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회고록 3 - 황야에 서다 전두환 회고록 3
전두환 지음 / 자작나무숲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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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항상 살인마로 불리던 518의 책임자.

그의 회고록이 나왔다.


회고록 내용은 범벅이었다.

선이냐 악이냐를 떠나 국가 최고의사결정권자로서의 경험에 대한 이야기는 당대를 이해하는데 유용하다.

그런 면에서 건질 것이 있나 뒤젹뒤젹 넘겨 보았다.


책이 무려 3권이나 되는데 구성이 오락가락이다.

이런 저런 내용을 보면서 저자의 의도가 좀 가늠되기도 한다.

일단 살아 있는 두 명의 전직대통령이다. 

YS,DJ,최규하 등 까지 다 떠난 마당이라.. 노무현도..

참 노태우는 중병이라 논외.


그런데 가장 사람 대접 받지 못한다는 억울함이 짙게 깔려있다.

당장 박근혜 집권 하자마자 채동욱 시켜서 전두환을 털어내었다. 터니 꽤 많은 돈이 나오던데 그 전에는 뭐들 했는지.. 혹자는 청와대에서 허겁지겁 쫓겨났듯했던 박근혜의 억울한 마음이 반영되었다고 한다. 

하여간 이런 저런 일을 하다보니 전두환이 내가 한일도 많은데 하는 심정이 든 것 같다.

그런데 또 하나. 생사를 떠나 다수의 전직대통령들과 전두환은 편한 관계가 아니었다. 친구 노태우게는 56공 권력이양기의 서운함. YS는 역사바로세우기로 감방 보낸 것. 박근혜는 또 그렇고 등

DJ 또한 자신에게 탄원하던 사형수 아니던가.

그런데 머 이런 인간들에 비해 훨씬 절대권력 누렸던 본인의 업적이 과소평가되는 건 참을 수 없나 보다.


그런 논리가 이 책에서 여기저기 격하게 나온다.

가령 YS 비판에서는 IMF이후 자살자가 2-3배가 급증했다는 통계를 적시한다. 수만 수십만으로 늘어나는 자살자를 보면서 YS는 적어도 할말이 없다는 논리다. 간접적으로는 광주에서 총칼로 죽인 사람 숫자보다 훨씬 많다는 뉘앙스로 들려온다.


전두환 시절을 좋게 보는 이들이 드는 논리는 경제다. 그래서 특히 경제에 대해서 아주 많은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박정희 시대의 고도성장 뒤처리를 해나가는 과정의 고심 등이 나온다. 

그 시기 실권을 많이 휘두른 김재익 경제수석에 대해서도 아웅산에서 희생된 고인이지만 그럼에도 그의 한계에 대해 꼭 짚고 간다. 당시는 과잉투자된 중화학 산업 구조조정이 필수였는데 김수석의 경우 비교우위론에 의해 자동차 산업을 해외에 넘기려고 했다고 한다. 그런데 현대 정주영 회장이 목숨(?)을 내놓고 완강히 거부했는데 결과적으로 그쪽이 맞았다고 한다. 책에서 드문 칭찬이다. 자화자찬하면서 나온 이야기겠지만

다시 반대로 보면 김재익 등 관료들의 이론적 머리가 실제 국가 운영에 맞지 않고, 특히 서구의 비교우위론을 한국에 들이대는 건 상식적으로 무리였다는 주장이다. 이는 후일 IMF 체제에서 대우차를 GM에 헐값에 넘긴 이헌재 등 기술관료들의 논리와 유사해서 인상 깊었다.


저자가 또 비교의 대상으로 삼는 인물은 이병철 회장이다. 이회장의 언행록과 자신의 의사결정 과정을 대비해서 보여준다. 어떤 부분은 이회장이 잘못생각한 걸 자신이 바로 잡아주는 내용들이다. 오늘날 한국의 무역흑자 상당부분을 반도체가 차지하고 있고 이 사업의 결단을 이병철 회장이 한 것이기에 그가 받는 추앙이 크다. 그런데 저자는 이를 자신과 국가가 관여한 폭이 크다는 점을 무척 강조한다. 더해서 이회장의 오류를 보완해준 부분도 크다는 걸 여러각도로 강조한다.


이외에도 여러 인물들이 나온다.

외교비사도 이것저것 있는데 편한것만 갖다 붙였다는 느낌도 든다. 가령 읿몬에서 40억불 차관 들여오는 대목은 당시 한국이 거의 부도 갈 뻔한 위기상황이었다는 건 강조하지 않는다. 이는 자신의 경제대통령 이미지와 불일치 하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축소한 셈이다. 하지만 실제 이 때 상황은 심각했었다. 


종합적으로 보면 박정희가 떠받들여지고 딸까지 욹어 먹는 건 경제위업의 공적이 크다는 셈인데 자신 또한 경제에 기여가 크기에 그걸 알아달라는 종합적 논조가 크다.


하지만 약점은 여전하다. 박정희는 약간 억울한 면을 남기고 죽었다. 한국인은 죽은자에게 관대하다.

반면 전두환은 백담사 일화를 들고 있을 때 절간에서 용서의 기도를 하니 마음이 시원해졌다고 한다. 그리고 노태우 측의 화해 시도에 대해서 피해자는 고스란히 있는데 일방적 화해시도는 의미 없다고 일갈한다.

똑 같은 논리를 광주시민에 대한 자신의 태도와 전도시켜보면 안되나?

여전히 죄는 없는 것이고 공은 왜 안알아주냐는 투덜댐이 보인다.

약간만 틀어보면 이렇게 비논리적인데 말이다. 회고록이라면 일생을 결산하면서 과에 대해서 시인해나가야 한다. 그래야 얼마간이라도 공을 인정 받을 수 있지만 그런 균형감각은 잘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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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7-05-26 09: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마천님 시간, 비용 등 여러가지 면을 고려했을 때 쉽게 읽기 어려운 책을 읽으셨네요. 예상은 했습니다만 역시나 ‘아전인수‘식 역사해석이군요... 어려운 독서와 리뷰 감사합니다^^:

사마천 2017-05-26 11: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도서관에서 빌려보고 엄청난 속독을 했습니다. 아직 완독은 아닌데 일감에 대해서 간단 정리를 해보았습니다. 혹 도움되실준들 있아해서 글로도 정리해보았네요. 항상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