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게임 비즈니스 전략
위정현 지음 / 제우미디어 / 2006년 3월
평점 :
절판


비즈니스 전략이라고 이름 붙여져서 크게 기대했지만 내용에는 아무리 찾아봐도 전략은 없다.

온라인 게임 회사들에 다양한 서베이와 사업 모델 분석에 들어간 노력은 가상하다.
정말 꼼꼼히 여러가지 데이터를 모았고 인터뷰를 다각도로 진행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전략은 없다.

리니지가 어떻게 탄생했는지 앞뒤로 설명하고 그게 어떻게 성공했는지도 얼마간 나온다.
그런데 그 다음 물결을 일으키려고 여러 회사들이 시도한 기획들이 거의 대부분 실패한 이유에
대해서는 상세히 밝혀낸 것이 없다. 웹젠의 뮤 하나 정도를 제외하고 NHN의 아크로드 등
백억 이상 들어간 많은 프로젝트가 처참하게 깨져버렸다.
왜 내가 실패해야 했는지 많은 회사들이 이해하지 못했다. 더 좋은 품질의 그래픽, 더 좋은 사운드,
더 나은 스토리를 제공하는데도 왜 왜 왜....

이유는 바로 아이템 거래다. 이미 기득권을 차지해버린 많은 사용자들의 발걸음을 되돌릴만큼
새로운 게임이 주는 매력이 크지는 못한 것이다.
고로 모방은 필요하지만 결코 그것이 답이 아니라는 점을 인터넷 사업에서 다시 확인 시켜주게 된다.
왜냐면 당신 보다 먼저 길목을 차지한 선발자가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일부 기업들은 발빠르게 자신의 노선을 전환시켰다. 게임 포털과 캐주얼 게임으로.
한걸음 나아가 일본까지 진출해 씨를 뿌려서 이제 수확까지 바라보고 있다.

이런 한국 온라인 게임 기업들의 성취는 최근 새로운 비즈니스로 확장되고 있다.
일본의 다양한 비디오 게임 업체들이 자체 개발을 시도하다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개발비에
지쳐서 한국으로 개발을 의뢰한다. 잘 만들어주면 판권도 일부 주겠다는 당근과 함께.

그런데 이게 과연 다 일까? 아니다. 게임 산업에서 한국이 이룬 것은 비즈니스 모델과 운영 기술
몇가지의 조합이지 그 배경에 깊은 스토리도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캐릭터도 아직 부족하다.
헐리우드나 일본의 망가와 같이 보편화 될 수 있는 감정이입 기술이 모자란다.
그래서 해외시장에서 한국과 똑 같은 패턴으로 부딪히다가 무참히 깨지고 돈만 날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물론 이런 문제가 온라인 게임에 한정된 것은 절대로 아니다. 신세계가 한국에서 월마트 밀어냈지만 중국에서는 거꾸로 카르푸 등에 고전하고 있는 것이나 검색포털이 무참히 실패하고 사이월드가 아무런 실적 내지 못하는 것 모두 문화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한 때문이다.
상대의 마음을 얻으려면 먼저 깊게 이해해야만 한다.

이 대목에서 원인을 따져보면 한국에서는 외국에 대한 제대로 된 개설서가 거의 없다는 점이 문제가 되지 않나 생각된다. 하여간 이 책에 대해서 제목을 통해 많은 기대를 했지만 온라인 기업을 이끌어가는 경영자라면 어떻게, 왜라는 질문에 답이 부족하다는 아쉬움을 가질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최근 한국 온라인 게임을 대표하는 N사의 경우도 최근 인력이 급증하면서 수익은 지속 악화되고 있다. 풍부한 이익과 함께 직원들의 근성이 무뎌지고 자산을 빌딩 짓는데 투자하며 해외와 한국을 오가는 경영자를 보면 대기업 증후군이 나타나지 않는가 고민이 된다. 특히 다국적 기업의 모양새를 갖추면서 과거 대기업 출신들을 영입하는데 이것이 거꾸로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해주고 싶었다.
실제 사용자들에게 필이 꽂히는 게임을 만들지는 못하면서 머니 게임에 치중하는가 싶더니 주가는 계속 하향세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기업이 성장을 지속하려면 몇차례의 단계를 넘어가면서 환골탈태를 해야 한다. 어정쩡하게 오늘의 치즈가 내일로 이어질 것으로 자만하다가는 금세 뒤쳐진 모습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제대로 된 전략서는 다음에 기대하면서 저자의 꾸준함에는 박수는 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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