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의 시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83
이디스 워튼 지음, 송은주 옮김 / 민음사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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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영화에 대한 기억이 좋아서 읽게 되었는데  

영화는 책을 충실하게 따랐고나. 

(책의, 100여년 전 풍경에 대한 세세한 묘사를 탁월하게 재현해 낸 

영화의 미술, 의상 담당자들의 노고에 다시금 경의를~~~ )

 

영화가 있었기에 책을 읽는 내내 영상이 떠올라 읽고 봄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그런 충만을 느꼈다. 

 

특히,  

영화에서는 마지막 한 장면일 뿐이었지만(영화의 마지막도 물론 뇌리에 오래 남는...) 

책의 마지막 34장은 아처 뉴랜드에 대한 심리묘사가 탁월하고도 탁월하였다.

.... 그 저린 마음의 허허로움은 내 모세혈관에도 전이되어 꺼이꺼이...... 

10여장이 넘도록 세세히, 담담히 아처의 마음을 설명해 주어서  

그나마 이 책과 이별하는데도 도움이 되었다.^^ 

 

"그가 놓친것이 있다면 인생의 꽃이었다.  

그러나 이제와서 생각하면 너무나 얻기 어렵고 가망없는 것이어서,  

복권에서 1등을 뽑지 못한 것처럼 놓쳤다고 절망스럽지도 않았다.  

....... 

그녀는 그가 놓친 것 전부를 한데 뭉뚱그린 환상이 되었다. 희미하고 미약했으나,  

그 환상 때문에 다른 여자를 마음에 품어 본 적이 없었다. ... 

결혼에서의 일탈은 추악한 욕정과의 투쟁이 될 뿐이었다.  

그는 주변을 돌아보면서 자신의 과거를 자랑스러이 여기는 한편으로 슬퍼했다.  

어쨌거나 흘러간 옛날이 좋았다." 

 

영화에서 '메이'가 위노나 인것이 별로 였는데 책을 보니 저자와 닮아서 그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 다니엘 데이 루이스와 키 차이가 너무 나서  영화 찍는 내내 힘들었다던데 

보는 나도 힘들었음^^ 올렌스 부인도 미쉘 파이퍼가 아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물론  

연기는 잘 하였음) 

원작이 워낙 좋으니 최근의 <제인 에어>처럼  내 평생에 이 책이 한번더  영화로 되는것을

보고싶다. ^^  생각만 해도 체온 급상승~ 

 

이디스 워튼, 저자의 이름을 나의 해마에 저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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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가을 사진이다. 초록이 형형해서 봄이라해도 속아넘어 가지 않을까 싶은데....ㅎㅎ
세상에 수많은 좋은 집들이 있지만 난 저 토굴이 가장 멋있었다.
수행자가 살기에 크지도 작지도 않은 느낌이 든다. 함께한 지인과 저 토굴을 한참 올려다 보면서
한동에 한분씩 사시는 걸까, 아니면 두분씩? 하며 궁금해 했다.





(성모상 느낌의  부처님 상이 생각보다 작았다. 꽃공양은 공양후 되 가져가도 된다고 함이 인상적이었다.)

스님이 적멸하시고 벌써 1년이 되었고나. 스님 돌아간 그 날짜에 이웃나라는 지진해일로
초토화 되고 ..... 세상은 정말이지 자꾸만 뭔가 큰 것들이 일어날듯한 기세이다.
며칠전 현기영의 <누란>을 정독해야 할 일이 있어 찬찬히 읽다가 '원자력'얘기에 뜨끔했다.

예전 읽었을때는 기억도 나지 않는 그냥 스치는 문장들 중의 한부분일  뿐이었는데
작금의 시절이 이렇고 보니 소설가의 혜안이 묵시록처럼, 계시록처럼 다가왔다.
정말이지 이런식으로 천재는 천재대로  인재는 인재대로 끊임없이 사고를 친다면
인류의 인구 3분의 1이 줄어드는 날이 올수도 있을 것이다.

그쯤돼야 인류는 겨우 정신을 차릴수도....
지진해일이야 참혹해도 지나고 나면 그걸로 끝이고 힘을 합쳐 재건을 하면 되는 거지만.
방사능이 왠말이냐.
피폭의 아픔을 가진 나라가 자의에 의해 또 피폭의 위기를 맞았으니
그 심정이 어떨까.

일본은 그래도 우리는 안전합네 어쩌네, 하는 전문가연하는 사람들이
떠드는 것을 보면 숨이 막힌다. '원전 수거물 센터' 어쩌고 하던 핵쓰레기장 광고도
새삼 끔찍하다.

원시로 돌아갈수야 없지만 일본의 경우를 타산지석으로하여 우리도 독일처럼 원자력 없는
세상을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

방사능에 화들짝 놀라, 그러면 이런 세상은 어떤 마음으로 살아야 할까.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까 생각하노라니 그래도 인간성을 회복하고 이 위기를 극복하는 데는 '자연'과 '예술'이
최고의 위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붓다의 말씀도.

본래무일물. 생성 소멸, 생성 소멸.... 그 무한 반복이여.

다만 감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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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렐리의 만돌린
루이스 드 베르니에 지음, 임경아 옮김 / 루비박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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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무리 좋은 영화라도 서너번 보기가 쉽지 않은데  <코렐리의 만돌린>은  

그렇지 않았다.

아마 케팔로니아 섬의 자연이 한목했던것 같다. 

소설은 어떨까.......무척 궁금했는데 소설 역시 따뜻하다.  유머가 있고 잔잔하다. 

그리고 접경지역을 사는 사람들의 신산이, 

흔들리는 땅(지진)위에서도 뿌리내리고 살아야 하는 이들의 삶의 역사가 눈물겹다.  

 

하여 의사선생이 케팔로니아의 역사를 쓰려한다는 소설의 설정이 참으로 지당하게 

다가온다. 이 땅의 역사를 어떻게 쓸것인가. 의사는 종이를 구기고 또 구긴다. 

그런데 그 구김이 절망이 아니라  넘 웃긴다.ㅋㅋ 그속에는 낭만과 여유,그리고 그럴수 없이 써내겠다는 '돌팔의'의 야심이 있다.^^ 의사도 '짜가'로 하는데 역사가는 몬할소냐. 

짜가를 면하고 싶어도 그시대에 어디서 뭘 배우나. 독학한것만으로도 그동네 제일가는  

선생일세~~ 

 

아무튼, 영화와 소설, 거의 같은 분위기이다. 그러나 소설을 읽고 영화를 다시보니 

한장면 한장면이 다 새롭다.  

펠라기아와 안토니오의 해후가 조금 다를뿐. ㅋㅋ  

영화가 펠라기아의 아름다움을 그대로한 채 끝났다면 소설은 좀 코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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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주, 식목일을 맞아 소나무 묘목이나 하나 심어 볼까하고 꽃집에 갔었다. 텔레비전에서 어린 소나무 묘목을 심는 것을 보았기에 저렇게 어린 소나무 묘목도 심는구나 하며 신기해 했었다. 그런데 인근 꽃집에는 소나무 묘목이 없었다. 하여 오랜만에 간 김에 이 꽃, 저 나무 눈요기나 하자며 넓은 화원을 천천히 돌며 감상했다.

그런데 요즘 시절이 하 수상하고 내가 마신 미량의 방사성 세슘인가 요오드인가가 내 마음에 변화(?)를 준건지 뜬금없이 다육식물이 눈에 들어왔다. 그냥 들어 온 것도 아니고 ‘확’ 들어왔다. 아니, 이 아름다운 것이 왜 이제야 보이는 거지?

그전에는 다육식물을 보긴 해도 전혀 땡기지 않았다. ‘아니 이것들은 꽃도 아니고 잎도 아니고, 색깔이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닌 죄다 희뿌여스름하니 니 멋도 내 멋도 없건마는 종류는 참 많구나.’하며 지나쳤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파리 울울하고 풋풋한, 광합성을 많이 하는 키 큰 화초들에 빠져있던 나로서는 그런 바닥을 기는 기럭지와 무색무취한 듯 보이는 다육이 눈에 들 리 없었다. 작아도 여린 야생화들은 예쁘기나 하지. 그리고 꽃이라면 볕만 좋다면 겨울 내내 피는 제라늄처럼 강인한 것이 좋았다.

그런데 그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던 다육식물이 이봄에 꽂힌 것이다. 자그맣게 생긴 것들이 이름은 다들 얼마나 거창하고 기똥찬지 솔직히 처음엔 다육자체보다 이름 때문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저 조그만 군상들이 이름은 다들 어마어마하네 그랴. 청성미인은 뭐고, 까라솔은 뭐고 홍옥은 또 뭐람? 프리티, 춘망, 녹비단, 클라라, 라즈베리아이스, 롱구 아폴리아, 미니벨, 꽃땟목, 금황성, 청솔, 흑괴리, 부영, 정야...... 다육의 이름은 끝도 없었다.

생긴 것은 비슷비슷한데 다 나름의 이름을 갖고 있어서 그 이름 다 기억하고 불러주자면 다육식물에 관한 책을 하나 사야 해결되지 싶었다. 아무튼 저마다 작고 앙증맞음에 신통하다 싶었는데 출신지도 이역만리라니 매력 한 자락 더 얹어졌다. 나는 꽃집 사장님께 이들의 원산지를 물었다.

“중국, 시베리아, 러시아 등 주로 추운지방이나 건조한 사막에서 자라는 것들입니다.”

그렇구나. 추위를 견디기 위해 몸집은 자그마하게 잎은 두껍게 하였구나. 그 추운 북쪽지방에서 곰도, 호랑이도, 원시림도 아닌 식물로 살아내자면 정말이지 얼마나 많은 살을 에는 아픔을 견뎠을까. 혹은 얼마나 목이 말랐으면 물 없이도 오래 견딜 수 있게 자기 수양을 했을까.^^  



얼마 전 영화 <웨이 백>을 보니 시베리아 추위 말도 마소. 눈은 무릎까지 푹푹 쌓이는데 눈바람은 또 어찌 그리 불던지. 죄인 아닌 죄인들을 시베리아에 부려놓고 교도관은 일성을 내질렀다.

“여기는 따로 지키는 사람이 없다. 시베리아가 너희를 감시할거다. 시베리아 자체가 감옥이다. 탈출 생각 있거든 어디 함 해 봐라.”

내가 산 다육들은 다행히 이름에 한자 냄새가 나는 것으로 보아 중국이 원산지인 것 같아 덜 안쓰러웠다. 하도 종류가 많아서 어느 것을 선택할까 수 십 번 왔다 갔다 하다 이러다간 하루 종일 걸리겠다 싶어 눈감고 딱 고른 게 사진 속 인물들이다.

집에 와서 줄 맞춰 화분에 심고 보니, 꽃집에서 플라스틱 화분에 있을 때도 예뻤지만 도자화분으로 갈아입으니 더 예뻐 보였다. 한참을 들여다봐도 지루하지 않았다. 급기야 자랑을 아니 할 수 없어 야생화 잘 기르는 친구에게 사진 찍어 보내니 그녀도 다육의 아름다움에 동조해 주었다.

“니가 드디어 화초의 진경을 알았구나. 고수들이 다육식물을 좋아하는데....^^”

요즘은 디지털 기술의 발달도 기기에 의존하다 보니 너나 나나 전화번호 10개도 못 외우는 세상인데 다육식물 이름 한 100개 외우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될까나. 후후~. 수많은 다육식물들을 다 사지는 못해도 그들만의 책이 있다면 사서 이름을 외우고 싶다. 하여 그의 이름을 불러보고 싶다. 불러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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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리시 페이션트
마이클 온다치 지음, 박현주 옮김 / 그책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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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원작이 있으리라고는 생각못했는데 원작이 있었다. 

그것도 유수의 문학상을 탄... 마이클 온다치 그 이름 기억해야 겠다.^^

영화도 훌륭하지만 원작은 원작대로 빠져들게 하는 매력이 있었다. 

특히 지뢰제거 임무를 맡은 한나의 연인 '킵'의 경우  

영국인 환자 알마시 보다 지면 비중이 높아 보였다. 하도 냉철하고 이성적이라 더 그랬나.ㅋㅋ

 

인도인으로서의 그의 자의식도 매력적.  

후쿠시마 원전폭발이 현재형이 아니었다면 과거사로 읽혔을 

히로시마, 나가사키 원폭에 대한 그의 분노가, 현재형으로 읽혔다. 

 

히로시마, 나가사키가 만약 유럽이었다면 감히 원폭을 투하할수 있었겠냐고  

절규하는 모습이 인상적.  

각기 주인공들의 심리 묘사도 탁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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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1-03-31 2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정말 좋았는데, 원작이 더 좋다는 말은 들었어요.
일전에 담아두고는 아직...ㅎㅎ
폭설님 읽으셨군요. 꼭 읽어봐야겠어요.

폭설 2011-04-01 15:32   좋아요 0 | URL
책 내용에 비해 책 표지가 넘 후지다는 생각이...ㅋㅋ^^

방금 유명강사가 온다고 해서 얼굴이나 한번 보자해서 갔다왔는데
1시간 강사 연설하고 가고 나머지 1시간 반은 상조회사 홍보를 하더군요.

얼마나 말을 잘하는지 어~하는 사이에 다 말려들겠더군요.
청중을 쥐었다 놓았다.ㅋㅋ
실지로 100여명 모였는데 상당수가 혹하는 것 같았어요.
저는 저같은 사람도 있어야지 싶어서

주는 선물 안받고 왔어요. 같이간 사람은 통 이해 못했지만 그깟우산
없어도 살거든요. 안받는 사람도 있어야 되지 않겠어요. 호호호.
왠지 우산하나지만 영혼을 파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아무튼, 새로운 경험이었어요. 일전에 <시사인>에서 할머니들이 (가짜)홍삼 100만원어치 살수 밖에 없는 그들의 노하우를 읽고 간것도 도움이 됐어요.^^

현장에서 그들의 수법을 확인하는 재미를 느꼈다고나....^^ 하여간 프레님도 그런기회 있으면 속지 마세요.^^

blanca 2011-03-31 2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소설 읽고 너무 아름다워서 가슴이 멎는 줄 알았어요. 정말 모든 것을 아우르는 작품이지요.

폭설 2011-04-01 15:39   좋아요 0 | URL
그래요. 저도 처음엔 시점이동이 두서 없어서 이상한 소설이다
생각했는데 읽다보니 그게 또 매력이더군요.
특히 마지막 페이지는 더하고요.^^

잉글리시....에서 캐더린이 알마시를 후려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는데 원작을 보니 그런 심리였더군요.ㅋㅋ
오늘은 날씨가 무척 따뜻하군요.^^
좋은 봄날 맞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