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시민 구보 씨의 하루 - 일상용품의 비밀스러운 삶
존 라이언.앨런 테인 더닝 지음, 고문영 옮김 / 그물코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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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몇 그루의 커피나무를 키우십니까?

혹시 여러분은 제가 지은 제목을 보고 뭔가 감상적인 글이라고 생각하시진 않으셨나요? 커피나무. 참 예쁜 말이군. 하면서 반사조건처럼 코 끝에서 향긋한 커피향이 느껴질지도 모르죠. 아니, 어쩌면 제 글을 읽는 이 순간에 어떤 분은 갓 내린 커피를 머그잔에 가득 담아 그 향기만큼 부드럽고 우아한 아침을 시작하고 있는지도 모르지요.그러나 저는 오늘 아침에 커피맛이 싹 가실, 아니 그 정도까진 못 되더라도 커피를 마시며 적어도 양심에 찔림이 생길만한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요즘 우리 일상에서 가장 흔하게 마시는 음료가 되어버린 커피. 어디서나 쉽게 마실 수 있고, 그다지 비싼 것도 아니며 그 맛과 향도 가지각색이라 빠져들 수록 그 깊은 향취와 맛에 커피 마니아들이 속출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커피나무라곤 한 그루도 없으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하루에 마시는 커피양은 하루 평균 9.65g을 넘어서고 있대요.

그럼 커피를 마시는 것이 왜 문제가 될까요? 커피를 소비한다는 것은 지구의 생태계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지요.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의 가장 보편적인 기호식품이 된 커피를, 생산하는 나라에서는 그 엄청난 양의 커피를 수출하기 위해 자연이 훼손되고 있어요. 콜롬비아나 자바에서는 보고와 같은 숲을 다 베어내고 커피나무를 재배하면서 토양은 극심하게 부식하고, 숲에서 서식하던 조류들은 멸종 위기에 처하게 되었으며 커피껍질로 인해 수질오염과 수생식물 마저 죽어가고 있어요.

뿐만 아니지요. 커피 한 잔 속의 설탕과 크림은 플로리다의 습지를 거대한 사탕수수밭으로 만들고, 대관령엔 더 많은 젖소들을 사육함으로 그에 따른 피해가 심각하답니다. 원산지에서 각 가정으로 오기까지 수많은 석유를 소비하고 환경 오염물질을 유발하는 것도 이 책에서 지적하더군요.

이 책은 커피를 마시고, 신문과 책을 읽고, 비싼 운동화 한 켤레 쯤은 갖추고 점심식사로 햄버거와 감자튀김을 콜라와 먹고, 자동차를 타고 다니는 평범한 소시민 '구보'씨를 통해 우리가 일상에서 아무생각없이 사용하는 소비재의 행로를 역추적하여 그것이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줍니다.

커피(원두+설탕+크림), 신문, 신발, 자동차, 햄버거, 컴퓨터, 감자튀김, 콜라 등을 마구 허비하는 삶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경각심을 일깨워 주었어요. 이 책을 읽으면서 환경을 보호하려는 의식을 갖고 생필품들을 좀 더 아껴 쓰고,또한 피해사례가 많은 것들은 대안적인 방법을 모색해야 겠다는 의지가 솟았어요. 예를 들면 커피대신 녹차를 마시고, 신문이나 책을 공동으로 읽을 수 있는 방법을 간구하고, 자국에서 나는 의류나 운동화를 신는 것 등이지요.

당신은 몇 그루의 커피 나무를 키우십니까? 우리가 매일 마시는 커피 한 잔을 위해 콜롬비아에서는 여섯 그루의 커피나무를 심으려고 원주민은 울창한 숲을 없앤 후, 숲이 없어져 서식할 곳을 잃은 조류들이 다 없어지자 각종 해충들이 득실거려 어쩔 수 없이 독한 농약을 치면서 나무를 가꾸어야 하고, 수확한 커피에서 원두를 추출한 후 35%에 해당하는 껍질을 근처 강가에 버려 산소부족으로 물고기와 수생자원들의 씨를 말리며, 석유로 달리는 배로 바다를 건너와  다시 대형트럭으로 싣고 가공공장으로 와서 또한 에너지를 소비하며 이렇게 지구전체에 엄청난 피해를 끼치며 우리 손에 들어오게 되겠지요.  만약 하루에 커피를 두 잔 마신다면 여러분의 커피나무는 열 두 그루입니다. 지구를 위해 커피를 좀 줄이실 의향은 없으신지요? 그래도 자꾸만 커피맛이 당긴다면 그야말로 악마의 유혹입니다. (커피를 악마의 유혹이라고 부른다지요?)

2005. 5. 18. 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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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5-18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헉... 커피 마셨는데 ㅠ.ㅠ 추천으로나마 모면을...

날개 2005-05-18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진주 2005-05-18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 분 다 커피에 대한 찔림을 추천으로 대신하셨군요..^^;;;;

진주 2005-05-18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이 향기롭지요? ㅎㅎ
외국 번역물 같은 서걱한 감까지 일부러 곁들였답니다 ㅋ~

stonehead 2005-05-19 1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음! 손들고 반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