휼륭한 트레이더는 자신의 판단이 틀렸을 때 이를 즉시 인정하고 실수를 바로 잡을 수 있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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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는 실수로부터 배울 줄 알았다. 지적인 분석 능력보다 중요한 게 유연한 사고 방식이다. 리버모어는 절대 자신이 100% 정확하다. 고 생각하지 않았다. 맞는 경우가 틀리는 경우보다 많다는 사실에 만족했고 이를 최대한 활용할 줄 알았다. 이 책의 첫 구절만큼 냉정한 승부로서의 그의 진면목을 잘 드러내는 대목도 없을 것이다.


2. 주식시장을 비롯한 모든 투기 시장에서 활동하는 수백만 명의 투기자들 가운데 아주 극소수만이 자신의 모든 시간을 바쳐 투기에 전념한다. 압도적으로 많은 대다수 투 기자들은 단지 운에 맡긴 채 아무렇게나 하다가 값비싼 대가를 치른다. 심지어 공부께나 했다는 사업가나 프로 투기자들, 현역에서 물러나 시간이 많은 퇴직자들 중에도 투기를 부업으로 여기면서 약간의 관심만 기울이는 사람이 있다. 이들 대부분은 주식중개인이나 증권회사 영업 담당자한테서 뭔가 괜찮은 정보를 듣지 않으면 아무 주식도 거래하지 못할 위인들이다.


3. 1857년 공황 때 제이콥 리틀을 무너뜨렸던 앤소니 모스 역시 한때 월스트리트의 제왕으로 군림했지만 1864년 파산한 뒤 알거지가 돼 브로드웨이를 전전하다 싸구려 하숙집에서 비참한 최후를 맞았 다. 그가 죽자 하숙집 여주인이 몇 달러 밖에 안 되는 밀린 하숙비 를 받기 전까지는 그의 주검을 내줄 수 없다고 버티는 바람에 장례 가 늦어지기도 했다.

에드윈 르페브르는 왜 리버모어를 주인공으로 연재한 글에서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한 투기자 세 명의 예를 들었을까?


4. 이 책의 마지막 장에서는 좀더 복잡한 분기점들을 리버모어 시장 방식 (Livermore Market Method)과 결합시켜 판단하는 나 자신의 방법을 자세히 설명할 것이다.
이따금 주워듣는 비밀정보나 다른 사람들의 종목 추천에 의지해 거래했다가 돈을 버는 사람은 거의 없다. 많은 사람들이 정보에 목 말라하지만 막상 정보를 어떻게 활용하는지는 전혀 모르고 있다.

5. 참고 기다리다 보면 적절한 시점에 시장이 이제 진입해도  된다는 정확한 정보를 보내오는 것처럼 시장은 언제 시장을 빠져나가야 할지에 대해서도 틀림없이 정보를 알려줄 것이다.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대세상승이나 대세하락 같은 시장의 큰 흐름은 하루나 한 주 만에 끝나지 않는다. 필연적인 과정을 거치려면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시장 흐름의 가장 결정적인 부분은 그 움직임의 마지막 48시간 동안 나타나는 데, 따라서 이때를 놓치지 않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명심 해야 한다.

6. 모든 투기자들이 저지르는 결정적인 실수 한 가지는 너무 단기 간에 부자가 되겠다고 조바심하는 것이다. 2~3년 뒤에 자기 자본 의 500% 수익률을 거두겠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두세 달 안에 그렇게 하겠다고 덤비는 것이다. 가끔은 성공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렇게 성공한 용감한 트레이더들이 그 돈을 지킬 수 있을까? 지키지 못한다. 왜 그럴까? 건강하지 못한 돈이기 때문이다. 순식간에 굴러들어온 돈은 아주 잠깐 머물러있을 뿐이다. 이런 경험을 해본 투기자는 균형감각마저 상실한 채 이렇게 말한다. “두 달 만에 내 자본을 다섯 배로 만들었으니, 또 두 달 후에는 내 돈이 얼마가 될 지 상상해봐! 정말 대박을 터뜨리게 될 거야."

7. 시장을 둘러싼 여건과 다투지 말라. 그리고 무엇보다. 상황에 맞서 싸우려고 해서는 절대 안 된다.
또 하나 기억해둬야 할 게 있다. 주식시장 전부를 투기 대상으로 삼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이다. 이 말은 한 번에 너무 많은 주식에 관심을 쏟지 말라는 의미다. 다수의 여러 종목보다는 소수의 몇몇 종목만 주목해서 지켜보는 게 훨씬 쉽다. 나는 여러 해 전에 이런 실수를 저질렀고 그 결과 돈을 잃었다.
내가 저지른 또 다른 실수가 있다. 특정 업종의 한 종목 주식이 전체 시장 흐름에서 벗어나 방향을 완전히 바꾸었다고 해서 시장 전반을 보는 내 시각을 180도 바꿔 강세나 약세 시각으로 전환한 것이다. 

8. 거꾸로 말하자면 어떤 주식이 이전 고점에 비해 아주 큰 폭으로 하락했다는 이유만으로 매수해서는 절대 안 된다는 것이다. 이 주식이 하락한 데는 충분히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이 주식은 비록 현재 주가 수준은 낮아 보여도 여전히 아주 비싼 주가로 팔리고 있는 것인지 모른다. 과거에 형성했던 높은 가격대 의 주가는 잊어버리고, 타이밍과 주가를 결합한 공식에 기초해 이 주식을 분석하도록 힘써야 한다.

9. 하지만 이런 투자자들에게는 매우 안타깝게도 매수할 때는 훌륭 한 투자 대상으로 여겨졌던 많은 주식들이 나중에 보면 그 상태가 극적으로 바뀌어버린다. 결국 이런 “투자 주식들이 그야말로 투기적인 주식이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런 주식 가운데는 아예 시장에서 퇴출 되버리는 경우도 있다. 처음에 했던 “투자”는 투 자자의 매수 자금과 함께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버리고 마는 것이다. 이런 일이 벌어지는 이유는 소위 “투자” 라는 말이 지니고 있는 정확한 의미를 깨닫지 못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영원한 투자 대 상으로 여기고 매수한 주식이라 해도 세월이 지나면 이 주식의 이익 창출 능력을 위협하는 새로운 상황이 벌어질 수 있는 것이다.

10. 당대 최고의 트레이더들은 한결같이 냉정한 승부사로 등장해 대성공을 거두고 큰돈을 번다. 시장을 뒤흔들며 유명해지고 더 큰돈 을 벌다가 어느 순간 파산하고 무대에서 사라져 버린다. 사람들은 그가 왜 파산했는지 알려고 하지 않는다. 이미 그때는 그의 이름조차 잊어버린 채 새로운 승부사를 환호한다.
리버모어가 던져주는 교훈은 무엇일까? 냉정하게 승부하라는것, 아니면 탐욕에 상처받지 말라는 것? 아마도 월스트리트에 새로운 것은 없다는 것 아닐까? “그럴 수밖에 없다. 투기라는 게 아주 오래 전부터 존재했으니 말이다. 오늘 주식시장에서 무슨 일이 벌 어지든 이전에 똑같은 일이 일어났던 적이 있으며 앞으로 또 다시 되풀이될 것이다.” 더 이상 무슨 교훈이 필요하겠는가?

11. 1933년(56세) 3월 28일 오마하 출신의 해리엇 메츠 노블과 결혼하다. 해리엇은 당시 38세로 이번이 다섯 번째 결혼이었는데, 그와 이전에 결혼했던 남성 4명은 모두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두 사람은 신혼여행은 생략하고 센트럴 파크 건너편 5번가에 있는 셰리 네덜란드 호텔의 한 층 전부를 쓰는 호화 스위트룸에서 신접 살림을 차렸다. 
12월 19일 오후 3시 집을 나간 리버모어가 밤중이 되도록 귀가하 지 않자 해리엇이 경찰에 실종 신고를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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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러나 금융 시장만 놓고 보면 접근 가능한 정보가 늘어났음에도 투자자들은 안심하기는커녕 전보다 더 불안에 떨면서 판단해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정보 증가가 투자결정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문제 행동을 더욱 악화시킨 것은 분명하다. 그 결과 투자자들은 과거 세대보다 더더욱 좋은 스토리텔링에 이끌리는 모습을 보인다.


2. 통계학에서는 추정할 때 표준오차'로 추정의 잠재적 오차를 드러내야 한다고 가르친다. 실생활에서, 특히 비즈니스와 투자 세계에서는 이런 가르침을 무시하고 추정치를 마치 사실인 양 다루다가 재앙이나 다름없는 결과가 생기기도 한다. 


3. 정교한 측정 도구를 가졌기 때문에 통제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지면, 숫자가 상식을 몰아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심지어 다가올 위험에 적절 히 대비하지 못할 수도 있다. 불행하게도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세계 곳곳의 은행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 금융위기가 일어나기 20년 전부터 은행들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해 사업 손실을 구체적으로 수치화해서 예상하는 이른바 'VaR (Value at Risk) (일정한 조건하에서 위험이 발생할 경우 잃을 수 있는 최대 손실 예상치를 추정한 금액)’이라는 위험 측정 도구를 사용했다. 그 20년 동안 위험관리 전문가들과 학계는 VaR의 효과를 목적으로 더 강력하고 복잡한 도구가 되도록 가다듬었다.


4. 그리고 “이 사건이 평균에서 벗어나는 표준편차는 3이므로 이 사건이 일어날 확률은 1퍼센트에 불과하다.”

라는 식의 확률적 설명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현실 세계의 현상들은 정규분포 확률로 발생하지 않는다. 특히 사업과 금융 데이터는 정규분포와는 거리가 아주 멀다. 그런데도 분석가와 리서처들은 정규분포를 바탕으로 예측하고 모델을 구축하는 행동을 멈추지 않는다. 그러다가 예상 범위를 벗어나는 사건이 벌어질 때마다 번번이 놀란다.


5. 평가하고 이해하기 쉬운 기업들이 있기는 하다. 일반적으로 말하면 과도기의 회사보다는 안정적인 회사가, 그리고 소규모의 비상장기업 보다는 주식이 공개적으로 거래되는 상장기업이 평가하고 이해하기가 훨 씬 쉽다. 그렇기는 해도 분석하기 수월한 기업보다는 어려운 기업을 제대로 평가하고 이해했을 때 거두는 보상이 더 크다.


6. 크리스텐슨의 주장 중 다른 부분에 대해서도 엄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효율적으로 운영되는 업종은 파괴하기가 매우 힘들다. 기존의 안정된 회사들은 훨씬 유리한 위치에서 파괴를 막을 수 있을 뿐 아니라, 고객들도 쉽게 마음을 돌리지 않는다. 사업 운영 방식이 나쁘고, 시장 참여자들의 기존 제품과 서비스가 고객 니즈를 전혀 충족해주지 못하며, 수익성도 대단히 낮다면 모든 것을 파괴할 거대 폭풍을 만들어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버의 경우 파괴의 스토리가 훨씬 위력이 커지게 되는 것이다. 전통적인 택시 사업은 과도한 규제에 실적도 좋지 않고, 운영 상태도 엉망이어서 어느 누구(택시운전사, 고객, 감독기관)도 행복하지 않기 때문이다. 


7. 좋은 비즈니스 스토리는 단순하고 믿을 수 있으며 설득력이 있다. 그러나 좋은 비즈니스 스토리를 말하려면 사업과 그 사업이 속한 시장을 이해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업과 시장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해야 하고, 5장에 나온 여러 넘버크런칭 도구를 사용해 데이터를 정보로 전환해야 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데이터는 스토리를 말해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스토리텔 러라면 어쨌거나 판단을 피해서는 안 되지만, 아무리 데이터와 정보를 토대로 삼는다고 해도 판단은 판단일 뿐이다. 


8. 가격결정 게임보다 가치에 관심이 더 많은 투자자라면 트레이더와 아주 다른 시각에서 실적 보고를 보게 될 것이다. 가치투자자는 주당 순이익 보고가 기대치에 부합하는지 웃도는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실적 보고서가 기업과 가치에 대한 내러티브에 영향을 미칠 소지가 있는지에 좀 더 주목하게 된다. 


짐작하겠지만 실적 보고서를 이런 식으로 평가한다면 가치투자자가 보이는 반응은 어닝서프라이즈에 좀 더 집중하는 트레이더와는 상당히 다르게 나타난다. 보고된 순이익이 예상 주당순이익보다 높으면 가격결정에는 호재가 되지만, 내러티브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쳐서 주가가 올라가는 만큼 그 회사의 가치는 떨어질 수 있다. 반대로 실적 보고가 예상 주당순이익에 훨씬 못 미친다면 스토리에는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이번 역시 주가와 가치는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게 될 수 있다.


9. 예측 가능성

내가 경험하기로 주로 거시경제 예측을 기반으로 하는 투자 전략만큼 실적이 나쁜 전략도 찾기 어렵다. 원자재부터 말하자면, 지난 50년 동안 가격이 반전할 것이라고(즉 떨어지고 있던 원자재 가격이 갑자기 방향을 바꿔 오른다거나, 오르고 있던 원자재 가격이 내리막길을 걸을 것이라고) 분석가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한 원자재는 단 하나도 찾아내기가 힘들다. 경기순환에대한 기록도 별로 나을 것이 없다. 실제로 경제를 금리, 인플레이션, 경제 성장률로 쪼개서 관찰하면 해당 분야 전문가들의 예측은 순수한 역사적 데이터에 근거한 예측과 거의 다르지 않다.


10. 이런 초라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개인투자자나 기관투자자도 거시경제를 전망해 투자하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 아마도 예측이 맞을 경우 막대한 수익이 나는 데다, 올해의 거시경제 예측 우승자로 선정된 사람들은 새로운 시장의 구루로 인정받기 때문일 것이다. 2015년만 봐도 일부 분석가들과 포트폴리오 매니저들은 유가의 지속적 하락을 예측한 덕분에 시장을 가뿐히 이겼다. 지나치게 냉소적인 태도일지 몰라도 내가 보 기에 그들의 성공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또한 거시경제 예측 능력을 자만하다 큰코다치는 날이 올 것이다.


11. 투자자들에게 전하는 말

투자자로서 주식 시장에서 승리할 종목을 찾는 데 도움이 될 마법의 총알이나 공식을 기대하면서 이 책을 읽었다면 아마도 크게 실망했을 것이다. 솔직히 말해 시장의 승리 종목을 찾아준다고 주장하는 엄격한 규칙들은 일부 성숙 기업에는 효과가 있을지 몰라도 대부분의 시장에서는 효과가 없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투자의 미래는 투자자의 생각이 얼마나 유연한지 그리고 한 시장에서 다른 시장으로 어렵지 않게 옮겨갈 능력이 있는지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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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런 모든 경험에서 이끌어 낼 수 있는 중요한 교훈은, 생산성 향상과 전반적인 성장에 관해서라면, 효과적인 전략이 뛰어난 성과를 가져오는 유일한 방법이 아니라는 것이다. 의심할 바 없이 전략이 중요한 부분이기는 하다. 그러나 비현실적인 전략을 좇다가는 결과가 바닥을 치게 된다. 워렌 버핏은 뛰어난 평판을 가진 경영진이 평판이  형편없는 산업에서 일하게 된다면, 종종 형편없는 평판만 살아남는다고 말했다. 경쟁우위와 경쟁 상호작용의 전반적인 구조를 무시하고 분별없는 계획으로 덤비다 보면, 실패하게 되어 있다.

하지만 전략이 전부는 아니다. 영업 효율을 무시하고 전략에만 집착하는 것 역시 회사에 해를 끼치는 일이다. 


2. 경쟁우위를 강화하는 데 한몫하고 있는 브랜드가 존재한다. 코카 콜라, 말보로, 질레트, 인텔, 그 외 유명한 상표는 많다. 하지만 세상에는 이들 경쟁우위를 갖고 있는 브랜드보다 훨씬 많은 브랜드가 있다. 잘 알려져 있고, 한번에 인식되며, 심지어 대표성도 가지고 있지만 그 소유주에게 추가 수익을 돌려주지는 못하는 브랜드의 수가 훨씬 많다. 쿠어스, 트래블러스, FedEx, AT&T, 제록스, 혼다, 치리 오스, 맥도날드 등 셀 수도 없다. 

그 브랜드가 고객을 확보해주고, 좀 더 강력하게는 고객 확보와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규모의 경제와 맞물릴 때 경쟁우위와 연결 된다. 여기서 우리는 브랜드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3. 외부 소프트웨어 회사들은 더욱더 닌텐도용 게임을 제작하고 싶어 했고, 그 결과 게임의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닌텐도 콘솔의 인기가 더욱 높아졌다. 그 명성에 더 많은 회사가 닌텐도용 게임을 제작하고 싶어 하는 식으로 선순환이 계속된 것이다.

이 선순환은 게임개발사뿐 아니라 소매업자에게도 동일하게 작용했다. 소매업자에게는 콘솔과 게임을 경쟁시킬 마땅한 동기가 없기 때문에 고객들은 다른 게임기들보다 닌텐도의 콘솔과 게임을 손쉽게 찾을 수 있었다. 마케팅의 대가였던 닌텐도는 콘솔과 시스템을 체험 해 볼 수 있는 시설을 약 1만 개의 소매 매장에 설치했다. 소매 업체 의 매장에 단독 코너를 설치하는 것은 모든 제조업체가 꿈꾸는 환상적인 일이다. 반면 소매업자는 자신들의 가장 중요한 자산, 공간을 특정 제품이 단독으로 사용하는 일이 달가울 리가 없다. 그 결 과, 매장 공간을 특정 브랜드에게 내주는 일은 그 제조업체가 시장을 독식하고 있을 때에만 일어난다. 그리고 공간을 좌지우지하는 업체는 그 독식을 손쉽게 강화할 수 있다.

워낙 시장을 틀어 잡고 있었기 때문에 닌텐도는 게임 매출 신장 을 위해 닌텐도 게임만을 위한 전용 잡지를 발간할 정도였다. 이 잡지 에는 광고가 전혀 없었고, 게임에 점수를 매기고, 사전에 신작 게임 리뷰를 실었으며, 게임에서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는 요령도 알려져 있다. 가격은 비용을 겨우 감당하는 수준으로 낮았다. 1990년이되자 이 닌텐도 잡지는 매월 약 600만 부가 팔려나갔는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잡지 중에서 판매 부수가 가장 높았다.


4. 1972년 혹은 그 비슷한 즈음에도 즉석 사진 시장에서 코닥이 이익을 내기는 어렵다는 것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었다. 폴라로이드는 누릴 수 있는 모든 경쟁우위 고객들, 독점 기술, 규모의 경제를 다 가지고 있었다. 죽을 때까지 싸우고자 하는 의지도 확실했다. 코닥은 시장에 진입할 만큼 크고 강력한 회사이긴 했지만, 폴라로이드 자신도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 했다. 그리고 진입한지 얼마 되지 않아 코닥이 무엇을 하든 프로모션, 가격 할인, 신규 모델, 기술적인 진보, 비싼 광고 폴라로이드는 이를 똑같이, 혹은 더 뛰어나게 할 것 이라는 것이 분명해졌다. 한 개의 회사가 존재했을 때 그럭저럭 이익이 괜찮던 산업이었지만 코닥이 진입하면서 경쟁자는 돈을 잃었고 기존의 사업자 역시 이익의 하락을 겪었다.


5. 항공 산업의 마지막 참여자들은, 지역 공항을 통제하고, 무엇보다 게이트를 배분하는 공항 관리 당국이다. 전체 항공 산업의 생산을 중심으로 살펴보자면, 비행기 트래픽이 많은 공항의 게이트야말로 거의 유일하게 공급이 부족한 자원이라고 볼 수 있다. 제한적 공급 때문에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만일 하려고만 한다면, 지역당국은 이를 이용해서 경제적 이득을 취할 수 있었다. 그러나 당국에게는 지역의 경제 개발이라는 더 중요한 사명이 있었다. 그들의 주요 관심사는 공항의 트래픽을 최대한 증가시키고, 가장 강력한 항공사로 하여금 최대한 자주, 가장 편리한 비행기로 그들의 도시를 다른 여러 도시들과 연결하도록 만드는 일이었다. 서비스 서비스가 악화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마지막 달러까지 짜낼 생각은 별로 하지 않았다.


6. 마지막으로, 신규 진입자는 성공하겠다, 혹은 살아 남겠다는 의 지를 공공연히 강하게 피력할 수 있다. 행동 자체의 규모가 크지 않고 특정 시장에 집중하더라도 말이다. 이는 기존 참여자의 보복을 최소화하겠다는 게 목적이지만, 상당히 위험한 전략이 될 수도 있다. 진입/퇴출 게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최악의 경우는 장기적으로 질질 끄는 경쟁이다. 성공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한 신규 진입자는 자신이 한 말 때문에 후퇴할 수 없다. 설사 후퇴가 최선의 선택인 상황이 되더라도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 상태에서 기존 참여자가 저항한다면, 자연스럽게 경쟁이 격화될 수밖에 없다. 즉석 사진 시장에 서 코닥과 폴라로이드가 바로 이런 과정을 겪었다.


7. 상대방에게 매우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우물쭈물하는 것보다 훨씬 위협적이다. 경쟁자에게 “나는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 라고 선언하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진입/퇴출 게임에서는 공격적 대응이 가져오는 위험 부담이 훨씬 크다. 한 회사가 생산량을 늘리기로 하자 다른 회사도 곧 똑같이 생산량 증대로 맞대응을 했다고 치자, 공장 설비는 쉽게 줄이지 못하는 법이고, 시장 전체의 생산량이 일시에 큰 규모로 급증했기 때문에 두 회사 모두 오랜 기간 동안 그 폐해를 견뎌야 한다. 공격적인 대응은 생산량 결정에서 양날의 검과 같기 때문에, 진입/퇴출 게임에서는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전략을 검토해야 한다.


8. 마지막으로, 계열사의 이익을 높여서 추가 혜택을 보자는 것이 포스의 전략이었다. 스튜디오는 프로그램을 네트워크와 계열 방송국에 제공하고, 미처 판매하지 못한 광고 시간을 이용해 21세기 폭스사의 영화를 홍보하려 했다. 또한 해외에 프로그램을 판매하는 신디케이터 역할을 한다면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기대했다. 머독은 글로벌 미디어의 제왕이었다. 미디어 관련 모든 기능을 제국 손아 귀에 넣는다면, 시너지가 나올 것이라 확신하기 쉽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진입장벽이 있을 때 시너지가 나온다. 진입장벽이 없는 곳에서는 생산 사슬을 수직화해도 추가 수익은 나오지 않는다.


9. 경쟁우위의 원천

진입장벽이 존재한다는 것은 기존 참여자가 경쟁우위를 누리고 있으며 잠재적인 진입자는 이를 따라갈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음료 산업에서 이 경쟁우위의 원천은 분명했다. 첫째, 수요 측면에서 분명한 소비자 로열티가 존재했다. 네트워크 기업의 임원이나 맥주 제조업자, 자동차 제조업자가 꿈속에서나 바랄 수 있는, 그런 로열티가 청량음료 산업에는 굳건하게 자리잡고 있었다. 청량음료를 마시는 이들은 수시로 이를 마실 뿐 아니라 다양한 상황 속에서도 일관성 있게 한 가지 브랜드만을 고집했다. 버드와이저를 즐겨 마시는 사 람이더라도 일식당에서는 기린을, 중식당에서는 칭타오, 멕시코 식당에서는 도스 에키스를 주문할 수 있다. 그러나 펩시나 코카콜라를 마시는 이들은 멕시코 콜라를 주문하지 않는다. 좀 더 돈을 많이 번다고 고급 콜라 버전으로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것이 아니다. 부자가 된 사람은 포드에 대한 흥미를 잃고 BMW로 선택을 바꾸지만,이런 변화는 청량음료 시장에서는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 

둘째, 청량음료 산업에서는 농축액 제조에서나 보틀 회사 양극에서 규모의 경제가 상당히 크게 존재했다. 신제품 개발과 기존 브랜드 광고는 판매량과 상관없는 고정비였다. 무엇보다 소비자에게 음 료를 유통하는 일은 지역적인 규모의 경제가 존재하는 분야였다. 청량음료 회사가 제조한 농축액이 보틀 회사에게 보내지고 보틀 회사는 여기에 물, 거품, 감미료 (펩시는 계속, 코크의 경우 1980년대까지 감미료를 사용했다.)를 더한 뒤 병을 막아서 다양한 소매업자에게 음료를 배달했다. 


10. 비즈니스 스쿨과 컴퓨터 과학부가 똑같이 HP의 기기를 사용하고 있었지만, 모델과 프로토콜이 달랐기 때문에 서로의 파일을 읽어내지 못했다. 그래서 개발된 것이 라우터다. 라우터는 한 시스템의 결과물을 변환시켜서 다른 비슷한 시스템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라우터는 사실 네트워크 간을 연결해 주는데, 문맥상 크게 중요한 이야기는 아니다). 흔한 이야기지만, 고객의 가려운 등을 긁어주는 것만큼 성공과 부를 보장해주는 사업은 없다. 특히 그 문제가 여러 사람의 골칫거리라면 말이다. 시스코는 컴퓨터 시스템 간 장애물을 없애주는 방식으로 기관 내 네트워킹 을 가능하게 해주었다.

시스코는 또 다른 기류를 재빨리 잡아낸 덕에 더욱더 승승장구한다.


11. 수익성에 관한 한, 성장은 양날의 검이다. 성장하면 추가 투자를 해야 하지만, 투자한 자본보다 더 많은 이익을 벌 수 있는지는 그 회사가 산업 내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치에 달려 있다. 시장이 커지 더라도 경쟁우위를 유지한다면, 성장은 그 기업에게 확실한 수혜다. 그러나 시장이 성장하면서 종종 다른 경쟁자도 비슷한 수준으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주요 진입장벽을 무너뜨린다. 진입 장벽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회사는 더 많은 수익을 낼 수가 없다.

12. 극소수만이 엄청난 성공을 거두고 나머지는 파산에 이르는 불균형이 있다고 해서 소매 거래에서 인터넷이 중요한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구입할 것이며, 온라인 거래가 전통적인 쇼핑, 은행 거래 기타 서비스 거래 등을 잠식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전략적인 경제 측면에서 봤을 때, 우리의 관심사는 ‘어떻게 온라인 대기업이 되느냐가 아니라 온라인 기업이 얼마나 수익을 올릴 것이며,
그 수익이 누구에게 돌아갈 것’인가다.

13. 초기의 흥분이 가라앉은 뒤, 이들 신흥 온라인 커머스가 전통적인 쇼핑을 완전히 대체할 것이라는 예상이 너무 과장된 것이라는 것이 분명해졌다. 또 인터넷으로만 물건을 판매하는 새로운 소매 기업이 오프라인 업체의 자리를 먹어버릴 것이라는 예상 역시 오류로 밝 혀졌다. 파산법원은 곧 실패한 B2C(Business-to-Customer)기업의 잔여 자산을 처리하는 데 온 정신을 쏟게 되었다. 물론 몇몇은 매우 성공적으로 살아남았다. 아마존이 이들 중 가장 성공적으로 살아남은 예다. 그러나 살아남은 이들조차 애초에 인터넷 애호자들이 주장한 것 보다 훨씬 긴 시간이 지난 뒤에야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14. 이러한 문제 중 일부는 표준 회계 방식으로 자산을 측정하면서 발생하는 결점에 기인한다. 델이 투자하는 상당 부분은 무형 자산이다. 브랜드 인식, 조직 자본 Organizational Capital(조직의 구조나 철학에서 발생되는 가치), 영업 관계, 그리고 잘 훈련된 직원 같은 무형 자산이 매우 중요한 속성이지만, 현재 회계 방식으로는 재무제표에 나타나지 않는다. 그 결과, 투자된 자본의 크기는 (무형자산에 투자한 값을 제외했기 때문에 저평가되고 투자 자본의 수익률은 심각하게 부풀려진다. 반면 투자 수익률이 아닌 매출에 대한 수익률을 영업 효율의 평가 기준으로 사용한다면, 델과 게이트웨이는 컴팩과 크게 다른 수치를 보이지 않는다. (표4.3). 그리고 당기 순이익 마진의 차이는 컴팩이 연구개발비에 많이 투자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15. 시장점유율의 안정성과 높은 이익을 보고 경쟁우위가 존재한다고 판단했다면, 세 번째 단계는 이들 경쟁우위가 어디에서 비롯되는 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우월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이 독점 기술이나 비용 우위의 덕을 보고 있는가? 소비자 습관이 형성 되었거나, 전환 비용이나 탐색 비용이 높은 까닭에 고객을 혼자 확보하고 있는가? 어느 정도 수준의 고객 확보와 맞물려 운영상 규모의 경제가 큰 편인가? 이도 저도 아니라면, 정부의 개입, 예를 들어 면허, 보조, 규제 혹은 다른 형태의 시혜 덕을 보고 있는 것인가? 
한 기업의 경쟁우위 원천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은 시장점유율을 분석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 

16.  자동자 딜러나 컴퓨터 제조업사보다는 슈퍼마켓 에서 이런 패턴이 보인다. 소비자는 대개 새로운 차를 살 때 이것 것 알아보는 것 자체를 즐기고, 지난번에 쉐보레나 BMW를 몰았다. 라도 이번에 포드나 렉서스를 시험 주행해 볼 수 있다.
PC 구매자나 IT 전문가들은 가격, 사양, 의존도에 근거해서 하드 웨어를 바꾸지, 지난번에 IBM, 델 컴퓨터 혹은 HP를 썼다는 사실 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들은 소유하고 있는 소프트웨어와 호환이 되는지는 생각하지만, 이는 잔존 자산으로 인한 제약이거나 전환 비용 문제이지 습관 때문에 고객을 확보한 것은 아니다.
습관은 한 기업의 제품 포트폴리오 보다는 특정 상품 하나와 맞물린다 는 점에서 지엽적이다. 크레스트 치약을 쓴다고 해서 타이드 같은 다른 P&G의 상품을 고집하지는 않는다.

17. 
• 공급, 제품/서비스를 생산하고 배달하는 데 드는 비용이 경쟁자 보다 낮다면 비용 우위가 확실하게 있다. 아주 가끔, 알루미늄 광산 독점권이나 쉽게 석유가 다시 차는 원유 매립지처럼 자원을 독점적으로 확보한 덕에 낮은 가격으로 물건을 팔 수 있다. 대개의 경우는 특허나 경험의 축적, 혹은 둘 다 확보하면 서 얻은 독점 기술 덕에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다. 

• 수요. 어떤 기업들은 경쟁자가 도저히 빼앗을 수 없는 시장 수요를 확보한다. 단순한 제품 차별화나 브랜딩 문제는 아니다. 제품 차별화나 브랜드 강화는 다른 경쟁자들도 어느 정도 따라 할 수 있다. 습관화된 구매 행위, 다른 제품으로 바꾸고자 할 때 발생하는 전환 비용 혹은 대체할 만한 공급자를 찾는 데 들어가는 어려움이나 탐색 비용 덕분에 경쟁우위가 발생할 수 있다. ·

  규모의 경제, 생산 비용에서 고정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커서 생산 규모가 커질수록 개당 생산 비용이 줄어든다면, 동일한 수준의 기술을 가지고 있더라도, 이미 대규모로 생산을 하고 있는 기존 시장 진입자는 경쟁자보다 유리할 수밖에 없다.

18. 역설적이게도, 점차 글로벌화되는 세상에서 내가 먹힐지도 모르는 시장을 전략적으로 선별하려면 지엽적으로 생각할 줄 알아야 한다. 작은 지역에서 골목대장이 되는 것은 생각보다 쉬울 수 있다. 세계 경제의 흐름이 선진국이 지나온 길을 답습한다면, 서비스 산업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제조업은 상대적으로 미미해질 것이다. 서비스산업의 가장 뚜렷한 특질은 서비스가 지역에서 생산되고 소비된다는 데 있다. 그 결과, 지속 가능한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지기는커녕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월마트나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대기업이 되기는 어렵겠지만, 정확하게 시장을 이해하고 자신만의 장점을 활용하는 기업은 여전히 돈을 벌 수 있다.

19. 20세기 후반의 가장 위대한 성공 스토리라는 월마트의 역사를 살펴보자. 소매 산업, 그 중에서도 특히 할인 소매 산업은 엄청난 비밀이나 특별한 기술이 필요한 산업은 아니다. 월마트의 “매일 낮은 가격(Everyday low prices)”이나 효율적인 유통은 새로운 테크놀로지도 아니고 모방이 어려운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월마트는 진입한 시장 대 부분을 순식간에 차지해 버렸다. 그런 성과를 얻어낸 방식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월마트는 경쟁업체가 거의 없었던 작은 특정 지역에 집중하는 할인매장으로 시작했다. 그리고 이미 자리잡은 지역을 기반으로 새로운 지역으로 확장을 시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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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경제학이란 인간은 합리적이며 자신의 생각을 의식하고 있고 자신의 효용과 복지를 극대화 최소한 최적화 한다는 공리를 견고 한 기반으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제목의 첫 단어부터가 광기를 의미하는 책은 두고 볼 것도 없는 것이다. 더욱이 책의 내용이 수학적 기호가 아닌 말로 표현되어 있는 데다. 역사적인 개별 사건들(episodes) 경멸적인 어감을 더한 일화(anecdotes)” 라는 딱지를 붙여서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오락거리로 삼을 수 있을지는 몰라도 지식과 교훈의 내용으로 삼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나는 이런 태도에 격렬하게 반대했다. "경제학은 역사가 경제학을 필요로 하는 것보다 훨씬 더 역사를 필요로한다”는 내 언급이 인용된 적이 있는데,10) 어느 기회에 내가 그렇게 언급했는지는 기억할 수 없지만, 내가 실제로 이 문장 그대로 썼을 것이다. 나는 틀림없이 그렇다고 믿기 때문이다. 


2. 유가 상승 초기의 예측은 광기가 발동한 것이었다. 경기 확장기에는 투자자들의 낙관적인 태도가 증폭되고 이들은 먼 미래 시점에 얻게 될 수익 기회를 더욱 열광적으로 찾아다닌다. 반면 대여자들의 위험회피 성향은 줄어든다. 합리적 활력은 비이성적 과열로 변이를 일으키고, 경제적 풍요감이 확대되면서 투자지출과 소비지출이 늘어난다. 지금이야말로 “기차가 역을 출발하기 전에 열차에 올라타야 할 때” 라는 인식이 도처에서 만연하는데, 이례적으로 높은 투자수익을 올려주는 기회들은 점차 사라진다. 그래도 자산가격은 더욱 상승한다. 전체 자산 거래 가운데 단기적인 자본이득을 노리고 자산을 매입하는 비율이 계속 늘어나고, 신용으로 조달한 자금으로 이렇 게 자산을 매입하는 비중 또한 이례적일 정도로 높아진다.

이 책에서 분석하는 금융위기들은 규모와 파급효과 면에서 중요하 것들이며, 서로 다른 여러 나라들이 동시에 휘말리거나 인과적 진행과 정에서 개입된다는 점에서 대부분은 국제적인 위기들이다.


3. 앞서의 저서 『대공황의 세계The World in Depression 1929~1939,에 서 내린 결론은 1930년대의 불황이 광범위하고 혹독하게 오래 지속 되었던 이유는 국제적인 궁극적 대여자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었다. 영국은 제1차 세계대전의 여파로 탈진한 상태였고, 파운드화의 금 평가를 1914년 이전 수준으로 복귀시키는 데 여념이 없었다. 또한 1920년대의 경제회복이 좌절됨에 따라 휘청대는 상태였기 때문에 국제적인 궁극적 대여자로 행동할 만한 역량이 없었다. 미국은 국제적인 궁극적 대여자로 나설 의욕이 전혀 없었는데, 당시 미국이 그런 역할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숙고하는 미국인은 거의 없었다. 이 책에서는 국제적인 궁극적 대여자의 제반 책임에 대한 분석을 확대하고자 한다.

광기와 패닉의 화폐적 측면들은 매우 중요하며, 이 책의 여러 장에서 자세하게 점검했다. 통화주의적(Monetarist) 시각 적어도 통화주의자들가운데 하나의 시각은 통화 공급량이 증가율이 안정적이거나 일정하면 과열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4. 금융 질서는 자산가격 붕괴에 따르는 패닉의 확산을 막기 위해 궁극적 대여자를 필요로 한다. 그러나 궁극적 대여자가 필요하다는 주장은 채무 과다 상태에 빠지게 될 개별 차입자들이 구제 될 것이라는 견해와 는 구분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뉴욕 시가 지원을 받게 될 것인지, 또 누 가 지원할 것인지에 대한 불확실성을 유지했던 것은, 종국적으로는 지 원이 주어졌다는 점에서, 그리고 지원이 주어질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을 마지막까지 끌고 갔다는 점에서, 장기적인 관점으로 보면 옳은 대응이었다는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이것은 교묘한 계략이다. 불필요한 디플레이션을 피하기 위해 항상 구제에 나서지만, 투기자나 은행, 도시, 국가들에게 신중함을 주입시키기 위해, 구제가 제때에 실현될 것인지 혹 은 과연 실현되기는 할 것인지를 항상 불확실한 상태로 유지하는 일이다. 볼테르(Voltaire)의 『깡디드Candide」를 보면 “다른 사람들을 고무하기 위해 장군의 머리를 참수했다. 능숙한 속임수는 다른 사람들이 궁극적 대여자 활동에 참여하도록 “고무하기 위해 물론 진짜로 머리를 자르지는 않으면서-필요할 수 있다. 왜냐하면 다른 선택은 경제 시스템 전 반에 매우 값비싼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5. 이 같은 과정이 이어질 경우 나타나는 결과는 아담 스미스와 그 시대인들이 과잉거래' 라고 불렀던 것이다. 이 용어는 그 정확성이 떨어져서, 자산가격이나 상품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투기적 판단, 장대수익의 과대 추정, 혹은 과도한 차입금 의존(excessive leverage) 거래라는 의미를 포괄한다. 투기란 어느 상품을 사용해서 얻는 이익이 아니라, 예상되는 가격 상승으로 발생하는 자본이득을 얻을 목적으로 상품을 매수하는 행위를 말한다. 유가증권의 경우에도, 유가증권이라는 상품에서 발생하는 투자소득이 아니라, 다시 매도하기 위한 목적으로 매수하면 투기의 대상이 된다. 


6. 그러나 가격 하락이 계속되면 가격이 오를 것 같지 않다는 인식이 퍼져 가격이 더 떨어지기 전에 매도해야겠다고 생각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난다, 어떤 경우에는 이런 인식이 점진적으로, 또 어떤 경우에는 급작스럽게 나타난다. 실물 자산이나 장기 금융증권에서 빠져나와 현금으로 전환하려는 투자자들의 경주가 대대적인 쇄도로 나타나기도 한다. 위기를 격발하는 특수한 신호로서 은행이나 기업의 파산, 부정직한 수단을 통해 곤란에서 벗어나려 했던 어느 투자자의 사기나 횡령, 혹은 상품가격이나 주가의 가파른 하락이 등장할 수 있다. 쇄도가 시작된다.

가격은 하락하고 파산이 늘어난다. 청산 과정에 질서가 유지될 때도 있지만, 비교적 소수의 투자자들만 정점의 최고가에서 심각하게 폭락하지 않은 가격으로 매도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됨에 따라 이런 청산 과정은 패닉으로 악화되기도 한다. 19세기에는 이 같은 행태를 급반전' 이라는 용어로 표현했다. 상품 또는 유가증권을 담보로 대출하는 은행의 조심스러움이 확연히 커진다. 19세기 초 이런 상황은 '신용경색' 으로 일컬어졌다. 과잉거래 급반전' '신용경색' 이라는 용어들은 골동품 같은 냄새를 풍기지만, 투자자들의 낙관론이 퇴색하는 과정을 시각적 도표처럼 잘 전달해준다.


7. 현재 미국이 처해 있는 국제금융상의 위치는 1970년대 멕시코, 브라질, 아르헨티나와 유사하다. 당시 이들 나라의 경상수지 적자는 기소 가능할 정도였고, 해외 채권자들에게 지급해야 할 이자를 다시 해외 채 권자들에게서 빌려서 갚았다. 이것이 함의하는 바는 미국의 국제수지 상태가 이대로 지속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책은 금융의 역사에 대한 연구이지 경제 예측에 대한 것은 아니다. 투자자들은 과거의 경험으로부터 얻어야 할 것을 배우지 않은 것 같다.


8. 왕정복고 말기와 7월왕정 초기, 즉 1826년에서 1832년 사이 프라 에서는, “정직하게 벌지 않은 돈에 대한 프랑스인들의 불신에도 불구하고 투기가 만연했다. 지주들은 소유 자산에 대해 2.25~3.75%의 이익을 얻었고, 산업자본가들은 그들의 고정 투자에 대해 장기금리 수준보다. 2~4%포인트 높은 7~9%의 이익을 얻고자 노력했다. 원자재를 거래하는 상인과 투기자들은 20~25%의 투자수익률을 노렸다.41) 찰스 윌슨 (Charles Wilson)은 일찍이 상인에서 (무위와 탐욕으로 비판을 받는) 은행가 로 업종을 전환한 네덜란드인들은 암스테르담의 금리가 2.5~3%로 떨 어졌기 때문에 투기 습성을 기르게 됐다고 언급했다.42) 1822년과 1824 년, 그리고 1888년에 추진된 영국의 대규모 국채 차환으로 인한 금리 하 락은 영국 투자자들이 외국 증권의 매입 물량을 확대하도록 자극했다. 43) 안드레아데스(Andréades)는 “금리가 떨어지자, 영국의 상업 세계는 생활 수준의 하락을 감내하지 못하고 그들의 일상적 사업에서 벗어나 보다. 높은 이익을 찾아 나섰다. 그러다 보니 위험이 높은 사업에 뛰어들게 됐 다. 투기로 파탄이 빚어졌고 결국에는 중앙은행이 떠안아야만 했다”고 지적했다. 44)


9. - 다우 36000” “다우 40000“다우 100000 -

1999년 한 해 동안 세 권이 서적이 거의 똑같은 제목으로 출판됐다. 이 책들의 주주는 거의 같았다. 금리가 낮으 수준에서 그대로 유지되고 기업 순이익이 계속 증가 한다면, 다우존스 평균주가는 과거 최고 수준을 훨씬 넘어서는 신고가에 도달할 것이라는 것이었다. 그 논리는 충분히 큰 지렛대만 있다면 이 세계를 들어올릴 것이라는 아르키메데스 원리를 어느 정도 연장한 물리학의 원리처럼 논 박할 수 없는 것이었다. 장기적으로 주가의 수준은 세 가지 요인을 반영한다. GDP 성장률, GDP에서 차지하는 기업이익의 비중, 기업 순이익과 주가의 관계, 즉 주가수익비율(price-earnings ratio: PER)이다. 미국의 GDP에서 기업이의 이 차지하는 비중은 장기적으로 8% 수준을 유지해왔고, 주가수익비율은 평균적 으로 18을 이어왔다. 투자자들은 항상 채권 매수와 주식 매수 사이에서 선택한다. 채권 금리는 5%대가 그 평균값이었고, 이 금리의 역수로 취한 채권의 수익비율은 20이다. 다우존스 평균주가를 36000으로 예측한 사람은 주식이 채권보다 위험하지 않기 때문에 주가수익비율이 채권의 수익비율보다 훨씬 더 높아야 한다고 믿었던 것이다.


10. 기업과 개인을 포함한 일부 차입자들이 소득에 비해 채무가 과다해 졌음을 인식하면서 투자자들의 마음이 확신에서 비관론으로 변하는 것. 이 신용시장에 잠재하는 불안정성의 근원이다. 이런 차입자들은 부채 수준을 줄이거나 저축을 늘리는 데 필요한 현금을 확보하고자 지출을 줄임으로써 경제적 장래에 대한 새로운 상황 인식에 적응하기 시작한다. 어떤 기업들은 채무를 축소하는 데 필요한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회사 내 사업부문과 조직을 매각하기도 한다. 대여자들은 위험한 대출이 너무 많다는 것을 인식하고, 가장 위험하다고 판단되는 차입자들의 미 결제 채무의 상환을 추진한다, 대여자들은 만기가 도래하는 대출의 연 장을 꺼리게 되며, 동시에 신규 대출에 대한 여신 기준을 강화한다. 이 금융 불안은 수 주, 수 개월, 심지어 수 년간 지속되기도 하며, 어떤 때는 단 며칠 동안에 집중되는 수도 있다. 1929년 미국 주식시장의 폭락 에 뒤이은 경기 하강은 정부가 보다 개입주의적인 새 정권으로 바뀔 때 까지 4년 동안 지속되었다. 일본 경제는 주가와 부동산가격의 하락이 시작된 1990년 1월 이후 10년 이상 정체 상태에 빠져 있었다.


11. 호가가 3억1000만 달러였던 뉴욕 시 6번가의 엑손 빌딩을 6억2500만 달러를 지불하고 매입했다. 다른 일본 기업들도 미국

의 기념비적인 부동산과 건물들을 취득했다. 미쓰비시 부동산은 록펠러 센터의 50%를 매입했고, 스미토모은행 계열의 한 그룹은 캘리포니아의 페블비치 골프장을 매입했다. 소니는 콜럼비아 레코드(Columbia Records)를 인수했고, 전자산업에서 소니의 대표적 경쟁자인 마쓰시타 MGM 유니버셜을 인수했다.


12. 엔론은 월 스트리트의 주식시장 애널리스트들이 걸어오는 도전에 적절히 대응해왔다. 애널리스트들은 회사의 분기별 주당순이익(earnings per share: EPS)을 100분의 1달러 단위까지 예측하는 일을 했다. 애널리스

트들의 이익 추정치를 달성하는 데 실패한 기업들의 주가는 10~20% 하락하는 게 예사였다. 그래서 엔론(그리고 다른 회사들)의 재무담당 임원들은 월 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의 추정치에 맞추기 위해 이익을 매만 지려는 강한 유혹에 이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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