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의 첨병 플랫폼 기업
찰스 게이브.루이뱅상 게이브.아나톨 칼레츠키 지음, 서지원 옮김 / 돈키호테 / 2006년 4월
평점 :
절판


플랫폼 기업, 그 정의는 전세계를 대상으로 자신의 비즈니스 모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기업이다.
주로 제조는 외부에 아웃소싱하고 자신은 디자인과 마케팅, 기술개발만을 담당해서
자본의 효율성을 극대화시킨다. 우리 주변의 예로 보면 월마트, 델, IKEA 등을 들 수 있다.

이들의 확장은 곧 제조업의 중국 이전, 저부가 서비스의 인도 이전과 같은 형태의 국제간 역할 재정립과
맥을 같이 한다. 일자리의 이동은 당연히 수반되는데 선진국에서 최근 급속히 중간 레벨의 기술자 수요가
급감하고 신규로 자본개방한 국가들에게 연관된 일자리가 늘어나게 된다.

아울러 자본의 축적과 이동이 발생한다. 연금을 중심으로 거대하게 축적된 선진국의 자산은
곧 고수익을 찾아 이곳저곳 세계를 빠르게 이동한다. 먼저 자국의 여러 형태의 자산에 투자해서
가치를 높이고 이어 케이먼군도와 같은 조세회피지역을 거쳐 세계로 퍼져나간다.

이들의 확대에 맞추어 헤지펀드의 부상이 진행되었는데 과거 소로스 등 몇몇만 활동하던 시대에 비해
최근에는 너도나도 이 분야에 뛰어들어서 규모가 급속히 성장하였다.

노동하지 않는 사람은 각종 권리로 살아갈 수 밖에 없다. 과거의 노동을 기반으로 한 연금이라는 권리나
아니면 부모에게 물려받는 유산이라는 권리 혹은 부동산임대와 같은 자산의 권리 등이다.
더 이상 보통 노동하기를 중단하는 미국이라는 사회가 활기차게 돌아가려면 자신들의 권리를
강하게 주장해야하고 그 활동범위를 넓히고 앞을 가로막는 모든 것을 없애야만 한다.

이러한 활동은 크게 보아 세계화라고 불리우는데 저자는 소로스, 짐 로저스 등과 같은 최근
미국의 행태에 비판적인 구루들과 다르게 세계화가 훨씬 나은 세상을 만들것이라고 주장한다.
자본이 더 효율적으로 쓰이고 생산활동이 안정적으로 조정되는 조화로운 세상이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
그 핵심에는 이 책의 제목인 플랫폼 기업들의 급속한 성장이 크게 기여한다고 한다.
가령 월마트의 발전이 저소득층에게 보다 나은 질의 삶을 제공한다는 최근 주장들과 이어진다.
이는 미국 제조기업의 몰락을 가속시키고 중국의 성장을 도운다는 측면과 동전의 양면처럼 함께 한다.

선진 금융의 자본들은 이들 플랫폼 기업들에 자본을 제공해서 이를 육성하고 확장시키는데 도움을
제공하며 자신들의 성장을 함께 한다.
최초의 맹아를 발견하는 벤처캐피털, IPO를 돕는 investment bank, mutual fund등 자본을 통해
지속적 감시와 유지관리를 수행하는 private bank,commercial bank 등 다양한 형태로 전문화된
금융자본이 있다. 여기에 더해서 백미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헤지펀드다.

산업과 금융 두 자본을 축으로 한 세계화의 물결의 수혜자는 당연히 선진국의 고자산가들이다.
그 바깥에는 이들의 활동에 얼마간 수헤를 보는 신흥참여자들이 존재한다.
중국과 인도의 대학생들은 자신들이 받을 수 있게 된 고등교육과 이어지는 기업 취업 기회,
나아가 부자가 될 수 있다는 꿈들까지 모든 것을 감사하게 된다.
이들을 육성하고 교육시키는 사회시스템인 과거의 사회주의 정권의 지도자들도 얼마간 수혜자다.
 
하지만 모든 것이 다 행복하게 돌아갈 수 있을까?

어제 멕시코에 대규모 주문을 내던 회사가 오늘 수요예측을 바꾸면서 갑자기 생산량은 제로로 떨어진다.
자본이 밀려올 때 태국 등 동남아의 활황이 이어지다가 자본이 빠져나가면서 삽시간에 추락한다.
요는 키를 누가 쥐고 있느냐가 될 것이다.
플랫폼 기업의 핵심인 디자인과 마케팅, 비즈니스 모델의 개발에 참여하지 못한다면
맨 몸뚱이 하나로 전세계와 경쟁을 하는 비참한 처지에 놓일 것이 분명하다.

누가 세계화를 맹목적으로 주어지는 기회라고 하던가. 청와대에 앉아있는 바보 노무현 정도라면
그 정도 수준의 이야기를 하고도 자기만족할 것이다.
하지만 세계화의 1차 버전은 신대륙의 발견을 보라. 당시 세계화의 첨병이었던 동인도회사는
오늘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플랫폼 기업의 원형이다. 식민지에 대한 철저한 착취는 아직도 깊은
상흔을 남기고 아프리카와 중남미의 애잔한 음악으로 흐른다.
한국의 몇몇 플랫폼 기업 후보자들인 삼성과 LG, 현대가 무너진다면
대우가 빠져나간 동구권 자동차 회사들처럼 처량해질 것은 너무나 자명하다.
그런대도 불구하고 한편에서는 기업의 총수들을 감옥에 못 집어넣어 혈안이고
외국자본의 놀이터는 자유롭게 만들어주고 교육의 질은 매우 낮게 평균으로 유지하려고 한다.

미국과 FTA를 하기전에 대처와 레이건이 얼마나 냉정히 공공구조조정을 통해 세금을 낮게 유지하려고
노력했고 클린턴이 실업자를 위해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싸게 공급하려고 노력한 점을
하나도 배우지 못한 것이다.
그러다보니 좌라고 불리우는 집단이든 우라고 불리우는 집단이든 어디로부터도 환영 받지 못하는
계획을 내놓고 악바리로 싸우기만 한다.
가끔 신문에 찬성 논리로 내세우는 사람들 또한 외국계 컨설팅 회사 대표(미국 육사 졸업생),
정부관료(공부를 제대로 했나 아직도 의심스럽고),
매경,한경 논설위원들 (이 양반들은 매번 건설 육성해서 부동산 거품 만들라고 하거나
환율 부양해서 수출 유지시키라고 떠드는 정도의 수준이다) 에 머문다.

세계화에 대한 대응의 핵심은 어느 곳에서도 통할 가장 강한 기업을 우리 손으로 만들 수 있느냐
없느냐의 여부로 판가름 난다. 그 핵심에는 사람이 존재한다. 창의적이고 세계를 넓게 보고
남을 이해하는 그런 다국적 플랫폼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이 존재해야만 한다.
당연히 교육시스템이 자율과 경쟁을 통해 최고의 수준이 되어야 하는데 한국이 과연 그렇게 되는지 궁금하다?
이러한 조건이 빠진 상태에서 시장의 개방 여부는 앞뒤가 바뀐 것이다.

지배하느냐 그렇지 못하냐 중대한 갈림길에 서게 만드는 것이 바로 지금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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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09-07 0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요즘 거의 관심을 두지 않는 분야라 뭐라 말하긴 어렵지만 사마천님 글을 읽고나니 등줄기가 서늘해집니다.
근데 노통이 정말 바보일까요?

사마천 2006-09-07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본도 매르코한 국가경영 제대로 못해서 10년불황 빠지며 고생했잖아요? 한국은 일본보다 훨씬 경제가 약한 상태인데 아직 정신을 못 차린 것 같습니다. 바보 논쟁? 간단합니다 남의 말을 듣지 않으면 바보죠. 소크라테스가 그렇게 이야기하지 않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