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외 85개를 5일 만에 뚝딱!

 

어린 시절, 과일을 좋아했던 나는 과수원집 딸들이 무척 부러웠다. 중학시절엔 과수원 하는 친구의 집에 갔다가 굵기가 작은 홍옥 여러 소쿠리 분량이 소여물 옆에 쌓여 있는 것을 보고는 놀랐다.

 

'아니, 먹는 과일이 왜 저기 있지.' 좀 작아도 사람이 먹기엔 충분했는데 소먹이로 주는 것을 보고는 그 소가 어찌나 부럽던지. 소를 주느니 나를 달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쑥스러워서 못했다.

 

친구 집에서는 작은 홍옥은 사과 축에도 들지 못했고 처치 곤란이라 소가 어서 먹어주었으면 했던 것이다. 세월이 흘러, 그 친구에게 그때 얘기를 하면 친구는 내 부러움과는 정반대의 대답을 하였는데, 듣고 보니 과수원집 딸에게도 나름의 고충은 있었다.

 

"내 사과를 안 먹고 말지. 가을에 사과 딸 때마다 무거운 사과 바구니 들고 왔다 갔다 하는 게 얼마나 힘든 줄 아니? 요즘 부모들은 자식들 일 안 시키지만 우리 때는 본전 빼고도 남게 시켜 먹었잖니? 내게 사과는 맛있는 과일이 아닌 '노동'으로 기억된다."

"아무리 그래도 내겐 니 노동이란 말이 사치로 들린다. 일 많이 해도 좋으니 사과 많이 먹고 자랐더라면…."

 

아무튼, 과일에 대한 내 여한이 자식들에게도 유전되었는지 두 아이 다 과일을 무척 좋아한다. 요즘은 과일이 철도 없이 일 년 내내 쏟아지기에 보는 것만으로도 배가 불러 과일 싫어하는 사람들도 많던데 우리 가족은 나의 옛날과 다름없이 없어서 못 먹어 안달이다.

 

얼마나 과일을 많이 먹어대나 하면 참외를 15kg들이 큰 상자로 하나 사면 5일을 못 버틴다. 15kg 큰상자일 경우 보통 주먹만 한 크기의 참외가 한 85개 정도 들어있는데 우리 식구는 그것을 4~5일에 다 먹어 없앤다.

 

6월 들어 벌써 두 상자를 먹었다. 아니, 5월 말일 전후에 한 상자 먹고 아직은 참외 값이 좀 비싼 듯해서 중간에 토마토 두 상자를 끼워 먹고 다시 참외 한 상자를 먹었다. 토마토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만 내 이웃들은 기겁을 한다.

 









  
과일상자. 버려도 늘 쌓인다.^^ 과일 값을 모두 합하면 78000원. 싸지요?
 
과일상자

 

"아니, 한 상자도 아니고, 토마토를 어째 한꺼번에 두 상자씩이나 살 수 있어요?"

"한 상자는 말이 상자지 너무 헤퍼서 며칠 못 가기도 하고 또 토마토 가격이 쌀 때는 달랑 한 상자 배달해 달라기 뭣해서 사는 김에 두 상자 삽니다."

"우리는 봉지로 사먹어야지 상자로 사먹으면 반도 못 먹고 결국은 버리게 돼요."

"우리는 없어서 못 먹어요."(웃음)

 

아무튼 요즘은 참외와 토마토가 당기는 계절이지만 조금 있으면 수박과 포도가 여름날의 열기를 식혀준다. 그런가 하면 그 다음은 풋사과 '아오리'가 신고식을 하기에 두어 상자 먹어 줘야 하고, 아오리를 먹고 나면 감과 빨간 사과가 나온다. 찬바람이 불면 남도의 귤이 또 우리네 미각을 꼬드기고 삼동엔 이 귤과 시원한 배와 사과를 번갈아가며 한 상자씩 비워야 한다. 일조량 적은 겨울철이라지만 우울할 새가 없다.

 

그러다 봄이 오고 대지가 꿈틀거리는 4월이면 딸기가 또 옆구리를 찔러댄다. 딸기를 얼추 먹고 나면 토마토가 나오고 큰 토마토 방울토마토 번갈아 먹고 나면 아아, 우리 가족이 제일 좋아하는 노란 참외가 지나치려는 내 발길을 붙든다.

 

사실, 오늘 점심부로 참외가 똑 떨어졌는데 사러갈까 말까하다 참아보자며 참고 있는데 갈증도 아닌 것이 배고픔도 아닌 것이, 가슴을 답답하게 하는데 아마도 과일이 고파서 생긴 금단 증상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이 금단 증상을 조금이라도 줄이고자 어쩌면 이 글을 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생각이라도 하면서 침이라도 삼키고자, 상상으로라도 좀 먹고 싶어서 말이다.(웃음)

 

참으로 고마운 과일가게 사장님 부부

 







  
단골 과일가게의 현증택 사장님. 1남 1녀 자녀들이 다 성장하여 그런지 부부가 다 인상이 여유롭다.
 
과일

 

과일을 상자째로 그것도 일주일도 안 돼서 한 상자씩 비운다면 비용이 상당하리라 짐작할 것이다. 물론 과일값으로 지출이 많다.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고기를 잘 안 먹고 외식도 거의 안 하니 그나마 감당할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가족이 이렇게 호사스럽게 과일을 사먹을 수 있게 된 것은 다 좋은 과일가게를 만났기 때문이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글쎄 한 2년 정도 되었을까. 동네 시장으로 향하는 길목인 이웃 아파트 후문에 어느날부터인가 노점 과일 가게가 들어섰다.

 

해서, 시장을 다 보고 돌아오는 길에 어쩌다 과일을 빼먹었으면 한번씩 들르곤 하였다.  그런데 한번 두번 차츰 그곳에서 과일을 사다보니 이번엔 두 분의 후덕한 인상이 눈에 들어왔다. 착한 사람 밀어주고픈 게 인지상정. '이왕이면 이곳에서'하다 보니 단골이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상자째로 과일을 살 때면 동네의 여느 과일 집보다 많이 쌌다. 그것은 과일을 많이 좋아하는 우리로서는 여간 생광스러운 게 아니었다. 그러면서 한편으론, 특별히 싸게 파는 이유가 무엇일까 늘 궁금했는데 이번 참에 여쭤보니 떼 오는 가격은 대동소이한데 '박리다매'를 한다고 하였다.

 

'박리다매? 아마, 과일장사로 나선 지 얼마 안 되었기에 특별히 손님 사로잡을 자신이 없어서 더 싸게 파는 것으로 전략을?'이라고 순간 생각했는데,

 

"과일장사 한 지가 그러고 보니 27년째네요."

"어머, 그렇게 오래요?"

"여기는 집사람이 하고 저는 또 다른 데 가서 합니다."

 










  
과일 옆에 따로 자리잡은 매실과 완두콩. 완두콩은 이즈음 왕창 먹어줘야. 매실을 보니 매실농축액을 담글까 말까.^^
 
매실

 

그러고 보니 오후에 그곳을 지나 칠 때면 아주머니 혼자 계실 때가 많았다. 그리고 과일이 쌌지만 상자째로 사도 하자를 별로 발견할 수 없었는데 알고 보니 다 '27년' 경험이 녹아 있어 그런 것이었다.

 

아무튼, 이 단골 과일가게를 드나들면서, 이렇게 이문을 적게 보며 과일을 싸게 파는 것도 일종의 선업을 쌓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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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6월 6일) 금요일 12시 처음 방송된, XTM의 토론 프로그램 <끝장토론>을 보게 되었다. 나는 ‘끝장토론’이래서 여차하면 밤새도록, 어떤 결론이 나올 때까지, 끝까지 하는 밤샘 토론인줄 알았다. 그런데 제목만 그렇고 토론시간은 달랑 한 시간이었다.

 

그러나 토론의 진행방식과 카메라의 빙글빙글 춤추며 돌아가는 상황은 새로움으로 가득했다. 꼭 무도장에 온 것처럼 카메라가 상하, 종횡무진 춤을 출 때마다 내 심장도 덩달아 흥분이 되었다.

 

‘이런 걸 두고 발상의 전환이라고 하는 것일 게다, 암만.’

 

기존의 <백분토론>이나 한국방송 <시청자 토론>의 경우 토론자들을 잘 섭외하면 볼 만하고 유익하다. 반면, 토론자들이 초보이거나 말을 매끄럽게 잘하지 못하고 한마디로, 철학도 없이 죽을 쑤면, 재미는 고사하고 지루하기 그지없었다. 지겹다 뿐인가. 토론이 끝나도 알맹이 없는 토론을 지켜본 시간이 아까워 울화통이 터질 때도 있다. 

 

<백분토론>의 경우 객석에 앉은 사람들에게 ‘시민논객’이라는 이름표를 붙여 주긴 하지만 토론의 전반부 내내 그들이 하는 일이란 지루한 듯, 답답한 듯 토론을 지켜보는 것이 전부이다. 이 때문에 그 물을 끼얹은 듯한 침묵이 때론 답답하기 그지없었다.

 

그에 반해 <끝장토론>의 경우, 앞에 앉은 주 토론자들보다 뒤에 앉은 ‘시민토론단’ 토론자들이 더 난리였다. 지난 첫 방송의 경우 노회찬, 진중권은 물론 제성호(뉴라이트 공동대표)김정호(자유기업원원장)도 시비는 ‘몰라’도 말발에서는 지지 않는 사람들이었지만 시민토론단의 거침없는 토로에 비하자면 때론 한 수 밀리는 느낌마저 들었다.

 

그리고 중간에 두 번인가 전국의 민심을 찾아가 직접 마이크를 들이대고 날것 그대로의 민심을 보여주었는데. 이 부분 또한 격한 토론의 열기를 잠시 식히는 의미는 물론 바닥 민심의 ‘직설’이 토론자들 못지않게 개운했다.

 

사회자의 여유 있는 진행도 돋보여 

 

무엇보다 사회자 백지연씨의 여유만만 우아 능숙한 진행 또한 시장바닥 같은 토론장의 분위기를 화기애애함으로 순간순간 전환해주는 데 한몫 하였다. 다만 곁가지기는 하나, 우아함까지는 좋았는데 높은 굽의 구두가 괜히 보는 이를 불안하게 하였다. 마치 드라마에서 운전 중인 사람이 앞은 보지 않고 자꾸 옆 사람만 보고 이야기할 때처럼 말이다.

 

마냥 앉아서 하는 토론이라면 짧은 치마든 굽 높은 신발이든 상관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 토론의 경우 카메라가 워낙 정신없이 돌아가기 때문에, 카메라와 사회자 사이에는 간극이 있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자꾸 카메라에 걸려 후다닥 넘어질 것 같은 착시 현상이 일어났다.

 

그것이 나만의 착시라면 상관없겠지만 혹 다른 시청자들도 그러한 불안을 느꼈다면 높은 굽, 멋진 의상을 떠나 과감하게 청바지에 단화를 신고 나와도 되지 않을까. 미스코리아 뺨치는 늘씬한 외모에는 뭐를 입어도 손색없을 것이다.

 

아무튼 첫 회 첫 토론을 단 한번 봤을 뿐이지만 노회찬 전 의원 말마따나 <끝장토론>은 단번에 ‘대박예감’이 들었다. 토론 내내 너무 많이 흥분하고 너무 많이 웃어서 그런지 토론이 한 시간으로 끝나는 것이 아쉬웠다. 아쉽다 뿐인가. 잠까지 확 달아나게 만들었다.

 

오늘(12일) 밤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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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의 폐해에 대해선 98년 무렵 강준만 교수의 글을 읽을때 부터 서서히 알게 되었다. 조중동의 '본색'을 처음 지각하게 되었을때의 그 속은 기분이란, 아 치뜰려~~~

찌라시 박멸이 고소원이지만 나는 아는것이 빈하여 내 마음을 대변해 주는 글을 보면 자주 풀것임. ㅋㅋ..

앞으로 나올 조중동의 무시무시한 시나리오

 

조선일보 지면이 적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닙니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는데, 촛불의 위세에 위축되었다 하더라도 잠시 웅크릴 뿐 또다시 어떤 시나리오를 가지고 날을 세워 덤벼들겁니다.

 

어떻게 돌아갈지 하도 답답해서 판 좀 읽을 줄 안다는 선배를 찾아갔습니다. 지난 대선 끝나고 나서는 정치에 모든 관심 끄고 생업에나 충실하며 살겠다고 했던 선배인데, 그래도 시청 앞에는 몇 번 나갔던 모양이더군요.
 
그냥 머리수나 채워주러 나간거지, 이젠 정말 관심 껐다. 저런 또라이를 대통령으로 뽑았으면 당해도 싸지, 뭐 이제 와서 뒤집자고 난리들이냐며 이젠 아무것도 모른다고 손사래를 치더군요.
 
그런 사람이 시청 앞은 왜 나갔수?라며 속을 살살 긁으면서 물경 3시간을 거금을 들여가며 술을 먹였더니 슬슬 속을 풀어 놓더군요. 비싼 술( 뭐 그래봐야 3만 1천원 나왔지만, 저 한테는 거금입니다) 먹여가며 들은 이야기인데, 저 혼자 듣고 있기 아까워서 올렸습니다. 워낙 판 잘 읽기로 소문났던 선배 이야기니까 읽어볼만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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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태가 생각보다 급하게 돌아갈지도 모른다. 공이 이명박의 손을 떠났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은 상황이 이 정도까지 가면 사고 능력이 정지된다. 회의니 뭐니 하느라고 생각할 시간 자체가 없어진다. 하지만 조용히 생각을 하고 기획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진정한 인너써클이다. 조중의 탑에 앉아있는 자들, 재벌 기획실 등등이다. ( 동아는 무너지기 직전 상황에서 악에 바쳐 고함만 질러대는 철부지같은 존재라면서 아예 빼더군요 ) 그들의 입장이라면 어떤 기획안을 만들어낼까를 알아야 한다.
 
이명박으로 이 고비를 넘기면 조선일보는 무조건 죽는다. 중앙도 장담 못한다. 순망치한이라고 조선, 중앙이 죽으면 재벌들도 시릴거다. 그래서 그렇게는 안 갈거다.
 
요행이 국민들이 재협상으로 받아들여줄 만한 성과를 거두고, 인적 쇄신도 대폭으로 하면 어떻게 될 것 같으냐? 그 상황이 조선일보가 가장 두려워하는 상황이다. 국민들은 대통령 하야로 나라가 시끄러워지는 게 싫으니까 일단 용서할거다. 하지만 분도 덜 풀린 상태고 의심도 덜 풀린 상태에서의 찝찝한 용서다. 그러면 앤티조선 운동은 어떻게 될까? 더 집요하고 더 강력하게 진행될 거다. 이명박 정부에 대한 의심 때문에라도 일단 손발을 잘라놔야 안심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명박으로 지금 상황을 넘기면 조선찌라시는 바로 죽는다.
 
이명박이 대책 없이 하야를 하면 어떻게 되겠니? 사람들이 한승수가 대통령 자리를 승계하는 것을 봐 줄까? 당연히 재선거로 갈 꺼다. 이 경우라면 조중은 일단 산다. 대선에 관심이 쏠리면 앤티조선은 약간은 수그러질 거다. 또 앤티조선을 선거법 위반으로 걸고넘어질 여지도 있고, 우익 진영의 협찬광고가 쏟아질 가능성도 있다. 그래서 재선거 이긴다면 조중의 입장에서는 아주 행복한 결말일 거다. 그런데 문제는 지금 상황에서의 재선거가 승산이 확실치 않다는 거다. 그래서 이건 인너써클이 차악쯤으로 생각할 시나리오고 이렇게 안 갈 가능성이 많다. 또 이 시나리오는 조중이 밀어도 재벌들이 협조 안 할거다.
 
제네들이 그들이 그릴 수 있는 최선의 그림은 박근혜 총리를 앉히고 나서 이명박이 하야하는 수순일 가능성이 높다. 미국도 대통령이 바뀌면 어느 선까지는 재협상을 할 수 밖에 없다. 박근혜가 감성 정치는 곧잘 연출을 하니까 이렇게 되면 국민들도 누그러지고, 앤티조선도 훨씬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 어쩌면 하야까지는 안 가지만, 권한 대부분을 박근혜에게 넘기고 대 국민 접촉을 박근혜가 다 담당하는 구도로 봉합될 가능성도 있다.
 
이명박의 저항을 어찌할 것이냐는 건데, 이명박이 생각보다 저항할 방법이 없다. 일단 손 발이 없어서 어떻게 못한다. 측근이 없다는 아픔을 뼈저리게 느끼게 될 거다. 이명박한테는 대권의 가능성이 있을 때 같이 국물을 나누려고 따라오는 측근은 있지만 몰락하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같이 갈 측근은 없다. 물론 대통령의 권한은 크다. 검찰, 감사원, 국세청 여러 곳 동원할 수 있다. 그런데 이건 인너써클과 대통령이 어느 정도 교감이 될 때 동원이 가능한 힘이다. 지금 그러다가 한나라당 쪽에서 대통령 탈당 소리가 나오면 더 꼴이 우스워진다. 그래서 공은 이명박의 손을 떠났다는 거다.
 
조중동에서 모락모락 연기가 나기 시작하더라. 박근혜 카드설에 불을 지피려는 모양이다. 이걸 잘 봐야 한다. 단순한 민심 수습 차원인지, 아니면 이명박 하야로 몰고 가려는 구도하의 그림인지를 봐야 한다는 거다. 초점은 최시중, 유인촌 등등이다. 조중동이 최시중, 유인촌을 개각 대상으로 강력히 주장하면 어떻게든 사태를 넘기고 수습으로 가려는 수순이고, 이 경우라면 크게 겁낼 것이 없다. 조중은 결국 망하는 수준으로 힘이 빠진다. 또 조중이 망하면 이명박은 나중에라도 물러나게 하기도 쉽고, 버티고 안 물러나더라도 뻘짓하는 것을 견제하기 훨신 쉬워질 것이다. 하지만 최시중, 유인촌의 퇴각을 말 안 하면서 박근혜 총리는 강력히 밀어붙이면 다른 꿍꿍이라고 보아야 된다.
 
지금처럼 KBS, MBC, 다음의 아고라 등이 지금처럼 눈 시퍼렇게 뜨고 살아있는 상황이라면 박근혜가 된다고 그렇게 골치 아플 것은 없다. 경우에 따라 재선거 요구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개혁 진지가 다 무너지고 나면 상황이 다르다. 그 때는 최악이 된다.
 
최시중, 유인촌의 역할은 언론과 문화계의 비판적 인사 자르기의 악역을 담당할 사람들이다. 특별히 시킬 것도 없다. 지금 그대로 놓아두면 이명박을 위해서 자기 죽는지도 모르고 열심히 칼을 휘두를 것이다. 그러다가 박근혜 정부 들어서면 이미지 관리를 잘 한 교활한 사람들 골라 그 자리에 앉힐거다. 겉으로는 언론 통제가 없는 듯이 보이면서 교묘하게 통제를 할 것이다. 언론계나 문화계에서 싸움 좀 할 만한 사람은 최시중, 유인촌 등이 미리 잘라주고 나서 퇴진을 하겠지. 물론 노조나 그런 쪽도 미리 정리를 할 거다.
 
지금은 아고라의 힘이 상당히 강해졌지만, MBC 피디수첩이 없었으면 여기까지 도저히 오지 못 했을 거라는 걸 잊지 마라. 다음은 언제 바뀔지 모른다. 막말로 트래픽 감당 안 된다든지, 해커한테 당해서 시스템 다 깨졌다든지 하는 핑계대고 뒤로 나자빠질 수 있다. 정연주 사장 잘리고, MBC PD실 쑥밭되고 나서 박근혜가 되면, 무슨 짓을 어떻게하는지 국민들이 알 수 있을까? 아직 살아있는 개혁적인 토론 싸이트 정도로 광범위한 정보가 취득이 될까? 광범위한 정보를 취득해서 결론을 내려도 국민들에게 알릴 수나 있을까? 이렇게 되면 재협상도 없을지도 모른다. 실질적인 재협상은 없으면서도, 국내 언론에는 성공적인 재협상이라고 나오는 결과가 생기지 않으리라고 장담 못 한다. 물론 경제 정책 재벌 위주로 그대로 갈 것이고, 국민들은 그게 재벌들만 위하는 정책인지 알지도 못하고 당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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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나리오 듣고 났더니 섬찟하더군요. 그래서 그럼 지금 우리가 해야 하는 게 뭐냐고 물었더니 알아서 해라. 어차피 토론해서 의견 모아서 하는 분위기인데, 한 사람 말이 무슨 의미있냐고 또 빼더군요.
 
안주 하나 더 시켰습니다. ( 2만 3천원에서 막을 수 있었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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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해야 할 일은 네 가지다.
 
첫 번째 저 쪽 인너써클의 기획을 먼저 폭로해서 김을 빼야 한다. 제들은 박근혜 총리 기용, 이명박 하야로 이어지는 깜짝쇼의 뒤에서 지들 마음대로 기획안을 시행하려 할거다. 미리 김을 빼면 깜짝 쇼가 국민들의 시선을 뺐는 힘이 적어질 것이다.
 
두 번째는 박근혜 총리 기용 전에 최시중을 쫓아내야 한다. 그래서 언론 장악을 하려면 박근혜가 손에 직접 피를 묻혀야 하는 상황이 되어야 KBS, MBC를 보호하기가 조금 쉬워진다. 지금 수구 쪽의 인너 써클이 살 길은 하나뿐이다. 언론 장악은 하되, 최대한 다음 주자의 손에는 피를 안 묻히고 가야 한다는 거다. 그래야 다음 주자가 다독이는 모습을 보여서  언론 장악 과정에서 악화된 여론을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반대로 말하자면 박근혜가 피를 묻혀야 하는 상황이 되면 노골적으로 개혁 언론 죽이기를 못 한다.
 
세 번째로 KBS, MBC, 아고라의 보호에 올인 해야 한다. 아울러 다음이 무너질 상황에 대비해서 2차 진지를 구축해 놓아야 한다.
 
네 번째는 계속 해 오던 것이지만 한겨레, 경향 살리기를 해야 하고, 조선이 계획을 집행할 여유를 갖지 못하도록 조선 죽이기의 속도를 더 가속해야 된다. 조선이 죽으면 바로 중앙 죽이기에 돌입해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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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듣고 보니 다 지금 우리 아고라인들이 하고 있는 것인데, 조금 더 열심히 해야 되는 것들이고, 최시중 공격은 좀 더 강화해야 겠더군요. 그게 생각보다 중요한 고리더군요. 다음 무너질 때에 대비한 2차 진지는 고민이 좀 되는데, 역시 한겨레 토론방이 제일 좋을 듯. 아고라 인들 사이에 만에 하나 다음이 무너지면 한토마로 모이기로 약속이 되었으면 합니다.
 
어쨌든 아무리 판 잘 읽어도 한 사람이 다 맞출 수는 없는 거지만, 미리 조심해서 나쁠 것이야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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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앞으로 나올 조중동의 무시무시한 시나리오
    from 자유를 찾아서 2008-06-13 00:12 
    * 폭설님 서재서 퍼왔습니다. (http://blog.aladdin.co.kr/poksur2/2135686) 앞으로 나올 조중동의 무시무시한 시나리오   조선일보 지면이 적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닙니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는데, 촛불의 위세에 위축되었다 하더라도 잠시 웅크릴 뿐 또다시 어떤 시나리오를 가지고 날을 세워 덤벼들겁니다.   어떻게 돌아갈지 하도 답답해서 판 좀 읽을
 
 
 

<환경재단>에 의하면 캄보디아에서는 우물하나 파는데 우리 돈으로 50만원 든다고 하였다. 50만 원 짜리 우물 하나를 파면 약 500여명의 사람들이 전염병 걱정 없이 마음 놓고 물을 먹고 사용할 수 있다고.

 

그런가 하면 아프리카 사막의 어디에서는 물 한 통(큰말통)에 우리 돈으로 15원인가 하는 것을 TV에서 본적이 있다. 어느 단체인가 ‘100원으로도 도울 수 있습니다.’라고 하던데 정말 사막에서는 우리 돈 100원이면 물을 여러 통 살 수 있을 것이었다.

 

<여행 생활자>의 유성용은 4000미터가 넘는 중국 고산지역을 여행하면서 추울망정 물 걱정은 없던데. 왜냐하면 물이 고프면 그냥 눈을 뭉쳐 즉석 아이스크림을 만들어 먹으면 되었기에 말이다. 그 눈 다 쓸어다가 사막에 뿌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아무튼, <환경재단>에 의하면 전 세계 65억 인구 중 ‘11억 명’은 물 부족으로 고생하고 있다고 한다. 그중 연간 ‘2000만 명’은 수인성 전염병으로 고생을 하고 매일 ‘4500명’의 어린이들이 오염된 물을 먹어 사망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목포 같은 도시는 해마다 갈수기에는 물 부족으로 애를 먹던데...

 

나는 이런 이야기들을 들을 때면 내가 처한 환경이 얼마나 고마운지 새삼 묵직하게 다가온다. 그래서 그나마 평소에 쓰는 물이라도 좀 절약하면서 고마움을 표하고 싶어진다.

 

물 절약, 아주 쉬워요.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대부분 느끼겠지만 요즘 아파트의 수압상태는 정말 좋다. 좋다 못해 너무 세다. 화장실은 물론 앞뒤 베란다 모두 찬물 더운물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는가 하면, 세탁기 수도꼭지 따로 화분용 수도꼭지 따로 등등 필요한 곳에 수도꼭지는 언제나 대기중이다.

 

‘주인님, 언제든 틀어주세요.’

 

그러나, 이러한 것이 우리나라에서는 너무나 보편적인 상황이기 때문에 다들 당연하다 생각하기 쉬운데 11억 물 부족 사람들을 생각하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내 경우, 고맙다는 생각은 항상 하지만 물을 알뜰살뜰 쓰지는 못하고 있다.

 

대신 내 나름으로 절약하는 방법이 있는데 그것은 수압을 조절하여 물줄기를 약하게 해서 쓰는 것이다. 이 수압조절은 수도꼭지에서 즉석으로도 할 수 있지만 매번 쓸 때 마다 그렇게 하려면 귀찮아지기도 하기에 보다 편리한 대책(?)이 필요하다.

 

어떻게? 즉, 보통 화장실 세면기 밑이나 부엌 싱크대 밑을 열어보면 두 개의 타원형 ‘수압조절나사’가 있다. 하나는 온수 다른 하나는 찬물이다. 때문에 수압을 조절하려면, 수도꼭지를 온수 쪽으로 한번, 냉수 쪽으로 한번 틀어서 각각의 수압을 조절하면 된다. 간단하다.   그렇게 한번 조절을 해놓으면 매번 수도꼭지를 들어 올릴 때 ‘살짝 들어 올려야지’ 신경 안 써도 되기에 훨씬 수월하다.

 







  
왼쪽은 온수 오른쪽은 냉수
 
물절약

물론 처음에는 의욕이 앞서 물줄기를 너무 약하게 해 놓았다가 답답해서 다시 올리기도 하는데, 몇 번 그런 과정을 거치다 보면 더도 덜도 말고 딱 알맞은 물줄기를 찾게 된다. 희망하는 물줄기야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여하간 크게 줄이든 작게 줄이든 물을 절약할 수 있음은 확실하다.

 

아직, 수압조절나사의 존재를 모르신다면 한번 봐 주시길. 뭣이라, 다들 안다고요? 그러면 죄송(머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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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 2008-06-10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알고 있긴 했는데^^ 문제는 제가 죽으라고 줄이면 가족들이 죄다 풀어놓는다는 것. 이거 고정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폭설 2008-06-11 11:27   좋아요 0 | URL
광화문 컨테이너 처럼 용접을 하세요.ㅋㅋ..^^

Arch 2008-06-21 01:38   좋아요 0 | URL
ㅋㅋ 이 댓글 이제 봤어요. 용접 기술 좀(굽신 굽신)

깜소 2008-06-10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직접 수도꼭지에서 하는데 남들이 뭐라 그래요~ㅋㅋ 장난하냐는둥 쪼잔하다나 뭐래나..ㅎㅎ 남자라서 그런 소릴 듣는건지 원~ 아끼자는데 남녀가 뭔 상관인지~ 반갑습니다^^

폭설 2008-06-11 11:29   좋아요 0 | URL
물부족 다큐 같은 것 할때 같이 보는 것도 좋을듯 합니다.^^
물통 두개씩 들고 왕복6시간을 걷곤 하던데...
 


이번에는 조중동 끗발도 개끗발로 끝나지 않을까, 하모하모..ㅋㅋ. 며칠전 지인 수녀님으로 부터 전화가 왔는데...

"촛불 시위 안하나?"
"여기서는 시내까지 나가려면 멀고 애들이 어려서....저흰 해지면 집에 있자주의라서.."
"그라믄 온라인 촛불이라도 켜야지!"
"켤줄 몰라서..그보다 조중동을 몰아내야 하지 않을까요?ㅋㅋ"
"말만하면 뭐하노?"
"소비자 운동도 있잖아요. 그 신문에 광고내는 기업 물건 안사주면 간단한것 아닐까요..."
"말만하지 말고.."
"알았어요. ^^ 옛날엔 슈퍼가면 물건만 사면 그만이었는데 요샌 꼭 회사이름을 본답니다. ^^"


며칠전 노무현 발언에 대한 공감가는 글이라 푼다. 이명박 집권후의 논객 김동렬의 글은 다 좋다.
시간 있으면 그의 누리집도(밑에 주소 있음) 눌러 보시길....

이분의 글은 박근혜의 '나도 속았고 여러분도 속았다.' 표현처럼 쉬워서 좋다. 쉽게 읽히고 멀리보는 시각이 좋다.
(박근혜를 인용하니 혹 친박? 천만 만만, 절대 네버.. 이명박 보다 박근혜가 더 무서버....박근혜의 뿌리 아부지 박정희망령은 이명박 뿌리 수구기득권 보다 더 무서버... 혹시나 갱상도라고 오해할까봐~~)

그럼, 오늘은 6월 항쟁의 날, 모두들 의미있고 뜻깊은 하루 되시길~~~

노무현 발언의 속뜻
- 이명박 몰락의 시나리오

리더십의 요체는 결단과 책임이다. 이명박 사태의 본질은 그의 집요한 책임회피에 있다. 정치인의 기본이 되어 있지 않은 거다. 기업인 출신의 한계로 볼 수 있다. 정치를 몰라도 너무 모른다. 소통불가! 꽉 막혔다.

일은 벌어졌고 어떻게든 책임져야 한다. 그것은 '잘못의 인정'으로부터 시작된다. 본질에서 이명박은 아직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잘못에는 문책이 따라야 한다. 이명박이 스스로 자신을 문책하기 전에는 설사 사죄발언을 한다 해도 단지 립서비스에 불과하다. 받아들일 수 없다.

사과발언을 했다고는 하나 미국 쇠고기 홍보 실패를 미국에 사과했을 뿐 한국인 앞에서는 사죄하지 않았다. 본질인 광우병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인정한 바도 없다. 괴담 운운한 것이 그렇다. 사죄발언의 진정성을 찾아볼 수 없다. 

권력을 누린 만큼 책임져야 한다. 정치의 세계가 작동하는 방식이 그렇다. 이명박이 자신을 징벌하기 전에는 어떤 사과발언도 받아들일 수 없다. 그 징벌의 방법은 일체의 기득권을 내놓는 것이다.

거국내각, 한나라당 탈당 후 중립내각, 임기단축 등의 방법으로 기득권을 내놓을 수 있다. 이를 실행하기 전에는 이명박이 어떤 제스처를 취하든 단지 정치적 제스처일 뿐이다. 속임수에 불과하다.

책임회피가 계속되면 결국 역사가 문책에 나선다. 그 경우 하야라는 형태로 책임지게 된다. 일은 벌어졌고 책임을 피할 수는 없으며 요령 피워봤자 매를 벌 뿐이다. 이제 이명박의 선택은 일찌감치 결단해서 혼자 죽느냐 아니면 끝까지 저항해서 조중동과 함께 죽느냐 뿐이다.

이명박에게도 살 길이 전혀 없지는 않다. 물론 그 어떤 방법도 재협상 선언과 대운하 포기, 낙하산 투하 중단을 전제로 해야 한다. 이명박은 지금 재협상 할 경우 자동차 시장을 양보하는 등으로 국익을 해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변명하고 있지만 그 또한 이명박 본인이 책임질 문제일 뿐이다.

"등신아! 그건 너의 문제야! 내가 왜 당신을 대신해서 그 문제를 고민해줘야 하지? 국민이 대통령제라는 제도를 만들고 지도자를 선출한 것은 그 고민을 리더에게 떠넘기기 위해서가 아니었던가?"

재협상 이후 반대급부로 다른 시장을 미국에 내줬다가는 역시 국익을 해친 이유로 쫓겨나게 된다. 다른 부분을 양보했다면 그 책임은 전적으로 원인제공자인 이명박이 져야하기 때문이다. 그 책임지는 방법 역시 하야다.

재협상에 따른 국익양보에 책임져서 하야하든지 아니면 지금 하야하고 그에 따른 후과는 국민에게 책임을 떠넘기든지다. 어느 쪽이든 결론은 하야다. 물론 능력을 발휘해서 재협상과 국익수호의 두마리 토끼를 잡는 방법도 있다. 그럴 재주가 없다고? 그렇다면 그런 무능력자가 대통령 출마는 왜 했나?

그래도 길은 있다. 이명박의 살 길은 있다. 기득권 포기하면 된다. 재협상 선언, 운하포기, 임기단축 및 개헌연계 국민투표를 결단할 수도 있다. 한나라당의 기득권을 삭감하는 방향으로 개헌을 주장하는 묘수도 있다. 물론 그 경우 먼저 한나라당에 의해 정치적 저격을 당하게 되겠지만. 역시 결론은 퇴출이지만.

한나라당 탈당 후 거국내각 구성에 나서는 방안도 있다. 물론 야당의 지도력 부재 때문에 거국내각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설사 이루어진다 해도 3개월마다 탈이 나서 내각이 교체된다. 이 경우 여야가 함께 쫓겨난다.

내각총사퇴 후 박근혜나 정몽준을 총리로 기용할 경우를 예상할 수도 있다. 박근혜나 정몽준이 침몰하는 배에 승선할 이유는 없지만 둘 다 머리가 나쁘므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1퍼센트 있다. 그 경우 권력 중심축의 이동으로 사실상의 섭정이 시작된다. 심각한 하극상 현상이 일어나 역시 6개월을 못가고 쫓겨나게 된다.

인사쇄신을 한다며 정운찬류 기회주의자 대학교수를 얼굴마담 총리로 앉혀놓고 꼭두각시 노릇을 시키는 방법도 있다. 이런 식의 꽁수를 써봤자 사태가 장기화 될 뿐이다. 시일을 끌다가 결국은 쫓겨나게 된다.

그 이전에 물리적 충돌로 대형사고가 날 가능성도 있다. 시민과 전경의 충돌로 비극이 초래될 수 있다. 이 경우 이승만 하야의 공식을 밟게 될 것이다. 사람 죽여놓고 대통령 노릇이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정치의 세계에는 법칙이 있다. 결단에는 책임이 따른다. 피해갈 수는 없다. 단지 혼자 독박을 쓰느냐 아니면 조중동과 함께 죽느냐 또는 야당까지 끌고 들어가는 물귀신 작전을 쓰느냐의 차이 뿐이다.









노무현 발언의 속뜻

시위의 목적은 결정적인 적의 자충수를 끌어내는데 있다. 청와대로 밀고 들어간다 해서 우리가 그대로 청와대를 접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역할은 지속적인 긴장의 유지다.

시위가 너무 축제로 되어도 좋지 않다. 물리적 충돌도 좋지 않다. 우리는 축제의 성격과 치열한 대결 중 하나도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최대한의 분노를 드러내되 동시에 극적인 자제력의 발휘가 있어야 한다. 

역사의 경험칙에 따르면 이 경우 결국 민중이 이기게 되어 있다. 이 상황을 극복할 수 있을 정도의 유능한 정치인이라면 애초에 저런 멍청이 짓을 벌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저들은 확실히 멍청한 짓을 했고 그 이유는 저들이 '멍청이'이기 때문이며 멍청이를 잡는데는 이 방법이 최고다.

지성인과 범인의 차이는 아슬아슬한 긴장을 감당하는 능력에 있다. 권위주의에서 민주주의로 이행한 만큼 이제는 아슬아슬한 긴장을 유지하면서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저들에게는 그런 능력이 없다. 우리의 목적은 지성이 결여된 저들의 야만성을 폭로하는 것이다. 그 방법으로 저들이 민주주의 패러다임 하에서는 수권능력이 없다는 점을 입증하는 것이다.

국민들은 시위대나 경찰이나 어느 정도의 선을 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그러한 믿음이 있기 때문에 안심하고 시청 앞 광장에 나오는 것이다. 노무현의 존재감 확인은 그러한 국민 일반의 믿음을 상기시키는 데 의미가 있다.

정치는 결단과 책임의 세계다. 그 책임은 무한책임이다. 노무현, 김대중의 발언은 시위대의 행동에 대한 책임공유의 의미가 있다. 무엇인가? 노무현, 김대중은 이미 발을 담근 것이다. 말하지 않았다면 몰라도 이미 말했기 때문에 시위대가 어떤 행동을 하든 그 책임의 일부는 노무현, 김대중에게 돌아간다.

전직대통령 노무현은 현직대통령의 문제에 일정한 범위 이상 개입할 자격이 없다. 시위대에 전략전술을 코치할 자격이 없다. 전직대통령이기 때문이다. 전직대통령의 존재라는 정치적 자산은 우리만의 자산이 아니라 대한민국 공동의 자산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전직대통령 자격으로 행해진 발언의 액면을 따를 필요가 없다. 단지 그가 발언하는 방법으로 이미 발을 담갔다는 사실을 확인할 뿐이다. 이미 발을 담갔으므로 책임 역시 공유된다는 점을 분명히 할 뿐이다.

무엇인가? 내부의 긴장을 통제하지 못하고 폭주하는 쪽이 패배한다. 그러므로 가이드라인의 제시가 있는 것이다. 노무현, 김대중의 헛기침 가이드라인이 있으면 시위대가 폭주할 수 없다. 그러므로 안심하고 시위에 참여할 수 있다.

나는 전직대통령 말씀의 액면을 듣지 않는다. 못들은 척 한다. 단지 헛기침 두어번으로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는 사실을 기억할 뿐이다. '나 여기 있어.' 이거다. 그리고 국민은 그가 그곳에서 자신의 존재를 과시하고 있기 때문에 시위대가 폭주하지 않을 것임을 믿는다.

시위에 나온 사람 중 일부는 물리적 충돌을 제지할 의사를 가지고 있다. 나는 충돌을 원치 않지만 충돌 직전까지는 가야한다고 생각한다. 지나치게 충돌을 두려워 하는 그들의 걱정을 없애주어야 한다. 그래야 더 많은 국민이 참여한다. 노무현, 김대중이 발언한 즉 개입이다. 발언내용은 무시해도 좋다. 어떤 형태로든 두 분이 개입해서 책임이 공유되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결과적으로 두 분의 발언에는 시위대가 '단번에 정권을 밀어버려야 한다'는 초조감 때문에 폭주하다가 국민의 마음과 멀어질 가능성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다. 이 싸움 오래가야 한다. 악랄하게 또박또박 나가야 한다. 뒷심이 센 쪽이 이긴다. 1년이고 2년이고 길게 가겠다는 자세를 보여야 오히려 빨리 끝난다.

ⓒ 김동렬

원문 -
http://www.drkimz.com/bbs/view.php?id=notice&no=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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