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100년의 꿈 한국 10년의 부
전병서 지음 / 참돌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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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월, 한국금융시장은 중국주식의 폭락 여파로 큰 혼선을 겼었다. 


여기에 기름을 부은 것은 미국 헤지펀드들이었다. 전설의 소로스를 비롯해 서브프라임으로 대박을 낸 카일 베스가 자산을 모두 걸고 위안화 하락에 베팅했다고 했다. 


이때 더 당황한 이들은 중국 금융정책 당국자들이었고 이들은 긴급히 한국에 조사인력을 파견해서 노태우정권시절 발권을 통한 증시부양 정책에 대한 히스토리를 공부하고 갔다. 여전히 한국은 얼마간 중국에 가르칠 것이 있다. 많이 남지는 않았지만.

한국은 중국이라는 가위의 양날 사이에 있다. 발전하면 발전한대로 한국기업이 뒤쳐지는 아픔을 보아야 하고, 후퇴한다면 후퇴하는대로 한국 또한 혼란을 겪는다.


이런 난맥상을 풀어줄 이가 없을까 묻게 된다. 여기에 호응해 나선 전문가가 바로 전병서 박사다. 

그는 간명하게 중국 후퇴설을 부정한다. 헤지펀드라고 해도 왕년에 홍콩 공략하던 시대와는 지금 경제적으로 20배 이상 커버린 중국을 마음대로 흔들 수 없다고 계량적으로 설명한다. 

더해서 만약 미국이 금리를 올려 아시아에서 달러가 빠져나간다면 중국이 막대한 외환보유고를 기반으로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갈 것이라고 예견도 해낸다.

역시 환율 즉 돈 값은 정치와 국제정치와 맞물려 돌아간다는 점을 전교수는 강조한다.


그런데 정작 전교수가 우려하는 건 가위의 다른 날, 중국의 도약이다.

중국이 취하고 있는 정책은 인터넷플러스라고 해서 경제의 구글화다. 알리바바 등 아이티 거인들이 은행업에 진출하면서 보여주는 혁신은 중국사회 전반에 큰 충격을 준다. 


이렇게 기술을 산업에 적용하는데 미국 뿐만 아니라 중국 까지 적극적이다.

그런데 한사코 이를 부인하는 국가가 한국이라고 한다.

전교수의 강력한 비판은 중국에서 밀려나 임금이 싸다는 베트남 등으로 생산기지를 옮기는 행위다. 미국이나 유럽의 선진국들은 에너지와 규제완화를 통해 기업을 자국으로 다시 부르는 리쇼어링을 하고 이를 독일에서는 4차산업혁명이라는 구호로 포장한다.

혁신을 찾아가는 게 아니라 싼임금으로 찾아 가봐도 비유연한 구조는 결국 중국기업에게도 밀린다고 한다.

매우 가슴에 와닿는 이야기다.


이러다 보니 저자는 한국의 현실을

은퇴자는 치킨집, 청년은 실업으로 헬조선이 되어가는 모습이라고 비판한다.

은퇴자들이 산에가서 건강관리하는 게 아니라 투자자가 되서 젊은이들의 아이디어를 성원하고 투자하는 모습이 되어야 진보하는 사회가 된다고 한다.

아주 공감이다.


중국전문가 답게 저자는 아주 기본적인 상식을 포함해 한국인들의 중국대응법을 논술한다. 

관시와 만만디 등 중국인의 문화 탓하며 힘들다고 하는 사업가들에게 정말로 그들이 중국인에게 이익을 주는 사업을 하는지 물으라고 한다. 돈이 보이면 무척 빨라지는 게 중국인이다. 

더해서 만약 한국이 중국에 뒤쳐지게 된다면 한국을 누르고 1등이 되는 중국기업에 투자해서 남은 기간 금융으로 살아가자고 한다. 저자가 늘 주장하는 핵심이다. 씁쓸하지만 그렇게라도 해야만 할 것처럼 위급상황으로 보인다.

그런데 과거 한국 전자산업이 도약할 때 일본인들은 한국에 금융투자를 하지는 않았다. 스스로 눈에 쓴 하대하는 렌즈는 과거 일본인이 가졌지만 한국인이 중국 보는 눈에도 마찬가지로 씌워져있다.


중국처럼 경제와 정치가 밀접하게 연결되고 국제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나라를 알려면 여러 수단이 동원되고 종합되어야 한다. 

저자 전교수는 시진핑의 인맥,학맥을 훑어 정책의 핵심입안자를 찾아내고, 미국의 중국견제론인 투키디데스 트랩도 언급한다.

환율 지식은 기본이고 아래로 문화 관습까지 파악한다.

이 정도 전문가가 더 많이 나와야 한국인들의 소 뒷다리 잡는 정책들이 그만나올 것 같다. 지난 정부가 사드 배치하기 전에 전교수에게 전화나 한통해볼 걸 하는 아쉬움이 절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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