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는 기업의 혁신노트
사에구사 다다시 지음, 이선희 옮김 / 바다출판사 / 2006년 4월
평점 :
절판


기업의 혁신활동이 한창 화두가 되고 있다.

하이닉스로 대표되는 첨단기업, 대우건설,조선해양 등 대우계열사들이 워크아웃에서 살아나 주가를 회복하고 있고 어제 구박받던 모습에서 오늘은 시장의 기대를 한껏 받고 있다.
반면 새로 어려움에 드는 기업들도 종종 나온다. 레인콤과 같이 한때 시장의 선두주자였지만
잘못된 경영판단과 무리한 실행으로 기업 자체가 위기에 빠지게 되는 경우도 있다.

기업의 혁신은 이렇게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가죽을 벗기는 고통을 겪는 것이고 이 작업을 구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여러가지 접근법이 시도될 수 있다.
각종 경영서에 나온 기법과 사례 위주의 접근도 좋지만 이 책에서 시도하는 것은 한편의 소설을 읽는 듯 진행과정을 쭉 따라가는 것이다.

혁신 작업은 몇가지로 구분된다. 기업 자체로는 큰 문제가 없어도 멀리 내다보고 지금 체질을 강화하는 미래지향형이 있는데 삼성과 포스코가 시행했던 혁신이 여기에 해당된다. 아주 어려움에 빠져 구조조정을 수반한 혁신도 있다. 하이닉스 등 IMF 이후 각종 국내 기업의 경우가 여기 해당되는데 이 책의 소재는 이러한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서두칠의 전기초자 등도 이 부류에 해당된다.
반면 최근 쏟아지는 정부 중심의 혁신서들은 구조조정은 아니지만 효율을 높이자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른 측면으로는 정부기관들의 홍보용이라는 의미가 강하다.

이 책의 장점은 기업구조조정에 성공한 일본기업의 이야기를 한편의 소설로 잘 구성한 것이다. 소설은 생동감이 있고 주인공 각각의 특색이 드러나 마치 내가 그속에 뛰어들어 활동을 해보는 듯한 실감을 가질 수 있다.

연속적인 적자로 기업 자체는 위기에 빠져들고 있지만 막상 구성원들은 서로 책임을 미룬다. 미래를 개척하기 위해 시장에서 내가 진정 어떠한 평가를 받고 있는지 이해하기 보다는 과거 이야기를 하기 즐겨한다. 간부들은 늘어나고 조직 구성원들은 늙어가지만 새로운 젊은피가 충원되지 못하고 있다.
각종 위원회는 잔뜩 늘어나고 회의참석자는 늘어가지만 의사결정 스피드는 느려지고 누가 과감히 책임지고 결단하는지도 잘 모르겠다.

이런 증상들이 몰락하는 기업의 전형이라고 한다. 혹 주변에서 발견되지는 않는지?

아마 일본인들의 이름을 바꾸면 한국 기업들도 고스란히 해당되는 상황이 많을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노무현 정부가 아닐까? 부동산 정책 하나만 보더라도 누가 책임지는지 잘 보이지 않고 각종 인사에서 객관적인 역량의 검증보다는 나누어 먹기 식의 시도를 code라고 멋대로 포장해서 드러내는 경우가 많다. 조직의 성과 척도도 고객의 만족 (국민의 지지도)로 평가하기 보다 자기 기준으로 이야기하고 그친다.

기업혁신의 가장 큰 부담은 조직 내부의 정치성이라는 말이 참 와닿았다. 혁신작업은 그래서 리더십이 매우 중요하고 방향을 잘 정해서 끝까지 시행한 닛산의 카를로스 곤 같은 경우가 모범이 된다.

이 책은 크게 보아서 일본기업이 왜 미국기업을 앞서다가 다시 뒤지게 되었는지에 대한 거시적 이해도 보여주고 이것이 BCG, 리엔지니어링 등에서 어떻게 이론적으로 소화되어 현실을 개선시켰는지도 잘 나타난다. 일본 BCG의 최초 현지 고용인 답게 저자는 뛰어난 안목을 보여준다.

그리고 현장에서 경험한 여러 기업들을 턴어라운드 시킨 노하우들 또한 현실에 잘 와닿는 이야기가 많다.
어줍잖은 국내 혁신서들에 요즘 질려있다. 프로젝트 제대로 수행하지도 못하고 겉만 번드르하게 포장하는 것이 공기업의 특권인줄 알았더니 민간기업에서도 그런 책들이 마구 발간된다.
하지만 제대로 된 책은 그래도 존재하고 그 가치가 더욱 빛나게 된다.

조직의 혁신을 고민하는 분들에게 이 책은 늘 조언자로서 그 값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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