 남편은 회사에 볼일이 있다기에 '그럼 나 혼자?' 하면서
조조영화 보러 갈 채비를 차렸다. 아침을 준비하고, 머리를 감고... 그렇게 준비후 영화 시간표 알아보려
잠시 컴을 들여다 본후 집을 나섰다, 9시 20분쯤. 버스를 타고 10분 쯤 가서 내려, 다시 15분쯤 걸어
목적지에 거의 다다른 횡단보도에서 둘째 조카의 문자를 받았다.

'고모, 뉴스 속보 봤나?'

(무슨 뉴스 속보이기에 내용도 없이 속보 봤냐는 소리만 할까. 살짝 어두운 생각이 들었지만 내 주변엔
속보에 나올 만한 사람이 없기에 태연하게)

'무슨 속보? 나 영화 보러 왔어.' 껌을 짝짝 씹는 그런 기분으로 문자를 보냈다.

그러자 바로 조카로 부터 전화가 왔다.
"노무현 대통령이 자살을 하셨대...."
어? 입이 딱 벌어지면서 ..
"정말이가? 이 시풀놈들이 이제 사람까지 죽게 만드네.."

가신님이 말한대로 삶과 죽음은 하나이고 슬퍼할 이유없기에, 팔순까지 살고 갈때도 편하게
갔기에 몇년전 울 아부지 돌아갔을때도 눈물 한방울 안 흘렸는데..... 주루룩  눈물이 흘렀다.

내가 우니 옆에서 신호 대기중이던 아자씨가 힐끗하기에
"노무현 대통령이 자살 하셨대요...ㅠㅠ"
옆의 아저씨왈,

"자살 할 만 하니까 했겠죠."
(이런 씨~~~**) 순간 열이 나서 나보다 10살은 더 많아 보였지만 소리를 꽥! 질렀다.
"어떻게 그렇게 말씀하실수가 있어요! "

(대구 민심엔 사람이 죽어나가도 아직도 이런 개소리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극장이고 뭐고... 발길을 돌려, 집으로 돌아오기에 가장 먼길을 택해 걸었다.
걸어오던중 남편으로 부터 전화를 받았다. 내가 영화보느라 그 사실을 모르는줄 알고,
영화 보는 중이라도 소식을 전해야 한다고 생각했는지...
"이미 들었다..."
통화후, 빙빙돌다가 시장엘 들렀는데  삼삼오오 속보를 얘기하고 있었다.

어떤 할매: "그래 디비싸이(뒤지니,뒤를캐니) 우째 견디겠노?"

서너명 아자씨들:  "우리 엄마도, 아부지 몰래 돈도 주고, 내 말썽도 무마해 주고 그랬다. 그게 다 어미 마음이지
대통령가정이라고 다를게 뭐있노. 마눌이 뭐했는지 모르는게 당연하지. "

또 어떤 할매: 그리 묵었씨이 죽었지. ( 이 할매도 대단한 사람 ㅉㅉ...)

천천히 시장통을 걸으며 귀를 열어 들으니 10의 8은 노대통령을 동정 하는 것 같았다.
꼴보수 바닥도 이런데 다른 지역은 오죽할까. 계속 그렇게 걷다가 노상 꽃집에서 꽃집 아주머니의
탄식을 들었다.
"아이고, 그러기...참말로.."
그 와중에도 꽃이 눈에 들어와 꽃 가격을 물었다.
"천오백원씩, 세개 다 마아, 4000원에 가저가소, 맞수해주이소."

맞수라는 말에 마음이 약해지기도 했고 무엇보다
흰꽃이 아닌 붉은 꽃으로 가신님을 기억하고 싶어서였다.
이 꽃을 잘 키워서 매년 이 꽃이 피는 것을 보면서 노무현대통령을 기억하고 싶어서였다.
순간 나도 모르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그렇게 돌고돌면서 걸어 집에오니 영화 한프로 보고 돌아온 시간과 얼추 같은 시간이었다.

돌아가신것은 엄연한 사실이지만 나는 그에게 흰꽃을 바치고 싶지 않다.
이 붉은 제라늄으로 그를 영원히 기억하고 싶다. 그는 이 꽃보다 훨 아름다운 사람이고, 매력적인 사람이고, 훌륭한 사람이고....
나는 이 꽃을 커다란 꽃나무가 될때까지 정성껏  키울 것이다.




어제는, 오마이뉴스 편집부에서 새(알고보니 황조롱이) 기사에 대한 문의를 해와서 즉,
'사진속에 있는 죽은 새  다리 '혹 어미새가 아닌가 하는 질문을 하였다.
새끼에게 먹이가 되어주고 떠나는 그런 상황으로 판단 하신듯해서
"저도 혹 '살신성인'한게 아닌가싶어 살폈는데 자세히보니 다른 새의 다리였어요." 하면서

그 ' 살신성인'이라는 말에 둘다 웃었다.

그랬는데 오늘은 그 '살신성인'이 현실이 되었고나.
그의 죽음은 정치적 타살이자,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책임감이 짐지운 자결이자 살신성인이라는 생각이 든다.
단순 비리혐의에 대한 수사가 힘들어 그런 선택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는 지난 1년 우리나라의 모든 총체적 상황에서 그 누구보다 고통스러웠을 것이다.

자식이 사고치면 부모가 잠못 이루듯, 심한 가책과 책임을 느끼듯... 그 누구도 아닌 전직 대통령으로서 매순간 힘들었을 것이다.

(이 대목에선 김대중 전 대통령도 마찬가지 였으리. 내 몸의 절반이 무너진 느낌이라고 하셨나.
입에 발린 충격, 애도 아닌 그 말에서 눈물이 주주룩 흘렀다.)
....

가신님은 말이 없으나...
국민들은  '님은 갔어도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하겠지.

사실 따지고 보니 나는 노사모 회원이 아니었네. 노사모 회원도 아니면서 심정적으로는
늘 노사모 회원이란 착각을 하고 살았다. <고민하는 힘>의 강상중 교수가 자신의 정체성은 타자가
만들어 준다고 했던가. 내 주변 타자들은 당근 나를 노빠로 알고 있다. 그러니 나의 정체성은 노사모 맞는가.

거슬러, 10여년전 <한겨레 21> 기사에서 차기 대통령감 하면서 명함판 얼굴과 함께 지지율을 공개했을때 나는,
거의 꼴찌에 가까웠나, 꼴찌였나, 아무튼, 그런 노무현에게 점수를 주었다.
이사람 단단하고, 소탈하고, 똘똘해서 대통령하면 잘하겠다고 주저 없이 꼽았다.
그후, 강준만 교수도 노무현을 말하기에 얼마나 기쁘던지. 2002년 대선결과 예측발표를 했을때의
'그 순간'은 두고두고 잊지 못할것이다.

나와 정반대의 투표를 했던 사람들과 밥을 먹었기에 표정관리 하면서 비명을 몰래몰래 흘려 내보냈었다....그래도
얼굴에 번지는 미소는 어쩔수 없어...

이젠 모든 것이 추억이다.
어떤이에겐 이번일이 노무현을 새로이 보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하리라.
아니, 대한민국이 바뀌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이런 일이 생기고 안 생기고를 떠나 그전 부터 그를 부정한적이 없었기에 아쉬움은 없다.

인생 공수래 공수거, 먼저가고 늦게 감이 있을뿐.

다만,

언론에서 9일장이니 7일장이니 하던데 그런것 없이 당분간 시신을 보존 했으면 좋겠다.
사람들 마음속에서 흐를 눈물 다 흘렀을때,
이젠 본인 유언대로 화장해도 좋다는 허락이 떨어졌을때,
그때,  화장을 하려면 하던지...비석을 세우려면 세우던지.... 지금은 그분이 째깍째깍 시간의 흐름과 함께
7일이나 9일후 한줌의 재가 되신다는 걸 도저히 받아들일수가 없다.

산 자의 미련이고 욕심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7일이나,9일만에 가시면
견딜수 없을것 같다. ㅠㅠ....

그래서 아직은 다음생의 복을 빌어 드릴수없습니다.ㅠㅠ

....
마지막으로 , 자주 펌글로 소개 했던 김동렬님의 글을 역시 펌한다.


<그 분은 알고 계셨다.> ....김동렬


2003년 청와대 들어가시면서
"1년 안에 죽어서 나올 수도 있다"고

예언처럼 말씀하셨지. (문성근님한테 들은 말)
과연 1년 안에 탄핵을 받으셨지.

그러나 불꽃처럼 살아나셨지.
광화문 거리 가득 메운 촛불 기운받아 살아나셨지.

당당하게 살아서 청와대를 나오셨지.
칼 든 자들 없는 조용한 시골로 내려가셨지.

살아서 나온 것만도 어디야.
그것만으로도 대성공이지.

그리고 퇴임 후 1년만에 살해당하시네.
시골까지 쫓아온 칼든 자들에 의해 몸 놓으셨네.

당신은 알고 계셨네.
아웃사이더에서 인물이 나오면 어떻게 난도질 당하는지.

도와주는 이 하나없고
약간의 실수라도 있으면 '거봐 내가 뭐랬어' 하고 물어뜯는건

한겨레나 조중동이나 다를 바 없지.
배운 자나 못배운 자나

가진 자나 못가진 자나 모두가 한 통속이 되어 물어 뜯네.
가진 자는 무서워서 물어뜯고 못 가진 자는 질투해서 물어뜯네.

"그래! 인생은 굵고 짧게, 치열하게."
그 분 마지막 가르침이네.

조기숙교수가 검철청 문 앞에서
"사랑합니다"하고 외친 것은

당신의 결심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지.
웃으면서 천상병과 둘이 막걸리 한잔 하고 계실 것이네.

방법은 하나 뿐이네.
우리가 역사의 기록자가 되는 것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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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마 밑에 제비가 집을 짓는 것 까지는 좋은데 오며가며 제비가 똥을 싸서 힘들다는 얘기나, 우체통에다 새가 알을 놓고 가서 무심코 우편물을 던지려던 우체부 아저씨를 깜짝 놀라게 했다는 얘기를 듣기만 했지 우리 집에도 그런 일이 일어 날줄이야! 

 

무슨 새인지는 모르겠으나 이 봄, 우리 집 베란다에도 손님이 찾아왔다. 이럴 줄 알았으면 새 그림책을 버리지 않고 놔두는 건데. 분명 새 그림책에서 한번 본 새 인 것 같은데 이름을 모르겠다. 새의 색깔이 낙엽색에다 크기는 비둘기 만한데 혹 올빼미인가 생각도 해 보지만 알 길이 없다.

 







  
이름 모를 새의 알
 
새알





인터넷을 뒤져 봐도 내 눈으로는 똑 같은 새를 찾을 수 없는데 알고 나면 피식 웃음을 흘릴 만큼 익숙한 이름의 새일 것은 틀림없지 싶다. 아무튼, 그 많고 많은 베란다 중에 '새님' 께서 우리 집에 알을 놓고 가셨다.

 

4월 중순쯤 베란다 밖으로 가끔씩 끼룩끼룩 하면서 새가 한바탕 유영을 하기에 그저 창밖이 산이다 보니 새도 보이는 구나 생각을 하였다. 그러면서, 갈색 새의 날개가 하도 우아하여 '그놈 참 잘생겼네, 비둘기 보다는 확실히 화려하네.' 생각했다.

 

그런데 가끔은 그 녀석이 우리 집 에어컨 실외기가 놓인 곳에 들어왔다가 후다닥 나가는 것이 보였다. 그걸 보며 나는 당연히 새가 잘못 날아서 실외기 놓인 난간에 끼여 들어오게 되어 '어머나 이일을 어쩐 담?' 하며 부리나케 출구를 찾아 나서다 나에게 들 킨 줄 알았다. 

 

그래서 '뭘 어떻게 날았기에 여기에 끼여 들어와서 생고생을 하노?' 하면서 정말 평소에 잘 열지 않던 에어컨 실외기가 놓인 쪽 창문을 열어 살폈다. 그랬는데 열고 보니 세상에, 새알이 네 개나 있지 않은가. 해서 모든 상황이 이해되었다. 즉, 새는 잘못 날아서 우리 집 실외기 놓인 공간에 끼여 들어왔던 게 아니라 알을 놓아두고 수시로 들락거렸던 것이었다.

 

창밖에서 유유히 한 번씩 날았던 것은 주인집 사람들의 동태를 살핀 것이거나, '내 알을 낳아둔 에어컨 실외기가 놓인 집이 대체 어디야?' 하며 찾느라 그런 것이 아니었을까.(웃음) 우좌 간, 새가 알을 낳아 부화시키는 모양을 봐야 한다니 살짝 흥분이 되기도 하였다.

 

그러면서 한편으론 우리 가족이 해줄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생각하게 되었다. 헝겊이라도 하나 깔아줄까 했으나 아서라 말어라 모른 척 해주는 것이 가장 큰 예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도 함부로 하지 말 것을 당부하고 알 구경은 새가 볼일 보러 가고 없을 때 잠시 할 것을 주문했다.

 

그런데 처음에는 알을 낳아놓고 저대로 놀러 가버린 듯 했는데 어느 날부터 보니 늘 품고 있는 것이 아닌가. 에디슨이 병아리 낳는다며 달걀을 품었던 것이 생각나면서, 하루 이틀 해서 되는 게 아니라 저렇게 늘 품어줘야 되는 구나 싶었다. 해서 많이 아는 척은 할 수 없고 그저 아침에 일어나면 문안인사 하듯 한번 씩 살폈다. 그런데 그럴 때마다 우리를 보는 녀석의 눈빛을 보자면 괜히 미안해졌다. 마치 우리가 지 새끼를 어쩌나 싶은지 알을 꼭 품은 채 고개를 100도도 더 돌려 뚫어질듯 한 시선으로 처다 보는 것이 아닌가.

 

'알았다, 알았어.'

 

때문에, 최대한 덤덤하게 녀석을 대했고, 시간은 흘렀다. '새는 며칠 만에 부화하는 것일까.' 한번 찾아봐야지 하면서도 차일피일 하였다. 그러다 그제는 밤새 비가 내렸기에 '아니 이 녀석들이 밤새 무사 했을까.' 걱정이 되어 모처럼 베란다 문을 열었는데, 어머나 세상에, 이미 새알은 부화가 된 것이 아닌가. '아니 언제 부화 되었던 거야?'

 








  
껍질을 깨고 나온 아기 새
 
아기 새









원래 새알이 네 개였는데 한명의 낙오자 없이 새끼 새도 네 마리였다. 아직 나는 것은 언감생심, 엷은 솜털을 하고 서로의 체온을 의지하는 듯 붙어있었다. 송아지는 태어나자 몇 시간 만에 바로 걷는데 이 아기들은 다소 시간이 걸려 보였다. 

 

어미가 물어다 주는 밥 얻어먹으며, 다리에 힘도 기르고 나는 연습을 얼마나 해야 제대로 날수 있는 것일까. 한 번씩 창밖에서 유유히 원을 그리며 나는 그 새는 어미 새 일까. 아니면 어미 새는 알 낳고 부화 시키는 것으로 임무 완료이고 부화 후는 아빠 새가 전적으로 먹이를 담당하는 것일까.

 

이 들이 우리 집으로 날아오기 전에는 새알이 며칠 만에 부화 되는지 따위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이젠 그것이 궁금해졌다.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새알은 20일 전후로 부화되는 것으로 나와 있었다. 다른 모든 것은 아직 모르겠다. 새 박사 윤무부 교수에게 물어보고 싶다. (웃음)

 

아무튼, 이 봄 뜻하지 않은 손님이 창밖에 찾아와서 무척 기뻤고 새끼를 품고 있는 어미새의 그 강렬한 눈빛에 가슴 찡한 감동 받았다. 모든 생명이 저렇게 귀하구나. 저렇게 귀하게 정성을 다하여야 태어나는 구나, 놀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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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uk1945 2014-03-04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천년 기념물 황조롱이.....
 

지난 어버이날 시댁엘 가면서 예전에 없던 꽃바구니를 하나 사 들고 갔다. 그전에는 허례 허식을 싫어하는 시아버지께 꽃바구니를 내 밀었다가는 돌아오는 것은 지청구뿐일 것이기에 감히 엄두를 못 내었었다. 그러나 이번엔 달랐다.

 

병석에 계시다가 회복기에 드신 시아버지의 무료한 일상을 즐겁게 해줄 눈요기 거리로 나쁘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때문에 용기가 났고 동네 꽃집을 돌며 며칠 꽃바구니를 물색했다. 그러다 우연찮게 꼭 마음에 드는 꽃바구니를 하나 발견하게 되었다. 다른 경우는 보통 초록색 둥근 꽃바구니에 카네이션이나 패랭이꽃이 들어있는 경우가 많았는데 내 눈을 자극한 그 화분은 직사각형에다 꽃바구니가 '연분홍색'이었다.

 

둥근 것 보다 직사각형이니 일단 안정감이 들었고 화분이 두 개 들어 있으니 꽃이 그만큼 더 풍성해 보였다. 게다가 바구니 테두리는 띠 아닌 주름 잡힌 넓은 레이스가 둘러져 있었고 두 개의 화분은 각각 또 색 한지로 우아하게 감싸져 있으니 화장발도 그런 화장발이 없었다.

 

보는 순간 눈에 딱 꽂혔는데 가격도 달랑 12000원이었다. 그래서 당장 샀고 집에다 며칠 두고 보니 날이면 날마다 태양빛을 받아 꽃봉오리들이 새로 터져 나왔다. 분명 대박나지 싶다는 생각을 하며 시댁엘 들고 갔는데 역시나 회복기의 아버님에게 딱 좋은 친구가 되어 보였다.

 

마루에 나와 햇볕을 쬐던 시아버지는 '고것 참!' 하면서 자주 꽃에 눈길을 주었다. 꽃도 꽃이지만 꽃바구니도 볼만했기에 나도 자꾸만 눈이 갔다.

 

"많이 비싸게 줬제?"

"아니에요. 화분 두 개 각각 3천 원 씩 이니 6천원에다 꽃바구니 장식 값해서 만원 조금 더 줬어요."

"그래?"

"잎이 시든다 싶으면 물 반 컵씩 주세요. 그러면 좀 더 오래 갈 거예요. 피고 지고 피고지고 하면서요."

 

시댁에서 돌아온 다음, '이번 주 친정에 갈 때도 그 꽃바구니를 한 번 더 써먹어 봐.' 하는 생각이 들어 예의 그 꽃집에 가서 똑 같은 것 없냐고 물으니 없다고 하였다. 하여 시내까지 나가서 둘러보아도 비싸기만 할뿐 또 둥근 초록색 꽃바구니만 있을 뿐 직사각형 연분홍 꽃바구니는 보이지 않았다.

 

이미 직사각형 연분홍에 마음을 빼앗겼기에 초록꽃바구니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이일을 어쩐담. 궁리를 하다가 같은 것은 포기하고 나름 꽃바구니를 직접사서 장식해 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꽃집에서는 꽃 만 사고 예쁜 꽃바구니를 사서 장식을 하는 거야.'

 

그런데, 꽃바구니들은 어디서 파는 거야. 머리를 굴리다 모든 제품을 실비로 모시는 천냥 가게엘 들어가 보았다. 가보니 과연 용도 다양한 바구니들이 즐비했다. 그러나 꽃집에서 쓰는 꽃바구니 같은 것은 보이지 않았다. 예쁜 바구니들은 많은데 예쁜 것들은 다들 천이 씌어져 있어 양말이나 속옷을 담거나, 아님 학용품이나 소품을 담기에 적당할 뿐 꽃바구니로 하기엔 적절하지 않아보였다. 

 

그러나, 그렇긴 해도 적절한 조처만 취한다면 꽃바구니로 못쓸 이유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즉, '화분 받침을 밑에 깔면 천이 씌어져 있어도 상관이 없지 않을까.' 옳거니, 일단 되 든 안 되는 사 간 다음 집에 가서 시도 해보고 어울리지 않으면 양말 바구니로나 쓰기로 하고 천 바구니를 하나 샀다. 꽃받침 사는 김에 그럴 듯 해 보이는 플라스틱 화분도 하나 샀다.

 

그런 다음 꽃집에 들러, 예쁜 카네이션이 없어 제라늄과 트리얀, 그리고 카네이션 느낌이 나는 꽃술 큰 패랭이꽃을 샀다. 과연 어울려 줄지 어떨지. 아무튼, 집에 오자마자 신문지 깔고 작업 들어갔다. 그래서 완성한 것이 다음이다. 긴 서론에 비해 별로인가.(웃음) 아무튼, 나로선 처음 해보는 새로운 시도라 소개해 본다.

 







  
패랭이 꽃 3천원+트리얀2천원+제랴늄2천원+ 바구니 2천원 +화분과 꽃받침3개 3천원 = 만 2천원 들었다.^^
 
제라늄





 











  
제라늄 붉은 색이 팔순 엄마의 가슴에 삶의 의욕을 확 불댕겨 주길 바라는데, 크기가 너무 작은듯~ 키우는 재미로 보자면 앙증스러울까나.^^
 
제라늄









 

그나저나, 울 엄마 마음에 들어야 할 텐데... 원가가 워낙 싸다 보니 아무래도 돈 든 폼이 전혀 안 나는데, 성에 안 찬다 하면 우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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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9-05-15 2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에 쏙 들어하실 거에요. 어머님 팔순이시군요.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붉은 제라늄이 기운을 팍팍 드릴 거에요.
패랭이꽃도 예쁘네요.^^

폭설 2009-05-17 21:07   좋아요 0 | URL
아무래도 약한것 같아, 꽃집 꽃바구니 추가했어요.
가서 확인한 결과 저의 엄마는 제가 만든 위의 꽃바구니 보다
꽃집에서 사 간 화려한 꽃바구니를 더 좋아하더군요.^^
꽃집 꽃바구니의 화려하고 풍만한 아름드리에 엄마의 심장 구석구석까지
그 환함이, 그 향기가 스며드는 느낌이었습니다.
"아이고오! 보고 또 봐도 좋데이. 세상에~~ 우째 이리 곱노~~"

때문에 제가 만든 꽃바구니는 '머쓱'했습니다. ㅋㅋ


마노아 2009-05-16 0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정말 눈길을 끄는 소소한 아름다움이에요. 근사한 걸요. 한 번 더 써보세요.^^

폭설 2009-05-17 21:10   좋아요 0 | URL
위 혜경님 댓글에서 밝혔듯 친정 엄마에겐 별 환영 못 받았습니다. ㅋㅋ
꽃바구니의 화려함이 워낙 진해서리....

나이든 어른들은 꽃무늬 옷만 좋아하는게 아니라 모든것을
원색에다 진하고 강렬한 것을 좋아하는 듯 했습니다.

아마 제라늄 꽃바구니는 꽃집 꽃바구니의 꽃이 시들어야
환영을 받지 싶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