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정과 열정사이 - 전2권 세트
에쿠니 가오리.쓰지 히토나리 지음, 김난주.양억관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0년 11월
평점 :
절판


한동안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던 책. 메스컴에도 책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등장해서 무척 궁금했다. 무엇보다 제목이 멋지기도 하고. 언젠가 한번은 도서관에서 대출해서라도 읽으려고 했더니 늘 대출된 상태라서 그냥 넘어가고 말았다. 그러다가 어느 분이 이사하면서 고맙게 훌쩍 던져주셔서 읽게 되었다. 도입부분 서너 쪽을 읽으니 이미 내 취향이 아니라는 걸 알았지만 도대체 이 책 속에 뭐가 있길래 그렇게들 열광했나 싶어서 끝까지 버텨(?)보았다. 그것도 나중엔 한계가 오더라만은. 그땐 또, 주신분의 고마움을 되새기며 끝장을 봐야겠다고 다짐을 했다. 악평은 아니지만, 내가 보고 시큰둥했던 책은 리뷰는 가급적 안 쓰고 있는데 올해부터는 읽었던 책은 무조건(최대한!) 간단하게라도 기록을 남기려던 연초의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간단하게 쓴다.

일단은, 내가 소설을 싫어한다는 것과 그다음 일본문체를 그다지 달가워 하지 않는다는 것. 이것이 이 책에서는 유감없이 발휘되어 얄팍한 목적의식이라도 없었다면 중도하차할 뻔한 책이었다. 스토리도 진부하면서 매혹적인 문장 하나 없을만큼 지지부진한, 선전에서 그렇게도 떠들어 마지않던 탁월하다던 심리묘사도 도대체 어느 부분이 그런가 싶다. 모름지기 연애소설을 읽자면 짜릿하거나 눈물이라도 한방울 흘려야 하거늘 맹맹한 안구로 두 권을 읽어냈더니 눈알이 뻑뻑하다. 이건 뭐 책이 나빠서 그런게 아니다. 내 나이가 나이인지라 요런 이야기로는 울지 못할만큼 감성이 굳었기 때문이겠지.

그래도 좋았던 점을 찾으면, 남자 주인공 쥰세이를 통해 오래된 작품을 복원시키는 화가 '복원사'에 관해 알았다는 것이다. 그런 직업도 꽤 매력있겠거니 싶을만큼 복원사가 하는 작업을 클로즈업시켜 묘사해 놓은 부분이 읽을만했다. 그리고 영화로도 나왔다는데 여자 주인공 아오이를 영화로 그려보면 이쁘겠다는 생각이 든다. 무위와 무소유의 생활이 참 이뻤다. 특히,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보는-책은 늘 끼고 살지만 자기것으로 소유하지 않는 그런 사고방식이 참으로 신선하게 보였다. 책 이야기 나왔으니 말인데 여기서 또 안타까운건 주인공이 읽는 책 제목 정도라도 언급했으면 더 개연성이 느껴졌을 텐데 그저 '매일 독서한다'정도로 책을 들고 있는 풍경만 그려 놓았더란 점이다. 에쿠니 카오리가 주인공의 이미지 메이킹에만 열을 올린다는 느낌은 어쩔 수 없었다. /060421ㅂㅊㅁ

 

 


댓글(16)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늘바람 2006-04-21 0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소설보다 영화가 더 좋았어요

진주 2006-04-21 0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럴거 같아요. 영화로 만들면 이쁜 장면이 많잖아요. 이국적인 밀라노 풍경을 우수어린 앵글로 잡아 주시고, 단아하면서도 피부가 깨끗한 그런 여주인공, 눈썹짙은 남주인공..애인역활하는 미국인에 혼혈인, 배우들 멋진 사람 섭외하면 화면이 예쁘겠죠..거기다 결정적인 효과는 뉴에이지 피아노 음악이나 플루트 장면마다 징징~ 깔아주면(겨울연가에서 이루마와 데이드림 곡들이 얼마나 빛났던가를 생각하면)....^^;;;

진주 2006-04-27 1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영화찍으려고 했더니 벌써 나온 영화가 이쁘게 나왔네요^^; 이런 뒷북쟁이 ㅋ


호랑녀 2006-04-21 0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드린 분의 성의가 혹시 괘씸하셨습니까?
저는 좋았는데... 그런데 좀 쳐져요, 에쿠니 가오리의 책들은요. 그래서 안 잡으려고 노력해요. 일본 소설 중에 박사가 사랑한 수식 이것도 난 좋았는데...

진주 2006-04-21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랑녀님...제가 죽을 죄를....OTL
그러니까 리뷰에서도 밝혔지만 제가 워낙에 소설류를 안 좋아하다보니까...그런거 같았어요. 호랑녀님이 가슴절절하게 읽었을 걸 생각하며 페이지를 넘기는게 좋았어요. 묘한 끈같은...전 일본작가는 미우라 아야꼬 무척 좋아하고요 그녀의소설들은 많이 탐독했어요.그렇게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이지만 뉘앙스나 문체같은게 살짝 맘에 안 들어 하면서 말이죠..^^; 죄송합니다. 참, 저도 보답해야 하는데 이번엔 님께 연서를 띄울까나...^^*

stonehead 2006-04-22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냉정과 열정사이"
근데...제목은 멋지군요. 쿨럭!

호랑녀 2006-04-22 1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죽을 죄 씩이나요...ㅋㅋ

2006-04-22 19: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진주 2006-04-22 2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이 정말 근사하죠? 스톤해드님^^
호랑녀님..이거 올릴까 말까 고민도 했고요, 별 메길 때도 고민 많이 햇어요(실은 하나만 줄려고 햇는데 ㅎㅎ) 그저 좋더라~이렇게 말한다고해서 불려가서 취조당할 일도 없는데 곧이 곧대로 말해야 하니 원...^^ 그래도 보내주셔서 제가 엄청 고마워 하는 거 아시죠? 안 그랫으면 전 궁금해서 죽었을지도 몰라요 ㅎㅎㅎ

진주 2006-04-22 2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게만 보이시는 님, 제목은요????

2006-04-23 08: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sayonara 2006-04-27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은 무작정 때리고 부수며 실없이 눈물 질질 짜는 홍콩영화에 감동먹을 때가 있거든요. 아주 가끔요.
저도 '냉정과 열정사이'가 그렇게 괜찮은 작품은 아닌 것 같지만, 읽었을 때 가슴이 서늘해지는 몇몇의 명문장만으로 별 네개를 줬어요.
제 판단은 달랐지만, 진주님의 리뷰에도 공감은 한다구요. ^_^

진주 2006-04-27 1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그러세요? 그 명문장이 궁금해요 리뷰에 있나요?? 좀 알려 주세요. 리뷰 보러 가야쥐~

sayonara 2006-04-27 1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를 들면, 이런 문장같은 경우...
--------------------------------------------------
지금이라면 좀더 제대로 말할 수 있을까. 그건 네 잘못이 아니라고. 무서웠다고. 나도 너무 어렸다고. 당신을 잃고 싶지 않았다고...
모든 일이 즐거웠다고. 행복했다고.
그리고,
그런 식으로 헤어지고 싶지 않았다고.

진주 2006-04-27 1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시군요^^ 움....사요나라님께서 저 문장이 멋지다고 느끼신 건, 혹시 공감할만한 사연을 갖고 계신 건 아니신지?^^;

sayonara 2006-04-28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운율을 맞춘듯한, 멋부린 문장이 좋더라구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