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계차, 화개차 말은 있어도 하동차라는 말이 없어 나는 하동을 떠올리면 아랫마을 하동사람 윗마을 구례사람만 떠오르고 차는 떠오르지 않았다. 그런데 막상 가보니 화개도 상계도 다 하동땅에 있는 것이었네. ㅎㅎ..
벗이 있어 이번 여름엔 하동을 가게 되었다. 예전 지리산을 가면서 두어번 하동땅을 밟은것 같은데
그때는 왜 차나무가 눈에 보이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그 때완 달리 이번엔 차에 대한 얘기를 많이 듣고 가서인지 눈에 띄는 것이란 온통 차밭 뿐이었다.
이밭저밭, 이산저산 땅떼기라고 보이는 곳에는 모두 벼아니면 차였다.
보성녹차, 한라녹차만이 아닌 하동녹차도 한몫함을 이번에 확실히 알게 되었다.

 

 






친구집에 놀러갔는데 친구네가 급한 볼일이 생겨 먼저 가버리는 바람에 나와 두아이는 주인없는 집에 하루를 더 묵고 이튿날 화개면으로 나오는 시내버스를 타야 되는데 버스시간도 모르고 또 기다렸다가 타기도 싫어서 마냥 이길을 걸었다. 봄이면 이 벚꽃길을 걷고자 남도 사방에서 몰려와 야단 법석이라는데 우리들이 걸을때는
한여름이라서 그런지 간간히 자전거타는 남자들이 전부였다.

벚나무 그늘이 시원하여 별로 덥지는 않았는데 둘째가 힘들어 못 걷겠다며 난리를 쳐 '더위사냥'으로
에너지 충전을 해주고 걸었다. 다 걷고 보니 한시간 반 정도의 시간이 흘렀었다.
'이때 아니면 언제 걸어보나 싶어 걸었는데 녀석들 마음에도 이 벚나무길이 오래 남아있었으면...'


 


 

벗이 사는 마을 초입, 날은 덥고 갈길이 막역하여 사진도 귀찮았지만 억지로 찍었는데
여름 햇빛의 열기가 느껴지삼?

 



 

 

 통영에서 배타고 시간반(?)거리에 있는 추도라는 섬에서 일박을 하였다.
워매, 바다는 어찌그리 넓은지... 떠날땐 이 바닷물이 너무 무서워 여행이 성사되지 않기를 바랬는데..
막상 가니 바다가 좋았다. 아, 물론 풍랑이 거세었으면 파도가 치기전에 심장이 오그라 들었을 것이다..

 



 

 난 바다에서 제일 신기한것이 간조와 만조이다. 매일 한번씩 물이 빠지고 찬다는 것이 너무 신기하다.
처얼썩, 처얼썩 썰물 밀물이 교차하면서 간조가 되기도 만조가 되기도 한다니 좀 쉬고 싶은 날은 없을까이?
이 간만의 차는 달의 인력 때문이랬나. 아무튼, 그 왔다리 갔다리의 흐름이 끊기지 않고 수년천 철썩였고 앞으로도 철썩일 것이라는게 너무 신기했다. 만약 혹, 달에 불상사가 생기면 어떻게 될까. 외계인이 달을 폭파해 버리면 어떻게 되는거지? 길 잃은 바다는 육지로 마구 급습해 올라나?




 

여름이라 그런지, 원래 섬날씨가 그런지, 습도가 무척 높았다. 햇볕은 눈이 부셔도 빨래는 잘 마르지 않았다.
언덕에 서서 망망대해를 바라보노라니.... 바다 만큼 인간에게 무한 상상력을 일깨워주는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상상으로 저 바라다 보이는 바닷물을 거대한 빨대로 몽땅 빨아서 육지로 보내버렸다.

물이 몽땅 빠진 바닷속이 궁금하지 않은가...ㅋㅋ 바다 맨  밑바닥의 땅을 파고 끝까지 들어가면 반대편 바다 밑이 나오는 걸까. 아니 맨틀과 지구핵이 막아서 뚫고 지나갈수 없는 것일까..ㅎㅎ


 

섬의 동백나무는 광안리 동백 못지않게 수령이 오래되어 보였다. 동백나무엔 석류같은 열매가 열려서
처음엔 석류나무인가 했는데 동백이었다. 열매가 하도 실해서 따서 술같은 것을 담가 먹을수 없나 의문이
들었는데 물어보지 못했다.


 



 

 

지인의 지인이 섬에 사둔 집. 섬에 집이 있다길래 어떤 집인가 궁금했는데 작고 아담하고 주인의 정성이 느껴졌다.
마당에 부어진 자갈, 동백, 담쟁이, 텃밭....등등은 일일이 주인장이 보수한 것이라고.

낛시를 좋아하는 분이라 섬에다 집을 샀고 은퇴후 일년을 머물면서 집을 꾸몄는데 고독이 밀물처럼 밀려와 다시 육지로 돌아왔다고..ㅋㅋ 대구에서 떠난 우리 일행(8명)에다 지인네 가족 4명등 대식구가 출동했는데, 너무도 친절하게 베풀어 주어서 무척 감사했다.


 



바닷가 집들은 다들 작고 소박하였다. 두엇 별장같은 집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옛집을 조금 고친 선에서 살고들 있었다. 1박 2일 짧은 일정이었지만 섬에서의 하룻밤은 10박 11일 처럼 긴 추억이 되었다.
글쎄 다시 한번 더 이 섬을 찾을 수 있을지... 다시 한번 더 가게 된다면 섬 구석구석을 한번 걸어보고 싶다.
이번엔 짧은 일정이라 그냥 바닷가에서 게 잡고 낛시하고 삼겹살 굽고 문어 삶아 먹고등 원초적
욕구들만 채우면서 보냈다.^^

결론은, 내마음에 섬은 몇년전에 가 본 '거제도'와 그리고 이번 여름에 본 '추도' 둘 뿐이다.^^
그중 '추도'가 더 짠하다. 거제도는 잘먹고 잘 살아서 그리고 커서 걱정이 안되나 '추도'는 왠지 외롭고 슬프다.
ㅠㅠ..


 



바닷가에 이런 집 하나 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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