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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하늘말나리야 - 성인용 ㅣ 푸른도서관 5
이금이 글, 송진헌 그림 / 푸른책들 / 2002년 2월
평점 :
절판
이혼율이 급증하고 결손가정으로 야기되는 문제가 심각한 사회현상으로 대두되는 이때, 가장 큰 피해자는 아이들이다. 부모들이야 싫어서 헤어지는 건데 아이들이 무슨 죄가 있다고 상처를 입을까. 가뜩이나 마음의 성장통을 겪는 아이들에겐 이런 불행한 가족력 때문에 더 짙은 그늘이 드리워질 수 있다. 결손가정이 되는 것까지야 막을 수 없다면 아이들이 그 환경을 잘 이겨낼 수 있도록 많은 배려가 있어야 할 것이다.
작가 이금이의 "너도 하늘말나리야"는 현실을 반영한 주제를 특유의 곱고 담담한 문체로 엮어 낸 스테디 동화이다. 이혼한 엄마를 따라 시골로 전학 온 미르와 부모없이 할머니와 사는 소희, 어릴 적에 병으로 엄마를 먼저 하늘로 떠나 보낸 후 선택적 함구증을 앓는 바우, 소위 결손가정의 아이들의 이야기이다.
자존심이 강한 미르의 신경질적인 반응은 함께 읽던 아이들과 굉장히 공감하였다. 자신은 얼굴도 예쁘고 공부도 잘 하고 남부러울 것 없이 행복하게만 살고 싶은데 느닷없이 이혼을 해버리는 부모님, 그리고 엄마따라 낯선 시골로 삶의 터전을 옮기는 것. 이혼 후의 상황을 씩씩하게 잘 버텨내는 엄마와는 달리 모든 것이 충격이고 짜증스러운 미르의 마음을 작가는 가려운 데를 긁어 주듯이 꼭꼭 잘 표현해 놓았다. 서로 처한 환경은 조금씩 다르지만 소희와 바우도 동병상련의 상처가 가슴 깊숙히 새겨져 있기에 이야기가 전개될 수록 서로에게 마음문을 열고 함께 마음의 병을 치유하는 모습이 가슴 뭉클하다.
이 책은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들이 읽을 수 있는 아동용이 따로 나오지만, 내용은 똑같다. 초등학교 고학년에서 부터 중학생, 그리고 주위에 결손가정의 사춘기 청소년이 있는 어른이라면 읽어보면 좋을 것이다. 위안이 되고 도움이 된다. 그리고 비록 자신은 결손가정의 아이가 아닐지라도 이 책을 통하여 다른 친구의 상처를 바라보는 따스한 시각을 열어 줄 것이다./060410ㅂㅊ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