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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색→연주황→살구색, 9~11살 소녀 6명이 바꿨다
[한겨레 2005-05-20 07:12]

[한겨레]
↑ 살구색 이름을 만든 김민하(오른쪽부터)양과 동생 예진, 예은, 민선, 민영, 효민양이 살구색에 동그라미를 그린 팻말을 들고 활짝 웃고 있다. 이들은 김거성(반부패국민연대 사무총장) 해성(외국인노동자의 집 대표) 목사 형제와 여동생 영미(양주 외국인노동자의 집 소장)씨의 딸들이다. 사진 외국인노동자의집 제공 “우리도 세상을 바꿀 수 있다니… 정말 신기해요.” 경기 성남시 이매중학교 2학년 김민하(14)양 자매와 또래 친척 등 6명은 요즘 자부심과 뿌듯함이 넘쳐난다. 크레파스나 물감의 색깔 표현인 ‘살색’을 차별 없고 알기 쉬운 우리말로 바꿔 달라는 이들의 ‘당돌한’ 제안이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이들의 대표 격인 민하양은 외국인노동자들의 ‘대부’로 불리는 김해성 목사의 딸. 김 목사가 2001년 8월 “크레파스 색깔 가운데 특정색을 ‘살색’이라고 표현한 것은 인종차별”이라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내면서 ‘색깔 논쟁’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인권위원회는 이듬해 8월 “한국산업규격(KS)에 특정색을 ‘살색’이라고 한 것은 헌법 제11조의 평등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는 것으로 인정된다”며 기술표준원에 개정을 권고했다. 이에 따라 2002년 11월부터 ‘살색’ 대신 ‘연주황’이 사용됐다.

그러나 민하양 등은 이 문제를 놓고 생각을 거듭한 끝에 ‘딸들의 반란’을 일으켰다. 지난해 8월 “새로 바뀐 색깔인 ‘연주황’은 지나치게 어려운 한자어다. 이는 크레파스나 물감을 자주 쓰는 어린이에 대한 또다른 차별이자 인권침해”라며 알기 쉬운 ‘살구색’으로 바꿔달라고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냈다.

이들은 진정서에 피해자를 ‘대한민국 어린이들’이라고 적었다. 차별행위 당사자를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 살색을 연주황으로 고친 위원 및 담당자’라고 썼다. 이들은 “어른들도 잘 모르는 ‘주황’을 왜 어린이들이 쓰는 크레파스와 물감의 색 이름으로 정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며 “어른들만 아는 색깔은 어린이의 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기술표준원은 최근 ‘살색’을 이들의 요구대로 ‘살구색’으로 바꿨다.

민하양은 “사람들이 요즘 색깔을 얘기하면 가슴이 두근거린다”며 “앞으로 ‘어린이 인권위원회’를 만들어 인터넷 홈페이지 등을 통해 활동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색상으로 세상을 바꾼’ 위대한 주인공들은 민하(사진 맨 오른쪽부터)양을 비롯해, 김예진(9), 김예은(13) 김민선(13) 김민영(12), 김효민(13)양이다. 성남/김기성 기자 rpqkfk@hani.co.kr ⓒ 한겨레(http://ww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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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5-05-20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색이 살구색으로 바뀌었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이게 이 아이들의 공이라니요.
가슴 따뜻하고 뿌듯하고 또 갑자기 희망이 생기는 뉴스입니다.

진주 2005-05-20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에 제가 이걸로 페이퍼도 한 번 올렸었거든요.^^


진주 2005-05-20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년에 올린 것 같은데..그 때보단 애들이 좀 더 자랐네요^^

인터라겐 2005-05-20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구색... 살구색은 좀 진하진 않은가요? 암튼 연주황보담은 백배 더 이쁜이름입니다..
역시 아이는 어른의 거울이란걸 다시 한번더 느끼게 되네요...

진주 2005-05-20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그렇죠? 외국에선 <복숭아색>이라고도 하는데..살구보단 연하긴 하지만..살구색이 제일 가까운 것 같아요..(근데..살색이라고 하는게 우린 가장 쉬워요 그렇죠?외국인 노동자들에겐 <한국인살색>이라고 하면 안 되나 하는 생각까지 했었죠 ㅎㅎ에공..역시 내 생각은 짧아요)

숨은아이 2005-05-20 1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주님 서재에 댓글 남기기는 처음이에요. 안녕하세요? ^^ 전 복숭아색이 더 적당한 것 같은데... 아무튼 멋진 어린이들이에요. 자신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걸 안 기쁨이 얼마나 클까요. 이들이 자라면서 그런 믿음을 잃게 되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그리고 이 글이랑 아래 글이랑 퍼갈게요.

진주 2005-05-20 1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숨은 아이님이 여기까지 오셨군요. 반갑습니다^^
글은 얼마든지 퍼가셔도 되구요. 그러고보니 두 글 다 저도 데메트리오스님한테서 퍼온거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