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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그 지독한 사랑을 만나다
김솔이 지음 / 이가서 / 2006년 4월
평점 :
품절
유럽에는 오랜 역사가 있다.
여러 사람들이 나뉘어 서로 다투고 또 자신의 권력을 세워 자랑하던 그런 역사가 있다.
그 결과물로 남겨진 것들이 성과 성당이다. 권력자를 중심으로 권위를 한껏 세운 성들의
모습이 이 책에 차례대로 나온다.
성들 하나 하나는 만들기 위해 적지 않은 노력이 든다.
높은 산위에 놓인 아름다운 백조의 성은 후일 디즈니 성의 모델이 될 정도로 인상 깊지만
그 성을 만든 바이에른의 군주 루드비히는 비참한 최후를 맞아야 했다.
막대한 돈을 들여 개인의 즐거움에 몰두했다는 비판을 받으며 쓸쓸하게 원인모르는 죽음을
맞았다.
저자는 당시 루드비히가 세금을 늘리지 않고 개인돈을 투자했다고 하지만 당대는 치열한
경쟁의 시대였다. 독일의 통일을 만든 프로이센의 군주들은 개인 사비를 아껴가며 군대에
한푼이라도 더 쏟아부었고 그것이 최후의 승리를 가져왔다.
그런 시대의 흐름과 많이 상치되었던 루드비히였기에 당대의 거부를 받았지만 성은 남아서
후대인들에게 이야기를 한다.
또 푸케의 성의 이야기도 교훈적이다. 재무장관으로서 프랑스의 부를 휘둘렀다고 하던 푸케였지만
자신의 성을 왕실보다 더 화려하게 짓고 이를 태왕왕 루이에게 보였다가 단 보름 후에 옥리에게 넘겨졌다.
무릇 권력자에게 재보를 선보이는 것은 조심해야만 할지언데.
하지만 당시 성을 지었던 핵심 기술인력은 고스란히 루이 14세에게 스카웃 되어 베르사이유 궁전
건축이라는 더 큰 사업에서 자신의 이름을 길이 남길 수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나아가 후대에 지어진 수 많은 타국의 궁전들이 베르사이유를 모방함에 따라 이들의 영광 또한
더욱 길어졌다.
성의 외관 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컬렉션이라 불리우는 미술품들의 수집이었다.
미국의 미술관들이 철강왕과 같이 무슨무슨 왕(가짜)이라고 불리우는 사람들의 재력에 기반했지만
이는 분명 부분일 뿐이다. 진정한 왕들이 모은 미술품들을 발견할 수 있는 공간들이 여러곳에 있다.
소위 왕립미술관들이 그렇고 국립미술관도 비슷하며 가끔 궁전에 모여져 있는 컬렉션에서도
그런 가치있는 재보들을 발견하게 된다.
저자는 친절하게도 이들 궁전들과 그 유래 나아가 관람의 포인트를 그려놓았다.
아쉽게도 대부분의 성들이 사진촬영을 허가하지 않는 덕분에 비주얼은 제한적이지만 이를
보충하기 위해 자신의 감상을 되도록 풍부하게 넣으려고 노력했다.
그 감상을 나타내는 좋은 말은 바로 제목인 그 지독한 사랑일 것이다.
시간이 날때마다 돈이 허락할 때마다 자신의 몸을 던져 유럽을 방문했던 저자의 노력은
회사생활이건 결혼 후 이건 끊임었이 이어지게 되었다.
처음 시작은 아는 것의 부족으로 남는게 사진 밖에 없었다고 한다. 사실 나를 포함해 대부분이
그 수준이다. 그렇지만 늘 다음 기회를 위해 노력하고 준비해서 더 나은 여행을 만들려고 한 지
어인 10여년, 이렇게 좋은 책이 나왔다.
주제를 성곽을 중심으로 한정하고 여행안내서 보다는 저자의 감상을 중심으로 하되
관심은 주로 성의 배경과 주변 문화 그리고 먹는 것 특히 와인에 치중했다.
굳이 비교하자면 린다의 프랑스 기행책과 견주어볼 수 있는데 아쉽지만 한 수는 아래인 것 같다.
어쨌든 저자의 오랜 노력이 더 아름답고 좋은 추억으로 영글어 우리에게 끊임없이 다가오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