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는 그렇게 크지 않은 나라다. 땅덩어리도 인구도 한국과 비교해서 결코 많지 않다.하지만 이들도 예전의 그리스처럼 바다를 자기 터전으로 삼고 다니면서주어진 공간에 한정되지 않고 자유로운 삶을 살았다.땅도 마음대로 넓히면서 물 퍼내느라 풍차돌리기 했는데 혹시 그 풍차가 나중에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가 돌진하는 모델이 된 건 아닌지 궁금하다.바다로 나가서 하는 일은 크게 둘 하나는 무역 다른 하나는 약탈이다.한국에 머무른 하멜이 쓴 보고서를 기초로 내린 분석 또한 한국을 과연 식민지화할 수 있는지 아니면 교역할 만한 물건이 있는지 였다고 하니 이들의 철저한 상인기질은 알아줄만하다.이렇게 셈이 바르다는 것은 역으로 교조적이지 않다는 의미로 통한다.그리스사람들이 맨처음 종교를 버린 집단으로 기억되듯이 이들 네덜란드 인들도기존의 종교인 카톨릭을 벗어나 자신들만의 종교인 캘빙주의를 받아들이고 이를 위해목숨을 걸고 투쟁했다. 거대한 스페인 제국의 무적 군대와 맞닥뜨려 싸우는 이들의 독립투쟁은길고 험했다.그 결과 쟁취한 승리로 인해 예술은 자유롭게 꽃피워서 종교화 대신 다양한 인물화를 그려낸렘브란트가 나타난다. 왜 종교화가 아니냐고? 카톨릭을 척결했고 성당의 치장을 사치라고 치부했기에돈줄이 끊겼기 때문이다. 반면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등 영화에 나오듯이 신흥 상인들의 발전은놀라와 이들의 모습을 가지고 자연스럽게 실험을 한 작품들이 줄줄이 나와 우리를 즐겁게 한다.이런 자유로움은 현대까지도 꾸준히 이어진다. 특히 성적인 분야에서 이들이 직업으로서매춘부를 보호하고 나아가 자원봉사까지 인정한다는 것은 놀랍다.무조건 부정적인 눈으로만 보지 말고 여기에도 무언가 생각할 점이 있다는 걸 인정해보자.히딩크 성적 나쁠때 애인 까지 시비하던 한국언론의 속좁음을 계속 반복하지는 말자.물류 허브니 동북아 어쩌구 하는 청사진은 많이 나온다.그럴수록 이렇게 작은 국가에서 어떻게 필립스,유니레버,쉘 등 다양한 세계적 기업이 나오게 되었는지 궁금해할 필요가 있다. 유럽의 관문 역할을 하는 각종 항구며 농업의 탄탄함 등배울점은 결코 한둘이 아니다.주경철 교수의 글솜씨가 꽤 웃겼던 책이다. 프랑스말로 네덜란드어 수업을 듣다가 고역을 치르는데나중에는 조교 역할까지 맡게 되었다는 주교수의 자기고백은 무척 재미있었다.네덜란드 어 교재를 대학 도서관에서 대출했는데 일제 시대 이후 자기가 처음이었다나...주교수의 노작 덕분에 우리는 작지만 결코 작지 않은 나라 하나를 보다 진지하게 접근할기회를 갖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