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사 2 - 근대의 이식과 전통의 탈바꿈 한국경제사 2
이영훈 지음 / 일조각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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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에 대한 통사가 나왔다.

서울대 이영훈 교수가 65세 정년을 맞으며 낸 이 책은 선사시대에서 현대까지 한반도에서 벌어진 경제 행위들을 통시적으로 묶어내었다.

1권이 조선까지라면 2권은 구한말,일제시대 그리고 현대다.

저자가 주로 근대세계를 다루었고 나머지 시대는 공부를 더하면서 추가했다고 한다.

일전에 컨퍼런스에서 저자가 발표자들을 비평하면서 질타하는 모습을 보았다. 현실감이 없는 이론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무슨 지금 시대착오적인 이야기를 하느냐는 독설이었다.

뉴라이트라는 정치행위와 연결되어 그리고 안병직 교수와의 동반으로 전향(?)한 이력에 의해 (참 그렇게 보면 여기 알라딘의 조유식 대표도 전향?) 이교수의 학문적 주장들은 자주 논란이 된다.

그렇지만 이교수가 만들어내는 성취들은 만만하지 않다.


군산에 가면 채만식 문학관이 있다. 그의 작품들에는 식민지조선에서 압박받아 가는 몰락 양반과 돈을 쫓는 근대세계속의 군상들이 그려져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상품의 가격이 아주 잘 기록되어 있다. 하지만 소설 몇 권을 가지고 그 시대를 완전히 복원해내기는 어렵다. 경제는 주요한 정책들에 의해 운용되는데 그 정책의 주체들은 식민지를 거느린 일본제국주의 본체였기 때문이다. 그들은 과연 어떠한 생각을 했을까?


나로서 가장 궁금했던 식민지 일제의 통치행위에 대한 평가였다. 특히 일제의 경제정책은 상당히 궁금했다. 근대화라는 작업은 법,은행,계약,신분의 자유 등 여러 과업이 필요하다. 일제시대라고 흔히 통으로 보지만 그 안에서도 여러 상이한 국면이 있었고 때로 조선총독은 본국과 대립되어 독자발전정책도 추진했었다. 거기 더해서 만주와 중국본토 그리고 태평양 까지 전쟁이 확장되면서 경제정책은 끊임없이 변모하게 된다.

이렇게 역동적이었던 시대의 경제행위를 한눈에 이해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여기저기 편린적으로 들어온 지식들이 있었지만 이교수의 이 책에 의해 나름 종합되는 기분이다. 


구한말 화폐개역, 금환본위제의 도입을 시초로 

일본은 한국에 다양한 근대제도들을 정착시킨다. 토지제도는 일부였는데 토지세를 2% 정도로 아주 낮게 책정한 건 진보였다고 본다. 

근대화를 통해 조선의 성장률은 타지역 특히 영국이 장기지배한 인도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고 한다. 이는 대만도 비슷했다. 

이 성과가 오직 조선에 넘어온 일본인에게만 머물지는 않았다. 그 결과로는 인구의 증가, 수명의 증가, 신장의 증가 등으로 측정하자고 저자는 주장한다. 이 부분은 늘 논란을 몰고 오기에 나로서는 이 정도로만 소개한다.

이후 전개된 금융과 재정 정책은 매우 흥미로웠다. 돈을 가져와서 어떻게 운용했는지 늘 궁금했는데 총독부는 가만 보면 하나의 기업처럼도 행동했다. 쉬지 않고 새로운 세원을 개발했는데 그당시도 죄악세에 해당하는 주세는 매우 효과적이었다. (최근에 한국도 담배값 인상덕을 톡톡히 보았다) 수익사업에 상당 부분 개입했는데 특히 철도사업은 엄청난 규모였다. 

저자는 총독부가 일종의 철도사업자였다고까지 주장할 정도였다. 거기다가 광업등은 채만식의 황금광 시대로 잘 묘사된다.


마지막 장에서는 해방 이후의 경제사를 서술한다. 저자는 이 분야보다는 후기조선이 전공이다. 그렇지만 최근 공부를 하면서 정리를 해보니 한국사회의 학문이 얼마나 근대와 현대에 대한 무지위에 올라와 있는지 암담함을 느낀다고 한다.

현실적이지 않은 이상적 주장 덕분에 공담음 많지만 막상 제데로 현실과 교감하며 개선을 해낼 수 있는 정책은 못 내놓는다.

학문과 현실의 괴리에 대한 저자의 주장에 나는 상당히 공감한다. 학문은 현실의 문제를 끌어안아 이를 정교한 모델로 만들어 다시 현실을 교정하도록 투입되어야 한다. 케인즈가 대공황에 <일반이론>을 내놓고 인플레 시대에 프리드먼의 화폐수량이론이 탄생한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한국은 기적같은 성장 이후 급격한 성장률 저하의 시대에 종합기획 기능이 마비되어 가고 있다. 부문들은 따로 놀지만 이를 통합해내고 갈등 조정을 해낼 수 있는 정치적 리더십은 소멸되어 간다. 박근헤 탄핵 사태는 그 극명한 증거다. 


모든 이론은 잿빛이다. 현실을 제대로 소화해내지 않는다면 학문은 그냥 뜬 구름 잡는 중세 기독교 변설가들 수준에 머무를 것이다. 

저자의 정치적 논쟁을 잠시 접어두고 이 시대의 과거들을 하나 하나 까보면서 문제의 뿌리들을 찾아봄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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